Все главы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Глава 1301 - Глава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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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1화

한 시간 후.샤워를 마친 고은지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고은지는 머리를 닦으면서 문을 열려고 나갔다. 하지만 문을 열기 전에 경계심을 세우고 물었다.“누구세요?”이곳은 낡은 동네라서 치안이 좋지 않았다.문밖에서 량천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은지야, 나야.”’량천옥의 목소리를 들은 고은지는 손잡이를 꽉 쥐었다. 그리고 결국 문을 열어주었다.량천옥은 비싼 옷으로 치장하고 서 있었다. 그녀의 차림새는 이 허름한 복도와 어울리지 않았다.량천옥은 고은지 손에 있는 붕대가 피로 물든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아까 지신혜 앞에서는 고고하고 강한 여자였지만 결국 고은지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기만 한다.“들어가도 될까?”량천옥이 겨우 입을 열었다.고은지는 미간을 찌푸리고 대답했다.“시간이 늦었어요. 저는 쉬러 갈 겁니다.”“10분만 내어줘. 응?”량천옥이 10분을 위해 이렇게 빌 줄 누가 알았을까.고은지가 미간을 찌푸리고 량천옥을 바라보았다.“그... 미안해.”말하고 싶은 것은 많았으나 입을 열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목도 아팠다.고은지는 결국 비켜섰다. 량천옥은 겨우 한숨을 돌리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량천옥은 방안을 둘러보았다. 아주 낡았지만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하지만 아무것도 없어서 방이 허전해 보였다.고은지가 이런 곳에서 산다니 량천옥은 마음이 아팠다.“왜 여기서 사는 거야. 전에는 그린빌에서 살았잖아.”량천옥은 그린빌에 투자도 했었다. 집이 큰 것은 아니나 새집이라서 전체적인 환경이 더욱 좋았다.게다가 아까 올라올 때 1층 복도에서 쥐도 발견했다.“그건 은영이 집이에요.”“은영이가 널 쫓아낸 거야?”“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악독한 줄 알아요?”고은지가 목소리를 높였다.량천옥은 호흡이 무거워졌다. 마음도 같이 무거워졌다.“미안해, 난...”“모든 사람이 당신 같은 건 아니에요.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의 것도 빼앗으려고 하지 않는다고요.”량천옥이 뭐라 하기도 전에 고은지가 차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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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량천옥은 고은지의 말을 듣고 마음이 더욱 아팠다. 깊게 심호흡한 량천옥이 말을 이었다.“여기서 살지 말고 다른 곳에서 사는 게 어때? 내 집에서 살아.”고은지가 여기서 사는 것을 보니 량천옥은 가슴이 아팠다.고은지가 차갑게 량천옥을 쳐다보았다.“내가 이렇게 빌게. 응?”량천옥은 본인의 딸이 이런 곳에 사는 게 마음이 아팠다. 이곳은 낡고 습했다.“이만 가세요.”“은지야!”“전에 은영이랑 살던 곳이에요. 당신이 더럽다고 여기는 곳이, 우리의 집이었다고요.”조영수와 이혼한 후, 고은지와 고은영은 이곳에서 살았다.량천옥은 고은지와 고은영이 이곳에서 살았다는 것을 듣고 더욱 마음이 아팠다.고은지가 불쌍했을 뿐만이 아니라 고희주도 불쌍했다.하지만 고은지의 말을 듣고 나니 이사를 시키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했다.그래도 고은지 혼자서 이곳에서 사는 건...“내가 희주를 되찾아줄게. 나태현을 떠나, 응?”량천옥이 얘기했다.그녀는 고은지와 나태현이 더 엮이지 않았으면 했다.량일과는 달랐다. 아이를 잃어본 량천옥은 고은지가 본인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명문가 따위는 관심도 없다.“이제 잘 거예요.”량천옥의 질문에 고은지는 대답하지 않았다.량천옥이 무슨 말을 해도 고은지의 대답은 차가울 뿐이다.마치 사람은 눈앞에 있어도 마음의 거리는 한참 떨어진 것처럼 말이다.량천옥은 고은지의 차가운 거절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결국 마음 아파하면서 떠날 수밖에 없었다.낡고 허름한 아파트를 보면서 량천옥은 마음이 아팠다.별장에 돌아오니 시간은 12시였다.량일은 아직 잠에 들지 않았다.량천옥이 돌아온 것을 본 량일이 다가가서 물었다.“또 은지를 보러 간 거야? 곧 추석인데 은지도 돌아오라고 해.”“은지를 버릴 때는 곧 새해였죠? 설이라도 같이 쇠게 하지 왜...”“...”량일의 말을 들은 량천옥은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이윽고 두 눈에서 죄책감이 눈물을 타고 흘러내렸다.량천옥은 량일을 보고 싶지 않아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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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3화

장선명은 안지영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을 보고 얼른 안지영을 안고 일어났다.“못 이겼잖아.”“그건 하주원도 마찬가지예요!”안지영은 울 것 같았다.훈련하고 싶지 않았다. 달리기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저 돌아가서 잠을 청하고 싶었다.이불 안은 안전하니까 말이다.싸움이라면...하주원과 안지영 다 머리채만 잡고 있었기에 승패도 존재하지 않았다.장선명 때문에 안지영은 어쩔 수 없이 200여 미터를 달렸다.안지영은 숨이 차서 헐떡였다.“그, 그만. 너무 빨라요. 힘들어요.”“이게 빠르다고?”장선명이 돌아서서 안지영을 쳐다보았다.안지영은 너무 느려서 장선명이 기다려줘야 했다.안지영은 울고 싶었다.“돌아가서 자고 싶어요. 아침에 회의도 있단 말이에요.”다 달리고 나면 녹초가 되어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다.“괜찮아. 내가 대신 갈게.”“...”장선명이 간다면 하늘 그룹 사람들은 한마디도 못 할 것이다.안지영이 하늘 그룹을 무사히 물려받게 된 건 장선명의 덕이 컸지만...“됐어요. 가지 마요. 선명 씨가 가면 다른 사람들이 선명 씨 눈치를 볼 거예요.”안지영이 중얼거렸다.하늘 그룹 사람들은 잘 알았다.장선명이 하늘 그룹 일에 개입한다는 것은 하늘 그룹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하늘 그룹에 문제가 없을 때는 안지영이 모두 처리할 수 있다.하지만 큰 문제가 생기면 장선명이 나타난다.장선명은 중얼거리는 안지영을 보면서 작게 웃고 얘기했다.“얼른 뛰어야지.”“이게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요...”“그 생각이 맞아.”“...”움직이고 싶지 않았던 안지영은 장선명의 말에 더 움직이기 싫어졌다.하지만 장선명은 그런 안지영을 가만둘 사람이 아니었다.장선명은 하주원과 안지영이 싸우던 일을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다.결국 두 사람은 다섯 시 반부터 일곱 시 반까지 훈련했다. 안지영은 머리가 무거워진 것만 같았다.샤워를 마친 후 부엌에 앉은 안지영은 다리와 배가 아픈 것만 같았다.상쾌해 보이는 장선명을 보면서 안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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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4화

나태웅이 하주원의 일 때문에 안지영더러 사과하라고 한 것이 떠올랐다.나태웅은 무슨 일인지도 묻지 않았고 그 일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안지영에게 사과하라고 했다.안지영은 그런 나태웅이 막무가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나태웅의 그런 행동과 지금 장선명의 행동은 완전히 달랐다.하주원의 일 뿐만이 아니라 하늘 그룹의 일도 그랬다.나태웅이 원한 것은 안지영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힘이었다.하지만 장선명은 안지영의 뒤에서 잡다한 일을 처리해 주었다.“고마워요.”안지영의 차가운 손이 장선명의 팔에 닿았다.장선명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허락한 거야?”“그런데 시간이 너무 긴 거 아니에요? 정말 너무 힘들다고요.”이제 시작인데 두 시간이나 뛰게하다니. 아침에 그대로 죽는 줄 알았다.“일주일만 지나면 괜찮아져요.”“그래도 안 돼요. 너무 힘들어요. 일주일도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매일 아침 이렇게 움직인다면 얼마나 힘들겠는가.게다가 장선명에게 이 모든 것은 그저 시작일 뿐이다.안지영은 머뭇거리면서 장선명에게 물었다.“설마 나를 안열처럼 만들려는 거예요?”그렇게 말하면서 안지영은 몸이 약간 굳어버렸다.만약 이게 정말이라면 안지영은 미쳐버릴 것이다.안지영은 안열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안열은 받은 만큼 돌려주는 사람이다. 상대가 피투성이가 되어도 안열은 옷차림에 구김새 하나 없었다.“안열처럼 되면 좋은 거 아닌가?”“그럼 얼마나 연습해야 하는 거예요?”안열처럼 되려면 하루이틀 연습해서 되지 않을 것이다.장선명은 고민하더니 얘기했다.“어떤 스승을 두는지 봐야지. 나한테서 배운다면 반년이면 돼.”“...”전에 안열이 얘기한 적 있었다.장선명이 안열의 훈련을 맡았다면 안열은 아주 비참했을 거라고 말이다.그리고 안지영은 지금에야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아침.장선명은 안지영을 데려다주었다. 차에서 내릴 때 안지영을 도와 옷매무새도 정리해 주었다.“이제 날이 추워. 이렇게 적게 입으면 안 돼.”“하루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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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5화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 장선명은 전에 안지영에게 마음 약한 모습만 보여왔지만 사실 고집이 세다는 것을 말이다.“애교를 안 부렸겠어요? 정말 무릎 꿇고 빌 뻔했다고요!”그때를 떠올린 안지영은 울 것만 같았다.“그래도 안 된대요?”“몇 번을 빌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안지영이 중얼거렸다.안열이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그럴 수 있어요. 도련님은 짧은 시간에 많은 진보를 보기를 원하시거든요.”“하지만 나는 그렇게 진지하게 할 필요가 없잖아요. 하주원만 이기면 되는데, 너무 과한 거 아니에요?”그렇게 말하는 안지영의 이마에는 주름이 더욱 깊어졌다.장선명이 부하들을 그렇게 훈련한다면 안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장선명의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니 말이다.하지만 안지영은...안열은 원망하는 안지영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도련님도 안지영 씨를 위해서 그러는 겁니다.”“네?”안지영은 또 기분이 상했다.본인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괴롭히기나 하고. 너무 괘씸했다.결국 안열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안지영의 표정은 너무 엄숙했다.“도련님이 전에 어떤 일을 겪어왔는지 알잖아요. 얼마나 위험한지도요. 도련님은 안지영 씨가 하주원을 이기라고 이러는 게 아니에요. 안지영 씨는 하주원 씨와 싸운 후에 본인의 방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까밝힌 것과 다름없어요.”“...”그러니 이제부터 안지영의 주변은 더욱 위험해질 것이다.장선명뿐만이 아니라 장씨 가문 사람들은 강성의 많은 사람들의 원한을 샀다.안지영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버렸다.“도련님이 항상 안지영 씨를 지켜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혼자서도 본인을 지킬 줄 알아야 해요.”두 사람이 24시간 붙어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이번에는 하주원과 싸웠다고 하지만, 다음에는 장씨 가문의 원수와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그렇다면 안지영은 바로 죽은 목숨일 것이다.물론 장선명은 안지영이 그런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안지영은 그런 안열의 말을 듣고 호흡마저 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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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6화

전쟁이 시작된다면 장선명과 장선명 주변 사람들이 어떤 피해를 볼지 상상하기만 해도 끔찍했다.“전에도 항상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살아왔어요?”안지영은 머릿속으로 총알이 날아다니는 현장을 떠올렸다.장선명이 어떤 사람인지, 장씨 가문이 어떻게 명문가가 되었는지 궁금했다.하지만 진실을 안다는 것은 꽤 무거운 일이었다.“전에는 그랬죠. 하지만 안 대표님을 만나고 그런 쪽과는 멀리하고 있죠.”‘멀리한다고?’안지영은 장선명과 함께 갔던 곳을 떠올렸다.장선명은 새로운 업계에 들어서려고 한다. 깨끗하지 않은 돈으로 시작한 사업이라고 해도 그 끝은 정정당당하길 바랐다.안지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안열이 이어서 얘기했다.“도련님이 어떻게 변하려고 하시든지 변하지 않는 게 있죠. 바로 장씨 가문이 쌓아온 업적이에요. 아무리 해도 출신과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까요.”“...”“도련님은 안 대표님을 아내로 점 찍어두신 거예요. 그러니 안 대표님이 본인을 지킬 수 있으면 하는 거예요.”솔직히 말하면 장선명은 요즘 합법적인 사업을 하려고 노력 중이었다.관광업, 부동산, 그리고 매체까지...이 모든 것은 장선명이 전에 거들떠보지 않던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직접 그 업계에 종사하고 있지 않은가.사랑 때문에, 사람이 변하는 거다.모두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건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안지영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본 안열이 가볍게 웃으면서 얘기했다.“그러니 도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요. 도련님은 안 대표님을 위해 정말 많이 바뀌신 분이에요.”안지영은 안열을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요즘 들어 장선명은 정말 안열이 말한 것처럼 많이 변하고 있었다.그래서 안지영도 많은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예를 들면, 장선명이 이렇게 위험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말이다.하지만 안열이 이렇게 얘기해주니 그제야 장선명이 어떤 사람인지 떠올랐다.장선명은 안지영 때문에 이렇게 변한 것이다.안지영은 그 사실에 감동하면서도 걱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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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7화

나태웅은 나씨 가문 저택에 있었다.안지영이 말도 없이 전화를 끊자 나태웅은 표정이 어두워졌다.나태웅 앞에 앉아 있던 나태범은 그런 나태웅의 표정을 보고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안지영이 너를 대하는 태도가 그 정도야?”“글쎄요. 누가 국화를 보내는 바람에 아직 화가 안 풀린 거 같은데요.”“...”비아냥거리는 나태웅의 말을 들은 나태범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 꽃집 사장은 정말 나태범이 만나본 사람 중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이었다.꽃집 사장이면서 국화와 장미를 구분하지 못하다니.그 때문에 일어난 헤프닝을 떠올리면 나태범은 화가 나서 목덜미를 잡고 쓰러질 것만 같았다.이런 저급한 실수를 한 것은 인생 처음이다.너무 창피해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였다.꽃집은 망해버렸지만, 나태범의 화는 그 정도로 사그라지지 않았다.“그럼 네가 잘 달래줘야 할 거 아니야!”나태범이 화를 내면서 얘기했다.여자 하나 제대로 어쩌지 못해서 본인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니, 나태범은 짜증이 났다.나태웅은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떴다.그 눈에는 안지영을 달래는 게 짜증 난다는 감정이 여실히 드러났다.안지영을 달래는 게 그렇게 쉬웠으면 두 사람의 사이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말할 기회도 주지 않는데 어떻게 달래란 말인가.하지만 나태범에게 그런 말을 해봤자 핑계로 들릴 것이다.“어디로 빼돌린 거예요.”나태웅이 화제를 돌렸다.나태범은 안진섭을 병원에서 빼냈다고 얘기했다.안지영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보아하니 이미 병원 사람들 입막음도 한 모양이었다.만약 이 사실을 안지영이 안다면 볼 것도 없이 또 한 번 피바람이 불 것이다.“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가서 데이트나 해.”“그 사람 어디 있냐고요.”“알면 어떻게 하려고? 안지영한테 알려주려고 그래?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데!”“난 그런 일을 해달라고 한 적 없어요!”나태웅이 이를 꽉 깨물고 대답했다.안지영이 킹덤 타운에서 살고 있는 게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안지영을 협박하는 것도 성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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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사라지다니.안진섭이 사라지다니.게다가 어떻게 사라졌는지도 모른다.“식물인간이 어떻게 혼자서 사라져요?”깨어나지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그대로 사라질 수 있겠는가.안지영은 안열이 하는 모든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안열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안열도 소식을 들은 쪽이라 구체적인 것은 잘 몰랐다.그저 소식을 듣자마자 사람을 시켜 알아보게 할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빠르게 병원으로 왔다. 장선명은 그들보다 한발 일찍 도착했다.병실에 있던 장선명은 들어오는 안지영을 보고 안지영에게로 걸어갔다.병실에는 의사와 간호사뿐만이 아니라 병원장까지 있었다. 그들을 감싸는 무거운 분위기는 사람마저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죠? 환자가 사라지다뇨!”안지영이 조급해하면서 얘기했다.그렇게 물으면서 안지영은 장선명의 뒤를 흘겨보았다.병상이 있어야 할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그 순간 안지영은 온몸에 힘이 풀리는 기분이었다.병원장, 의사와 간호사도 다 낯빛이 파리하게 질려있었다.“지금 CCTV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저희도...”“그러니까 누군가 제 아버지를 일부러 납치한 거라는 뜻이에요?”병원장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안지영이 말을 끊었다.안지영은 저 깊은 바다로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납치라면 도대체 누가 납치한 것인지, 왜 납치한 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안지영의 질문에 병원장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환자분은 식물인간이시니 홀로 사라진 게 아닙니다.”“...”머리속이 하얘지는 기분이었다.안진섭은 홀로 떠나지 못한다. 식물인간이니 말이다.그러니 다른 누군가가 안진섭을 데려간 게 분명하다.하지만 과연 누가, 무슨 목적으로 데려갔는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였다.생각하면 할수록 안지영의 표정은 어두워졌다.장선명이 안지영의 손을 잡고 얘기했다.“일단 CCTV를 확인해 보자.”어찌 되었든 누가 안진섭을 데려간 것인지 확인해야 했다.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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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9화

안지영이 비디오를 복구시키겠다고 얘기하자 자리에 있던 안열과 장선명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안지영에게 이런 재능이 있을 줄은 몰랐다.범인은 장선명 쪽에서 비디오를 복구시킬 거라는 것을 예상한 듯, 비디오는 손상이 많이 되어있었다.하지만 이런 손상 쯤은 안지영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었다.5분도 되지 않아 안지영은 비디오를 복구했다.그런 안지영의 모습을 본 장선명은 배준우가 왜 안지영을 죽이려고 했는지 깨달았다.왜 그날 밤의 영상을 진재한과 기성훈도 복구하지 못했는지 깨달았다.비디오를 손상시킨 사람이 더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그러니 배준우가 어떻게 그 화를 참겠는가.안지영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는데 안지영이 장선명을 찾아왔으니...“이 사람들, 눈에 익은 것 같은데...”안지영은 영상 속의 사람들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저 사람은 나씨 가문의 집사네.”장선명이 얘기하자 안지영은 그제야 나씨 가문의 집사를 떠올렸다.분장을 했다고 하지만 본판은 숨길 수가 없었다.안지영은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버리는 것만 같았다.그들은 그제야 안진섭을 데려간 것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나씨 가문이었다!안지영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다.“늙어서 미친 건가...”아무리 참아도 이건 선을 넘었다.안지영은 결국 참을 수 없었다.전생에 무슨 짓을 했기에 이번 생에 나씨 가문과 이런 악연으로 얽히게 되는 것인지.안지영은 화가 나서 밖에서 몇걸음 걸었지만 역시나 화를 삭힐 수가 없어서 병원을 떠나가버렸다.안지영은 바로 나태웅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태웅은 바로 전화를 받고 물었다.“이제야 말할 생각이 든 거야?”안지영은 나태웅이 본인에게 전화를 건 이유가 안진섭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겨우 화를 참으며 이를 악물고 물었다.“지금 어디야.”“회사에 있어. 지금 오면 돼.”“네 아빠는 어디있어.”안지영은 이를 꽉 깨물었다.“집에 계셔. 하지만 그쪽에 찾아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하지?”안지영이 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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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0화

나태범은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냐.”“안지영이 모든 것을 알았어요. 지금 아버지를 찾아가는 중입니다.”“벌써?”“하지만 아버지가 생각하시던 반응이랑 조금 다르던데요.”나태웅이 귀띔해 주었다.그 말에 나태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물었다.“너한테 매달리지도 않았어?”나태범의 생각은 이러했다.안진섭이 사라진 것을 안 안지영은 조급해할 것이다.장씨 가문에서 안진섭의 위치를 알아내지 못하면 안지영은 다른 사람들을 동원해서라도 안진섭을 찾으려 할 것이다.나태웅의 힘을 빌려서라도 말이다.그러면...하지만 지금 상황은 나태범의 뜻대로 돌아가지 않았다.하룻밤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나씨 가문에서 사람을 빼돌린 것을 알아채다니.일부러 영상도 손상해 두었는데 말이다.‘장선명 쪽에 이렇게 뛰어난 사람이 있다고?’“빌어요? 내가 봤을 때는 아버지한테 주먹을 날릴 것 같은데...”나태웅이 얘기했다.“...”본인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안지영을 상상하면서 나태범은 이런 사람을 며느리로 삼아도 될지 고민했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빨리 나씨 가문을 찾아올 줄은 몰랐다.게다가 안진섭을 돌려달라고 빌어도 모자랄 판에, 주먹을 휘두를지도 모른다니.“쓸모없는 자식. 내가 모든 밥상을 다 차려줬는데 그걸 떠먹지도 못하고. 에잇!”나태범은 화가 나서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제가 예전에도 얘기했었던 것 같은데요. 안지영은 아버지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요.”나태범은 안지영을 궁지로 몰면 안지영이 뜻을 굽힐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나태범은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사실을 간과했다.어느새 안지영과 장선명은 나씨 가문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리면서, 안지영이 장선명에게 얘기했다.“일단은 여기 있어요.”“혼자 가려고?”장선명이 놀라서 물었다.“선명 씨한테는 이런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까요.”“...”장선명은 그 말을 듣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안지영은 그사이에 이미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나태범은 나태웅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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