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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1화

Author: 송언희
나씨 가문에 도착한 나태웅은 집안에 들어서기도 전에 나태범의 고함 소리를 들었다.

나태웅은 눈을 질끈 감고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나태웅은 무언가가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무의식으로 몸을 움직였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 이마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그와 동시에 머리도 어지러워졌다.

집사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외쳤다.

“대표님!”

화를 내던 나태범은 집사의 목소리를 듣고 손의 재떨이를 꽉 움켜쥐었다.

이마를 붉게 물들인 나태웅을 보면서, 나태범은 화가 나서 재떨이를 책상에 던져버렸다.

나태웅의 모습을 보면서 나태범은 화를 참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너, 너 때문에 내가 정말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야. 이 쓸모없는 자식!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돼?!”

나태웅은 이마를 만져보았다. 손끝에 따뜻하고 진득한 액체가 묻어나왔다.

그 모습을 본 집사는 얼른 사람을 시켜 구급상자를 가져오라고 했다.

고용인은 얼른 가서 구급상자를 가져와 나태웅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나씨 가문은 난장판이 되었다.

화가 나 있던 나태범은 집사와 고용인이 나태웅을 싸고도는 모습을 보고 더욱 혈압이 올랐다.

“다 물러가! 사내자식이 이 정도도 못 참아? 죽을 것도 아닌데! 차라리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이 못난 놈 같으니라고.”

“어르신, 진정하세요.”

집사가 나서서 얼른 나태범을 말렸다. 이러다가는 더 심한 말로 나태웅을 상처 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말은 거칠지만 속이 여린 사람은 이런 점이 좋지 않았다.

화가 나면 비수 같은 말로 상대방의 심장을 후벼 파니까 말이다.

나태범이 차갑게 얘기했다.

“다 나가!”

집사는 그런 나태범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나태웅의 이마에 반창고 하나 붙여주고 사람들을 데리고 나갔다.

이제 나태범과 나태웅만 남았다.

나태범은 나태웅을 노려보면서 물었다.

“안지영더러, 하주원에게 사과하라고 한 거야?”

그 질문에 나태웅은 이를 꽉 깨물었다.

아버지인 나태범도 지켜보지 못할 정도라니.

나태범은 안지영이 나태범의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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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영은 킹덤 타운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하주원에게 사과도 하지 않았다.장선명은 안지영을 데리고 킹덤 타운에 도착했다.“먼저 씻어. 안 좋은 일들을 털어버려야지.”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확실히 재수가 없긴 했어요.”오늘은 재수가 좋지 않은 날인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일들을 겪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말이다.그래도 오늘 강제로 나씨 가문에 다녀온 것을 생각하면 재수가 없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샤워를 마친 후 안지영은 먼저 안열에게 전화를 걸었다.“안 대표님.”“부승호 씨와 시간 좀 잡아줘요. 만나봐야겠어요.”안지영은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으면서 전화기 너머의 안열에게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안열은 약간 멍해있다가 대답했다.“부승호 씨를 만나려고요?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됩니다만.”안열이 보기에는 부승호는 안씨 가문과 안진섭에게 모든 충성을 다 했었다.주식을 나태웅에게 팔아넘기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주식을 팔아버린 부승호는 안씨 가문을 완전히 배신한 것과 같다.배신자는 다시 만날 필요가 없다는 게 안열의 생각이었다.안지영이 한숨을 내쉬고 얘기했다.“당신이 몰라서 그래요.”부승호는 동지운과 달랐다. 부승호는 안진섭과 함께 모든 것을 일궈낸 사람이 아니겠는가.물론 동지운도 초창기 멤버지만 부승호는 동지운처럼 야망이 없고 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그런데 갑자기 주식을 나태웅에게 팔아넘긴 것은 분명 원인이 있었을 것이다.안지영은 부승호가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했다.“그럼 언제가 편하실까요?”안지영이 뜻을 굽히지 않자 안열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내일로 하죠.”“네.”전화를 마친 안지영의 눈이 빛났다.나태웅의 이름을 떠올린 안지영은 바로 나태웅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버리고 싶었다.그 쓰레기는 정말 사람을 화나게 하는데 재능이 있다.아래층으로 내려온 안지영은 장선명이 주방에 서서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2화

    나태범은 종래로 이런 일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일을 제집에서 당하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마음대로 처리하세요.”말을 마친 나태웅이 바로 떠나려고 했다.나태범은 그런 나태웅을 불러세웠다.“거기 서.”“또 무슨 일입니까?”나태웅이 물었다.“무슨 일이냐고? 내가 너를 불러서 들을 말이 고작 그 한마디겠어?”“아니면요?”“아니면요? 하, 넌 네 형을 하나도 닮지 않았어. 그래도 역시 네 형이...”더 믿음직해.나태범은 그 말까지 하지 못했다. 요즘 나태현의 행실을 떠올린 나태범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도대체 아들을 키운 건지 아니면 뱀을 키운 건지.두 아들 다 결혼 문제 때문에 전전긍긍하면서 나태범의 도움은 받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이제 어쩌다가 마음을 놓을까 했더니만 더욱 애만 타게 한다.“너 정말 안지영이랑 잘 되고 싶으면 앞으로는 내 말을 들어.”그 말을 들은 나태웅이 바로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나태범을 쳐다보았다.나태범은 계속해서 얘기했다.“왜 안지영을 그렇게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안지영에게 관심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꽉 붙잡고 있지는 않았겠지.”나태범은 그 누구보다 자기 아들을 잘 안다고 자부했다.멍청이 나태현에 비하면, 나태웅이 저지른 실수는 귀여운 수준이다.나태웅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갑게 나태범을 바라볼 뿐이다.나태범은 아무 말도 안 하는 나태웅을 확 발로 걷어차 버리고 싶었다.“정말 안지영을 손에 넣고 싶으면, 하주원한테 사과하라는 소리는 집어치워 버려.”나태범이 얘기했다. 그리고 대답하지 않는 나태웅을 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내 말을 들어. 그러면 안지영이 장선명과 결혼하기 전에 네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 줄 테니까.”“...”그 말을 들은 나태웅은 미간을 좁혔다.“말을 들으라고요?”“그래, 난 누구보다도 네 속내를 잘 알아. 싫은 척하기는. 쯧.”나태범이 혀를 차면서 나태웅을 놀려주자 나태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러자 나태범은 재미를 잃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1화

    나씨 가문에 도착한 나태웅은 집안에 들어서기도 전에 나태범의 고함 소리를 들었다.나태웅은 눈을 질끈 감고 안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나태웅은 무언가가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무의식으로 몸을 움직였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 이마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그와 동시에 머리도 어지러워졌다.집사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외쳤다.“대표님!”화를 내던 나태범은 집사의 목소리를 듣고 손의 재떨이를 꽉 움켜쥐었다.이마를 붉게 물들인 나태웅을 보면서, 나태범은 화가 나서 재떨이를 책상에 던져버렸다.나태웅의 모습을 보면서 나태범은 화를 참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너, 너 때문에 내가 정말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야. 이 쓸모없는 자식!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돼?!”나태웅은 이마를 만져보았다. 손끝에 따뜻하고 진득한 액체가 묻어나왔다.그 모습을 본 집사는 얼른 사람을 시켜 구급상자를 가져오라고 했다.고용인은 얼른 가서 구급상자를 가져와 나태웅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나씨 가문은 난장판이 되었다.화가 나 있던 나태범은 집사와 고용인이 나태웅을 싸고도는 모습을 보고 더욱 혈압이 올랐다.“다 물러가! 사내자식이 이 정도도 못 참아? 죽을 것도 아닌데! 차라리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이 못난 놈 같으니라고.”“어르신, 진정하세요.”집사가 나서서 얼른 나태범을 말렸다. 이러다가는 더 심한 말로 나태웅을 상처 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말은 거칠지만 속이 여린 사람은 이런 점이 좋지 않았다.화가 나면 비수 같은 말로 상대방의 심장을 후벼 파니까 말이다.나태범이 차갑게 얘기했다.“다 나가!”집사는 그런 나태범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나태웅의 이마에 반창고 하나 붙여주고 사람들을 데리고 나갔다.이제 나태범과 나태웅만 남았다.나태범은 나태웅을 노려보면서 물었다.“안지영더러, 하주원에게 사과하라고 한 거야?”그 질문에 나태웅은 이를 꽉 깨물었다.아버지인 나태범도 지켜보지 못할 정도라니.나태범은 안지영이 나태범의 앞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0화

    결국 이를 꽉 깨물고 물었다.“왜 안지영을 데리고 나씨 가문에 간 거지?”“어르신도 대표님을 걱정해서 그런 겁니다. 대표님이...”거기까지 말한 집사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나태웅은 집사가 말하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 나 때문이라고? 내가 그렇게 쓸모없어 보였나 보지?”“아, 아닙니다! 그저 대표님의 상태가 걱정되셨나 봅니다.”집사는 나태웅에게 나태범의 진심을 전달할 수 없었다. 나태범의 눈에, 나태웅은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었다. 요즘 들어 나태범은 나태웅이 동영그룹에서 배운 것이 정말 하나 없다고 푸념했다.나태웅이 동영그룹의 결단력과 행동력은 하나도 배우지 못했다고 말이다.조금이라도 배웠다면 나태범은 지금 손자를 돌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나태웅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몸을 돌려 부승호를 쳐다보자 부승호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태웅을 쳐다보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는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끈 같았다.나태웅이 앞으로 다가가 부승호의 맞은편에 앉아 얘기했다.“이번 일이 끝나면 내가 직접 데려오지.”“털끝 하나 건드리기만 하면...”“그럴 일은 없어.”부승호가 말을 다 하기 전에 나태웅이 말을 끊었다.나태웅은 몸을 일으킨 후 편지봉투를 건넸다. 그 안에는 부승호가 해야 할 일이 적혀있었다.부승호는 차갑게 나태웅을 올려다보았다. 부들거리는 주먹을 겨우 참으면서 말이다....장선명이 안지영을 데리고 나온 후, 장성현까지 차에 탔다.장성현은 얼른 안지영을 위로하면서 얘기했다.“지영아,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이 할아버지한테 얘기해. 내가 지켜줄 테니까.”“감사합니다.”장성현의 위로에도 안지영은 속이 편하지 않았다. 자꾸만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만 같았다.나태웅이 전화를 걸어도 바로 끊어버렸다.안지영은 나태웅만 생각하면 짜증이 나서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장선명은 먼저 장성현을 장씨 가문에 데려다주었다.“너희들도 돌아가.”“네.”“조심해. 나태범은 그야말로 정신병자니까!”장성현이 얘기했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19화

    나태웅은 이미 부승호와 함께였다.부승호는 어두운 표정으로 나태웅을 보면서 차갑게 얘기했다.“이제 그녀의 소식을 나한테 줄 수 있겠어?”“당연하지. 하지만 네가 도와줘야 할 게 있어.”“내가 뭘 더 해야 하는데!”부승호가 분노에 가득 찬 눈을 하고 화를 냈다.하늘 그룹에 오랫동안 몸 담그고 있으면서, 하늘 그룹은 부승호를 아주 아껴주었고 부승호도 하늘 그룹을 집처럼 생각했다.이번 일만 아니었으면, 부승호가 나태웅에게 주식을 파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나태웅이 수를 쓴 게 분명하다!”나태웅 씨, 우리 아가씨는 당신에게 마음이 없어. 내 주식을 가지면 하늘 그룹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아? 순진하긴.”“장선명이 안지영을 언제까지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아?”나태웅이 차갑게 웃었다.자신만만한 부승호에 대해서는 상관도 하지 않았다.부승호가 지금 나태웅에게 주식을 팔아넘기는 건, 장선명의 수단이 나태웅보다 더 위였기 때문이다. 부승호는 나태웅이 한 모든 일들이 장선명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부승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나태웅을 쳐다보았다.“마지막이야. 이번 일이 완성되면 정보를 알려줄게. 응?”“뭘 하려는 거야.”부승호의 말을 들은 나태웅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사람에게는 약점이 존재한다. 그 약점만 찾으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부승호도 꿇지 않았는가.나태웅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나태웅의 전화가 울렸다.꺼내 보니 나씨 가문에서 걸어온 전화였다.나태웅은 부승호를 스윽 쳐다보더니 얘기했다.“전화 좀 받고 올게.”말을 마친 후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너, 당장 돌아와. 지금 당장!”전화기 너머의 나태범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나태웅이 미간을 좁힌 채 물었다.“무슨 일이죠?”“장선명이 와서 우리 경호원들을 때려눕혔어!”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분노였다.강성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나태웅에게 있어서, 이토록 무례한 젊은이는 처음이었다.장선명 때문에 화가 났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18화

    안지영은 바로 문을 나서려고 했지만 경호원이 그녀를 막아 나섰다.“안지영 씨.”집사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장선명이 도대체 이곳에 어떻게 들어온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나씨 가문의 경비는 아주 삼엄했다.문이 있는 곳에는 경호원이 다 서 있었기에 외부인은 나씨 가문에서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었다.하지만 장선명이...집사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장선명이 문 앞으로 다가왔다.“알아서 꺼내줄래, 아니면 내가 무력으로 꺼내와야 하는 건가?”무력으로 꺼낸다고 말하는 장선명에게서는 강압적인 태도와 까리함이 동시에 느껴졌다.그 말에 모든 사람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중에서도 집사의 표정이 가장 어두웠다.“그러실 수 없습니다.”“윽.”집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경호원 한 명이 쓰러진 채 일어서지 못했다.다른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놀라서 숨도 쉬지 못했다.안지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멍하니 바닥에 쓰러진 경호원을 쳐다보았다.이윽고 손목에서 온기가 느껴졌다.“가자.”장선명이 안지영의 손목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정신을 차린 집사가 얼른 그 앞을 막아 나섰다.“안 됩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당신도 이 바닥에서 자고 싶은 거야? 이 차디찬 바닥에서?”그 말을 들은 집사는 몸을 움찔거렸다.장선명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씩 웃고는 안지영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하주원은 갑자기 등장한 장선명을 보고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장선명은 안지영을 데리고 구불구불한 길을 걸었다.아까까지만 해도 밖에 사람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 이 길 위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차에 탄 안지영이 여전히 멍한 표정을 짓고 있자 장선명이 손가락을 튕겼다.“어, 어떻게 여기를 온 거예요?”“어떻게라니?”“게다가 나씨 가문을 자기 집처럼...”나씨 가문이 얼마나 삼엄한 곳인지, 안지영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장선명은 안지영을 데리고 나씨 가문에서 빠져나왔다.“알고 싶어?”마주한 장선명의 눈빛은 아주 매혹적이었다. 안지영은 머리를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17화

    이윽고 하주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년이 이 안에 있는 거, 맞아?”경호원 두 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 앞을 지켰다.“비켜!”안지영이 왔다는 것을 들은 하주원은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달려왔다.한편으로는 이모부가 왜 이런 계집을 데려온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돌아온 집사는 하주원이 경호원과 대치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리고는 딱딱한 말투로 얘기했다.“아가씨, 언행을 조심하세요.”집사의 목소리를 들은 하주원은 고개를 돌렸다.“그래서 안지영이 정말 이 안에 있다는 거야?”“안지영 씨는 어르신께서 점 찍어놓은 며느리입니다. 그러니 가만히 계시는 게 좋을 겁니다.”“뭐? 며느리? 지금 나랑 장난하는 거지?”하주원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안지영 같은 계집이 나씨 가문의 며느리가 된다고? 아니야, 내가 살아있는 한, 안지영은 그럴 수 없어!’집사는 엄숙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어르신이 직접 나선 일인데, 거짓말일 리가 있겠습니까.”하주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모부가 직접 나선다는 건 이 일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하주원은 이모부가 정말 안지영을 며느리로 삼으려고 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몰라! 안지영과 둘째 사촌오빠가 결혼하게 내버려둘 수 없어! 안지영은 그럴 자격이 없으니까!”“맞아, 난 자격이 없어. 하주원의 말이 맞아요. 난 정말 자격이 없어요.”안지영이 나서서 얘기했다.안지영의 발이 문을 나서려는 순간, 경호원이 경계 태세로 그녀를 막아 나섰다.안지영은 지끈지끈한 머리를 감싸 쥐고 얘기했다.“뭐라고 하는지 못 들었어요? 난 자격이 없다니까요!”“너라도 알면 됐어. 뻔뻔한 년. 이렇게라도 상류층에 들고 싶다는 거야?”화가 난 하주원은 할 말, 못 할 말 가리지 않고 뱉어냈다.안지영은 그런 하주원을 정신병자라고 생각한 채 완벽히 무시해 버렸다.하지만 하주원의 입에서 나오는 비속어까지 참을 수는 없었다.“내가 찾아온 게 아니야.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증명해 줄 수 있어. 나는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16화

    “배고파요.”안지영이 화가 풀리지 않은 말투로 얘기했다.집사는 그런 안지영에게로 시선을 돌리면서 얘기했다.“드시고 싶은 게 있으면 얘기해 주십쇼. 주방에 전달하겠습니다.”“적어도 60첩 밥상은 내와야지 않겠어요?”“30분 안에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집사는 안지영이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반항할 수는 없으니 분풀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였다.그런 안지영의 성질을 지켜보던 집사는 이런 안지영과 함께 살게 될 나태웅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을 했다.화가 부글부글 끓던 안지영은 집사의 그 말을 듣고 참을 수 없어서 소리쳤다.“나씨 가문의 셰프는 이 정도도 못하나 봐요?”“...”‘저 입을 확 그냥!’“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라고 하죠.”저 입술에서 나오는 말은 열에 아홉이 억지였다.짧은 시간 동안, 안지영은 나씨 가문 사람들에게 본인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었다....다른 한편.장성현과 나태범이 한자리에 모였다.두 사람은 다 장선명이 어디 간 건지 몰랐다.“네 손자는?”“네 아들을 불러내!”두 사람이 동시에 얘기했다.이윽고 두 사람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차갑게 ‘흥’하고 코웃음을 쳤다.장성현의 태도는 보나 마나 나태웅을 찾아온 것이었다.두 사람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처럼 서로를 노려보았다.두 사람은 젊었을 적부터 앙숙이었다. 그러다가 10년 전 두 사람이 은퇴하면서부터 이 갈등이 잦아들었다.두 사람은 10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하지만 자식들 때문에 1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될 줄 전혀 몰랐다.“난 내 손자며느리를 데리러 왔어.”“네 손자며느리는 여기 없어. 내 며느리지.”“네 며느리라고? 뻔뻔하게 말하지 마. 그 애는 네 아들을 좋아하지 않아. 낯짝이 두꺼운 것도 유분수지.”장성현은 물러서지 않고 얘기했다.주변의 사람들은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면서 약간 겁을 먹었다.장성현은 주변 사람들을 전혀 개의치 않고 솔직하게 얘기했다.나태범은 안지영이 나태웅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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