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베이비: 아빠, 힘내!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661 챕터

제351화 자살

강윤아는 책의 표지를 권재아에게 보여주었다.“육아에 관련된 책이에요.”“당신은 이미 한 아이의 엄마잖아?”재아는 웃으며 윤아를 바라보았다.재아는 은찬이가 바로 자기 동생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윤아에 대한 태도가 적지 않게 바뀌었다.재아는 이미 윤아를 제수씨로 생각하며 그녀에 대해 알려고 했다.“나는 이전에 이러한 경험이 없잖아.”재아가 이렇게 말하자 윤아는 오히려 좀 쑥스러워했다.재아는 짐짓 윤아를 향해 웃어 보였다.윤아도 궁금했다.“언니, 재민 씨와 회사 일을 상의하러 오셨어요?”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상의는 끝났고요?”재아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윤아는 놀란 듯 말했다.“그러면 왜 제가 몰랐죠?”“둘 다 일에 너무 몰입해서 상대방의 존재를 전혀 모르죠.” 권재민은 어이가 없었다. 이 두 여자는 어떻게 몰두하기만 하면 옆에 있는 사람을 홀시하는지. 때문에 재민은 이 기회를 틈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해야 했다.“너 육아를 너무 열심히 하는구나.” 재아와 윤아는 서로 마주 보고 웃었다.윤아도 최근 재아의 긍정적인 태도에 화제를 찾아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윤아는 오늘이야말로 재아에게 접근하기 비교적 좋은 기회라고 느꼈다.이렇듯 윤아도 작은 속셈이 있었다. 윤아도 권씨 집안 사람들과 잘 지내 권씨 집안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려고 했다. 재민에게만 의지하는 것이 아닌, 매번 권씨 집안에서 억울함을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언니, 점심에 시간 있어요? 아니면 우리 같이 밥 먹을래요? 여기 근처에 새로 생긴 음식점 음식이 맛있다네요. 점심 같이 갈까요?” 윤아는 재아에게 점심 약속을 요청했다.재아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사실 함께 지내면 지낼수록 윤아가 당초 권지윤과 송해나가 말한 것처럼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오히려 잔머리를 가지고 있다.또한 성격도 온화하고 친절하며 남을 가혹하게 대하지 않는다.“좋아, 마침 점심을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재아는 흔쾌히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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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시신이 사라지다

이 소식은 권승호에게 있어서 벼락같은 소식이었다.권지윤은 필경 승호가 매우 귀여워해 온 딸로서 큰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이미 응당한 벌을 받았다고 생각했다.원래 승호도 지윤이가 감옥에 가서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다.이 기간이 지나가고 재민이와 응어리를 풀고 나면 이 일은 무난히 지나갈 수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소식이 들려왔다.승호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화가 나기도, 조급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승호가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하긴 기절해도 전혀 이상한 것 없는 상황이다.그러나 승호가 아무리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도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승호가 기절하자 모두 당황했다.권건하는 승호를 여러 번 불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아빠! 아빠!”김소혜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재민은 눈살을 찌푸리고 잠시 사색하다가 옆에 있는 일부 하인들을 향해 말했다.“뭘 멍하니 있어요, 빨리 할아버지를 병원에 모십시다!”재민의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떤 사람은 응급 전화를 걸었고 어떤 사람들은 승호를 차에 태우려고 다가왔다.그렇게 대가족이 급하게 병원의 한 부분을 따라가는 장면은 광활하고 매우 인상적인 장면처럼 연출됐다.승호는 이내 응급실로 보내졌다. 승호의 신분이 있었기에 병원 사람들도 감히 그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권 대표님, 안심하세요. 반드시 최선을 다해 응급처치할 것입니다.”한 의사가 재민에게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재민의 안색은 다소 보기 좋지 않았다. 누구도 이런 상황에 부딪히면 마음이 평온할 수 없을 것이다.“음.”수술실 밖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권씨 집안 외에 일부 외지 친척들도 왔다.승호가 줄곧 매우 귀여워하던 그 막내딸에 대해 모르는 것은 아니다. 지윤의 처지를 알게 된 후 모두 눈을 휘둥그레졌다.“뭐? 지윤이가 자살했어?”재민이가 기어코 지윤을 감옥에 보내려 했다는 것을 아는 일부 사람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재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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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다 네 잘못이야

책임자는 곧 재민의 요구에 따라 CCTV를 보여주었지만 의도적인지 아닌지 지윤의 위치는 CCTV 사각지대였기에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재민의 안색은 더욱 보기 흉 해졌다.책임자는 한쪽에 서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왜 CCTV에도 안 찍혔지? 이번에는, 정말 아무런 단서도 없어!’“다른 곳의 CCTV가 있어요? 수상한 사람이 있는지 보죠.”재민의 표정은 다소 불안해 보였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다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책임자는 처음에는 멍해 있었다. 마지막에는 아예 장례식장의 모든 CCTV를 돌려보았지만 아무런 흔적도, 수상한 사람도 없었다!‘이게 말이 돼!’책임자도 의아해했지만 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그들은 정말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한편, 승호는 방금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이번 일은 그에게 있어서 큰 충격이었다. 필경 지윤은 그가 매우 아끼는 딸이다. 설사 일을 잘못했다 하더라도 승호는 그녀를 용서할 수 있었다.‘하지만 지윤이가 이런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하다니.’승호는 약간 후회하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당초에 재민이가 무슨 말을 해도 지윤을 감옥에 보내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온갖 방법을 다하여 막았을 것이다.그렇기에 깨어난 후의 승호는 매우 의기소침해졌고 우울한 상태였다.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 모두 그에게 지윤의 시체가 없어진 일을 알리지 못했다.가까스로 깨어난 사람한테 이런 소식을 알린다면 또 기절할지도 모른다. 연세가 있으시니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원래 권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승호를 한동안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필경 현재 승호의 상태가 좋지 못하기에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권씨 집안의 먼 친척이 승호를 찾아뵈었을 때 실수로 이 일을 누설했다.“어휴, 지윤은 어떻게 된 일이에요? 시체가 사라지다니?”한창 말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던 그 친척은 승호한테 비밀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까먹고 모두 말해버렸다.이 말을 들은 승호의 안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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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뽀뽀하고 싶다

재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장사쯤이야 망하면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었지만 윤아에게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재민은 영원히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재민은 옷걸이에 있는 옷을 들고 떠날 준비를 했다.이때, 기태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 가려는 듯한 재민을 보자 얼른 입을 열어 물었다.“대표님, 지금 어디로 가시려는…….”“집으로 갈 거야.”재민은 아주 짧게 대답했다. 급해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한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려는 듯했다.기태는 스케줄을 힐끗 쳐다봤다. 기태는 안 그래도 재민에게 다음 일정을 얘기하러 왔던 참이었다.“하지만 조금 있다가 회의가 하나 더 있는데요…….”“캔슬해.”재민은 손을 흔들며 기태를 힐끗 보았다.“최근 잡은 스케줄을 다 캔슬해. 이제 기분이 나면 그때 가서 다시 잡으면 되니까 난 지금 집으로 돌아갈 거야.”기태는 잠시 멈칫하다가 곧바로 대답했다.“네.”재민은 살짝 화 난 듯 콧방귀를 뀌고 성큼성큼 떠났다.‘다행히 눈치는 빨라.’기태는 재민이 다급하게 떠나는 뒷모습을 보면서 다소 갈피를 잡지 못했다.“이건 또 뭔 상황이야?”재민은 급히 전용 엘리베이터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갔다. 그리고 곧바로 직접 운전하고 회사를 떠났다.윤아는 오늘 아침 재민이 떠나는 것을 보고 방으로 돌아왔다. 요즘 발생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게다가 다 너무 갑작스러웠는지라 윤아는 푹 쉬고 싶어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윤아는 책을 몇 권 보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고 겸사겸사 지윤이 자살한 일에서 헤어나려고 했다.윤아는 소설 한 권을 들고 흥미진진하게 보기 시작했다. 과연 책에 빠져드니 여러 가지 고민도 한 순간에 다 잊혀졌고 심지어 재민이 방으로 들어온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재민은 집에 들어오자 나른하게 소파에 기대어 조용히 책을 보고 있는 윤아를 보았다. 지난번 사무실에서 진지하게 책을 보던 모습이랑 달리 다소 편안해 보였다.자기가 들어온 것을 발견하지 못한 윤아를 보고 재민은 슬그머니 방으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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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복수하고 싶으면 내가 도와줄게

철썩이는 파도 소리와 많은 사람들의 즐거운 소리가 유리창 너머 어렴풋이 들려왔고, 뒤에서는 재민이랑 은찬이가 장난치는 소리가 들렸다.재민이는 사장님이란 무게를 내려놓고 동심으로 돌아간 듯, 어린 아이처럼 은찬이랑 놀고 있었다.윤아도 이런 재민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젊었을 때도 이렇게 개구쟁이였을까?’비록 은찬이는 나이가 어리지만 게임에선 자기의 아버지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재민은 윤아의 시선을 느끼고 재빨리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그 사이 은찬이는 기회를 잡고 게임에서 이겨버렸다. “아싸, 아빠 졌다!”은찬이는 기뻐서 퐁퐁 뛰었다.재민은 승복하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이 판은 무효야 무효. 다 너희 엄마가 너무 이쁜 탓이야, 내가 그 미모에 미혹되어서 잠시 집중을 못한 거야. 한 판 더 하자.”윤아는 자기 탓을 하는 재민이를 보면서 황당하고 웃겼다.“아빠, 억지 부리지 마요.”은찬이는 입을 내밀며 중얼거렸다.“다시 해, 다시!”재민이는 더 억지를 부렸고 윤아에게 당부하기도 했다.“윤아 씨, 이번엔 날 신경 쓰게 만들면 안 되요. 또 신경 쓰게 만들면 나 은찬이한테 처참하게 질지도 몰라요.”윤아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한가로운 하루가 지나갔다.이틑날 아침, 재민은 윤아와 은찬이를 데리고 전통 시장에 갔다.비록 이른 시간이었지만 시장은 이미 인산인해로 되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다 여행객이었고 일부 사람들은 옆 섬에서 이사 온 장사꾼이었다.쭉 걷다 보면 유토피아도만의 색깔을 가진 물건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윤아는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많이 샀다. 기념품으로 간직할 수도 있었고 집에 놓을 장식품으로도 제격이었다.오후, 날씨가 더웠는지라 그들은 바닷가로 향했다.바닷가에는 서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은찬이는 바다에서 자유롭게 서핑하는 사람들을 보자마자 자기도 배우고 싶다며 졸라댔다. 어쩔 수 없이 재민은 서핑할 줄 아는 경호원을 불러 은찬이를 가르치도록 했다. “어때요?”재민이 웃으며 물었다.윤아는 고개를 끄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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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자업자득

윤아는 심리 상담을 받기로 결심했고 의사 선생님은 재민더러 윤아를 데리고 재밌는 일을 많이 하면서 하루빨리 우울한 늪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라고 건의했다.“감사합니다, 선생님.”건의를 받은 후, 재민은 바로 인사를 하며 나갔다.이튿날, 재민은 스케줄을 안배한 후 윤아를 데리고 문을 나섰다.10분 후에 빨간 차 한 대가 보육원 입구에 세워졌다.익숙한 곳을 보고 윤아는 살짝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생각에 잠긴 듯한 재민을 바라보았다.재민은 시동을 끄고 말했다.“가요, 들어가 봐봐요.”윤아가 반응하기도 전에 은찬이는 곧바로 안을 돌진했다. 윤아는 말릴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뒤따라 나갔다.보육원은 윤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떠들썩했다. 윤아는 이런 곳은 썰렁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 곳에 있는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들이 겪지 못한 시련, 고난 그리고 억울함을 맛보았기에 분위기가 다운될 거라 생각했다.그러나 윤아는 들어간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생각을 바꿨다.아이들이 축구를 하며 장난치는 소리가 들려왔고 옆에 있던 은찬이는 참지 못하고 함께 놀러 갔다.윤아는 허락하고 재민이랑 걸었다.“어른들은 아이들의 세상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불행하게 태어나고 각종 시련을 겪었지만 아이들은 축구 한 판, 간식 하나로 다시 즐거워질 수 있죠.”보육원을 둘러본 후 재민이 얘기했다.“그건 맞아요. 어릴 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겁도 없이 살았죠.”“가요, 여긴 다 둘러봤으니까 다른 곳도 봐야죠.”윤아는 아직 다 받아들이지 못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은찬이는 두 사람이 가려는 것을 보고 깡충깡충 뛰어온 후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엄마, 나 부탁 하나 해도 돼요?”“무슨 일인데?”은찬이의 표정이 심각한 것을 보자 윤아는 바로 물었다.“엄마, 나 여기서 더 놀고 싶어요. 그래도 돼요?”은찬이는 입을 삐죽 내밀었고 불쌍한 척을 하며 물었다.은찬이의 이런 모습을 보자 윤아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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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농간

요즘 윤아는 고모 일로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오늘 재민의 이 말을 듣고 깊은 사색을 하게 되었다.어쩌면 이 모든 것은 점차 내려놓아야 할 때가 온 듯했다.“만약…….”재민은 원래 무엇을 더 얘기하려고 했지만 말이 나오기도 전에 차가운 입술이 자기의 입술에 닿고 빠르게 떠난 것을 느꼈다.윤아는 옅은 미소를 지었고 초롱초롱한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고마워요.”훈훈한 시간은 오래 가지 못했다. 그들이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권씨네 어르신이 재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자마자 재민은 참지 못하고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재민은 할아버지의 의도를 알 수 없었지만 일단 물었다.요즘 권씨 가문에 많은 일이 벌어진 바람에 권 어르신은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몸 컨디션까지 좋지 않아 어르신은 재민이더러 이 일들을 처리하도록 했다.“여보세요, 재민아, 너 지금 어디야?”어르신의 목소리에서 다소 피곤한 감정을 알 수 있었다.재민은 옆에 있는 윤아를 한번 보고 말했다.“윤아랑 지금 보육원에 있는데요, 왜요?”“뜬금없이 왜 갑자기 보육원에 갔어?”어르신은 윤아의 이름을 듣고 참지 못하고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별일은 아니에요, 그저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요.”재민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 무심한 말투로 답했다.어르신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지윤 앞에서 조금도 양보하지 않은 윤아의 모습이 생각나 다소 불쾌했다. 게다가 지금 윤아랑 재민이 같이 있단 소리까지 듣자 표정이 더더욱 나빠졌다.어르신은 원래 뭘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또 너무 티 나면 안 될 것 같아 그저 간단하게 말했다.“본가에 한번 와, 너한테 맡길 일이 있으니까.”“무슨 일인데요?”재민은 무의식중에 한마디 물었다.어르신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고 한참 지나서야 천천히 말했다.“네 고모의 뒷일 말이야, 네가 와서 처리해 줘야겠어.”재민은 그 말을 듣자 바로 할 말을 잃었다.재민은 지윤의 사망이 할아버지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는 것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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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수상한 사람

집사는 윤아의 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을 듣고 급히 달려왔다.들어오자마자 윤아가 창백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는 것을 보았다.“사모님!”윤아는 집사가 들어온 것을 보고 손을 부들부들 떨며 거울을 가리켰다.“저, 저거…….”집사는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쳐다봤는데 역시 깜짝 놀랐다.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집사였기에 겁을 먹지 않았고 그저 윤아의 방에서 이런 일이 존재한 것이 조금 놀라울 따름이었다.집사는 얼른 다가가 윤아를 일으켜 세운 뒤 거울 앞에 가서 그 빨간 글자를 깨끗하게 지웠다.그리고 다시 윤아의 곁으로 돌아와 위로했다.“사모님, 괜찮아요. 그저 빨간 글씨뿐이니까 별일 아니에요.”윤아는 양심에 어긋난 일을 한 적이 없었지만 지윤의 일은 어느 정도 자기랑 관계 있어 내심 두려웠다.집사는 이를 보고 윤아를 부축하여 나갔다.“사모님, 먼저 밖에 나가시죠.”그리고 집사는 메이드를 시켜 윤아의 방을 다시 청소하라고 했고 재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이 얘기를 듣자 재민은 장례식 쪽 일을 다 버리고 바로 달려왔다.집에 돌아오자마자 재민은 윤아가 거실에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잠깐 자리를 비운 것 뿐이었는데 또 일이 생겼어. 지금 이 집도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야?’“윤아 씨, 어때요?”재민은 윤아의 곁으로 다가가 애석함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윤아를 바라봤다. 윤아는 재민이 돌아온 것을 보고 무서워서 얼른 안겼다.“재민 씨, 나 너무 무서워.”“알았어, 내가 왔잖아, 무서워할 필요 없어.”재민의 위로를 받고 윤아는 정서가 점차 안정되었지만 여전히 의심이 많았다. 재민은 먼저 윤아를 객실로 가서 푹 자게 했다.윤아가 잠들자 재민은 조사에 착수했다. 집사는 일찍이 집안의 하인들을 모두 모아 심문을 받게 했다.“김 집사, 무슨 상황인지 얘기해줘요.”재민은 엉망인 안색으로 방에서 나왔다.집사는 자신이 본 것을 하나하나 자세히 얘기해줬고 그 말을 듣자 재민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근데 왜 집에서 이런 일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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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죽어

‘어떻게 해야 윤아가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먼저 입원하는 게 좋겠어. 암튼 병원엔 설비도 다 있고 만약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빨리 치료할 수 있잖아.”진혁은 이러면 윤아의 외출 차수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외출이 적어지면 나쁜 것을 볼 확률도 낮아지니까 기분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수 있다고 믿었다.재민은 심사숙고하고 윤아를 바라보았다.“어떻게 생각해요?”재민은 윤아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윤아는 당연히 진혁의 건의를 받아들였고 자기와 아이를 위한 방법이라 생각했다.“병원으로 가요.”결정이 나자 재민은 즉시 하인에게 윤아의 짐을 다 싸라고 분부하고 바로 병원으로 갔다.재민은 윤아가 심심해지지 않기 병원에 윤아와 서만옥을 한 병실로 할 것을 요구했다. 모녀가 한곳에 있으면 서로를 더 잘 보살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윤아가 만옥의 병실에 도착했을 때 만옥은 침대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딸이 임신한 상태로 재민의 부축을 받아 병실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만옥은 놀랍고 기뻤다.“윤아야, 권 서방 어쩐 일이야?”한동안 윤아를 보지 못한 만옥은 딸이 아주 그리웠다. 다만 이렇게 갑작스레 만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그러다가 만옥은 재민 뒤의 경호원이 손에 들고 있는 가방과 간호사가 와서 옆 침대를 치우는 것을 보고 멍해졌다.“이건 무슨 상황이야?”“장모님.”재민은 윤아를 잘 돌보지 못하고 입원까지 하게 만든 점이 너무 부끄러웠다.“윤아가 며칠간 병원에 입원해야 할지도 몰라요. 그래서 장모님이랑 같은 병실에 안배했어요. 오랜만에 같이 수다라도 떨면 좋을 것 같아서요.”만옥은 이 말을 듣자 엄청나게 기뻐했다.“그래, 나도 마침 심심했어.”“엄마, 요즘 몸은 어때요?”윤아는 만옥의 이불을 정리해 주며 물었다.“괜찮아.”만옥은 자기 딸을 자세히 살펴보니 윤아의 안색이 예전처럼 좋아지지 않은 것 같아 걱정했다.“윤아야, 안색이 어째 안 좋아 보이는데, 어디 아파?”윤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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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지옥 가길 간절히 원했다

윤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재민은 매우 마음이 아팠고 두말없이 기태와 연락했다.줄곧 문밖에 서서 표정을 짓지 않던 기태는 재민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훔쳐보았다.그는 재민이 화가 나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표님.”기태의 목소리를 듣고 재민은 문을 닫고 몸을 옆으로 돌려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침묵한 후에야 재민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중요한 일이 있어서 널 불렀어.”재민은 표정이 매우 엄숙했고 진지했다.재민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 기태는 놀라서 바로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말씀하세요.”재민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자신의 관자놀이를 눌렀다.“지금 이런 일이 생겼으니, 우리 쪽에서 반드시 조심해서 일을 처리해야 해.”“당분간 회사 일에서 손떼. 내가 처리해 줄게.”“네 임무는 지금 윤아의 상황을 살피는 거야. 이 기간에 반드시 병원의 모든 보안 시스템에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다 한 번씩 조사해. 아무런 문제도 없게 만들어. 그리고 넌 병원 CCTV의 범위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마.”재민은 침착하게 분부했다. 그리고 말을 다 한 후 창문을 통해 병실 안에서 깊이 잠든 윤아를 바라보았고 눈빛이 갈수록 어두워졌다.“네.”비서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 알아들었음을 말했다.“그리고 고모가 사고 난 요 며칠 동안 생긴 일을 비밀리에 조사해. 누가 고모랑 연락했고 시체는 어디로 옮겨졌는지. 털끝만큼의 실마리도 놓쳐서도 안돼. 일단 고모 주변 사람들부터 조사하는 게 좋을 거야. 고모가 마신 차 한잔이라도 다 빼놓지 말고 자세하게 조사해.”재민은 차갑게 분부하였다. 재민은 이 세상에 이렇게 우연한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지윤의 시체가 도난당한 것을 시작으로 재민은 한 사람이 이 모든 일들을 다 꾸미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지윤의 시체가 갑자기 도난당하고 윤아가 갑자기 정신을 잃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가장 큰 가능성은 바로 이 두 사건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심지어 같은 사람의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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