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썩이는 파도 소리와 많은 사람들의 즐거운 소리가 유리창 너머 어렴풋이 들려왔고, 뒤에서는 재민이랑 은찬이가 장난치는 소리가 들렸다.재민이는 사장님이란 무게를 내려놓고 동심으로 돌아간 듯, 어린 아이처럼 은찬이랑 놀고 있었다.윤아도 이런 재민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젊었을 때도 이렇게 개구쟁이였을까?’비록 은찬이는 나이가 어리지만 게임에선 자기의 아버지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재민은 윤아의 시선을 느끼고 재빨리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그 사이 은찬이는 기회를 잡고 게임에서 이겨버렸다. “아싸, 아빠 졌다!”은찬이는 기뻐서 퐁퐁 뛰었다.재민은 승복하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이 판은 무효야 무효. 다 너희 엄마가 너무 이쁜 탓이야, 내가 그 미모에 미혹되어서 잠시 집중을 못한 거야. 한 판 더 하자.”윤아는 자기 탓을 하는 재민이를 보면서 황당하고 웃겼다.“아빠, 억지 부리지 마요.”은찬이는 입을 내밀며 중얼거렸다.“다시 해, 다시!”재민이는 더 억지를 부렸고 윤아에게 당부하기도 했다.“윤아 씨, 이번엔 날 신경 쓰게 만들면 안 되요. 또 신경 쓰게 만들면 나 은찬이한테 처참하게 질지도 몰라요.”윤아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한가로운 하루가 지나갔다.이틑날 아침, 재민은 윤아와 은찬이를 데리고 전통 시장에 갔다.비록 이른 시간이었지만 시장은 이미 인산인해로 되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다 여행객이었고 일부 사람들은 옆 섬에서 이사 온 장사꾼이었다.쭉 걷다 보면 유토피아도만의 색깔을 가진 물건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윤아는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많이 샀다. 기념품으로 간직할 수도 있었고 집에 놓을 장식품으로도 제격이었다.오후, 날씨가 더웠는지라 그들은 바닷가로 향했다.바닷가에는 서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은찬이는 바다에서 자유롭게 서핑하는 사람들을 보자마자 자기도 배우고 싶다며 졸라댔다. 어쩔 수 없이 재민은 서핑할 줄 아는 경호원을 불러 은찬이를 가르치도록 했다. “어때요?”재민이 웃으며 물었다.윤아는 고개를 끄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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