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은지가 어떤 마음으로 나태현과 거래를 한 것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고은지는 그저 고희주가 깨어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고희주를 그렇게 만든 사람에게 복수하려는 것이다.그러니 고은지의 행동은 틀린 것 하나 없었다.다만 이 모든 것이 성공하고 나서 고은지가 후회하지 않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고은영은 고은지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다시 선택을 하길 바랐다.“나 출근해야 해. 저녁에 다시 봐.”“언니, 중요한 일이 두 개 있는데 꼭 지금 들어야 해.”“알고 싶지 않아!”“...”고은지의 말투는 아주 딱딱했다.지금 고은지에게 있어서 고희주가 깨어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다.고은영이 숨을 고르고 있을 때 고은지가 입을 열었다.“나태현의 사람이 희주를 데려가게 내버려둬. 내가 허락한 일이니까.”“희주 아빠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아?”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만 흘렀다.고은영이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엄마로서, 희주의 아빠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은 거야?”이 두 사람은 고은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그러니 알고 싶지 않을 수가 없다.전화기 너머의 고은지는 회사 탕비실에 있었다.고은영이 희주의 아빠를 언급하자 고은지는 핸드폰을 꼭 쥔 채 그 자리에 서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이윽고 눈을 꼭 감고 얘기했다.“관심 없어!”“아니, 언니는 꼭 알아야 해. 언니와 나태현 씨의 거래가 이 두 사람과 관련이 있거든.”조급해진 고은영이 빠르게 말했다.관심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알아야 하는 사실이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니까 말이다.고은지는 심호흡을 한 후 물었다.“어디서 볼래?”“내가 찾아갈게.”고은영이 급하게 말했다.고은영은 고은지에게서 일어나는 일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다. 잠시 한눈판 사이에 일이 이 지경이 될 줄은 몰랐으니까 말이다.오늘 배준우와 나태현이 얘기를 나눈 후, 고은영은 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고은지에게 사실을 알려줄 때다.“그래.”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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