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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1화

“주상께 보고합니다.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체포했습니다.”백호는 상황을 보고하다 잠시 사색하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근데 여자 한 명이 너무 시끄럽게 굽니다. 공을 세워 죄를 갚겠다면서 주상께 중요한 일로 보고할 것이 있답니다.”나무가 무너지면 원숭이들도 흩어진다고, 만옥루가 멸망하니 아랫사람들은 자기 살길을 도모하기 시작했다.염구준은 이미 누군지 짐작하고 있었다.“데리고 와. 일단 들어보고 다시 처리해도 늦지 않아.”한참 뒤, 진희는 두 손이 묶인 채 부하들에게 끌려왔다.헝클어진 머리와 얼굴에 먼지가 묻은 것을 보아 체포할 때 어지간히 반항한 것 같았다.도도하고 기품이 흐르던 화장이 지워지니 평범한 여자의 얼굴로 돌아왔다.“시간이 없으니까 쓸데없는 말은 말고 본론만 말해.”염구준은 먼저 경고했다.그런데 진희는 말 뜻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오자마자 조건부터 내세웠다.“내가 아는 걸 전부 말할게요. 날 보내줘요.”“끌고 가!”염구준은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기도 귀찮아 바로 손을 휘저었다.이미 죄인 신세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사태가 파악되지 않은 모양이었다.“말할게요. 만능 전당포의 세력은 막강하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 만옥루는 용하에 시장을 개척하러 왔을 뿐이에요. 그리고 제이든을 납치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해외에서 왔어요. 그들 세력도 만만치 않아요.”진희는 끌려갈 때 두 가지 조건을 제기했지만 염구준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이런 말들은 너무 포괄적이라 들을 가치가 없었다.염구준이 원하는 것은 구체적인 세력이나 개인의 이름이었다.그래야 상대방을 찾을 수 있으니까.나중에 진희는 심문을 받으면서 죽지는 않았지만 평생 전신전에 갇혀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으로 속죄했다고 전해졌다.그때 사타가 히죽거리며 면상을 들이댔다.“염 선생님, 일이 끝났는데 저희 가도 됩니까?”그 말에 염구준이 되물었다.“어디로 가는데?”“집에 가죠. 보내준다고 약속했잖아요.”음양쌍살 중 남자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그래. 너희들 죽이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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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2화

“제가 아니었다면 삼촌이 다치지 않았을 텐데… 죄송해요.”제이든은 미안해서 고개를 푹 숙였다.“하하하.”그 말에 염구준은 생뚱맞은 녀석의 뇌회로에 웃음이 터졌다.“내가 다친 건 너랑 상관없어. 내가 그놈들을 찾아간 거야. 자책하지 마.”양마을에 만능 전당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진상을 알아보러 갔을 뿐이다.그런데 상대방이 미리 함정을 파고 기다릴 줄은 몰랐다.만옥루는 이기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놈들이니 단번에 처리한 것이 참 다행이었다.아니면 흑풍 같은 놈이 또 생겼을 것이다.“네.”제이든이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죄책감이 조금은 줄어든 것 같았다.청해 외곽에 도착하자 염구준이 옆을 바라보며 엄숙하게 당부했다.“집에 도착하면 양마을 사건과 내가 부상을 입은 거 절대 말하지 마. 알겠지?”“알겠어요.”제이든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바로 대답했다.염구준은 가족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청해에 들어가기 전에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이런 일들은 그가 혼자 감당하면 충분했다.“구준이 왔어? 밥은 먹었어?”마침 식사 중이던 두 노인이 염구준과 제이든을 보더니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이런 따뜻한 미소는 가족들에게서만 볼 수 있었다.두 사람을 본 순간 손태석은 제이든의 부모를 찾지 못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먹었어요. 가을이는 어디 있어요? 올 때가 되었는데 보이지 않네요.”아내와 딸이 보이지 않자 염구준이 물었다.지금은 오후 6시, 두 노인이 회사에서 돌아왔으니 손가을도 집으로 돌아올 때가 되었다.“요새 처리할 게 많아서 아직도 회사에 있어. 우린 저녁 준비하러 먼저 온 거야.”손태석이 말할 때 표정이 어색한 것이 뭔가 숨기는 것 같았다.“그럼 제가 가을이 데리러 갈게요.”입구로 가던 염구준이 다시 돌아서서 제이든에게 당부했다.“제이든, 이제 함부로 나가지 마. 네 부모님 일은 내게 맡겨.”저녁 무렵, 손씨 그룹 빌딩의 전등이 대부분 꺼지고 유독 회의실만 밝게 켜져 있었다.지금 백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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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3화

탁!갑자기 강준휘의 여비서가 테이블을 탁 치며 벌떡 일어섰다.“손가을 씨, 주제를 파악하세요. 강씨 가문에서 손씨 그룹을 좋게 봐서 사업을 제안하는 겁니다. 당장 계약서에 사인하세요.”상대 측에서 드디어 노골적으로 협박하기 시작했다.강준휘가 비서를 제지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도 이런 행동을 묵인한 셈이다.“사인하지 않으면 어쩌시려고요?”손가을은 정색하며 여비서를 노려보았다.“핍박하지 마세요!”여비서는 싸늘하게 말하면서 기운을 끌어올렸다.전신지상의 실력을 갖춘 무술인이었다.입구를 지키던 호찬은 회의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나서서 말렸다.“이봐요, 지금 뭐 하는 겁니까?”“싸우자는 거야? 어떤 놈을 때리면 되냐?”방금까지도 졸던 용필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는 근육을 팽팽하게 부풀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무술인들은 싸움으로 끝낼 일에 대해 절대 쓸데없이 말을 늘어놓지 않았다.그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과 다름없으니까.회의실 분위기가 점점 미묘하게 변하더니 공기에 긴장감이 감돌았다.그때 회사 로비에 들어선 염구준은 프런트에서 숙제를 하고 있는 염희주를 발견했다.지금 프런트 직원들이 모여서 그녀의 숙제를 도와주고 있었다.“염 선생님, 오셨어요?”한 직원이 염구준을 보고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그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휘저었다.“우리 딸을 가르쳐줘서 고마워요. 인사는 됐고 편하게 말하세요.”“아빠, 이 수학 문제 어떻게 풀어요? 여기 언니들이 설명한 게 다 달라요.”염희주가 도움을 청했다.그 말에 직원들 안색이 살짝 굳어졌다.그녀들도 대학교 출신이지만 오랫동안 수학을 손에 놓아서 대부분 까먹었다.“여기 정삼각형은…”염구준이 나서니 일분도 안 되는 사이에 문제를 해결했다.그것도 문제를 풀이하면서 차근차근 설명하는 것이었다.“아빠, 최고예요!”그제야 염희주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여기서 숙제하고 있어. 아빠는 엄마 찾으러 갈게.”염구준은 딸의 머리를 가볍게 톡 쳤다.그가 익숙하게 회의실에 찾아왔을 때 밖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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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4화

“알았어. 내가 처리할게.”염구준은 아내의 속내를 꿰뚫고 있으니 두말없이 뒷일을 맡았다.그가 곁에 있는 한, 아내가 평생 아무런 걱정없이 살길 바랐다.하지만 눈치 없는 사람들은 그 평화를 깨고 말았다.“둘이 시시덕덕거리지 말고 빨리 사인하세요!”불청객의 말에 염구준은 고개를 홱 돌려 매섭게 노려보았다.“내가 화내기 전에 당장 나가.”그도 상대방처럼 직설적으로 반격했다.방금 여비서가 기세로 손가을을 제압하려고 할 때 몹시 눈에 거슬렸었다.마음 같으면 참교육을 시키고 싶었지만 여기는 손씨 그룹이니 본인 회사에서 싸우는 것은 보기 좋지 않아서 나서지 않았다.그런데 상대방은 자기가 더 센 줄 알고 오히려 기세등등하게 나왔다.솔직히 여비서는 염구준과 호찬이 말로만 겁주고 실제로 싸울 실력이 없다고 생각했다.“오늘 누가 나가는지 두고 봅시다!”여비서는 말하면서 앞으로 나서더니 손가락을 매의 발톱처럼 날카롭게 세우고 염구준의 목을 향해 공격했다.단번에 급소를 치려는 수작이었다.스스슥!그런데 검은 그림자가 빠르게 스치더니 여비서의 목을 졸랐다.갑작스러운 공격에 여비서의 기운은 막강한 기운에 밀려 흩어지고 말았다.염구준은 부상을 입었지만 전신지상을 상대하기에 여유가 넘쳤다.“구준 씨, 싸우지 마!”손가을은 남편이 상대방을 죽일까 봐 재빨리 나서서 제지했다.“걱정 마. 나도 선은 지켜.”염구준이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었다.그때 본인의 여비서가 단번에 제압당하자 강준휘가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일어섰다.기운을 끌어올리는 것을 보니 그도 전신지상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내 비서를 풀어주고 말로 해결합시다.”“왜, 너도 무력을 쓸 거야?”염구준이 말하기 전에 호찬이 기운을 펼치면서 강준휘에게 달려들었다.‘반보천인 두 명이야!’그제야 강준휘는 큰 사고를 쳤다는 것을 알아챘다.“손 대표님, 신에너지 프로젝트는 용하의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게다가 국주님께서 특별히 승인하신 프로젝트인데 당신들은 용하를 적으로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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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5화

시간은 일분일초 흘렀다.강준휘는 마치 처형을 기다리는 것과 같았다.끼익!얼마나 지났을까, 회의실 문이 다시 열리며 염구준이 들어왔다.“지금부터 신에너지 프로젝트는 손씨 그룹에서 진행합니다. 너희들은 꺼져도 돼!”방금 나가서 국주와 얘기를 나누었는데 구체적인 상황은 이랬다.신에너지 프로젝트는 본래 국주가 강씨 가문의 기술 실력을 믿고 맡긴 것이었다.그런데 이놈들이 돌아서자마자 팔아 넘길 줄은 생각도 못했다.모종의 의미에서 말하자면 강씨 가문의 행위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었다.그 외에 프로젝트 계약금에 대해 알아보았더니 강씨 가문에서 손씨 그룹에 100조나 덧붙여 제시한 게 아닌가.그들은 앉아서 돈 벌려는 것도 모자라 파렴치하게 용하의 발전까지 들먹이며 협박한 것이었다.“그럴 리가 없어요. 거짓말하지 마세요!”강준휘는 거짓말이라 우기면서 현실을 부정했다.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강씨 가주 강천길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준휘야, 너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우리 가문이 법을 어겼다면서 국주님이 갑자기 프로젝트를 회수하셨어.”염구준의 말이 진짜라니 강준휘는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가… 가주님, 방금 사소한 일이 있었습니다. 저…”그는 버벅거리며 방금 발생한 일들을 숨기지 않고 전부 보고했다.강씨 가문은 용하 제경에 있는 세력가지만 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소홀히 대하지 못했다.“썩을 놈, 돌아오면 책임을 물을 줄 알아. 지금 당장 휴대폰을 염 선생에게 넘겨!”휴대폰 너머로 욕설이 들리는 것을 보아 얼마나 분노하는지 알 수 있었다.‘염 선생?’강준휘는 어리둥절했다.제경의 세력가들을 통틀어 가주가 공손하게 대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그런데 가주가 염 선생님이라 부르면서 전화를 바꿔달라고 했다.지금 강준휘는 본인의 신분으로 염구준이 얼마나 대단한지 무엇을 대표하는지 알 수 없었다.“염 선생님, 가주님이 하실 말씀이 있답니다.”그는 손을 벌벌 떨며 휴대폰을 건넸다.“기분이 잡쳐서 말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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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6화

“염 선생님 말씀 못 들었어? 당장 꺼져!”강준휘가 앞장서서 나가자 일행도 뒤를 따라서 나갔다.강씨 가주가 노발대발하는 상황에서 체면을 잃어도 괜찮으니 더는 염구준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았다.“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세요.”염구준은 고위 간부들에게 말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간부들은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를 정리하면서 활짝 웃었다.“손 대표님, 염 선생님, 그럼 먼저 가 보겠습니다.”급한 일이 아닌 이상 누구도 야근을 하고 싶지 않았다.모두가 회의실 밖으로 나갈 때, 염구준은 아내를 다정한 눈빛으로 보았다.“가을, 우리도 가자. 부모님들이 같이 밥 먹길 기다리고 있어.”“알았어. 방금 진짜 속이 다 후련했어.”손가을은 남편의 손을 잡았다.기분이 좋으니 속상했던 일들은 모두 잊기로 했다.든든한 지원군이 곁에 있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그렇게 세 식구는 회사를 나와 집으로 향했다.제이든은 염구준의 말을 명심하고 식구들에게 양마을에 관한 일은 입 밖에 내지 않았다.이튿날 아침, 염구준과 손가을은 함께 회사로 향했다.손씨 그룹에서 신에너지 프로젝트를 맡았으니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일단 계약서부터 다시 작성해야 하고 인수인계 절차도 밟아야 했다.염구준은 의도치 않게 아내에게 큰일을 맡기게 되어서 이것이 좋은 일인지 알 수 없었다.부부가 로비에 들어서자 한 노인이 소파에서 일어서더니 이쪽으로 다가왔다.“염 선생님, 어제 저희 집 녀석이 무식하게 굴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이 노인은 염구준에게 사과하려고 밤새 달려온 강천길이었다.염구준은 아내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여보, 먼저 올라가 있어. 금방 따라갈게.”이런 일에 관해서 강천길과 사석에서 얘기하고 싶었다.같은 반보천인끼리 혹시나 싸우게 된다면 옆사람이 다치게 될 것이다.“그래. 사무실에서 기다릴게.”손가을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염구준은 아내에게서 시선을 떼고 거리낌 없이 소파를 가리켰다.“앉아서 얘기하죠. 큰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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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7화

그 뒤로 며칠 동안, 염구준은 아내를 도와 신에너지 프로젝트 계약을 처리하고 여유 시간에 부상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귀찮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아서 꽤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그런데 오늘 수상한 메시지를 받으면서 또다시 변고가 생겼다.[넌 누구야?]초상비의 휴대폰으로 온 메시지는 이게 전부였다.마침 아내를 도와 업무를 보고 있던 그는 바로 답장을 했는데도 상대방이 휴대폰을 꺼놓았는지 답장이 없었다.수상함을 느낀 염구준은 아내에게 말했다.“가을, 여기 계약서는 거의 끝나가고 있어. 나 지금 오스크국에 가서 제이든 부모를 찾아야겠어.”원래 계획대로라면 한동안 휴식을 취한 다음 가려고 했다.그런데 지금 초상비의 생사를 알 수 없으니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비록 초상비는 부하라고 말할 수 없지만 그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러 갔으니 당연히 책임져야 했다.“알았어. 걱정하지 말고 가. 이틀 뒤면 나도 따라갈게. 신에너지 프로젝트 때문에 내일 제경에서 미팅하고 팀을 조직해서 그쪽으로 갈 거야.”손가을은 하던 일을 멈추고 염구준에게 말했다.남편의 일에 도움이 되지 못하니 반대하지 않고 묵묵히 마음속으로 지지했다.“먼저 갈게. 오스크국에서 보자.”제이든 부모의 일은 단시간에 처리할 수 없을 것 같아 먼저 가려는 것이었다.가기 전에 염구준은 아내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포옹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집에 도착한 그는 검갑을 메고 제이든과 함께 청해 공항으로 향했다.오스크국은 유럽에 위치했지만 비행기로 이동한다면 몇 시간이면 도착했다.비행기 안에서 제이든은 걱정되는지 손가락을 후벼서 껍질이 일어났다.만약 돌아가서 나쁜 소식을 듣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염구준이 녀석의 속내를 알아차리고 위로했다.“생각해도 소용없어. 기운을 차려야 뭐든 대응할 수 있어.”이미 발생한 일인만큼 걱정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알고 있어요. 그래도 걱정돼요.”제이든이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꿈에서도 집에 돌아가고 싶었는데 정작 비행기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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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8화

염구준은 오랫동안 전쟁터를 누벼서 특히 살기에 제일 민감했다.촤아악!정체가 드러난 승무원은 더는 연기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비수를 그의 목에 찌르려고 했다.그 동작은 너무 깔끔해서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이토록 매섭게 공격하는 수법은 연습이 아니라 실전에서 단련한 것이었다.그러나 염구준는 진작에 눈치채고 두 손가락으로 가볍게 비수를 잡았다.“고작 전신경 실력으로 내 목숨을 노리다니 자신감이 넘치네.”승무원은 대꾸하지 않고 다른 손을 등 뒤로 가져가더니 다른 무기를 꺼내려 했다.하지만 그 전에 염구준이 기운을 뿜어 상대방을 압박했다.승무원은 꼼작도 못하게 되자 손 동작이 느려졌다.펑!이어서 염구준이 한 줄기 기운을 발사했다.강력한 기운을 감당하지 못한 승무원은 혈기가 솟구쳐 입에서 피를 토하고 말았다.그녀의 두 손은 무력하게 양쪽으로 축 처졌다.“누가 너를 보냈는지 말해.”“하하하, 네 몸값이 40억인데 누구 지시가 필요할까?”승무원은 죽음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았다.왜냐면 킬러가 되려고 마음을 먹을 때 언제든지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돈을 위해서 목숨도 아깝지 않나 봐.”“푸합!”염구준은 말하는 동시에 검끝을 그녀의 이마를 향해 찔러버렸다.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이후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를 주목했다.40억을 손에 넣으면 죽을 때까지 먹고 살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나가서 보자. 나를 노린다면 여자 혼자서 움직일 리가 없어.”염구준은 일어서서 검갑을 메고는 일반석으로 향했다.잡것들이 그를 노리고 있으니 여기서 깨끗하게 제거하지 않으면 나중에 귀찮질 것이다.일반석에 들어서자 승객들은 벌써 제압되었고 킬러 네 명이 복도에 서 있었다.“염구준이야. 핑크 스컬이 실패했어!”“인질을 잡아!”당황한 네 사람은 염구준의 실력을 알고 함부로 덤비지 못했다.윙!그 사이 염구준은 빠르게 검을 앞으로 던지면서 킬러 한 명을 죽였다.그리고 오른손에 검을 잡고는 다시 나머지 세 명에게 돌진했다.킬러들은 인질을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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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9화

“혼자 할 수 있어요?”제이든이 옆 좌석에 앉으면서 뭐라도 도와주려 했다.“일반인은 불가능하지만 난 무술인이야. 기운을 펼쳐서 통제할 수 있어.”그가 조종하기 시작하자 비행기가 서서히 올라가면서 평형을 유지했다.“삼촌, 성공했어요!”제이든은 기쁜 나머지 주먹을 쳐들고 춤을 췄다.“조심해. 장비들 건드리면 안 돼.”염구준은 피식 웃으면서 주의를 줄 뿐, 찬물을 끼얹지 않았다.지금 중요한 것은 비행기의 장치가 파손되어 안전하게 착륙해야 했다.그 과정에서 위험에 처한다면 비행기가 지면과 가까울 때 제이든을 데리고 뛰어내릴 것이다.방금 비행기에서 발생한 일들은 오스크국의 공항 관제탑에서도 모르는 것 같았다.만약 알고 있었다면 한마디라도 물었을 것이다.그나마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와서 안심할 수 있었다.“삼촌, 공항에 도착했어요.”제이든이 아래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안전벨트 매고 앉아 있어.”염구준은 장비를 조종하면서 착륙 준비를 했다.그때 관제탑에서 연락이 왔다.그는 간단하게 상황을 보고하고 활주로에서 맞이할 준비를 하라 일렀다.“하느님 감사합니다. 얼른 가서 준비하세요!”관제탑 담당자가 잔뜩 긴장된 목소리로 직원들을 다그쳤다.비행기가 납치당한 것도 모자라 외부인이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으니 머릿속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대략 10분 후, 염구준은 비행기 상태를 조절하고 활주로에 접근하기 시작했다.그런데 버튼을 눌렀을 때 경보 시스템이 울리면서 모니터에 이상 화면이 나타났다.“타이어가 걸려서 착륙할 수 없어!”갑작스러운 상황에 브레이크도 밟을 수 없었다.윙!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조종간을 잡아당겼다.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다시 위로 상승했다.지금 높이에서 창문으로 뛰어내린다면 그의 기운으로 충분히 제이든과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그런데 비행기에 있는 승객들은 대부분 용하인이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무슨 상황입니까?”관제탑 담당자가 흥분하며 서툰 용하 언어로 말을 건넸다.“타이어가 걸려서 내려오지 않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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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0화

처음으로 충돌할 때 비행기가 조금 변형되었지만 다행히 사고는 발생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착륙했다.“어서 승객들 구조해!”비행기가 완전히 멈춘 후, 대기 중이던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한편, 칠흙처럼 어두운 해변가에 두 그림자가 서 있었다.바로 물에 뛰어들어 헤엄쳐서 간 염구준과 제이든이었다.“사람 살리는 게 참 힘들다.”염구준은 저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왔다.일반인 100명을 죽이는 데 1분도 걸리지 않지만 살리려면 혼신의 힘을 써야 했다.그때 공항과 멀지 않은 어느 빌딩 옥상에서 두 그림자가 와인잔을 들고 이쪽을 지켜보고 있었다.“흑풍, 당신의 계획이 실패했군요.”푸른 눈동자에 금발인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니케르 공작, 염구준은 만만한 놈이 아니에요. 이것은 공작께 드리는 첫 대면 선물입니다.”흑풍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계획이 실패한 것에 핑계를 댔다.그래도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지난번 바위성 대결에서 중상을 입고 도망친 그는 계속 염구준을 상대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관두죠. 오스크국에 온 이상 저놈을 상대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니케르 공작은 와인잔을 가볍게 흔들뿐, 전혀 개의치 않았다.오스크국에서 그는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으니 일개 용하인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공작이 나선다면 오스크국에서도 어느 정도 봐주실 텐데,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흑풍은 염구준이 얼마나 무서운 놈인지 알리지 않고 오히려 상대방을 치켜세웠다.오스크국은 중립국으로서 황실과 귀족들이 실세를 장악하고 있지만 공작은 두 명밖에 없었다.“아첨할 필요 없습니다. 그쪽은 연락이 되었습니까?”니케르 공작이 엄숙하게 물었다.“그쪽에서 염구준에게 현상금을 걸고 반보천인 고수들도 보낸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흑풍은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 내용을 보여주었다.두 사람은 워낙 영리해서 쉽게 상대방을 믿지 않으니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다.“아주 좋습니다. 저들이 나설 때 내가 힘을 보탠다면 염구준을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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