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신의 귀환의 모든 챕터: 챕터 951 - 챕터 960

1612 챕터

제951화

“너, 너희들….”사람들이 아부하기 시작하자, 이장공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렇게까지 자신을 낮추며 염구준에게 절절매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았다.‘염구준의 명성이 이렇게 높았단 말인가?청해 무관의 제왕… 과연 헛소문은 아니었군!’“모두들 진정하세요. 오늘은 신위무관에서 공개적으로 제자를 받는 날이니, 순서 상관없이 모두 참여하실 수 있어요.”염구준이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런 다음 이장공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조용히 속삭였다.“이제 상황 판단 좀 돼? 내 쪽에서는 더 이상 널 받아줄 수 없어. 넌 저기 가서 무관 화장실 청소나 맡도록 해.”‘뭐, 뭐라고? 화장실 청소?’“염구준, 사람을 업신여겨도 정도가 있지!”결국 분노를 참지 못한 이장공이 남은 힘을 담아 염구준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네놈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날 무시할 자격은 없어!”아직도 개길 용기가 있다니, 염구준은 헛웃음이 나왔다. 그는 담담히 웃으며 가볍게 주먹을 휘둘렀다.펑하고 공력이 어딘가에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동시에 이장공의 몸이 회전하며 몇 십 미터 밖에 있는 벽을 부수고 대강당 옆에 있는 화장실 안쪽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이곳이 곧 너의 일터가 될 것이다.”염구준은 그 말과 함께 뻗었던 주먹을 내리며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맡은 바를 잘 수행한다면, 3년 뒤쯤 너의 처우를 다시 고려해보마.”그렇다는 건 이장공이 합격했다는 말인가?“이 사형, 축하해요!”“그러니까요, 정말 축해해요. 제일 먼저 신위무관에 합격한 제자가 되었네요!”“비록 화장실 청소하는 임무를 맡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개산대제자가 되다니! 모두 다 같이 사형에게 인사하러 가자!”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몇몇 이들은 말한대로 이장에게 다가가 깍듯이 인사를 건네기까지 했다.“화장실 청소를 맡은 첫 제자라니….”이장공은 바닥에 누운 채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이게 다 무슨 일이란 말인가?그는 은둔세가 중 최고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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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굴욕도 굴욕이지만, 이장공은 염구준의 실력에 놀랐다. 은둔세가를 나오면서 그는 이미 염구준이 옥패를 3개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언질 받았었다. 그래서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처음 염구준의 공격을 받아냈을 때, 이장공은 그가 당연히 옥패의 무공을 썼을 거라 생각했었다. 옥패만 아니었어도 저 나이에 이 정도 실력은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전에 염구준이 한 말을 들은 이장공은 자신의 추측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염구준이 사용한 것은 옥패의 힘이 아닌 원씨 가문의 권법 신원통배권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전혀 대응할 수 없었다. 어쩌면 염구준의 경지는 단순 옥패만으로 얻은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싸한 예감이 들었다.“무책이 상책인가….”이장공은 같은 연력대에서 천재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상황파악이 빨랐다. 그는 주변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가 그를 건드렸다.“대사형.”이제 막 무관에 입문한 정식 제자 중 한 명이 이장공을 부하며 말했다.“축하해요, 대사형. 관주님께서 좀 전에 대사형을 공식적으로 신위무관의 개산대제자로 임명하셨어요. 하지만 화장실 청소는 대사형 업무이니, 반드시 직접 하셔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이장공은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개산대제자가 되는 건 전혀 그의 계획에 있지 않았다. 이장공은 이 말을 듣자마자 버럭 화를 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신위무관, 염구준… 두고 봐!“내력이 심상치 않네요.”이장공이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원종이 조용히 중얼거렸다.“확실히 흑풍 존주와 뭔가 연관성이 있어 보이네요.”그의 말대로 염구준한테 옥패가 세 개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였다. 특히 적대세력 중에는 흑풍 존주를 제외하면 그의 최측근인 도천연 정도밖에 없었다.이장공이 흑풍 존주와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깊게 얽혀 있는 것은 분명해보였다.그를 제자로 받아들인 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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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청해시, 손씨 그룹 본사.모든 직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염구준이 봉황국으로 향하던 그 시기, 오샤나지 그룹에서 손씨 그룹의 해외 진출을 전적으로 지원할 거란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다. 동시에 그룹 해외지사 총책임자로서 그룹 원로인 임명성이 임명되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고, 이제 행동으로 옮길 시기였다!손씨 그룹의 첫 시작은 의료 미용이었지만, 지금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여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게 되었다. 그 중에 하나, 광물도 포함되어 있었다.서북 광구에서 대량의 그라펜이 발굴되었다. 손가을은 이 사업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 덕에 각종 첨단 기술들이 투입되었고, 그라펜 사업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었다.“염 부장님, 손 대표님.”회사 최고층에 있는 그룹 대표실, 임명성은 두툼한 보고서를 든 채 공손히 염구준과 손가을에게 인사를 건넸다.“해외 지사 쪽과 얘기해보니, 오샤나지 그룹에서 무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다네요. 하지만….”그는 걱정이 많았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익을 추구해야 마땅한데, 오샤나지 그룹에선 대가 없는 지원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호의를 베푸는 것일까?“오샤나지 그룹에서 딴 마음먹을까 봐, 걱정되시나요? 안심하세요. 그들은 감히 그러지 못할 거예요.”염구준이 확신에 찬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임명성을 향해 말했다.“앞으로 해외 사업은 전적으로 이사님께서 맡게 되실 텐데, 혹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얘기 좀 해볼까요?”임명성은 자세를 발로한 다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화련상조회!”이 조직이라면 염구준도 들어본 바가 있었다.처음 화련상조회가 만들어졌을 때는 지금의 규모가 아니었다. 화련상조회가 처음 설립된 목적은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민들을 지키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시간에 따라 규모가 커지고, 점차 첫 목적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제 용하국에서 해외를 진출하려면 화련상조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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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그날 오후, 블랙호크국, 엘 가문 정원.엘 가문의 장녀 앨리스는 직접 작은 연회를 열어 블랙호크국의 기업 대표들을 초청했다. 연회에 초청받은 인원이 총 백명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간은 아주 넉넉했다.그들 중 앨리스가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화련상조회의 원로 회원중 하나인 진씨 가문이었다!“앨리스 씨가 용하국으로 넘어간 뒤로, 참 오랜만에 만나네요.”이때, 베르사체 맞춤 정장을 입은 한 젊은 남자가 칵테일을 들고 앨리스에게 다가왔다.“이번엔 언제 또 떠나실 계획이신가요? 듣기로는 오샤나지 그룹이 용하국에서 전면 철수했다고 하던데, 앞으로 용하국에 갈 일은 없으신 건가요?”앨리스는 레드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때 김씨 가문과 합작하여 기업을 운영하다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존재를 건드린 탓에, 엘 가문은 블랙호크국 국주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용하국에서 철수해야만 했다.비록 지금은 그 상대와 화해했지만, 국주의 명령은 여전히 해제되지 않은 상태였다. 앨리스는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했지만, 분명 그것 또한 염구준과 모종의 관계가 있을 거라 추측했다.염구준은 정말 수수께끼 같은 남자였다!“먼저 물어보셨으니, 저도 솔직하게 말할게요.”하지만 앨리스는 이러한 사정을 외부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술잔을 든 채, 사람들을 둘러보며 눈부신 미소를 지었다.“오늘 여러분들을 초청한 것은 부탁드릴 것이 있기 때문이에요.”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하나 둘 앨리스의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천하의 엘 가문의 장녀 앨리스가 부탁할 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심지어 그녀는 화련상조회의 원로 회원 중 한 명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도무지 아쉬울 것이 없어 보이는 앨리스가 부탁이라니, 모두들 의아했다.“앨리스 씨, 말씀만 하세요.”“맞아요. 저희는 무엇이든 들어드릴 준비가 되어 있어요.”“그런 거라면 편하게 연락 주시지, 이렇게 거창하게 연회 열 필요까지 없었는데….”너도나도 열정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모두들 이 상황이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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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진서호가 들고 있던 와인잔을 가볍게 흔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앨리스 씨, 아무리 당신이라도 이건 좀 선을 넘는 부탁이 아닌가요? 뛰어난 기업이 어디 한둘이에요? 자질만 본다면, 너도나도 다 화련상조회에 들어왔겠죠. 하지만 우리가 봐야 하는 건 그것뿐만이 아니잖아요.”진서호가 반대하다니, 앨리스는 눈살을 찌푸린 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너무 성급한 결정인 것 같네요. 제 말 아직 안 끝났어요. 제 친구는 기업인으로서 자질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머리면 머리, 인품이면 인품, 외모까지 어느 하나 빠진 곳이 없는 용하국 최고 미녀예요. 진서호 씨, 다시 고려하실 생각 없으세요?”‘용하국 최고의 미녀?’ 그 말을 들은 진서호의 눈빛이 갑자기 밝아졌다. 하지만 이내 앨리스를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의 눈엔 앨리스야말로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최고의 미녀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엘 가문의 장녀였다. 앨리스와 결혼하는 순간 엘 가문이라는 든든한 아군까지 생기는데, 진서호의 눈에 다른 여자가 들어올 리 없었다. 두 가문이 합친다면 세계 재벌 10위도 꿈이 아니었다!“진서호 씨께서는 모르고 계시군요.”그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지켜보던 앨리스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제 친구의 장점은 그 뿐만 아니에요. 많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구애를 했지만, 이어질 수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그녀의 배경 때문이에요. 제 친구는 엘 가문보다 더 뛰어난 출신을 가지고 있어요. 정말 흥미 없으신가요?”그 말에 비로서 진서호의 안색이 바뀌었다. 그토록 대단한 배경을 가진 여자라니, 심지어 엘 가문보다도 더 뛰어나다고? 진서호는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미 수년간 앨리스를 향해 마음을 표현해 왔었지만, 매번 돌아온 것은 거절이었다. 어쩌면 그녀보다는 그 친구를 공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지도 몰랐다. 만약 성공한다면… 진서호는 달콤한 상상에 빠졌다.“그래요, 그럼!”잠시 저울질하던 진서호가 높이 잔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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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956화

세 사람이 점점 다가오는 모습을 본 안내데스크 직원이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여긴 아무나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누가 봐도 그들을 무시하는 태도였다. 순간 울컥한 임명성이 따지려던 순간, 옆에 있던 염구준이 말리며 나섰다. 겨우 안내데스크 직원과 감정 소모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임 이사님.”염구준이 임명성을 부르며 눈짓했다. 그의 의도를 알아차린 임명성은 감정을 다스리며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내밀었다.“용하국 손씨 그룹 소속, 해외사업 대표 이사 임명성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필요 없어요. 돌아가세요.”옆에 있던 다른 안내데스크 직원이 귀찮은 듯 손을 휘저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여긴 아무나 받아주지 않아요. 뭘 제대로 알고서 덤비세요. 이런 서류 가져와봤자 추천서 없이는 아무 쓸모 없어요. 괜한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가세요.”추천서라니, 임명성은 당황해 말문이 막혔다. 앨리스가 손가을에게 전화할 때 그도 옆에 있었지만, 추천서 얘기가 나온 것 같지 않았다.“죄송하지만, 저희가 좀 특수한 경우라서요.”임명성이 자료를 다시 품에 넣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여기 오기 전에 이미 앨리스 씨와….”하지만 직원은 전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꺼지라면 꺼져!”이때, 어디선가 냉담한 남자의 목소리가 임명성의 말을 끊었다.“여긴 화련상조회야. 잡상인이 설칠 데가 아니라고! 경호원 어디 있어? 당장 안 쫓아내고 뭐해!”그러자 로비 입구에 서있던 우람한 경호원 열댓 명이 몰려와 임명성과 염구준 그리고 손가을을 에워쌌다.“오해예요. 오해!”예상치 못한 상황에 임명성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러나 곧 중년 남자 가슴에 걸려 있는 사원명을 보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오 주임이시죠? 반갑습니다! 저는 용하국 손씨 그룹 해외 사업을 맡고 있는 임명성이라고 합니다. 화련상조회에 가입하기 위해 일부러 용하국에서 여기까지 날아왔습니다. 그리고 여기 이분들은….”잠시 말을 멈춘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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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957화

“솔직히 말해, 이미 용하국에서 우리 화련상조회에 가입할만한 기업은 이미 다 가입했어. 아직 가입하지 못한 새 기업이라고 해봤자 신주 그룹 정도밖에 없는데,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손씨 그룹이야? 신주 그룹 아니면 썩 꺼져! 경호원, 안 내보내고 뭐해?”그 말에 경호원들이 허리춤에서 곤봉까지 뽑아 들며 그들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반항한다면 무력이라도 쓸 기세였다.“신주 그룹이라고 했나?”이때, 돌아가는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염구준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신주 그룹이라면 우리랑 꽤 인연이 있지. 세 달 전에 우리 그룹에서 임수합병을 진행한 기업이니까. 이 정도면 우리도 화련상조회에 가입할 자격이 되려나?”그 말을 들은 오정형은 충격에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쳤다. 신주 그룹은 신흥 기업들 중에 꽤 유명한 쪽에 속했다. 실제로 자산도 10조를 넘어, 추천인만 있다면 충분히 화련상조회에 가입할 여건이 됐다. 그래서 오정형도 나름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들어보지도 못한 손씨 그룹에 인수가 되었다니? 정말 황당무계했다.“오 주임, 꽤 소식이 늦나 보네?”염구준이 오정형을 바라보며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신주 그룹은 이제 존재하지 않아. 현재 용하국 의료 미용 업계의 탑은 손씨 그룹이야. 이렇게 정보가 느려서야, 화련상조회의 명성이 아깝군.”염구준이 바닥에 흩뿌려진 자료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못 믿겠으면 이 자료들을 다시 주워서 살펴보던가, 아니면 인터넷에 검색해 봐.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니까!”그 말에 오정형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며 바닥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미 서류들은 산산조각나 다시 줍는다고 해도 읽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서둘려 핸드폰을 꺼내 손씨 그룹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모든 것이 염구준이 했던 말대로였다. 신주 그룹은 진작에 손씨 그룹에 인수되어 사라졌으며, 눈앞에 있는 여자가 바로 그 손씨 그룹 대표였다.“손씨 그룹 총 자산은 400조로 추산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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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말을 마친 염구준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오정형을 뒤로한 채, 손가을을 데리고 성큼성큼 출구 쪽으로 향했다. “염 부장님, 잠시만요. 잠시만요!”오정형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다급하게 염구준과 손가을의 뒤를 쫓아갔다. 그리고는 얼굴에 비굴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제가 눈이 멀어 태산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일단 다시 얘기 나눠 보시죠. 제가 안된다고 확정한 건 아니었잖아요. 오해가 있었던 거니, 일단 안에 들어가서 다시 대화 나누시죠.”오정형은 어떻게든 자신의 실수를 만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손씨 그룹과 관계를 잘 이어온다면 분명 이루 말할 수 없는 이익과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게 뻔했다. 오정형은 황금알을 낳아줄 거위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다시 이들의 마음을 돌리고 화련상조회에 가입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자존심을 버리고 얼굴에 철판을 깔 때였다. “이제 와서 아쉽나? 하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갔어.”염구준은 뻔히 보이는 수작에 넘어갈 위인이 아니었다. 그에겐 더 이상 갖춰야 할 예의따위 없었다.“비켜!”말이 떨어지는 동시에 염구준은 내공을 운용해 오정형을 옆으로 밀쳤다. 그리고는 망설임없이 손가을과 임명성을 데리고 화련장조회 본부를 떠났다. “손 대표님, 염 부장님!”오정형은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떠나가는 벤츠를 붙잡으려 몇 번이고 외쳤지만, 소용없었다. 상황이 끝났다는 것을 깨닫자, 그는 분노에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이 빌어먹을 놈!오정형은 화련상조회의 책임자로 임명된 뒤로 남에게 아첨을 받으면 받았지, 이런 무시는 처음이었다. ‘감히 나를 거절해?’오정형은 반드시 이 굴욕을 갚아 주리라 마음먹었다!“아무리 대단한 기업이라도 화련상조회 전체가 힘을 합친다면, 상대나 될 것 같아? 손씨 그룹, 두고 봐!”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오정형은 염구준이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음에도 지치지 않고 고래고래 욕설을 퍼 부었다.“무례한 놈들, 어디 한번 날 무시한 대가를 톡톡히 치러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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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손가을이 염구준의 팔을 붙잡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이번엔 봉황국에 오래 머물게 될 것 같은데, 언제까지 호텔에 묵을 수는 없어. 해외발전팀 직원들이 올 때까지 반드시 제대로 된 사무실을 갖춰야 해.”그런 다음, 운전하고 있는 임명성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말했다.“이사님, 우리 시간도 넉넉한데 저번에 연락했던 그 사무실 좀 가볼까요?”임명성은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였다. 회사 대표가 손가을이긴 했지만, 염구준이 실세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이사님, 앞으로 무엇이든 망설이지 마시고 가을의 뜻을 따라주세요. 가을의 의견이 곧 제 의견이에요.”임명성이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염구준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럼 출발하시죠!”약 40분 후, 봉황국 상업 거리에 위치한 7층짜리 건물 앞에 벤츠 한 대가 멈춰 섰다. 바로 해외 발전팀이 사무실로 사용할 그 건물이었다. 임대료 3년에 12억 원, 임명주는 이미 전화로 건물주와 협상을 마친 상태였다. 누구는 3년이 다소 짧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 시세가 변동하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기간이었다.“황 사장님!”임명성이 마침 건물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건물주, 황종우를 발견하곤 인사를 건넸다.“이렇게 공교로울 데가! 마침 연락드리려고 했는데… 아, 참! 이 분들은 저희 본사 대표님과 부장님이십니다!”본사에서 사람이 왔다는 얘기를 들은 황종우는 눈을 번뜩였다. “귀한 손님들이 오셨군요.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세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본 황종우가 다급히 담배를 끄며 악수를 건넸다. 그리고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난감한 듯 말을 꺼냈다.“아이고, 그런데 어쩌죠? 사실 전에 임대해 드리기로 했던 사무실, 취소해야 할 것 같아요.”그 말을 들은 임명성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종이로 계약서를 쓰지 않았을 뿐, 이미 모든 협의를 끝낸 뒤였다. 사인만 하면 끝날 일에 갑자기 이런 봉변이라니, 그는 뒤통수가 얼얼했다. “제가 좀 계산을 잘못해서 임대 금액을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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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그러나 황종우는 전혀 자신의 생각을 굽힐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손가락을 비비며 왜 이러냐는 듯, 더 뻔뻔하게 굴었다. “다 아시면서, 사업하는 사람끼리 이러지 맙시다. 서로 상부상조하면 살아야지, 혼자서 좋은 거 다 해먹으려 들면 쓰나? 여기까지 힘들게 왔으면 이정도는 좀 부드럽게 넘어가요. 20억나, 12억이나, 여러분처럼 큰 사업하는 사람한테는 별 차이 없잖아요. 선심 써서 좀만 더 얹어줘요.”큰 차이 나지 않다니, 임명성은 기가 막혔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애먼 돈이 나가는 걸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처음부터 20억이면 몰라도, 갑작스레 8억이나 껑충 뛰어올랐는데, 이대로 넘어가줄 수는 없었다. “됐어요.”그런데 이때, 옆에 있던 염구준이 둘 사이로 끼어들었다. 옆에서 지켜본 봐, 황종우는 한번 돈 냄새를 맡은 이상 쉽사리 물러설 인물로 보이지 않았다.“이 계약 없던 것으로 합시다!”그 말에 임명성은 물론 황종우도 멍한 표정을 지었다. 당장 내일 팀원들이 내려와도 이상할 것이 없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건물 계약을 취소하고 새로 알아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종우가 이 건물을 다른 데로 넘긴다면, 앞으로 올 직원들은 길바닥에서 일을 시작해야 할 지도 몰랐다.그런데 오히려 계약을 파기하려 들다니, 임명성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구준 씨?”마찬가지로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손가을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12억이든 20억이든, 현재 손씨 그룹의 자산으로 본다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돈이었다. 지금은 감정적으로 구는 것보단, 건물을 얻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런데 누구보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염구준이 이렇게 나오다니, 손가을은 혼란스러웠다.“아닌 건 아닌 거야.”염구준은 단호히 말하며 황종우가 보이지 않을 각도에서 손가을을 향해 눈짓했다. 그 표정을 본 손가을은 뭔가 깨달은 듯,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사님, 구준 씨 말대로 해요. 갑시다!”염구준과 손가을이 앞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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