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신혜의 힘은 너무 셌다.지신혜가 힘을 더 주자 상처가 더욱 깊어졌다.“그래서, 그 옆자리를 노려보겠다는 거야? 네까짓 게?”나태현은 핸드폰을 챙기지 않아 사무실로 돌아왔다. 이윽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이지훈도 약을 들고 돌아왔다.나태현의 뒤에 서 있던 이지훈은 그 장면을 보고 깜짝 놀라서 얼른 다가갔다.“지신혜 씨, 오셨군요.”이지훈이 입을 열자 팽팽했던 분위기가 조금 느슨해졌다.지신혜는 사무실 입구 쪽에 서 있는 나태현을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발을 치워버렸다.“태현 씨, 왔어요? 아까 어디 갔던 거예요.”말투도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고은지를 대하던 태도와는 180도 달랐다.나태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지신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바닥에서 일어서는 고은지를 쳐다보았다.손의 상처는 아주 심해서 피가 카펫에 뚝뚝 떨어질 정도였다.이지훈이 얼른 고은지의 곁으로 왔다.“얼른 지혈부터 해요.”고은지는 차가운 표정으로 지신혜를 쳐다보았다.그리고 또 나태현을 바라보았다.나태현은 지신혜를 향해 부드럽게 위로를 건네고 있었다.“올 거면 온다고 먼저 얘기라도 하지. 저 여자가 널 괴롭힌 거야?”“상사의 약혼녀를 향한 존중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말투도 차갑고요.”지신혜가 억울한 듯 얘기했다.지신혜는 아버지가 데려오는 사생아들이 본인을 깔보거나 존중하지 않을 때마다 화를 잔뜩 냈었다.그래서 지신혜는 위아래가 없는 사람들을 극도로 싫어했다.이 여자는 지신혜가 나태현의 약혼녀인 것을 알면서도 그런 태도로 지신혜를 대했으니, 이런 벌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그 말을 들은 나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런 사람은 혼을 내야지.”그 말을 들은 이지훈과 고은지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이지훈은 붕대와 소독약을 찾아서 고은지에게 건네주었다. 고은지는 고맙다고 하면서 약을 받았다.고은지가 사무실을 나가려고 할 때, 나태현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사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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