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 챕터 661 - 챕터 670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의 모든 챕터: 챕터 661 - 챕터 670

692 챕터

제661화 응급 치료 중

공포에 젖은 거대한 비명과 함께 나는 몸을 순식간에 일으켰고 순간 누군가의 팔이 나를 단번에 감쌌다. “지아 씨, 진정해요...”나는 숨을 헐떡이며 눈을 번쩍 떴다. 그러고는 눈앞의 뚜렷한 이목구비를 바라보며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하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현우 씨, 나는...방금 어떤 차가 우리를 들이받았고 난 그 충격에 창문 밖으로 날아갔어요...”배현우의 눈길은 나의 얼굴에서 벗어나질 않았다.“지아 씨, 뭔가 기억난 게 맞죠?”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방금 화면들은 실감이 나긴 했지만 분명 꿈이었기 때문이다.“걱정 마세요. 다 지나갔어요. 봐요.” 배현우는 부드러운 말투로 나를 위로했다.나는 멍하니 주위를 쓱 훑어보다가 갑자기 내 몸 밑에 깔려있던 도혜선이 생각나 본능적으로 머리를 숙여 몸 밑의 침대를 봤다. 그러고는 깊은 꿈에서 금방 깨어난 사람처럼 다급하게 물었다. “혜선 언니는요? 우리 혜선 언니는 어디에 있죠?”배현우는 내 등을 도닥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 귀에 속삭였다.“아직 응급 치료 중이에요.”나는 순간 온몸이 굳어지며 내 귀를 의심했다.“응급...응급 치료 중이라고요?”순간 나는 평정심을 잃고 배현우를 밀쳐내고 침대에서 내려가려 했다.“혜선 언니를 보러 가야 해요. 언니 상태가 어떻죠? 왜 응급 치료를 해야 하죠? 언니...언니가 심하게 다친 건가요? 혜선 언니는 나를 구하려고 그렇게 다친 거예요...”나는 갑자기 참고 있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도혜선을 응급 치료하고 있다고?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침대의 가장자리를 향해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배현우가 나를 제지하며 입을 열었다.“지아 씨...”“혜선 언니는 나를 보호하려고 자기 몸으로 나를 감싸안았어요. 그래서 내가 벼랑에 떨어지지 않은 거예요...” 나는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눈물범벅이 되어 흐느끼며 가까스로 말을 이어나갔다. “나를 언니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줘요. 언니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요. 언니에게
더 보기

제662화 신호연을 체포하다

“배현우 씨, 다행히도 환자는 목숨을 건졌어요. 그런데 환자의 갈비뼈가 골절되고 비장의 일부분이 파열돼 제거 수술을 했어요. 게다가 환자 머리에 뇌진탕이 있어 현재 혼수 상태에 있어요. 앞으로 쭉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이 소식은 나에게 그야말로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었다. 도혜선이 어떻게 이 정도로 심각하게 다칠 수 있지? 진짜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목숨을 건진 게 다행인 것 같았다.“선생님, 환자가 아주 위독한 상태인가요?” 서강민이 떨리는 입술 사이로 간신히 말을 꺼냈다.“잠시 후 환자를 중환자실로 보내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해 봐야 할 것 같고요. 24시간 이내에 생명 징후와 여러 수치가 정상으로 나타나고 본인 스스로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면 이른 시일 안에 일반 병실로 돌아갈 수 있긴 할 것 같아요.”의사는 우리에게 자세한 설명을 마친 후 돌아서 응급실로 돌아갔다.나는 저도 모르게 몸을 비틀거리며 중얼댔다. “이게 다 내 탓이야. 나만 없었다면 혜선 언니가 이렇게 심각하게 다치지 않았을 거야.”이에 이미연은 서둘러 나를 위로했다. “지아야, 너도 너무 자책하지 마. 나중에 우리 함께 중환자실에 가서 혜선 언니를 보자.”48시간 후, 도혜선은 마침내 일반 병실로 보내졌다.나는 팔뼈에 금이 가 감히 큰 동작으로 움직일 수 없어서 배현우가 최고의 특수 간호사를 나에게 붙여놨다.서강민은 도혜선이 아직 혼수 상태일 때 별다른 행동이 없이 묵묵히 그녀의 곁을 지키기만 했다. 그 모습이 왠지 내 눈에는 참 가슴 아파 보였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는 서강민의 마음속에 분명 도혜선이 있다는 걸 대충 눈치챘다. 서강민이 우리 사고 소식을 어떤 경로를 통해 알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서강민과 도혜선 사이의 일은 우리 외부인이 뭐라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불행 중의 다행은 도혜선의 상태가 점점 안정되고 있다는 것이었다.이쪽 상황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지만 김우연 쪽의 상황은 그다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비록 우
더 보기

제663화 거품을 문 아기

말을 마친 후 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유심히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그녀의 얼굴은 순간 창백해졌지만 이내 핏기가 돌아왔다. 그러고는 여전히 실실 웃으며 나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운전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죠.”전희는 오만방자하고 눈에 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조금 전 그 짧은 순간의 미묘한 표정 변화 하나만으로도 많은 걸 설명할 수 있었다.나는 눈을 실처럼 가늘게 뜨고 담담하게 받아쳤다. “충고해 줘서 아주 고마워요. 그런데 어쩌죠? 저 고양이 띠라서.” 그러고는 발걸음을 돌려 밖으로 나가 바로 차에 올라타 운전기사에게 목적지를 알려줬다.“회사로 가주세요.”내가 다친 이후로 배현우는 내가 운전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대신 운전기사를 한 명 안배했다.차에서 나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전희가 병원에 도대체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 그러다 잠시 생각을 중단하고 휴대폰을 꺼내 이동철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했다. “전희가 병원에 뭔 일로 왔는지 좀 알아봐 줘요.”전화를 끊기도 전에 또 다른 전화가 내 휴대폰으로 걸려 왔다. 남미주였다.“지금 어디야? ”“회사로 돌아가는 중이야.”“급한 일이라도 있어?”“응, 지시할 일이 좀 있어.” 나는 남미주에게 숨기지 않았고 그녀는 내가 다친 일을 전부 알고 있었다.“무슨 일 있어?”“아니야. 그럼 네가 볼 일 다 보고 나에게 전화해.” 그녀는 별다른 얘기 없이 전화를 끊었다.나는 회사로 돌아와 먼저 구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신예 건축에 관한 일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구 변호사는 한참 동안 말없이 생각만 하다가 입을 열었다. “대표님은 지금 저더러 이 사건을 담당하라는 뜻인가요?”“이 사건은 반드시 구 변호사님이 맡아야 해요. 나는 딴 사람을 믿을 수 없거니와 설령 그 사람에게 맡긴다 해도 승소할 수 없단 걸 잘 알고 있어요.”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우리 둘 사이의 소통은 점점 단도직입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일 년 동안의 소통을 통
더 보기

제664화 남미주의 발견

“그 어미에 그 딸이라고 엄마라고 생긴 사람이 그 따위 인간인데 딸이 어떻게 정상일 수 있겠어요?”나는 담담하게 대답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 작은 아기가 나중에 과연 어떤 사람으로 변할 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중얼거렸다.인품이 좋은 사람이 교육하면 성실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비뚤게 성장해 타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지는데 아이는 이런 내 맘을 알기나 하는지 작은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한 줌 잡아 입에 넣었다.“지아 언니, 나중에 신호연도 이 아이를 버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가 너무 가엽잖아요. 아무래도 제 집에 며칠 맡겨둬야 할 것 같아요. 요 며칠 동안 나도 이 아이에게 감정이 생겼어요. 아무리 어린아이라 해도 필경 살아있는 생명이잖아요.”심은정은 나를 바라보며 걱정이 가득 찬 목소리로 우려를 토로했다.“도리는 저도 다 알아요. 근데 저는...”사실 나는 심은정이 뭘 말하려는지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아무리 감정이 있다고 해서 아이를 계속 곁에 둘 수는 없을 것이다. 아이의 출신에 관련된 정보가 아직 오리무중인 상태니까 말이다.“너무 무리해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요 며칠만 수고해 줘요. 내가 경찰에 문의해서 이 아이의 진짜 아빠를 빨리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 볼게요. 아이의 진짜 핏줄을 알아내는 게 아이에게 제일 좋은 결말이니까요.”나는 품속에 안겨 있는 아이를 바라봤다. 아이에게 나는 하나도 낯선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나는 한쪽 손을 다쳐 움직이기 불편해 오른손으로만 아이를 안고 있었다. 아이는 붕대를 싼 내 왼손이 궁금해서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내 왼손을 만지작거렸다.“아이를 보는 건 전혀 힘들지 않아요. 저는 단지 이 어린 것이 엄마를 잘못 만나 가슴 아플 따름이에요. 아이의 운명이 참...”심은정은 더 말하려다 주저하고 말을 아꼈지만 나는 그녀가 뭘 말하고 싶은지 모를 수 없었다.이때 내 가방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심은정은 아이를 떠받아 안았고 나는
더 보기

제665화 또 다른 내가 나타나다

나는 그녀의 대답에 약간 의아했다. 그래서 의혹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따지듯이 물었다.“나에...대한 일이라고?”“맞아.” 그녀는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쓱 훑어보며 대답했다.“어떻게 된 일이야?”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남미주를 바라봤다. 그녀의 장난기가 사라지고 사뭇 진지해진 표정은 나에 대한 이 발견이 무게가 있는 중요한 발견이라는 것을 대변하고 있었다.그녀는 나에 대한 시선을 거두며 내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고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이지? 내 어떤 면에 대한 발견이야? 왜 그렇게 뜸 들여? 말하기 어려운 일이야?” 나는 의혹이 가득 찬 눈빛으로 남미주를 바라보며 숨도 쉬지 않고 연달아 질문 폭탄을 날렸다. 그녀의 표정은 왠지 심각하고 무거워 보였다.“말하기 어려운 게 아니라 이 발견은...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꽤 많아.” 남미주가 이렇게 난처해하는 모습은 나도 처음 본다. 나와 대화할 때 이렇게 우유부단하고 우물쭈물하는 그녀의 모습은 나도 참 생소하다.“나를 여기로 부르기 전에 말할지 말지 결정한 거 아니었어?”나는 아까보다 더 진지해진 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당연히 언니에게 말해야지.”남미주는 나를 힐끗 흘겨보더니 수수께끼를 풀기 시작했다.“우리 가문이 어떤 사업을 진행하던 중...이런 걸 발견했어. 한 번 봐봐.”남미주는 말을 마치고 들고 있던 휴대폰을 머뭇거리며 내게 건네줬다. “잘 봐.”나는 서둘러 휴대폰을 받아 휴대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화면에는 고화질 사진 한 장이 고정되어 있었다. 그 사진은 화려한 정원에 이국적인 옷을 입은 한 젊은 여자가 의젓하고 부유해 보이는 노부인 뒤에서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이었다. 총체적으로 조화롭고 따뜻한 분위기의 사진이었다.그런데 그 여자의 얼굴을 본 나는 입이 떡 벌어지고 말문을 잃고 말았다.내 시선은 그 얼굴에 고정되어 떠날 수 없었다. 딱 봐도 정교한 오관이 잘 어우러진 그 얼굴은 섬세한 아름다움이 물들어 있
더 보기

제666화 곧 있을 큰일

나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읽어낸 남미주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이미 감시하도록 지시해 두었으니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바로 알게 될 거야.”“믿을만해?”내가 남미주를 응시하며 물었다.“물론!”남미주가 의심할 여지 없는 단호한 눈빛으로 대답했다.“지금 그 사람의 출처를 찾고 있어. 제일 중요한 거니까.”내가 그녀의 핸드폰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이 사진, 나한테 보내줄 수 있어?”“당연하지!”그녀가 여전히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언니, 나한테 방법이 다 있어.”“이 사람 말하는 거야?”내가 고개를 들어 남미주를 바라보며 물었다.“어제 이세림이 나한테 만나자고 연락했었어. 날 포섭하려는 것이 분명해. 이세림 쪽이 이상한 것 같으니까 내가 접근해 보려고. 어때?”남미주가 나를 보며 물었다.남미주가 구체적으로 말하는 이유를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자신을 의심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사진을 전송한 뒤 핸드폰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아직도 내가 안 미더워?”“그건 아니고. 근데 이세림에 대해 알아봐 줬으면 하는 게 있어. 이세림이 똑똑하진 않은데, 뭔가 이상한 점이 있는 것 같아. 그 내막을 자세히 알고 싶어.”남미주가 도도하게 고개를 치켜들며 말했다.“이세림이 혹시 꼼수를 쓰면... 흥. 상관없어. 그럼 같이 놀아주지 뭐.”“좋지. 그런데 네 말마따나 꿍꿍이가 있으니까 조심만 하면 돼. 전에 네가 다쳤을 때 그쪽 사람을 건드렸으니까.”내가 남미주에게 언질을 주었다.“배후는 아마 J 국의 그 조직일 거야.”남미주가 손가락을 ‘딱’ 튕기며 말했다.“그럼 이렇게 해. 내가 그 사람 파볼게. 어떤지.”“뭐든 조심해. 그 조직이 얼마나 강한지는 너도 아니까.”내가 남미주에게 신신당부했다.“안전제일!”“이세림 아직 그만한 능력 안 돼. 지난번은 그냥 사고였을 뿐이야.”남미주가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그러나 이때, 나는 문득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만일 이대로라면 배현우가 조사 중인 방향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더 보기

제667화 부잣집 딸의 포악함

서동로에 도착한 나는 바로 경찰서로 들어갔다. 그리고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한 방으로 안내되었다.방 안에는 세 사람이 있었는데 이미연의 옆에 한 젊은 청년이 앉아있었다. 그 청년은 꽤 수려한 외모였으나 표정은 흙빛이었다.나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그 청년은 아마 회사의 신입사원일 것이다.그런 이유로 아마 이미연은 책임을 회사에 떠넘기지 않았을 것이다. 회사가 책임지게 된다면 신입사원에게 영향이 갈 것이므로. 이미연은 싹수가 보이는 후배는 절대적으로 보호해 주며 헌신하는 사람이었다.그리고 그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건방지게 앉은 모양새가 누가 봐도 이 사건의 주동자인듯 했다.“이대로 그냥 가려고? 어림도 없지. 똑바로 들으세요. 오늘 나한테 분명한 대답을 내놓아야 할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얼굴 바로 들고 다닐 수 없을 테니까. 제가 영상 인터넷에 뿌려버리면 어떻게 되겠어요?”그 소녀가 안하무인의 태도로 두 눈을 부릅뜬 채 청년을 바라보며 위협했다.방으로 걸어들어가던 내가 험악한 얼굴로 뒤돌아보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불쾌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꺼져! 아직 내 말도 안 끝났는데 어딜 들어와.”나는 어리둥절하며 소녀의 차림새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한눈에 봐도 ‘부잣집 딸’의 비주얼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몇백은 쉽게 웃도는 가격의 액세서리들을 주렁주렁 걸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인 가방만 보아도 절대 싸구려는 아니었다.나는 비록 브랜드는 잘 알지 못했지만 사치품인 것이 확실했다. 그러니 저 아이가 테이블 위에 보란 듯이 세워 놓은 것이다.이러한 그녀의 과시하는 행동들을 보아 절대 고귀한 집안의 딸이 아니라 하룻밤 사이에 벼락부자가 된 케이스일 것이다.나는 태연하게 그녀를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불었다.“저한테 한 말씀이에요?”그 소녀 애가 나를 매섭게 보더니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맞는데요. 왜요? 꺼지시라고요.”“하하. 건방지네요. 그럼 알려주세요. 제가 어떻게 꺼져드릴까요?”나는 그
더 보기

제668화 진짜 공범

주기찬은 마치 한 마리의 날쌘 치타처럼 눈 깜빡할 사이에 책상을 ‘휙’ 넘었다.우리가 미처 말리기도 전에 청년은 이미 소녀애의 목을 힘껏 조르고 있었다.“내가 감옥 가는 한이 있어도 넌 오늘 내가 죽인다.”이미연이 소리를 지르며 주기찬을 말렸다.“... 주기찬! 그만해!”나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미연과 함께 필사적으로 주기찬의 손을 아래로 당겼다.이때 경찰관 두 명이 뛰어 들어와 이성을 잃은 주기찬을 떼어내 제압했다.소녀애가 기진맥진한 채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크게 숨을 헐떡이며 씩씩대는 청년을 바라보는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또라이 같은 년. 정신이 나갔어. 넌.”주기찬이 욕설을 퍼부으며 숨을 몰아쉬는 그녀를 걷어차려다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바로 이때 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한 중년 남자가 걸어들어왔다. 뒤로는 건장한 체격의 경호원들이 뒤따랐다.그는 눈앞의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바닥에서 숨을 몰아쉬는 소녀를 보고 놀라며 물었다.“연서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바닥에 주저앉아있던 소녀가 구세주를 본 듯 울음을 터뜨렸다.“아빠!...”중년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소녀를 품에 안고는 우리를 뒤돌아보며 분노 서린 눈으로 노려보았다.“누가 그랬어?”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쩐지 여자애가 되바라진 것이 어른들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더니, 아버지라는 뒷배를 믿고 그랬던 것이구나.그 아이는 기세등등하여 이미연과 주기찬을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눈에 조금 전의 공포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듯했다.“이 사람들이요! 이 아줌마 둘이 이 사람 시켜서 저 죽이라고 했어요! 빨리 혼내줘요.”소녀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이미연을 가리키며 말했다.주기찬의 두 손은 여전히 두 경찰관에게 잡혀 있었다. 그러나 소녀의 행동을 보고 이미연이 괜히 일을 당할까, 걱정되어 앞으로 돌진하며 말했다.“제가 한 겁니다! 저한테 따지세요. 당신 딸은 미쳤...”주기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 남자가 큰소리를 쳤다.“때려!”
더 보기

제669화 이 사람 누구야

그 말은 우리가 그녀를 괴롭혔다는 소리였다. 덕분에 부녀는 더 의기양양해져 버렸다. 저 여자가 이곳에서 거침없이 행동하는 것 같더라니, 정말 빽이 있었던 모양이다.방금 들어온 그 사람은 겉보기엔 차갑고 원칙적인 듯 보였지만 조금 전 그 말은 누가 들어도 한쪽을 겨냥한 말이었다.그의 이런 태도에 부녀는 더 기세가 등등해졌다.“건방지기 짝이 없구나!”오대철이 이 틈을 타 호통을 쳤다.“나 이 오대철이한테 덤비는 놈은 살다 살다 처음이다. 감히 우리 딸을 괴롭혀? 이놈들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보구나. 저 기생오라비 같은 놈이, 우리 연서가 마음에 들어 한 것만으로도 영광인 줄 알아야지. 어디서 감히 손찌검이야!”그는 노발대발하며 걸어와 단숨에 미연의 앞을 막아선 나를 홱 밀쳤다.아무런 대비 없이 밀쳐진 나는 균형을 못 잡은 탓에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이미연이 다급히 손을 뻗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나는 눈을 질끈 감고 최대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왼쪽 팔을 감쌌다. 그때, 등 뒤로 누군가의 체온이 느껴지더니 나는 그의 품에 폭 안겼다가 다시 부축을 받고 몸을 일으켰다.나는 놀라 식은땀이 흘렀다. 정신없는 와중에 고개를 돌려 보니 날 붙잡아준 사람은 다름 아닌 문기태였다.그는 말없이 날카롭고 서늘한 눈빛으로 오대철을 노려봤다.오대철은 꼿꼿이 서서 문기태의 시선을 받아냈는데 아무래도 그가 누군지 모르는 눈치였다.하긴, 문기태는 워낙에 나서는 걸 싫어하니 아무리 명성을 떨쳤다 해도 그의 얼굴을 본 사람은 드물었다.그러나 그의 서늘한 눈빛만으로도 오대철의 기세를 눌러주기엔 충분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큰소리치던 오대철은 후에 들어왔던 그 중년 경찰을 슬쩍 곁눈질하기 바빴다.하지만 그 사람도 당황한 듯 잠시 멈칫했다. 문기태는 그가 입을 떼기도 전에 낮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오대철 소장님. 참 위엄 있으십니다. 하지만 자기 집안 위엄을 서에서 떨치려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소장?나는 소장이란 말에 잠시 멈칫했다. 어쩐지, 오연서
더 보기

제670화 누가 그랬어

그의 돌발 행동에 모두 공포에 떨었다. 그가 당장 무슨 짓을 할 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오대철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그러나 문기태는 시선을 떨구더니 의자를 끌어와 적당한 위치에 놓은 뒤 이미연을 앉히고 부드럽게 말했다.“이미연 씨, 다쳤어요?”그러자 이미연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저 괜찮아요.”“어디 다쳤어요?”문기태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물었다. 그의 거듭되는 질문에 그 자리에 있던 몇몇이 움찔했다.이미연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왼쪽 어깨를 꾹 눌렀다. 그녀의 구겨진 표정으로 보아 꽤 심하게 다친 모양이다. 우락부락한 남정네들이 주먹을 쓰니 그 힘이 세지 않을 리가 없었다.그러자 문기태가 조용히 물었다.“누가 그랬어요?”그의 목소리는 낮고 평온했는데 왜인지 등골이 오싹해났다.범인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뒤로 슬쩍 물러났다.문기태는 그런 그를 장장 5초 동안 집요하게 노려봤다. 그러더니 오대철에게 말했다.“소장님께서 오해라시니 한 번 들어 봐야겠네요. 제가 뭘 어떻게 오해한 건지.”그의 말에 오대철이 어쩔 수 없이 그의 부하들에게 눈짓을 보냈지만 아무도 나서서 말하지 않았다. 할 말이 없었던 그는 입술을 달싹이기만 할 뿐이었다.그러자 문기태가 고개를 돌려 주기찬을 한 눈 보고는 물었다.“그럼, 그쪽이 말해보시죠.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말할 기회가 생기자 주기찬은 냉큼 이를 악물며 일어나 사건의 전말을 낱낱이 말해줬다. 그는 말할수록 점점 감정이 격해지더니 손을 뻗어 오대철을 짚으며 말했다.“저 인간이 사람을 시켜서 우릴 때렸어요. 그리고 저 사람은 그런 그들의 안전장치였고요.”문기태는 주기찬의 진술을 전부 들은 후 오대철을 보며 말했다.“소장님. 여기서 어느 부분이 오해라는 거죠?”“오씨 가문은 공권 남용을 일삼는군요. 집안 사람이 행패를 부리는 것도 방관하고 심지어 합당한 이유도 만들어주시는 소장님 능력 아주 대단하십니다!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요, 그딴 권리는 누가 당신들한테 준 거지?”말을 마친 문기
더 보기
이전
1
...
656667686970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