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범은 종래로 이런 일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일을 제집에서 당하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마음대로 처리하세요.”말을 마친 나태웅이 바로 떠나려고 했다.나태범은 그런 나태웅을 불러세웠다.“거기 서.”“또 무슨 일입니까?”나태웅이 물었다.“무슨 일이냐고? 내가 너를 불러서 들을 말이 고작 그 한마디겠어?”“아니면요?”“아니면요? 하, 넌 네 형을 하나도 닮지 않았어. 그래도 역시 네 형이...”더 믿음직해.나태범은 그 말까지 하지 못했다. 요즘 나태현의 행실을 떠올린 나태범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도대체 아들을 키운 건지 아니면 뱀을 키운 건지.두 아들 다 결혼 문제 때문에 전전긍긍하면서 나태범의 도움은 받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이제 어쩌다가 마음을 놓을까 했더니만 더욱 애만 타게 한다.“너 정말 안지영이랑 잘 되고 싶으면 앞으로는 내 말을 들어.”그 말을 들은 나태웅이 바로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나태범을 쳐다보았다.나태범은 계속해서 얘기했다.“왜 안지영을 그렇게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안지영에게 관심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꽉 붙잡고 있지는 않았겠지.”나태범은 그 누구보다 자기 아들을 잘 안다고 자부했다.멍청이 나태현에 비하면, 나태웅이 저지른 실수는 귀여운 수준이다.나태웅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갑게 나태범을 바라볼 뿐이다.나태범은 아무 말도 안 하는 나태웅을 확 발로 걷어차 버리고 싶었다.“정말 안지영을 손에 넣고 싶으면, 하주원한테 사과하라는 소리는 집어치워 버려.”나태범이 얘기했다. 그리고 대답하지 않는 나태웅을 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내 말을 들어. 그러면 안지영이 장선명과 결혼하기 전에 네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 줄 테니까.”“...”그 말을 들은 나태웅은 미간을 좁혔다.“말을 들으라고요?”“그래, 난 누구보다도 네 속내를 잘 알아. 싫은 척하기는. 쯧.”나태범이 혀를 차면서 나태웅을 놀려주자 나태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러자 나태범은 재미를 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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