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은지가 받은 충격은 그녀를 완전히 무너뜨린 듯 보였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고은지는 깨어나지 않았다. 고은영은 고은지의 침대 옆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고은지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게 분명했다. 량천옥은 지금껏 고은지의 얼굴을 유심히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왜인지 숨이 막힐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특히 고은지의 얼굴에 감도는 마치 언제든 세상을 떠날 것만 같은 창백함이 그녀를 더 숨 막히게 했다.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숨이 턱턱 막혔다. 병실 안에서 고은영의 마음 역시 더없이 고통스러웠다. “언니, 제발 빨리 깨어나. 응? 꼭 깨어나야 해.” 이 순간 고은영은 고은지를 향한 연민이 극에 달했다. ‘량천옥이라는 여자는 대체 어쩌다 이렇게나 악랄해졌단 말인가? 그 여자는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고은영은 고은지에게 미안함과 애정이 넘쳐흘렀다. 그리고 고희주...! 그 아이는 그녀의 손녀인데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지를 수가 있는지. 한편, 나태현은 서 의사의 사무실에 있었다. 고은지와 량천옥의 관계를 비교한 데이터 자료를 보고 두 사람이 확실히 모녀 사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병실에서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믿기 어려웠지만 이제 확실히 확인하고 나니 그의 가슴속에는 차가운 감정이 퍼져 나갔다. 량천옥의 딸이라니, 하...! 배준우는 혜나로부터 병원에서 고은영과 량천옥이 싸웠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병원으로 달려왔다. 고은영의 얼굴에 긁힌 자국을 보자 그의 얼굴은 즉시 차가워졌다. 병실 앞에 있는 보안 요원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말했다. “무슨 일이지? 당신들은 장식인가?” 이곳에 이들을 배치해둔 건 혹시라도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데도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혜나가 다급히 다가와 설명했다. “사고는 이 층에서 벌어진 게 아니라 한 층 위에서 일어났습니다.” 량천옥의 병실은 고은지의 병실과 같은 층이 아니었다. 만약 이런 일이 이곳에서 발생했더라면 아니, 눈
Terakhir Diperbarui : 2024-11-21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