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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Author: 송언희
전화기 너머의 나태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량천옥이 웃으면서 얘기했다.

“나한테 복수하려는 거잖아. 내가 그 수모를 당하겠다니까?”

량천옥이 수모를 당하겠다고 하다니.

하지만 지신혜도 그걸 원할까? 량천옥이 지신혜를 간호하는걸?

“당장 병원을 떠나요!”

나태현이 이를 꽉 깨물고 소리쳤다.

“싫어? 아쉽네…”

“당장 당신 딸 데리고 떠나버려요!”

량천옥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나태현이 량천옥의 말을 끊었다.

량천옥은 큰 소리로 웃었다. 등 뒤에 고은지가 있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아쉽네. 네 약혼자를 간호할 기회를 놓치다니…”

그 말에 나태현은 화가 나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

지신혜도 당장 피를 토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량천옥이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나태현이 입을 열었다.

“고은지와 고희주가 떨어지게 된 건 다 네 덕분이야.”

그 말에 공기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웃고 있던 량천옥의 얼굴에서는 웃음기가 사라지고 차가운 한기만이 남았다.

고은지와 고희주가 떨어진 게...

그 말에 량천옥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태현의 도발에 량천옥은 이성을 잃어버렸다.

“너 이 자식, 네가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넌 네 엄마와 똑같아. 쓰레기야!”

“량천옥!”

전화기 너머의 나태현이 벌컥 화를 냈다.

나태현은 자기 어머니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약간 떨궜다.

“너희 나씨 가문은 소문에 비해서 가진 게 너무 적어. 그러니 날 협박해도 소용없을 거야. 네 협박은 이제 씨알도 안 먹히니까.”

량천옥은 처음으로 이토록 강경하게 대응했다.

나씨 가문의 남자들 중에 제대로 된 남자는 몇 없었다.

량천옥은 나태현이 계속해서 이렇게 량천옥을 협박하도록 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침대 위에 누워있는 지신혜를 보면서 차갑게 웃었다.

“나태현은 내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감히 내 딸을 협박하려고 들다니.”

지신혜는 그 말을 듣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지신혜는 소문으로만 량천옥의 악독함에 대해 들어보았다.

그러나 배씨 가문 사모님 자리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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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58화

    ‘그러니 날 협박해도 소용없을 거야. 네 협박은 이제 씨알도 안 먹히니까.’머릿속에서 나태현과 얘기하던 것을 떠올린 량천옥은 얼른 변명했다.“은지야, 희주를 버리겠다는 게 아니라...”“됐어요.”고은지가 량천옥의 말을 끊었다.차갑고 냉담한 고은지의 모습을 본 량천옥은 흠칫하더니 겨우 얘기했다.“난 그저 나태현이 하는 짓을 보니까 아무리 빌어도 희주를 보내주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한 거였어. 희주야, 난 그러려는 게 아니라...”“다 얘기하셨나요?”고은지가 다시 량천옥의 말을 끊었다.그 차가운 모습은 두려울 정도였다.아까까지만 해도 지신혜를 잡아먹을 듯하던 량천옥인데, 지금은 고은지 앞에서 쩔쩔매고 있었다.량천옥은 고은지에게 본인의 밑천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고은영은 그 장면을 보면서 고은지의 소매를 끌어당겼다.“언니...”“은영아, 너 할 일 해.”“그렇지만......”“가라니까!”“...”고은지가 소리를 질렀다. 고은지가 고은영을 향해 소리 지른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일 것이다.고은영은 입가의 말을 겨우 삼켜버렸다. 그리고 눈물을 머금은 량천옥을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나버렸다.병실에서 나온 량천옥이 얘기했다.“우리도 가자. 지신혜는 네 간호가 필요 없어.”고은지더러 지신혜를 돌보라고 하는 건 고은지에 대한 수모였다.고은지는 량천옥을 쳐다보았다.량천옥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정말 희주를 포기한 게 아니야. 날 믿어줘.”고은지는 알고 있었다.량천옥의 말도 맞았다.아무리 가서 나태현에게 빈다고 해도 나태현은 그저 더욱 악랄하게 나올 것이다.나태현은 고희주를 데려가는 순간부터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하는 것이다.그러니...아무리 나태현에게 빌어도 고희주를 만날 수는 없을 것이다....다른 한편.나태현은 현재 남풍의 프로젝트 때문에 이사회가 주목하고 있었다.이지훈은 조사한 것들을 나태현에게 주면서 얘기했다.“육명호입니다.”“...”담배를 쥔 손이 그대로 굳어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59화

    육명호가 본인의 사업을 망쳤다는 것을 안 나태현은 육명호를 만나러 가겠다고 하지는 않았다.나태현은 그저 이 회사의 스파이를 찾아내겠다고 다짐할 뿐이었다.량천옥은 고은지더러 지신혜를 간호하라고 한 나태현에게 화가 나 있었다.량천옥이 지신혜의 병실에 간 걸 떠올린 나태현은 또 더욱 화가 났다....차 안.신호에 걸려서 차가 멈췄다. 량천옥이 고은지를 보면서 물었다.“운전할 줄 알아?”“알아요.”고은지가 담담하게 대답한 후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고은지는 여전히 태도가 차가웠지만 적어도 대답을 해주고 있었다. 그 점에서 량천옥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래, 여자는 운전할 줄 알아야 해.”량천옥은 자기 딸이 뭘 할 줄 아는지 궁금했다.10초를 남겼을 때, 량천옥이 얘기했다.“네가 뭘 하려는지 이제 알 것 같아. 내가 도와줄게.”그렇게 말하는 량천옥의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원래는 고은지가 사랑 때문에 나태현 곁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신혜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고은지의 모습을 보면서 량천옥은 그제야 알게 되었다.고은지는 나태현을 사랑해서 떠나지 않는 게 아니라...‘고희주가 그렇게 된 건 내 잘못도 있어. 하지만 이 모든 악의 근원은 나태현이야.’하지만 나태현은 고은지와 고희주를 떨어뜨려 놓고 고희주를 차갑게 대하고 있었다.고은지가 어떻게 그런 사람을 사랑하겠는가.고은지는 거절하지도 않고 허락하지도 않은 채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량천옥은 고은지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싶었지만 고은지는 천락그룹으로 가겠다고 얘기했다.량천옥은 어쩔 수 없이 고은지를 데려다주었다.차에서 내리는 고은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량천옥이 또 입을 열었다.“은지야.”고은지는 본인을 부르는 량천옥의 목소리를 듣고 거기에 멈춰선 채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사실 난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야. 믿어줘.”“...”그 순간 차가운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고은지가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요?”마치 재미난 농담을 들은 사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60화

    안열이 드디어 전화를 받았다. 잠이 덜 깬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대표님.”“왜 회사에 안 나온 거예요? 무슨 일 있었나요?”안지영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전화기 너머의 안열은 깜짝 놀란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더 물으려고 했다.하지만 전화기 너머에서 갑자기 비명이 들렸다.그 소리에 안지영은 너무 놀라서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안지영이 전화기 너머의 안열에게 소리쳤다.“안열 씨? 안열 씨!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크게 놀란 듯한 소리였다.안지영은 저도 모르게 가슴을 졸였다.안열은 그런 안지영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만 같았다. 이윽고 툭 하는 소리가 들렸다.아마 안열의 핸드폰이 카펫에 떨어지는 소리 같았다.이윽고 떨리는 안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당신이 왜 내 침대에... 죽여버릴 거야!”이윽고 전화가 끊겼다.“...”안지영은 놀라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그리고 다시 핸드폰을 보면서 확인했다.‘침대? 누가 감히 안열의 침대에... 설마 안열이...’안지영은 손을 바르르 떨면서 어서 장선명에게 전화를 걸었다.장선명은 아주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여보.”“아, 좀 그러지 마요. 닭살 돋으니까요.”여보라는 단어를 들은 안지영은 닭살이 돋아서 불편했다.어제 혼인 신고를 한 후부터 장선명은 안지영을 여보라고 불렀다.안지영은 그 호칭이 익숙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다.하지만 장선명은 그런 안지영의 말을 듣지 않았다.게다가 더한 것을 하기도 했다.“우리 사이에 뭘.”“...”안지영의 얼굴은 금세 붉게 달아올랐다.밖에서는 무서운 이미지인데, 왜 안지영 앞에서만 이러는 건지 몰랐다.안지영이 얘기하기도 전에 장선명이 먼저 입을 열었다.“저녁에 더 심한 걸 해볼래?”“...”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그 뜻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지 마요.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에요. 안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요.”장선명이 더 말하기 전에 안지영이 안열의 일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61화

    죽을 거라니.‘진심인 건가?’“그건 좀...”안지영이 약간 당황한 채 얘기했다.“안열과 밤을 보냈다니. 그 남자도 참 안 됐네. 그냥 신경 쓰지 마.”“...”안열과 밤을 보낸 남자가 안 된 거라고?“안열 씨가 그 남자를 죽이기라도 한다는 거예요?”안지영은 살인 사건을 떠올리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안지영의 말을 들은 장선명은 바로 부인하면서 얘기했다.“너,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안열이 왜 사람을 죽이겠어. 안열은 착한 애야.”“...”착하다고?안열은 약간 날카로운 인상을 갖고 있어 착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하지만 안지영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장선명이 또 얘기했다.“끽해봤자 전신 불구로 만들겠지.”“...”전신 불구라니.너무 불쌍했다.“열심히 출근이나 해.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고. 저녁에 데리러 올게.”“정말 안 가봐도 돼요?”안지영은 안열을 혼자 두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장선명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얘기했다.“정말 괜찮아. 안열은 받은 건 무조건 갚는 성격이거든.”장선명의 말에 안지영도 고개를 끄덕였다.장선명은 떠난 뒤에도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어 신신당부했다.하지만 사무실에 앉은 안지영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안열의 전화번호를 눌렀다.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안열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안열 씨, 지금...”“지금 당장 회사로 가겠습니다!”안지영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안열의 목소리가 말을 끊어버렸다.안열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를 바 없어서 아까 있었던 일이 꿈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그 짧은 시간에 이미 감정을 추스른 안열을 보면서 안지영은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결국 아무것도 묻지 못하고 얘기했다.“일단 회사로 와요.”“네. 30분이면 됩니다.”전화를 끊은 후 안지영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머릿속에는 아까 장선명이 얘기한 것이 떠올랐다.‘그 남자가 안 됐다고?”평온한 목소리의 안열을 보면 이미 일을 처리한 것 같은데...그저 장선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62화

    “뭐요? 이길 수 없는 상대요? 그럴 리가...”안열이 이길 수 없는 상대라니.안열은 장선명 부하 중에서 가장 강한 여자다. 평범한 남자는 안열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그런데 안열이 이기지 못하는 상대라니.놀란 안지영의 눈을 마주한 안열이 물었다.“장선명 도련님과 혼인 신고를 하셨나요?”“네. 어제 했어요.”“...”“나태웅도 그렇지. 하필 제가 혼인신고를 하는 시점에 유서를 던져놓고 사라지다니. 그것 때문에 나씨 가문에서 저를 싫어하고 있어요.”안열은 이마를 짚고 얘기했다.“괜찮습니다. 어차피 앞으로 나씨 가문과 대표님은 아무 사이 아닙니다. 장선명 도련님과 잘 살면 돼요.”“원래부터 아무 사이 아니었어요!”앞으로도, 지금도. 아무 사이가 아니다.이건 다 나태웅이 집착해서 이렇게 된 거다. 안지영은 도대체 어떻게 나태웅을 형용해야 할지 몰랐다.어차피 이제는 장선명과 혼인했고 두 주일 정도만 지나면 결혼식을 할 건데, 나태웅이 투신자살하든, 목을 매든 안지영과는 상관이 없었다.안열이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생각하신다니 다행입니다. 장선명 도련님은 진심으로 안 대표님을 사랑하고 계시니까요.”“저도 진심이거든요.”안지영이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그 말을 들은 안열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안지영은 그 시선에 약간 어색해하면서 물었다.“왜 그렇게 봐요?”“장선명 도련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계시나요?”“...”장선명이 어떤 사람이냐니.안지영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 얘기했다.“선명 씨가 다른 사람한테 어떤 사람이든지, 저한테는 좋은 사람이에요.”안열은 그 말을 듣고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좋네요.”장선명은 강성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안지영은 그런 소문을 뒤로한 채, 같이 있을 때의 장선명의 모습만 보고 판단했다. “장선명 도련님은 나쁜 사람입니다. 하지만 안지영 씨한테는 좋은 사람이죠.”안열이 또박또박 얘기했다.마치 안지영이 도망치지 못하게 잡는 것만 같았다.온 세상 사람들이 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63화

    안열을 말하다가 점점 화가 나 호흡이 거칠어졌다.이윽고 안열이 이를 꽉 깨물고 얘기했다.“결코 이대로 두지 않을 겁니다. 꼭 죽여버릴 거예요.”안지영은 안열의 말을 들으면서 바르르 떨었다.“도대체 누군데요? 아니면 선명 씨한테...”“아니요, 제가 직접 하겠습니다.”“...”안열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누가 안열과 잔 걸까.목에 남은 흔적을 보면 꽤 격렬한 밤이었던 것 같은데...그런데 남자를 죽이지 않았다니.게다가 그 남자가 안지영이 아는, 친한 사람이라니.도대체 누구일까.안지영은 너무 궁금했다.안열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안지영이 여러 번 물었지만 안열은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그 남자를 개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욕할 뿐이었다.오후가 되었을 때.나씨 가문의 집사가 전화를 걸어왔다.“안지영 씨, 작은 도련님을 여전히 찾지 못했습니다.”집사의 말투는 여전히 좋지 못했다. 솔직히 얘기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안지영의 탓이라는 것으로 들렸다.안지영은 머리가 아팠다.“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죠?”“작은 도련님께서 유서를 남기고 가셨습니다. 만약 작은 도련님께 정말 문제가 생기면 제대로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아요?”“네.”잠을 못 잘 이유도 없었다.나태웅과 뭐 얼마나 대단한 사이라고 나태웅이 죽는다고 해서 잠을 자지 못할 정도겠는가.“어르신께서 그렇게 두지 않으실 겁니다.”“아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안지영은 화가 나서 바로 언성을 높였다.나씨 가문 사람들은 여전히 뻔뻔했다.“오늘 저녁 퇴근하고 오세요. 어르신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십니다.”“죄송한데요, 전 이제 장선명 씨의 아내로서 나씨 가문에 들락거리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안 갈 거예요.”안지영은 바로 거절했다. 그리고 집사가 뭐라 더 얘기하기 전에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나태범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안지영 같은 여자는 나씨 가문 며느리가 되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던가.하지만 나태웅이 사라지니 안지영을 다시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64화

    “설명할 거 없어요.”말을 마친 안지영은 바로 장선명에게로 걸어갔다.안지영은 나씨 가문 사람들이 장선명 앞에서 안지영을 데려가려고 할 줄은 몰랐다.만약 안지영이 지금 상황에서 나씨 가문 사람들과 떠난다면 장선명은 바로 안지영을 낚아챌 것이다.그런 불필요한 마찰은 만들지 않는 게 좋았다.집사는 안지영의 뒷모습을 보면서 차갑게 얘기했다.“오늘은 모시려고 온 게 아닙니다.”안지영과 장선명은 이미 가까이 붙어있었다.집사의 말을 들은 두 사람은 그 자리에 우뚝 서서 고개를 돌렸다.“어르신께서 안지영 씨를 만나려고 하십니다. 만약 만나지 않는다면...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그 말은 협박이었다.안지영은 입가가 바르르 떨렸다.장선명이 차갑게 웃었다.“안지영은 내 아내예요. 내가 있는데 뭐 무서울 게 있는지 모르겠네요.”집사는 어두운 표정으로 장선명을 쳐다보았다.나씨 가문의 협박은 장선명에게 통하지 않았다. 장선명은 바로 안지영을 데리고 차에 올라탔다.안지영은 약간 겁을 먹은 채 장선명을 보면서 물었다.“무슨 결과를 말하는 거죠?”“자기네가 뭘 할 수 있겠어.”“그래도 나태범 어르신이라면... 장씨 가문을 공격하는 건 아니겠죠?”안지영은 그런 일이 일어날까 봐 걱정되었다.장선명이 차갑게 웃었다.“그러면 다행이네. 우리도 마침 나씨 가문의 프로젝트들을 원했거든.”“아.”마침 원했다니.안지영은 장선명과 나태현의 사이가 좋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배준우도 말이다.설마 그저 사이가 좋은 척한 건가?뒤에서는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하면서?놀란 안지영을 본 장선명은 바로 안지영을 품에 안았다.“왜 그래?”“난 당신들의 세계를 모르겠어요...”하늘 그룹을 이어받긴 했지만 안지영은 그저 눈앞의 일만 잘 처리하고 있었다.하지만 장선명을 보니 이런 게 바로 진정한 비즈니스라는 생각이 들었다.그 말을 들은 장선명은 웃으면서 안지영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넌 이제 내 아내야. 그러니 알아야지.”아내라는 단어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365화

    집사는 어두운 표정으로 나씨 가문에 돌아왔다. 나태범은 집사가 혼자 돌아오는 것을 보고는 표정이 바로 굳어버렸다.“안지영은?”“못 데려왔습니다.”집사가 고개를 푹 떨궜다.예상했던 일이지만 나태범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제가 도착했을 때 마침 장선명 씨도 도착했습니다.”“장선명과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거야?”“네, 그런 것 같습니다. 아침 출근길도 함께 하고 퇴근길도 함께하니... 신혼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신혼은 무슨.”“...”안지영과 장선명은 출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정말 떨어지지 않았다.“아직도 나태웅을 찾지 못한 거야?”“네...”집사가 불안에 떨면서 얘기했다.나씨 가문 사람들은 나태웅의 실종 때문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어제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아무리 찾아도 나태웅을 찾을 수 없었다.그 유서는 마치 경고장처럼 모든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했다.나태범은 머리가 아팠다.“이... 이 버르장머리 없는 것들!”그렇게 많은 사람을 보냈는데 아직도 나태웅의 정보를 찾지 못하다니.‘나태웅은 어디로 간 거야!’나태웅이 전에 벌인 짓을 생각하면 나태범은 나태웅이 또 사고를 칠까 봐 걱정되었다.눈을 꼭 감은 나태범이 이를 꽉 깨물고 물었다.“안지영은 이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거야?”“네. 알고 계십니다.”집사가 대답했다.어제부터 알고 있었다.하지만 안지영의 태도는 여전히 냉랭했다.게다가 나태웅이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도 혼인 신고를 하고 왔으니, 나태범이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깊은 심호흡을 한 나태범이 차갑게 얘기했다.“그러면 어쩔 수 없지.”“어르신...”“시작해!”나태범이 차갑게 얘기했다.나태범의 말을 들은 집사는 저도 모르게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그는 나태범이 뭘 하려는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안지영을 데리러 간 건 안지영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였다. 만약 오지 않는다면...집사가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전화가 울렸다.“얘기해.”“집사님, 량천옥 씨가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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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1화

    전화를 끊은 진윤이 고은영을 보면서 물었다.“지금은 좀 속이 풀렸어?”“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이렇게 한 거예요?”“응.”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영은 약간 감동하긴 했지만 이루어 말하기 어려운 기분이 들었다.예전 같았으면 고은영의 곁에 무조건적인 자기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일이었다면 도움을 거절할 것이었지만 이번 일에서는 물러설 수 없었다.“지금 해외에서 난리가 났어. 이 시점에 나태현의 집중력을 흩트리는 것도 좋지.”량천옥도 나쁜 사람이긴 하지만 량천옥이 나태현과 싸우고 있는 건 고은지 때문이었다.그러니 지금 진윤이나 배준우가 나태현의 시선을 자꾸만 국내로 돌리게 해서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건 량천옥에게 좋은 일이다.“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진윤이 고은영에게 얘기해 주었다.고은영은 진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나태현은 해외에 있고, 나태웅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그렇다면 이제는 나태범이 움직일 것이다. 나태범 세대가 싸운다면 젊은 세대들은 감히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고은영은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푹 쉬었다.“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나씨 가문보다 더욱 위태로운 건 우리 언니니까요.”희주가 죽었다.그걸 떠올리면 고은영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고은지는 지금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수 있었다. 그러니 나씨 가문 사람들을 신경 쓸 새가 없었다.이제는 이 지긋지긋한 악연을 갈라내고 싶었다.진윤은 고은영 눈에 비친 슬픔을 보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직 희주가 정말 죽었는지 아닌지도 확인하지 않았잖아. 그러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마.”눈으로 본 것도 거짓일 수 있는데, 귀로 들은 것은 오죽하겠냐는 말이었다.진윤은 제삼자로서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을 딱 짚어 말할 수 없었기에 말을 아끼고 있었다.“그 소식이 가짜였으면 좋겠어요.”고은영은 고희주를 불쌍하게 여겼다. 조씨 가문 사람들은 희주가 조영수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40화

    ‘아까 왜 돈이 없다는 얘기를 해서는...’진윤은 고은영의 손을 잡고 쇼핑을 계속했다.점심쯤이 되자 진윤은 지친 고은영을 데리고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했다.테이블 앞에 놓인 갖가지 음식을 보면서 고은영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두 사람이 먹기에는 너무 많지 않아요?”“안 많으니까 천천히 먹어.”진윤이 대답했다.진윤은 진정훈이 왜 그때 그렇게 심하게 날뛰었는지 이해가 갔다.진정훈은 고은영이 어릴 때 어떻게 살았는지 가장 먼저 조사한 사람이다.그래서 고은영의 아픔을 알고 그 상처를 치유해주기 위해 온 세상의 좋은 것들을 고은영에게 주려고 한 것이다.그러니 고은영의 몫이 진유경에게로 넘어간 걸 알고 미쳐버린 것이다.지금의 진윤도 마찬가지였다.“이거 먹어.”진윤은 양고기 스테이크를 썰어서 고은영의 그릇에 담아주었다.“고마워요, 오빠도 얼른 먹어요.”“우리 집에 자주 놀러와. 우리 아내가 또 요리를 잘하거든.”“그런데 지금 임신한 거 아니에요? 저까지 가면 민폐죠.”“그래도 요즘 매일 요리하고 있어.”“네?”고은영이 깜짝 놀랐다.“말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고은영은 임신했을 때 만사가 귀찮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말린다고 말려지는 사람이 아니잖아. 원하는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하긴.게다가 임산부는 입맛이 까다로워서 다른 사람이 한 것을 잘 먹지 못할 때가 많았다.윤설이 본인이 먹고 싶은 걸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쁜 건 아니었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그럼 최대한 덜 힘들게 옆에서 보살펴줘요.”진윤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그건 나태현이 건 전화였다.“나태현이야.”“계약 해지 때문에 전화한 거겠죠?”고은영이 물었다.아까 차에서 진윤은 여러 번 전화를 걸어 나씨 가문과 연관된 프로젝트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배준우도 마찬가지였다.그러니 나씨 가문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진윤이 고개를 끄덕인 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형, 지금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9화

    진호영이 사람들 앞에서 진유경, 김영희와 싸울 줄은 전혀 몰랐다.진유경과 김영희는 이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기에 속수무책으로 말려들고 있었다.그 시각.진윤은 고은영을 데리고 쇼핑하러 다니고 있었다.김영희와 진유경은 진정훈과 진윤이 장례식 준비도 돕지 않고 서로 재산을 빼앗느라 바쁘다고 했지만 사실 진윤은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중이었다.진성택이 진유경에게 남겨준 물건은 많지 않았다. 차라리 진윤이 지금 고은영에게 쓰는 돈이 더욱 많을 것이다.“오빠, 너무 많이 산 거 아니에요?”명품을 너무 많이 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기다란 영수증 위의 숫자를 본 고은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배준우와 결혼한 후 돈이 모자랐던 적은 없지만 돈을 이렇게 많이 쓴 적도 거의 없었다.진윤은 경호원을 데리고 왔다. 네 명의 경호원 손에는 쇼핑백이 가득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일부는 란완 리조트로 배송시켰다.“괜찮아. 많이 사. 우리 아내 것도 골라줘야지.”진윤이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오빠는 정말 좋은 남자 같아요.”자세히 생각해보니 배준우는 직접 무언가를 사준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대부분은 다 다른 사람을 시켜서 란완 리조트로 가져오게 했던 것 같다.그리고 고은영은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니 직접 사는 편이 많았다.하지만 진윤은 쇼핑하면서도 자기 아내를 생각한다.진윤이 웃으면서 얘기했다.“배준우도 좋은 남자야. 그 사람이 있어서 우리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거야.”“그 사람이 전에 얼마나 나빴는지 몰라서 그래요.”진윤이 배준우를 좋은 남자라고 얘기하자 고은영이 입을 비죽거리면서 대답했다.배준우와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좋은 남자라는 말이 쏙 들어갈 정도였다.그때의 배준우는 정말... 악랄한...고은영은 그때 유산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러다 고은영은 또 나태웅을 떠올렸다.나태웅도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나태웅과 배준우가 같이 고은영을 위협했으니까 말이다.고은영은 나태웅이 안지영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8화

    결국 진호영이 다가가서 말했다.“할머니, 지금 이 장소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진윤과 진정훈이 오늘 오지 않은 것에 대해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 두 사람이 오지 않은 이유도 명백했다.진성택이 두 사람을 너무 크게 실망시켰기 때문이다.진유경은 진호영이 진윤과 진정훈의 편을 들어주는 것을 보면서 더욱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호영 오빠, 진윤 오빠랑 정훈 오빠한테 연락해주면 안 돼요? 적어도 아버지 보내드리는 길은 보고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은영이도요... 아버지는 은영이를 가장 예뻐했잖아요.”“그만 떠들어.”진유경이 말을 마치자마자 진호영이 싸늘하게 얘기했다.다른 건 몰라도 이 상황에서 고은영의 얘기를 꺼내다니.진호영은 진유경에게서 이례 없는 메스꺼움을 느꼈다.진유경은 진호영의 반응에 멍해졌다.하지만 사람들의 화제는 이미 고은영으로 넘어가 버렸다.다들 고은영을 불효녀라고, 은혜도 모르는 매정한 여자라고 욕했다.진호영은 그 말을 들으면서 진유경을 노려보며 얘기했다.“너 때문에 은영이는 집에 돌아오지도 못했어. 아버지가 은영이를 가장 예뻐했다고? 도대체 뭘 보고 그렇게 생각한 거야? 네 눈은 장식이야?”예뻐한 적이 있었나?한 번도 없었다.진성택이 고은영에게 조금이라도 잘해줬다면 고은영이 진씨 가문 문턱을 넘어보지 못하는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아니, 그게 아니라...”“아버지는 남은 주식을 모두 너한테 남겨줬어. 하지만 친딸인 은영이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잖아. 그런데 아버지가 은영이를 가장 예뻐하셨다고?”진호영이 모든 것을 까밝히자 진유경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호영 오빠,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진유경은 더욱 크게 울먹이면서 눈물을 흘렸다.진유경은 지금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진호영은 진유경의 편이었는데 지금은 왜...‘이게 다 고은영 때문이야! 대체 무슨 수로 꼬드겼기에 오빠들이 다 고은영의 편을 들어주는 거냐고!’“왜 이러냐고? 우리 어머니가 은영이에게 남겨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7화

    이윽고 고은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진호영이 전화를 건 것이었다.고은영이 진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이 밝혀진 후 진호영과 고은영은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진호영은 보통 직접 찾아와서 문제를 얘기하는 편이기에 전화를 잘 걸지 않았다.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진호영이 전화를 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고은영은 잘 알고 있었다.진윤에게 전화하자마자 또 고은영에게 전화하다니.고은영이 전화를 받기도 전에 진윤이 고은영의 전화를 빼앗아갔다.“오빠...”진윤은 바로 전화를 꺼버렸다.“꺼버리면 어떡해요. 혹시 언니가 전화라도 하면...”“걱정하지 마. 네 언니는 너한테 연락하지 않을 거야.”“...”그렇다고 해도 마음대로 핸드폰을 꺼버리는 건 좀...게다가 고은지가 정말 무슨 일이 생겨서 고은영을 찾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진윤은 자연스럽게 고은영의 핸드폰을 호주머니에 넣으며 돌려주지 않았다.“오빠.”“오늘은 나한테 집중해.”그 말투는 아주 강압적이었다.“...”마치 그동안 진윤에게 신경 써주지 않아 삐진 것만 같았다.하지만 고은영도 어쩔 수 없었다.고희주와 고은지에게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으니까 말이다.사실 고은영도 알고 있었다. 고은지는 고은영에게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을 말이다.하지만 고희주의 일 때문에 고은지는 언제든지 화를 낼 수 있었다.“그래요.”“...”“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너한테 뭘 좀 사주려고.”“...”사준다고?고은영은 진윤의 목적을 알 수 없었다.진성택이 죽었다.장례식에 안 가는 건 이해가 되지만 굳이 고은영을 데리고 나와 쇼핑을 하는 목적은 뭘까.두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그때 윤설의 전화가 걸려왔다.진윤은 부드러운 목소리와 다정한 말투로 전화를 받았다.그런 진윤을 보면서 고은영은 진윤이 참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다.진윤과 비교하면 나태현은 정신병이 틀림없었다....진성택은 오늘 화장하게 된다.김영희, 진유경과 진호영은 검은색 상복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진윤과 진정훈은 결국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6화

    숨을 깊게 내쉰 나태현이 얘기했다.“량천옥이 나씨 가문에 무슨 짓을 했는지 알면서 지금...”“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죠.”배준우가 나태현의 말을 끊었다.그때 나씨 가문 내부는 부글부글 끓었었다. 게다가 량천옥을 죽이려는 사람도 있었다.나태현의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갔고 나태현의 어머니도 그 시기에 돌아갔다.그 모든 모순의 시작은 량천옥이었다.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나씨 가문은 여전히 량천옥과 원한이 있었다.다들 그저 그 원함을 꾹 참고 있었는데 고은지가 나타났다.량천옥의 딸이면서 나태현의 딸 엄마인 고은지 때문에 나씨 가문과 량천옥의 전쟁이 다시금 시작되었다.“이번에는... 어쩔 수 없어요.”우정과 사랑 중에서 배준우는 당연히 사랑이었다.게다가 이번 일에는 나씨 가문에서 숨기는 것이 너무 많았다.또 나태현이 회사의 일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보니 프로젝트가 위험했다.나태현은 화가 나서 바로 전화를 끊었다.“...”그 소리를 들은 배준우는 핸드폰을 소파에 툭 던졌다....다른 한편.고은영과 진윤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진윤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나씨 가문과 엮인 프로젝트를 모두 엎어버리라고 명령했다.옆에 있는 고은영은 그 말을 들으면서 걱정했다. 진윤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화하려고 할 때 고은영이 진윤의 손을 잡았다.“오빠,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나씨 가문이 밉긴 하지만 진윤의 일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다.진윤이 계약을 많이 해지할수록 진윤에게 영향이 더 클 테니까 말이다.진윤은 본인을 걱정해주는 고은영을 보면서 마음이 누그러졌다.부드러운 고은영의 머리를 쓰다듬은 진윤이 얘기했다.“다 필요 없는 것들이야. 나태현은 지금 당장 귀국해야 해.”그 말을 들은 고은영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머릿속에는 병원에 있는 고은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고은지는 나태현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다.진윤은 그런 고은영의 생각을 눈치채고 얘기했다.“지금 나태현과 량천옥이 해외에서 서로 죽이고 난리가 났어. 만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5화

    화가 난 나태범을 보면서 집사는 안절부절못했다.“지금 상황이 조금 복잡합니다.”생각하던 집사가 말을 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 쪽도 걱정해야 합니다.”“진씨 가문? 거기는 왜.”나태현과 량천옥이 싸우는 것만으로도 나태범은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이러다가는 정말 창피해서 죽을 것 같았다.게다가 배씨 가문에서 계약까지 해지했지...이러다가는 그룹이 파산될지도 몰랐다.“배준우 씨 아내가 진윤 씨와 진정훈 씨의 친여동생입니다. 그러니 이 세 사람 다 그 고은지 씨의 동생을 위해 움직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나태범은 처음 듣는 얘기였다. 그저 진씨 가문에서 친딸을 찾았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진성택이 친딸보다 양딸을 더욱 아낀다는 것까지 말이다.배준우가 고은영과 결혼할 때 강성의 사람들은 배준우가 많이 아깝다고 생각했다.일반적인 신분으로는 배준우의 옆에 설 수 없으니까 말이다.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고은영이 진짜 진씨 가문의 친딸이었다.나태범은 머리가 지끈거렸다.이튿날 아침.고은영이 아침을 다 먹자마자 진윤이 도착했다.그리고 조카를 위한 선물도 가득 가져왔다.고용인들이 진윤이 가져온 물건을 보관해주었다.약간 붉어진 고은영의 눈가를 보면서, 진윤이 배준우한테 물었다.“어젯밤 계속 운 거예요?”배준우도 머리가 약간 아팠다.“제대로 자지 못했어요.”진윤이 다가가서 고은영을 마주 보더니 고은영이 입고 있는 귀여운 잠옷으로 눈을 돌렸다.배준우는 정말 딸을 키우는 것처럼 고은영을 보호해주는 것만 같았다.고은영은 원래도 키가 작은 편이어서 배준우와 함께 있을 때면 아주 작아보였다.“옷 갈아입고 나갈 준비 하자.”“정말 나가야 해요?”고은영이 올망졸망한 눈으로 진윤을 쳐다보았다.고은영은 병원에 가서 고은지를 보고 싶었다.고은지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진윤은 그런 고은영의 생각을 진작 알아차렸다는 듯이 얘기했다.“병원 쪽에는 내가 사람들을 깔아놨어. 무슨 일 없을 거야. 가자.”진윤의 말을 들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4화

    하지만 진윤이 내일 고은영을 데리고 나가는 것의 목적을 떠올리면 고은영은 어쩔 수 없었다.“당연한 거 아닌가요?”진윤이 당당하게 얘기한 후 전화를 끊었다.배준우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한숨을 쉬더니 고은영을 쳐다보았다.“이미 다 들었지?”“네.”고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진성택은 사망했다.진정훈은 고은영이 장례식에 올 것인지 안 올 것인지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하지만 진윤은 장례식에 가지 말고 나가서 쇼핑하자고 했다.그것도 웃으면서 말이다.“넌 어떻게 하고 싶어?”“안 가도 돼요?”고은영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웃으면서 쇼핑해야 한다니. 고은영에게 있어서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배준우도 짐작하고 있었다.고은영의 머리를 쓰다듬은 배준우가 얘기했다.“아마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아. 쇼핑이 최종 목적이 아닐 거야.”“위로하는 거예요?”진윤은 배준우더러 고은영을 잘 위로해주라고 했다.“위로하는 게 아니라 그저 네 큰형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하는 말이야. 단순하게 쇼핑하는 게 목적일 리 없어.”배준우가 확신하면서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고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배준우는 허락하는 고은영을 보면서 한숨을 돌렸다.그리고 고은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얘기했다.“걱정하지 마. 다 지나갈 거야.”“나씨 가문 쪽은...”거기까지 말한 고은영은 고개를 들고 배준우를 쳐다보았다.고희주의 일로 마음 아팠지만 배준우를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배준우는 고은영이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고은영에게 짧게 키스한 배준우가 이어서 얘기했다.“나씨 가문과 협업하는 프로젝트 두 개가 있었는데 이미 계약을 해지했어.”“주주들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요?”고은영이 걱정하면서 물었다.“그 두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서 다들 발을 빼는 분위기야. 아마도 량천옥 씨가 한 일 같은데.”그래서 배준우도 큰 문제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지나간 일에 대해 배준우는 뭐라고 할 수 없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433화

    진정훈이 전화를 건 것은 진정훈에게도 계획이 있어서였다.“진유경을 조심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진유경에게 남긴 주식이 있는데 꼭 되찾아올 겁니다.”진유경이라...진정훈은 진유경이 왜 계속 고은영을 끌어내리려는지 깨달았다.그건 바로 진유경이 아직 자기 위치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러니 이제라도 제대로 알게 해줘야 했다.배준우는 진정훈의 말을 알아듣고 얘기했다.“네. 알겠습니다.”“장례식은 와도 되고 안 와도 괜찮다고 전해줘요.”“네.”진정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은영의 뜻을 존중해주었다.하지만 장례식에 고은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수군거릴 것이 뻔했다.“장례식은 언제입니까.”“이틀 뒤입니다.”“알겠습니다.”이틀 뒤라니. 생각보다 장례를 서두르는 모습에 배준우는 약간 의아했다.진정훈은 그저 이 일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그래서 그동안 배준우가 고은영을 잘 지켜줄 수 있도록 전화를 건 것이다....진정훈과의 통화를 마치고 배준우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려는데 핸드폰이 또다시 울렸다.이번에는 진정훈이 아닌 진윤이 걸어온 전화였다.배준우는 고은영을 안고 소파에 앉았다. 영원히 고은영과 떨어지기 싫어하는 것처럼 고은영을 꼭 안고 있었다.“여보세요.”배준우는 진윤을 존경하는 편이었다.진윤은 정말 가문의 도움 없이 지금 그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이다.“은영이는요? 연락이 안 돼서.”“기분이 안 좋아요. 무슨 일이죠?”“왜 기분이 안 좋은 거죠?”“고은지 씨한테 일이 좀 생겨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요.”고은지의 상황을 전해 들은 진윤은 머리가 아팠다.지금 고은영에게는 모든 일이 설상가상이었다.“내일 오전 아홉 시에 내가 데리러 간다고 전해줘요.”“내일이요?”“네.”진윤이 대답했다.배준우는 진윤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렸다.진윤은 모든 사람들에게 진씨 가문이 얼마나 엉망인지 광고할 셈이었다.진윤이 진성택의 장례식에도 나서지 않고 친여동생인 고은영을 데리고 밖에서 돌아다닌다면...“어디로 갈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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