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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Author: 송언희
장선명은 계속 토하는 안지영을 보고 다시 계란말이를 쳐다보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렇게 맛없는 거야? 토할 만큼?’

흐뭇한 분위기는 얼마 가지 못했다.

집사와 고용인들은 서로 난감해하면서 시선을 피했다.

장선명은 안지영에게 물을 건네주었다. 안지영은 입을 헹구었지만 여전히 입에서 그 맛이 나는 것만 같았다.

“우웩.”

“...”

‘또 토한다고? 그렇게나 맛이 없었어?’

장선명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계란말이를 입에 넣었다. 도대체 얼마나 맛이 없기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란말이를 씹는 그 순간, 장선명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건 맛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장선명도 쓰레기통 옆에서 연신 구역질을 했다.

“우웩.”

주방 밖에 서 있던 집사와 고용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 서로 눈치를 보았다.

자기가 만든 것을 먹고 토하는 경우라니... 얼마나 맛이 없길래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5분 정도 지난 후, 안지영은 입가를 닦으면서 몸을 일으켰다.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

장선명은 여전히 입을 헹구고 있었다. 입에 여전히 그 맛이 남아있는 것만 같았다.

장선명은 안지영을 보면서 얘기했다.

“미안해.”

“그건 대체 뭐였어요?”

안지영이 물었다. 이윽고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뭘 넣은 거예요?”

“소금만 넣었을 뿐이야.”

“그럴 리가요.”

안지영이 바로 대답했다.

소금을 많이 넣었으면 그저 짤 것이다. 하지만 계란말이에서는 아주 더러운 냄새가 났다.

“...”

장선명은 정말 소금만 넣었기에 억울했다.

“그럼 계란이 썩은 건가?”

장선명이 의아해하면서 중얼거렸다.

“당연하죠. 계란이 썩은 건지도 몰라요?”

아까 먹은 계란말이가 썩은 계란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메스꺼웠다.

장선명은 아까 계란말이를 할 때부터 냄새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정상인 줄 알고 그대로 진행해 버렸다.

그런데... 냉장고에 썩은 계란이 있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안 집사.”

“네, 도련님.”

안 집사가 바로 앞으로 나와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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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
장선명이랑 안지영 언제갈라짐 할건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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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오를 가득 품고 사는 고은지를 보면서 고은영이 솔직하게 돌직구를 날렸다.고희주가 바로 나태현의 딸이라고 말이다.그리고 그 나태현은 지금 고은지와 음습한 거래를 진행 중이다.밀크티 매장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하지만 고은지의 세계는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고은영의 말을 듣자마자 고은영은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고은영을 쳐다보며 물었다.“뭐, 뭐라고 한 거야?”“나태현 씨가 바로 희주 아빠라고. 그리고 희주가 본인 딸인 것도 알고 있어.”고은영이 더 자세하게 얘기했다.나태현은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모르고 있었던 건 고은지뿐이었다.나태현은 이 모든 것을 모르는 고은지를 상대로 거래를 했다.그 말인즉슨...고은지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하지만 다시 반복하는 고은영의 말을 듣고 심장이 저렸다. 아니, 수천 개의 바늘이 심장을 콕콕 찌르는 것만 같았다. 다행히도 그 고통 덕분에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알아들었어?”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 못 알아들으면 그게 바보가 아니겠는가.복잡했던 고은지의 세상은 고은영의 말 한마디로 난장판이 되어버렸다.고은지는 떨리는 눈으로 고은영을 보면서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왜?”“...”왜 이 일이 이렇게...고은영이 말을 하기 전에 고은지가 물었다.“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어. 언니가 병원에 있을 때부터.”고은영은 숨김없이 얘기했다.고은지는 그제야 천락 그룹에 출근한다고 할 때 고은영이 반대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고은지는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고은영은 복잡한 감정이 담긴 고은지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고은지가 심호흡을 하고 물었다.“그 사람은?”그 사람은 바로 혈연관계뿐인 생모를 말하는 것이었다. 고은지의 입에서는 ‘엄마’라는 두 글자가 떨어지지 않았다.조보은과 유전자 검사를 한 후, 고은지는 어릴 때의 악몽을 자주 꿨다.도대체 본인이 왜 조보은의 손에 들어가게 된 건지. 버려진 것인지 아니면...만약 버려진 것이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44화

    하지만 이제는 모두 엎어져 버린 물이었다.“은영아, 제발... 나랑 약속해 줘. 은지한테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겠다고. 나태현의 일은 내가 처리할게.”량천옥은 고은지와 나태현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손을 잡았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나태현이 왜 고은지와 손을 잡은 것인지는 잘 알았다.몇 년이 지났지만 이 사건은 결국 밝혀졌다. 나씨 가문의 사람들은 량천옥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래요. 알겠어요.”고은영이 이를 꽉 깨물고 얘기했다.한편으로는 고은지에게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량천옥이 계속해서 얘기했다.“네가 뭘 걱정하고 있는지 알아. 걱정하지 마. 내가 잘 처리할 테니까 말이야.”이미 난장판이 된 와중에 량천옥이 그런 말을 해봤자 고은영은 전혀 믿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고은영은 고은지와 량천옥을 존중해야 했다.량천옥이 고은지에게 량천옥의 신분을 알려주지 말라고 했으니 고은영은 말하지 않을 셈이었다.“그럼 잘 생각해 보세요. 언니는 이제 성인이에요. 무슨 짓을 해서 당신을 다치게 만들지도 몰라요.”“그건 인과응보야. 내 업보야! 난 그저 은지가 우리 둘 사이를 몰랐으면 좋겠어.”량천옥이 고통스러워하면서 얘기했다.량천옥은 고은지가 이 사실을 영원히 몰랐으면 한다.물론 고은지가 본인을 ‘엄마’라고 불러준다면 더 바랄 게 없다.하지만 량천옥은 낯이 두꺼운 사람이 아니었다. 고은지에게 그런 짓을 하고도 어떻게 엄마라는 호칭을 바라겠는가.고은지가 이 사실을 알고 아파하게 할 바에는 차라리 모르게 하는 것이 나았다. 량천옥을 향한 복수도 받아들일 것이다. 고은지의 복수는 당연하니까 말이다.고은영은 량천옥의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더니 얘기했다.“그래요. 알겠어요.”고은영은 량천옥이 이 일을 도대체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량천옥이 과연 나태현이 고은지를 이용하는 것을 참을 수 있을까? 아마 그러지 못할 것이다.고은영은 위험을 감지했다. 량천옥은 가끔 미친 사람 같을 때가 있었다.이번에도 고은지를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43화

    고은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은지가 어떤 마음으로 나태현과 거래를 한 것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고은지는 그저 고희주가 깨어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고희주를 그렇게 만든 사람에게 복수하려는 것이다.그러니 고은지의 행동은 틀린 것 하나 없었다.다만 이 모든 것이 성공하고 나서 고은지가 후회하지 않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고은영은 고은지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다시 선택을 하길 바랐다.“나 출근해야 해. 저녁에 다시 봐.”“언니, 중요한 일이 두 개 있는데 꼭 지금 들어야 해.”“알고 싶지 않아!”“...”고은지의 말투는 아주 딱딱했다.지금 고은지에게 있어서 고희주가 깨어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다.고은영이 숨을 고르고 있을 때 고은지가 입을 열었다.“나태현의 사람이 희주를 데려가게 내버려둬. 내가 허락한 일이니까.”“희주 아빠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아?”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만 흘렀다.고은영이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엄마로서, 희주의 아빠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은 거야?”이 두 사람은 고은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그러니 알고 싶지 않을 수가 없다.전화기 너머의 고은지는 회사 탕비실에 있었다.고은영이 희주의 아빠를 언급하자 고은지는 핸드폰을 꼭 쥔 채 그 자리에 서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이윽고 눈을 꼭 감고 얘기했다.“관심 없어!”“아니, 언니는 꼭 알아야 해. 언니와 나태현 씨의 거래가 이 두 사람과 관련이 있거든.”조급해진 고은영이 빠르게 말했다.관심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알아야 하는 사실이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니까 말이다.고은지는 심호흡을 한 후 물었다.“어디서 볼래?”“내가 찾아갈게.”고은영이 급하게 말했다.고은영은 고은지에게서 일어나는 일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다. 잠시 한눈판 사이에 일이 이 지경이 될 줄은 몰랐으니까 말이다.오늘 배준우와 나태현이 얘기를 나눈 후, 고은영은 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고은지에게 사실을 알려줄 때다.“그래.”전화를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42화

    나태현은 고은영을 보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뒤에 서 있던 배준우가 얘기했다.“이따가 전문가들이 와서 아이를 데려갈 거예요. 고은지는 무조건 순응하게 될 거예요.”아이를 데려간다는 말에 고은영은 멍해져서 배준우를 쳐다보았다가 또 나태현을 쳐다보았다.“먼저 전화를 걸어봐.”말을 마친 나태현은 자리를 떴다.고은영이 얼른 배준우 옆으로 와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 나태현 씨가 희주를 데려가겠대요?”배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래.”“하지만 지신혜 씨랑...”곧 결혼할 사람이 희주를 데려간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게다가 고은지도 모르는 게 많은 것 같았다.배준우는 미간을 확 찌푸렸다.보아하니 서재에서 나태현과 꽤 복잡한 얘기를 나눈 모양이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지금 당장 고은지를 만나보는 게 좋을 것 같아.”“일이 그렇게 복잡해요?”“량천옥의 일을 고은지에게 알려줘.”배준우가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그 말을 들은 고은영의 마음은 무거워졌다.명문가의 일에 대해서 잘 모르는 고은영이지만 심상치 않은 표정의 배준우를 보면 사건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나태현이 희주 아빠라는 것도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아.”모든 것을 알려주라는 뜻이다.“전부 다 알려주라고요?”“나태현과 고은지의 거래는 바로 량천옥에게 복수라는 거야.”그러니 지금 고은지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최적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고은지는 지금 량천옥을 죽도록 미워하고 있으니까.하지만 량천옥이 한 짓은 다 고은영에게 복수하려고 한 짓이었다. 그때의 량천옥은 자기의 이익에 눈이 멀어 하면 안 될 짓을 저질렀다.고은영은 나태현과 고은지 사이의 거래를 듣고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나태현 씨가 량천옥 씨에게 복수해 준다는 말이에요?”“응.”배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고은영은 머리가 멍해졌다.고은지가 량천옥을 증오한 나머지 나태현과 거래를 하고 량천옥에게 복수하려 한다면 고은영은 이해했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41화

    배준우가 다시 침대에서 일어난 시각은 아홉 시 반이었다.아침 일찍 정신을 차렸던 고은영은 배준우 때문에 체력을 소진하여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았다.배준우는 그런 고은영을 안아 들어 품에 안고 물었다.“나랑 같이 회사에 가볼래?”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배준우는 여전히 쌩쌩했다.하루만 떨어져 있어도 안 되니까 말이다.고은영이 투정하듯 얘기했다.“안 갈래요. 흥.”고은영은 정말 피곤했다. 회사에 가면 배준우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져 이런 상황이 계속될 수도 있다. 고은영은 더 이상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안돼, 무조건 가야 해.”“싫은데...”“내가 옷 갈아입혀 줄게.”고은영의 거절은 거절한 채, 배준우는 고은영을 도와 옷을 갈아입혀 주었다. 배준우가 옷을 갈아입혀 줄 때 고은영은 입을 비죽 내밀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배준우는 그런 고은영의 볼을 아프지 않게 꼬집으면서 말했다.“많이 힘들어?”“정말 엄청 힘들어요.”“어제 그렇게 오래 잤으면서.”“오늘 몇 시간 동안이나 했는지 생각해 봐요!”고은영은 약간 화가 나서 언성을 높였다.배준우는 한번 시작하면 몇 시간이나 고은영을 괴롭혔다. 그러니 체력이 닳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삐진 고은영의 모습을 보면서 배준우는 가볍게 웃었다.두 사람이 내려가고 있을 때, 주방의 고용인은 그릇을 정리하고 있었다. 고은지가 아침을 먹고 떠난 것 같았다.고은영이 집사를 보면서 물었다.“언니는 이미 나간 거예요?”집사가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네. 고은지 씨는 오늘부터 출근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그리고?”“나태현 씨가 이따가 오겠다고 하셨습니다.”고은지가 천락 그룹에 출근하러 간 상황에 나태현이 란완 리조트를 찾아온다고?고은영과 배준우가 서로를 마주 보았다.두 사람은 아직도 고은지가 천락 그룹에서 출근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그런데 나태현이...“무슨 일인지 몰라요?”고은영이 물었다.“일이 너무 많아서 아직 물어보지 못했어. 이따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40화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먼저 주무십쇼. 도련님 일로 걱정하지 마세요.”“시간이 지나서 좀 얌전해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야.”나태웅을 말하는 것이었다.나태범이 가장 걱정하는 건 바로 나태웅이었다. 얌전히 있을 때는 말을 잘 듣는 편이어서 뿌듯했는데, 성질을 부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어서 나태범까지 골치 아플 정도니까 말이다....소란스러웠던 밤이 지났다.나태웅은 나태범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자꾸만 자리를 뜨려하는 나태웅을 보며 나태범의 사람들이 그를 말렸다. 그리고 억지로 거실에 앉아있게 했다....고은영은 어젯밤 킹덤 타운에 찾아가지는 않았지만 이튿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안지영은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일어났어? 어제 소란이 있었다며? 좀 더 자지 그랬어.”고은영이 물었다.안지영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잠결에 깨난 것 같지는 않았다. 일찍 일어난 게 분명하다.“나태웅 때문에 화가 나서 잘 수가 있어야지!”나태웅 때문에 일상이 방해받은 기분이었다.나태웅이 차라리 제 발로 걸어서 감옥에 들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다면 안지영도 편하게 살 수 있을 텐데 말이다.“어젯밤 크게 싸운 거야?”“배준우 씨가 안 알려줬어?”“그냥 싸웠다고만 말하던데...”너무 졸려서 다른 건 제대로 듣지 못했다.하지만 싸웠다는 것을 들었기에 깨자마자 안지영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배준우를 떠올린 안지영은 또 화가 나서 얘기했다.“네 남편 완전 어이없어!”“응?”“나태웅을 도와주러 왔단 말이야! 선명 씨랑도 친구면서, 결국 팔은 안쪽으로 굽는다는 거잖아!”안지영이 화가 나서 소리 질렀다.어제 배준우가 오지 않았다면 일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배준우는 나태웅의 편만 들어주지 않았던가.“팔이 안으로 굽는 게 아니라, 약한 사람을 도와주는 거야.”안지영은 고은영의 말을 듣고 혀를 찼다.“약한 사람이라고? 동정심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네. 그럼 나태웅이 뭐 약한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39화

    가장 화가 났던 건 나태범의 태도였다.아버지로서 아들의 잘못을 바로잡아주지는 못할지언정, 참여하는 모습이라니.나태범이 나태웅을 많이 아낀다는 것은 잘 알지만 선을 넘는 모습을 보여줄 줄은 몰랐다. 화가 난 나태현은 바로 자리를 떠나가 버렸다.결국 나태웅과 나태범만 자리에 남았다. 나태범은 화가 나서 앞에 놓인 찻잔을 던져버렸다.“이 쓸모없는 놈!”나태웅은 날아오는 찻잔을 피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찻물이 뜨겁지 않았다는 것이다. 찻잔은 그대로 굴러 나태웅의 품에 떨어졌다.나태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태범이 이어서 얘기했다.“내가 얘기했지. 안지영은 결국 돌아올 거라고!”“더 늦으면 안 됩니다!”나태웅이 결국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나태범은 화가 치솟아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그렇다고 킹덤 타운에 가? 다른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는 건 실책이야.”“장선명도 우리 가문에서 사람을 때린 적이 있잖습니까.”그 말인즉슨, 장선명도 한 짓을 나태웅이 못할 리 없다는 뜻이었다.“그거랑은 다르지. 장선명은 곧 약혼녀를 잃을 거야. 그러니 우리가 너그럽게 이해해 줘야지.”“...”‘너그럽다는 단어를 이런 일에 쓰는 게 맞나?’나태범은 아주 당연한 듯이 얘기했다. 나태웅은 호흡이 가빠져 나태범을 쳐다보았다.나태범은 심호흡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됐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 진정 좀 하고. 또다시 이상한 수작 부렸다가는 안지영이 우리 가문에 시집오지 못하게 만들 테니까 말이다!”당근을 줬으면 채찍도 있어야 하는 법이다.아무리 사랑하는 막내아들이라고 해도 혼낼 때는 따끔하게 혼을 내야 했다.“어르신.”집사가 다가와 자리에서 일어나는 나태범을 부축해 주었다.“저 자식은 오늘 저 의자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해.”“...”“...”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라는 건지 벌을 서라는 건지 모를 말이었다.하지만 벌이라고 해도 꽤 나은 편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사당에 가서 온종일 꿇어앉아 있어야 할 것이다.“그동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38화

    “진이훈!”“네, 대표님.”“거기 서서 뭐 해! 얼른 돕지 않고!”나태웅이 고함을 질렀다.겨우 한숨을 돌렸던 진이훈은 그런 나태웅의 말을 듣고 온몸이 흐물흐물해지는 것만 같았다.‘나도 같이 죽자는 건가... 아무리 상사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하지만...’진이훈은 죽고 싶지 않았다....나태웅은 결국 강제로 끌려 들어갔다.새벽 두 시. 나태범은 실크 잠옷을 입고 얼굴을 찡그린 채 나태웅을 쳐다보았다. 단잠을 방해한 녀석이 썩 곱게 보이지는 않았다.나태범은 화가 난 말투로 말했다.“체력이 남아도는 모양이야?”동영 그룹에서 사람이 되어 온 줄 알았더니만, 지금 보니 사람이 덜 된 것이 분ㅁ여하다.16살 때보다 더 세게 반항하고 있으니 말이다.그때도 나태웅을 진정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어려워졌다.나태범의 사람들은 나태웅을 끌고 들어와 의자에 억지로 앉혔다. 의자에 앉는 순간 나태웅은 얼굴을 찡그리며 불쾌감을 드러냈다.나태범은 그런 나태웅을 보면서 더더욱 화가 났다.“내가 오늘 너한테 한 말을 다 잊은 거야?”“안지영은 지금 킹덤 타운에 있어요. 방법을 대서 거기서 나오게 해야해요.”“...”“...”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 보듯 나태웅을 쳐다보았다. 머리가 아프다는 표정뿐만이 아니었다.나태웅을 잘 아는 사람들은 나태웅이 몇 년 동안 변하지 않았음을 잘 알아낼 수 있었다.동영 그룹에 그렇게 오래 있으면서도 변한 것 하나 없었다.“너 이 자식, 안지영이 킹덤 타운에 산다고 해서 킹덤 타운에 쳐들어가 그런 짓을 벌여?”그렇게 말하면서도 나태범은 가슴 한편으로 뿌듯함을 느꼈다.나태웅이 드디어 조바심을 내니까 말이다.“이유가 부족한가요?”“그래,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보마.”“아버지!”옆에 있던 나태현이 언성을 높였다.나태범과 나태현의 시선이 부딪쳤다. 나태현의 눈빛은 차갑고 진지했고 나태범의 시선은 어쩔 수 없다는 것 같았다.나태현은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말했다.“프로젝트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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