All Chapters of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hapter 1351 - Chapter 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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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1화

나씨 가문과 량천옥 사이가 원수지간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나태현이 이미 고희주를 데려간 후였다. 그걸 떠올리면 고은지는 가슴이 아팠다. 고은지가 무표정으로 지신혜에게 물었다.“뭘 해달라고 했었죠?”“...”지신혜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뜨거운 물에 데여서 입안은 보기 스치기만 해도 아플 정도였고 목도 마찬가지였다.그런데 지금 이 상황에서 고은지에게 뭘 더 시키다니.그럴 용기가 없었다.지신혜는 그저 고은지를 보면서 소리를 질렀다.“꺼져!”“지신혜 씨가 꺼지라고 한 겁니다.”말을 마친 고은지는 바로 병실을 떠나 나태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아주 담담한 말투로 얘기했다.“대표님 약혼녀께서 제 간호를 받고 싶지 않다고 하시네요.”전화기 너머의 숨소리는 차갑고도 위험하게 들렸다.고은지는 나태현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전화기 너머의 나태현은 끊겨버린 전화 소리를 들으면서 표정이 확 굳어버렸다.화가 난 나태현은 이를 꽉 깨물고 고은지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고은지가 받지 않자 화가 더욱 치밀어올라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리고 문자를 보냈다.[네 딸을 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병원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그건 명백한 협박이었다.전화기 너머의 고은지는 그 문자를 확인했다.‘네 딸’이라는 문구를 보았을 때 고은지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그래, 고희주는 고은지의 딸이었다.고은지는 고희주를 데려간 것이 고희주의 아빠라고 생각했다.아빠인 나태현이 아무리 나쁘다고 해도 그저 고은지와 고희주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줄로만 알았는데...나태현의 입에서 나온 ‘네 딸’이라는 말이 비수처럼 고은지의 가슴에 박혔다.이건 나태현이 고희주를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지신혜의 말처럼...나태현은 고희주를 좋아하지 않는다.왜? 고은지가 엄마라서? 아니면 그냥 나태현에게 부성애가 없어서?고은지는 하늘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고은지는 전화를 덮어놓았다.나태현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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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2화

최근 지신혜와 나태현의 약혼 소식이 퍼졌다. 그런데 나태현은 여전히 고은지를 곁에 두고 있었다.그래서 지신혜와 나태현의 결혼에서 유일한 변수가 바로 고은지였다.사람들은 나태현과 고은지의 사이가 어떤지 궁금하지 않았다.그저 지신혜가 나태현과 순조롭게 결혼할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지씨 가문에서도 지신혜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다.지씨 가문에서 당한 수모를 생각한 지신혜는 고은지가 한 말을 곱씹다가 화가 나서 고은지를 쏘아보았다.“저한테 나태현 씨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나태현 씨를 이용해서 날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말아요.”“...”“제가 나태현 씨 곁에 있으면 두 분이 결혼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너...!”그 말에 지신혜를 발칵 화를 냈다.나태현에 대한 고은지의 태도는 모르겠지만, 고은지의 엄마인 량천옥이 가장 큰 문제였다.지신혜는 고은지가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았다.“난 네 딸이 어디로 갔는지 몰라.”“알아보면 되죠. 지신혜 씨가...”거기까지 말한 고은지는 잠깐 멈칫하더니 지신혜의 눈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내가 뭘 어떻게.”“지신혜 씨가 정말 나태현 씨와 결혼하고 싶다면, 방법이 있겠죠.”“...”지신혜는 정말 나태현과 결혼하고 싶었다.하지만 고은지가 나태현 곁에 계속 있는다면 고은지의 엄마, 즉 량천옥이 문제를 만들 것이다.그렇게 생각한 지신혜가 이를 꽉 깨물었다.“알았어. 내가 알아보면 되잖아.”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미 원하는 답을 얻었기 때문이다.지신혜는 고은지를 보고 싶지 않아서 차갑게 얘기했다.“말 다 했어? 그럼 인제 그만 가.”“안 됩니다.”고은지가 얘기했다.“또 뭘 하려는 거야!”지신혜는 지금 고은지를 보기만 해도 화가 차올랐다. 지금 병실에 누워있는데 누구 탓인데...‘소문이 사실이 아닌가 봐.’소문으로 들은 고은지는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지금 지신혜 눈앞의 고은지는 독버섯과도 같았다.지신혜는 이 일을 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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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10분 후, 고은지는 통화를 끝내고 병실로 돌아가려고 했다.하지만 이어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언니.”고은영이 고은지를 불러세웠다.고은지는 고은영이 들고 온 물건을 보면서 물었다.“병문안을 온 거야?”“선생님이 입원하셔서 보러 온 거야.”선생님이라는 말을 듣자 고은지는 고은영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정설호 어르신이다.생각해보니 고은영은 확실히 고은지보다 운이 좋았다.어릴 때 할머니가 계셔서 그래도 힘들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고은영을 정설호 어르신께 맡겼으니...그 후로부터 고은영의 인생은 탄탄대로였다.“언니는 왜 여기 있어?”고은지가 물었다.“일이 있어서 그래. 먼저 가 봐.”말을 마치자마자 병실에서 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고은지는 표정이 굳어서 얼른 문을 열었다.지신혜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서 컵을 깨뜨리고 있었다.고은지를 본 지신혜는 더욱 화가 난 눈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고은지는 아무렇지 않다는 것처럼 얘기했다.“뭘 원하는 거죠? 가져다드릴게요.”그 담담한 말투에 지신혜는 더욱 분노가 치밀었다.병실 문 입구에 서 있던 고은영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서 표정이 굳어버렸다.‘지금 언니가 지신혜를 간호하는 거야?’지신혜와 나태현이 약혼했다는 건 강성의 사람들이 다 아는 일인데. 나태현이 대체 왜...?그 장면을 본 고은영은 나태현이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은영이 얼른 고은지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얘기했다.“언니, 그게 무슨 뜻이야?”심증은 있지만 그래도 확인하고 싶었다. 고은영은 그렇게 물으면서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지신혜를 쳐다보았다.“넌 먼저 어르신을 뵈러 가.”“나태현 씨가 어떻게 언니한테 이럴 수가 있어? 왜 이러는 거야?”고은지가 담담하게 대답하자 고은영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고은지는 고희주의 엄마다.그리고 고희주는 나태현의 딸이기도 하다.그런데 나태현이 고은지더러 지신혜를 간호하라고 하다니.고은영은 순간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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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4화

“응?”“넌 내가 누굴 미워해야 한다고 생각해?”고은영을 쳐다보는 고은지의 시선은 여전히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건 고은영에게만 보여주는 부드러움이었다.“무슨 뜻이야?”고은지는 시선을 돌리고 고은영 손에 들린 선물을 보면서 얘기했다.“일단 어르신 뵈러 가.”“언니, 아니, 그게 무슨...”“은영아, 난 그 사람을 절대 떠나지 않을 거야.”고은영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고은지가 강경한 태도로 얘기했다.고은영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선물을 쳐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나태현 씨는 지신혜 씨와 결혼할 거야. 언니가 곁에서 뭘 할 건데.”고은영은 알 수 없었다.나태현 같은 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나?나태현과 지신혜가 결혼한다는 말을 들은 고은지는 차가운 눈으로 얘기했다.“그 사람이 뭘 하든지 나랑은 상관없어.”“상관없다고? 그럼 언니는 뭐가 상관있다고 생각하는데?”고은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은지를 바라보았다.설마...나태현이 고희주의 아빠라서, 어떻게든 나태현의 곁에 남겠다는 뜻인가?고은영은 얼른 고개를 저으면서 그 생각을 지워버렸다.“그저... 그 사람 때문에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하면...”“...”고은영은 고은지의 뜻을 알지 못한 채 의아한 표정으로 고은지를 쳐다보았다.“언니.”고은영이 겨우 입을 열고 고은지를 불러세웠다.그제야 고은지가 왜 나태현 곁에 머물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그건 바로 증오 때문이다.고은영의 걱정스러운 두 눈을 보면서 고은지는 담담하게 얘기했다.“이제 가야 해.”“먼저 따라와 봐.”고은영이 고은지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고은지는 뿌리치지 않고 고은영을 따라갔다.두 사람은 그대로 옥상까지 올라갔다.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치며 지나갔다.고은영은 고은지를 보면서 또박또박 얘기했다.“나태현이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알아?”나씨 가문 사람들은 다 위험한 사람이다.나태웅과 안지영만 봐도 알 수 있다. 나씨 가문의 남자한테 한번 찍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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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5화

고은지가 그해 그날 밤 이후로 받은 상처들을 생각하면...고희주는 아무 죄도 없는 어린아이다. 하지만 그날 밤의 일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자해를 할 정도가 되었다.나태현의 잘못 때문에, 그때의 고희주가 얼마나 절망스러웠을까.고희주의 친아빠는 그 사실을 알자마자 고희주와 고은지를 떼어놓았다. 고은지가 일부러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그저 나태현 앞에서 뭘 하든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서 가만히 있은 것이다.다만 고은지는 나태현과의 이 악연을 이대로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고희주가 우울증에 걸렸을 때부터 고은지는 나태현을 향한 증오를 비췄다.하지만 상대는 나태현이다.“준우 씨한테 얘기해서 희주를 데려올게. 나태현 씨를 떠나.”고은영이 바로 얘기했다.고은지의 증오는 양날의 검이다.나태현에게 복수하는 동시에, 고은지의 인생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고은지는 차갑게 웃더니 얘기했다.“은영아, 아직도 모르겠어?”“...”고은지는 몸을 돌려 넓게 펼쳐진 곳을 바라보았다. 번화한 도시를 바라보던 고은지가 이어서 얘기했다.“약한 사람은 괴롭힘을 받게 되어있어. 내가 희주를 데리고 도망가면 나태현한테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나태현이 그렇게 공과 사의 구별이 확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해?”“...”그 말에 고은영은 숨이 턱 막혔다.고은영은 고은지가 뭘 얘기하고 있는지 잘 알았다. 바로 량천옥과 나씨 가문의 일이다.나태현이 고은지를 이렇게 대하는 건 량천옥 때문이다.그래서 도망친다고 해도 방법이 아니었다.고은지는 나태현한테서 수모를 당하기 위해 나태현 곁에 남아있는 게 아니었다. 지금의 고은지는 마치 조용한 독사처럼 나태현의 곁에 머무르다가 필요할 때 나태현을 물기 위해서 준비하는 것이었다.“언니는 못 이길 거야!”고은영이 얘기했다.고은지는 완전히 변했다. 여자가 어머니로 되는 건 순식간이다. 어머니가 된 고은지는 여자일 때의 고은지와 달랐다.고희주 때문에 나태현을 죽도록 미워하고 있다.고은지는 전처럼 상냥한 사람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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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6화

고은지의 표정만 본다면, 고은지는 나태현과 너 죽고 나 죽는 게임을 하는 것만 같았다.전화를 끊은 고은지는 고은영의 두 뺨을 가볍게 꼬집고 얘기했다“난 이제 돌아가서 지신혜 씨를 간호해야 해.”고은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얘기했다.하지만 고은지에게 있어서 지신혜와 나태현의 결혼은 정말 아무렇지 않았다.고은지를 향한 안쓰러움은 어느새 걱정으로 변했다.고은지는 옥상에서 내려와 바로 지신혜의 병실로 갔다.고은영은 그런 고은지를 따라갔다.“어르신 뵈러 안 가?”“지신혜가 언니를 괴롭히는 건 절대 못 봐주겠어.”고은지는 그저 웃음을 흘리면서 얘기했다.“넌 여기에 엮이지 마.”“싫어!”고은지는 계속 상관하지 말라고만 한다. 하지만 고은영은 고은지가 걱정되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나태현은 이미 선을 넘었다.이 상태가 지속된다면…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나태현은 몰라도, 고은영은 고은지가 걱정되었다. 자칫하면 동귀어진이 되니까 말이다.고은지는 떠나지 않는 고은영을 보면서 거짓말이라도 해서 고은영을 떼어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내 지신혜의 병실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쨍그랑.이윽고 화난 량천옥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은지와 고은영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재빨리 병실로 달려갔다.문 앞까지 달려가자 빼꼼 열린 문틈 사이로 량천옥의 실루엣이 보였다. 량천옥이 데려온 경호원은 의사와 간호사를 막아나서고 있었다.침대에 누워있는 지신혜는 량천옥을 보고 놀라서 얼굴이 파리하게 질려버렸다.“천박한 년. 네가 뭐라고 감히 우리 딸의 간호를 받아! 네까짓게!“량천옥이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그리고 그 순간, 고은영은 알 것만 같았다.량천옥이 왜 이토록 표독스러웠는지 말이다.온 힘을 다해 상류층에 들어간 량천옥은 겉으로는 배씨 가문의 사모님이라는 신분이었지만 사실은 모두가 깔보는 사람이었다.그래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가시를 세운 것이다.그저… 표독스러운 연기를 많이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그게 진짜 성격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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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전화기 너머의 나태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량천옥이 웃으면서 얘기했다.“나한테 복수하려는 거잖아. 내가 그 수모를 당하겠다니까?”량천옥이 수모를 당하겠다고 하다니.하지만 지신혜도 그걸 원할까? 량천옥이 지신혜를 간호하는걸?“당장 병원을 떠나요!”나태현이 이를 꽉 깨물고 소리쳤다.“싫어? 아쉽네…”“당장 당신 딸 데리고 떠나버려요!”량천옥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나태현이 량천옥의 말을 끊었다.량천옥은 큰 소리로 웃었다. 등 뒤에 고은지가 있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아쉽네. 네 약혼자를 간호할 기회를 놓치다니…”그 말에 나태현은 화가 나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지신혜도 당장 피를 토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량천옥이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나태현이 입을 열었다.“고은지와 고희주가 떨어지게 된 건 다 네 덕분이야.”그 말에 공기가 갑자기 조용해졌다.웃고 있던 량천옥의 얼굴에서는 웃음기가 사라지고 차가운 한기만이 남았다.고은지와 고희주가 떨어진 게...그 말에 량천옥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태현의 도발에 량천옥은 이성을 잃어버렸다.“너 이 자식, 네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넌 네 엄마와 똑같아. 쓰레기야!”“량천옥!”전화기 너머의 나태현이 벌컥 화를 냈다.나태현은 자기 어머니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약간 떨궜다.“너희 나씨 가문은 소문에 비해서 가진 게 너무 적어. 그러니 날 협박해도 소용없을 거야. 네 협박은 이제 씨알도 안 먹히니까.”량천옥은 처음으로 이토록 강경하게 대응했다.나씨 가문의 남자들 중에 제대로 된 남자는 몇 없었다.량천옥은 나태현이 계속해서 이렇게 량천옥을 협박하도록 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침대 위에 누워있는 지신혜를 보면서 차갑게 웃었다.“나태현은 내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감히 내 딸을 협박하려고 들다니.”지신혜는 그 말을 듣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지신혜는 소문으로만 량천옥의 악독함에 대해 들어보았다.그러나 배씨 가문 사모님 자리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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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8화

‘그러니 날 협박해도 소용없을 거야. 네 협박은 이제 씨알도 안 먹히니까.’머릿속에서 나태현과 얘기하던 것을 떠올린 량천옥은 얼른 변명했다.“은지야, 희주를 버리겠다는 게 아니라...”“됐어요.”고은지가 량천옥의 말을 끊었다.차갑고 냉담한 고은지의 모습을 본 량천옥은 흠칫하더니 겨우 얘기했다.“난 그저 나태현이 하는 짓을 보니까 아무리 빌어도 희주를 보내주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한 거였어. 희주야, 난 그러려는 게 아니라...”“다 얘기하셨나요?”고은지가 다시 량천옥의 말을 끊었다.그 차가운 모습은 두려울 정도였다.아까까지만 해도 지신혜를 잡아먹을 듯하던 량천옥인데, 지금은 고은지 앞에서 쩔쩔매고 있었다.량천옥은 고은지에게 본인의 밑천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고은영은 그 장면을 보면서 고은지의 소매를 끌어당겼다.“언니...”“은영아, 너 할 일 해.”“그렇지만......”“가라니까!”“...”고은지가 소리를 질렀다. 고은지가 고은영을 향해 소리 지른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일 것이다.고은영은 입가의 말을 겨우 삼켜버렸다. 그리고 눈물을 머금은 량천옥을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버렸다.병실에서 나온 량천옥이 얘기했다.“우리도 가자. 지신혜는 네 간호가 필요 없어.”고은지더러 지신혜를 돌보라고 하는 건 고은지에 대한 수모였다.고은지는 량천옥을 쳐다보았다.량천옥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정말 희주를 포기한 게 아니야. 날 믿어줘.”고은지는 알고 있었다.량천옥의 말도 맞았다.아무리 가서 나태현에게 빈다고 해도 나태현은 그저 더욱 악랄하게 나올 것이다.나태현은 고희주를 데려가는 순간부터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하는 것이다.그러니...아무리 나태현에게 빌어도 고희주를 만날 수는 없을 것이다....다른 한편.나태현은 현재 남풍의 프로젝트 때문에 이사회가 주목하고 있었다.이지훈은 조사한 것들을 나태현에게 주면서 얘기했다.“육명호입니다.”“...”담배를 쥔 손이 그대로 굳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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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9화

육명호가 본인의 사업을 망쳤다는 것을 안 나태현은 육명호를 만나러 가겠다고 하지는 않았다.나태현은 그저 이 회사의 스파이를 찾아내겠다고 다짐할 뿐이었다.량천옥은 고은지더러 지신혜를 간호하라고 한 나태현에게 화가 나 있었다.량천옥이 지신혜의 병실에 간 걸 떠올린 나태현은 또 더욱 화가 났다....차 안.신호에 걸려서 차가 멈췄다. 량천옥이 고은지를 보면서 물었다.“운전할 줄 알아?”“알아요.”고은지가 담담하게 대답한 후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고은지는 여전히 태도가 차가웠지만 적어도 대답을 해주고 있었다. 그 점에서 량천옥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래, 여자는 운전할 줄 알아야 해.”량천옥은 자기 딸이 뭘 할 줄 아는지 궁금했다.10초를 남겼을 때, 량천옥이 얘기했다.“네가 뭘 하려는지 이제 알 것 같아. 내가 도와줄게.”그렇게 말하는 량천옥의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원래는 고은지가 사랑 때문에 나태현 곁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신혜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고은지의 모습을 보면서 량천옥은 그제야 알게 되었다.고은지는 나태현을 사랑해서 떠나지 않는 게 아니라...‘고희주가 그렇게 된 건 내 잘못도 있어. 하지만 이 모든 악의 근원은 나태현이야.’하지만 나태현은 고은지와 고희주를 떨어뜨려 놓고 고희주를 차갑게 대하고 있었다.고은지가 어떻게 그런 사람을 사랑하겠는가.고은지는 거절하지도 않고 허락하지도 않은 채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량천옥은 고은지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싶었지만 고은지는 천락그룹으로 가겠다고 얘기했다.량천옥은 어쩔 수 없이 고은지를 데려다주었다.차에서 내리는 고은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량천옥이 또 입을 열었다.“은지야.”고은지는 본인을 부르는 량천옥의 목소리를 듣고 거기에 멈춰선 채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사실 난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야. 믿어줘.”“...”그 순간 차가운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고은지가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요?”마치 재미난 농담을 들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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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0화

안열이 드디어 전화를 받았다. 잠이 덜 깬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대표님.”“왜 회사에 안 나온 거예요? 무슨 일 있었나요?”안지영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전화기 너머의 안열은 깜짝 놀란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더 물으려고 했다.하지만 전화기 너머에서 갑자기 비명이 들렸다.그 소리에 안지영은 너무 놀라서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안지영이 전화기 너머의 안열에게 소리쳤다.“안열 씨? 안열 씨!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크게 놀란 듯한 소리였다.안지영은 저도 모르게 가슴을 졸였다.안열은 그런 안지영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만 같았다. 이윽고 툭 하는 소리가 들렸다.아마 안열의 핸드폰이 카펫에 떨어지는 소리 같았다.이윽고 떨리는 안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당신이 왜 내 침대에... 죽여버릴 거야!”이윽고 전화가 끊겼다.“...”안지영은 놀라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그리고 다시 핸드폰을 보면서 확인했다.‘침대? 누가 감히 안열의 침대에... 설마 안열이...’안지영은 손을 바르르 떨면서 어서 장선명에게 전화를 걸었다.장선명은 아주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여보.”“아, 좀 그러지 마요. 닭살 돋으니까요.”여보라는 단어를 들은 안지영은 닭살이 돋아서 불편했다.어제 혼인 신고를 한 후부터 장선명은 안지영을 여보라고 불렀다.안지영은 그 호칭이 익숙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다.하지만 장선명은 그런 안지영의 말을 듣지 않았다.게다가 더한 것을 하기도 했다.“우리 사이에 뭘.”“...”안지영의 얼굴은 금세 붉게 달아올랐다.밖에서는 무서운 이미지인데, 왜 안지영 앞에서만 이러는 건지 몰랐다.안지영이 얘기하기도 전에 장선명이 먼저 입을 열었다.“저녁에 더 심한 걸 해볼래?”“...”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그 뜻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지 마요.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에요. 안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요.”장선명이 더 말하기 전에 안지영이 안열의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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