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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보스의 품격: Chapter 1191 - Chapter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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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1화 어두웠던 어린 시절

점심이 다 되어서야 두 아이의 시험이 끝났고 학생들이 하나둘 학교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여씨 부부 내외 때문인지 고다정도 덩달아 긴장되었다.그녀는 여준재의 곁에 서서 까치발을 들고 학교 쪽을 바라보았다.여준재도 그녀의 행동을 눈치채고는 재빨리 고다정의 잘록한 허리를 감싸며 당부했다.“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요.”“저기 우리 준이랑 윤이가 보이네요.”고다정은 문득 반가운 듯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두 아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준아, 윤아. 엄마 여기 있어.”“엄마, 아빠!”두 아이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재빨리 달려왔다.물론 그들 옆에 한껏 긴장한 얼굴로 서있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인사를 건넸다.인사가 끝난 뒤 네 명의 어른들은 성적에 대해 일절 묻지 않고 두 어린이를 데리고 근처 식당에 갔다.“우리 준이, 윤이, 많이 먹어. 오늘 수고했어.”심해영은 계속해서 테이블 위의 음식들을 두 아이에게 집어줬다.두 아이는 입 주변에 묻힌 것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다.분위기는 아주 훈훈했다.뒤늦게 식사를 마친 뒤 고다정은 그제야 시험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혹시 선생님이 성적 결과가 언제 나온다고 말해줬어?”“이미 나왔어요. 저랑 오빠가 모두 만점으로 시험에 통화했다면서 여름방학이 끝나면 학교에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 하셨어요!”두 아이는 뜸도 들이지 않고 선생님이 했던 말을 그대로 전했다.사실 오늘 시험을 본 대부분의 학생이 시험에 통과했다.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진급하는 시험이라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그래도 세 어른은 한껏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기뻐했다.“와, 우리 준이, 윤이 정말 대단하네.”하지만 여준재는 이러한 광경이 너무 웃겼다.특히 평소에 무뚝뚝하고 점잖던 아버지와 옆에서 같이 환호를 지르는 어머니, 거기에 고다정까지 보고 있으니 무슨 말해야 할지 몰랐다.고하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칭찬을 듣고 득의양양해서는 웃으며 말했다.“기뻐할 일이 더 있어요. 저랑 오빠는 개학하면 선생님께 월반 시험도 보겠다고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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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사위가 여전히 마음에 안 드는 어르신

고다정의 어린 시절은 말 그대로 암흑 그 자체였다. 여준재가 조사한 내용 따르면 고다정은 어렸을 때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고경영에게 사랑받지 못했다.강수지는 비록 고다정에게 사랑을 베풀었지만 그녀도 워킹맘이라 대부분의 정력을 회사에 쏟다 보니 고다정에게는 항상 소홀했다.하여 고다정은 공부를 통해 어머니의 관심을 사려고 학년 1등은 놓친 적이 없었고 월반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그러면서 그녀는 어린 시절을 끊임없이 공부하며 보냈고 즐거움이란 뭔지 모르고 자라왔다.돌아가는 길에 여준재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얼굴빛을 흐리며 말했다.“고경영, 그 사람을 단순히 감옥에만 보내면 안 됐어요.”예전의 고다정은 정말 마음이 여렸다.이렇게 아내를 죽이고 딸을 해친 쓰레기는 마땅히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게 해야 하는데!여준재는 곁에서 순간 눈빛이 날카롭게 변한 고다정을 보고는 단번에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고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말아요. 어차피 감옥에서도 잘 지내지 못할 겁니다.”고다정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그녀도 같이 웃었다.맞는 말이다. 여준재가 어떻게 자기 여자를 괴롭혔던 사람을 가만히 내버려두겠는가.아무리 그녀의 아버지라고 해도 어림없다. “고마워요.”고다정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더니 그대로 여준재의 허리를 감쌌다. 그리고 가볍게 그에게 입을 맞췄다.“이건 포상.”여준재도 그녀를 향해 웃음을 짓다가 눈썹을 살짝 치켜들며 일부러 삐진 척 물었다. “겨우 이거요?”“모자라요?”고다정은 다시 그와 눈을 맞추고 물었다.눈앞의 아리따운 용모를 한 여자를 보더니 지금 안 한 지 거의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여준재는 침 한번 꿀꺽 삼키고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확실히 아쉽긴 하죠.”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한 손으로 고다정의 뒤통수를 감싸고 고개를 숙여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그렇게 서로의 입술이 맞닿았다.고다정은 눈을 살짝 뜨고 눈앞의 잘생긴 이 남자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다시 눈을 감고 팔을 여준재의 목에 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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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남의 이익에 손을 대다

“좋은 소식을 전하러 왔어.”거실 소파에 앉아 차를 한 모금 마시던 성시원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고다정은 그의 태도 변화에 여준재와 시선이 마주쳤다.하지만 여준재는 그녀에게 고개를 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냈다.역시나 성시원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레 말을 이었다.“M 국의 특효약보다 더 좋은 효능을 가진 새로운 종류의 특효약을 개발했다고 말했던 걸 기억해? 이전에 임상 시험하는 곳으로 보냈었는데 반년이 지난 지금, 임상 시험 데이터가 매우 성공적이어서 이미 생산 허가도 받게 되었어. 앞으로 두 달만 지나면 국내에도 우리만의 특효약이 있게 될 것이고 더 이상 비싼 돈을 주고 M 국의 특효약을 살 필요가 없어!”성시원의 눈빛은 환희로 가득 차 있었다.고다정은 그의 모습을 보고는 비록 예전의 기억은 아직 없지만 이 일이 기쁜 일이란 건 알고 있었다.외할머니가 뇌암 환자여서 암세포 억제제 구입에 대해 알아봤고, M국과 본국에서 구입에 대해 많은 조항을 두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이건 그렇다 치고, 하필이면 약 한 병의 가격은 2천만 원도 넘어서 일반 가정에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었다.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본국에 그들만의 특효약이 나왔고 심지어 효과는 M국의 약보다 더 좋아 앞으로 그들이 도리어 사정하면서 사 갈 것이다.이때, 성시원의 약간 상기된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하마터면 중요한 일을 잊어버릴 뻔했네. 이틀 뒤에 나랑 함께 M국 가서 교베르 시상식에 참석해야 해. 특효약이 임상시험에 들어갔을 때, 사람을 시켜 약을 국제의약국에 보냈는데 글쎄 교베르 창작자 상을 받게 되었대!”“진짜예요? 우리 이 특효약이 진짜 창작자 상을 받게 되었다고요?”고다정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여준재도 어리둥절했다.다른 게 아니라, 교베르 상은 국제적으로 가장 영예가 높은 의학상이다. 보통 여기의 상을 받는 사람은 모두 의학계의 최고 거물이라고 할 수 있다.성시원은 놀란 얼굴을 한 두 사람을 보더니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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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의학계의 독충

M 국에 도착해보니 이미 12시간이 지난 뒤였다.두 아이는 이미 지쳐 고다정과 여준재의 품에 안긴 채 깊은 잠에 빠졌다.비행기에서 내린 뒤 성시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들었는데 교베르 주최 측에서 이번에 우리를 직접 차로 데리러 온대.”고다정을 포함한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 뒤 그를 따라 공항 밖으로 나왔다.나오자마자 웬 전형적인 M 국 사람일 것 같은 남자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성시원을 향해 다가왔다.“성 교수, 오랜만이야. 이렇게 다시 만나서 너무 기뻐!”남자는 말을 마치자마자 성시원을 크게 안아줬다.성시원도 미소를 짓더니 같이 포옹했다.그러다가 얼마 안 지나 그 남자한테서 급히 떨어지더니 대뜸 물었다. “호준아, 오랜만이야. 근데 네가 마중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놀랐지. 내가 특별히 마중 나오고 싶어서 어렵게 기회를 뺏어왔지.”백호준은 성시원에게 눈을 한번 찡긋하더니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말을 마친 뒤 그제야 성시원 뒤에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감탄했다.“와, 정말 아름답고 잘생긴 젊은이들이네. 혹시 모두 네 제자들인가? 너무 행복하겠다.”평소 이쁘장하게 생긴 건 다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의 과장된 말투를 듣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성시원은 순서대로 고다정과 채성휘를 소개해 줬다.“이 두 사람만 내 제자야. 여기는 고다정, 그리고 여기는 채성휘. 이분은 두 사람의 가족이야.”여준재와 임은미까지 소개를 마친 성시원은 잊지 않고 자기 친구도 소개했다.“이 사람은 백호준, 내 친구야. 그리고 09년도 교베르 의학상 수상자이고.”“저도 메르즈병의 최초 발견자이자 치료 과정을 만든 창시자인 백호준 교수님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발표하신 모든 의학 논문도 열심히 봤었고요.”채성휘는 팬심이 가득한 얼굴로 백호준을 바라보았다.백호준은 전혀 놀란 기색이 없이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별말씀을요. 아니면 제 밑으로 전입하는 건 어때요? 마침 최근에 학생들이 모두 졸업했거든요.”“백 교수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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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운산에 살겠다는 채성휘

“주최 측에서도 지금 스미스 가문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습니다. 근데 그쪽에서 추궁하기 시작하면 아마 그 시상식은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요. 아니란 사실이 밝혀져야 다시 평가에 들어갈 수 있다지만 그러면 이번 연도 시상식은 때를 놓치게 되어 다시 4년 뒤를 기다려야 하니까요.”백호준은 자신이 추측한 내용들을 말했다.하지만 스미스 집안은 전 M 국의 특효약을 장악하고 있는 대가문이었다.말을 듣고 있던 성시원이 차가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이 벤저민은 여전히 주최 측의 빈틈만 파고드네.”고다정은 그들의 걱정을 단번에 눈치챘다. 만약 스미스 가문에서 이 일에 대해 추궁하기 시작하면 이 상장은 분명 그 벤저민이라는 사람 손에 넘어갈 것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답답했다.“스승님, 우리 쪽에서도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요?”“확실히 미리 준비해야겠어요.”채성휘도 맞장구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 사람이 상장을 채가는 걸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성시원은 진지해진 두 사람의 얼굴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그쪽에서 먼저 수를 쓰기 시작했으니 우리도 맞장구쳐줘야지. 혹시 애초에 왜 우리가 이 특효약을 개발했던지 기억해?”“기억해요. 우리나라 모든 암 환자들이 억제제를 사용하고 적은 돈으로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잖아요.”채성휘가 엄숙한 얼굴로 답했다.그의 단어 하나하나가 결의와 끈기로 가득 차 있어서 가만히 듣고 있던 고다정과 임은미도 같이 격앙되기 시작했다.하지만 여준재는 오히려 눈빛을 반짝이며 성시원을 보고 말했다.“어르신은 특효약의 제조법을 공개할 것입니다.”여준재는 결의에 차서 말했다.성시원도 그의 생각을 짐작하고는 부정하지 않았다.“사실 이 일에 대해서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어. 원래는 상을 받은 후에 공개하려고 했지만 누군가 이 기회를 이용해서 우리를 해치려고 한다면 나중에 말할 필요가 없겠지. 만약 스미스 쪽에서 진짜 벤저민을 도와 우리 쪽의 트집을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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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좋은 실험은 아니다

“그들도 분명 동의할 겁니다.”채성휘는 진지한 눈빛으로 답했다.고다정은 그의 안색이 수상해 보였지만 어디까지나 남의 집 사적인 일이라 더 이상 물을 수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자기 동료이자 제자인 그에게 충고 한마디는 해야 했다.“저랑 은미는 친자매나 다름없어요. 또한 제 세 아이의 두 번째 엄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 제 사람을 만약 채 선생님께서 조금이라도 괴롭힌다면 결과가 어떨지는 익히 알 거로 생각합니다.”“알아요.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채성휘는 엄숙한 표정으로 다짐했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엘리베이터도 멈췄다.임은미는 자신을 걱정해 주는 친구랑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번갈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끼고 그들의 손을 한 손씩 잡더니 웃으며 말했다.“됐어, 두 사람이 나를 얼마나 아끼는지 나도 알아. 근데 지금 이 장소에서 나눌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더구나 지금 우리는 잘 쉬고 오후에 놀러 나가는 게 제일 중요해. 아까 어르신께서도 우리한테는 오늘 반나절밖에 놀 시간이 없다고 하셨잖아. 그렇지 않으면 두 사람이 일이 끝나야 시간이 있을 것 같아.”고다정과 채성휘는 서로 눈이 마주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임은미의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여준재는 고하윤을 안고 맨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는데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고다정이 기억을 잃어도 임은미와의 관계에는 조금도 영향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복도에서 헤어졌다.스위트룸에 들어서자 여준재와 고다정은 안고 있던 아이들을 조심스레 침대에 눕혔다.두 아이가 곤히 잠든 모습을 보더니 고다정은 참지 못하고 그들의 이마에 뽀뽀한 뒤 낮은 소리로 여준재에게 말했다.“너무 깊게 잠들어서 우리가 이렇게 대화해도 깨지 않네요.”“비행기 타는 것도 힘든 일인데 어제 늦게까지 놀았으니 당연히 오늘에는 깊게 잘 겁니다.”여준재는 말을 마친 뒤 외투를 벗고 욕실로 향했다.“다정 씨도 피곤할 텐데 제가 욕조에 물을 받아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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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보디가드 두 명만 붙여줘

복도에 서 있는 성시원의 얼굴은 평소의 자상함이라곤 온데간데없이 한껏 어두워진 낯빛에 기분이 많이 언짢아 보였다.고다정 일행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뒤 걱정스레 물었다.“스승님,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안색이 너무 안 좋아요.”“설마 그 벤저민이라는 사람이 찾아왔던가요?”채성휘도 다급히 물었다.다른 사람들도 성시원을 주시하며 그의 답만 기다리고 있었다.여준재도 얼굴을 한껏 찌푸렸다.성시원은 그들의 걱정스런 눈빛을 눈치챘지만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그러다가 그들의 손에 들려진 쇼핑백들을 보고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먼저 가서 손에 든 물건들을 내려놓고 다시 내 방으로 와.”성시원의 말대로 그들은 저마다 방에 돌아가서 물건들을 내려놓은 뒤 다시 그의 방으로 향했다.준이랑 윤이는 어른들이 급히 토론할 게 있어 보여 굳이 따라가지 않았다.몇 분이 안 되어 커다란 거실에는 사람들로 꽉 찼다고다정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성시원에게 다시 물었다.“스승님, 대체 무슨 일이에요?”그녀의 물음에 성시원은 그들을 저마다 훑어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금 M국 고위층 사람들이 우리를 노리고 있어. 요 며칠 은미랑 준재는 밖에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고 최대한 경호원을 데리고 다녀.”“왜 갑자기 고위층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되었나요?”임은미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걱정스레 물었다.순간 예전에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설마 우리를 납치하거나 그러지는 않겠죠?”그녀의 말을 듣더니 여준재와 고다정, 또한 채성휘마저 낯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성시원을 바라보며 그가 대답해 주기만을 기다렸다.다행히 성시원은 더 뜸 들이지 않고 오후에 겪었던 이야기를 대충 설명해 줬다.“교베르 시상식이 끝나기 전까지는 안전하겠지만 일단 시상식이 끝나면 그들이 움직일 수 있어. 이미 위쪽에 연락했지만 여기가 아무래도 그들의 지역이라 위쪽사람들도 움직이기 힘들 거야. 하여 요 며칠 동안 준이랑 윤이, 그리고 은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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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저희도 이제 어른이에요

두 아이는 그녀의 말을 당연히 따랐다.그들이 언제 돌아가면 되는지 물어보려던 찰나 문밖에서 누군가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내가 가서 열게.”여준재는 문을 열어주려고 몸을 일으켰다.문을 열자마자 문밖에 임은미와 채성휘가 서있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서 물었다.“여기까지 무슨 일이에요?”“다정이에게 부탁할 일이 있어요. 혹시 들어가도 되나요?”임은미는 조급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방안으로 먼저 뛰어드는 실례는 범하지 않았다.아무리 고다정과 사이가 좋다고 해도 그건 선을 넘는 일이다.이때 고다정도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침실에서 나왔다.그녀도 여준재와 마찬가지로 의아해서 물었다.“은미야, 무슨 일 있어?”네 사람이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임은미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너한테 부탁 할 일이 있어.”“무슨 부탁?”고다정의 물음에 임은미가 답했다.“혹시 우리 성휘 씨를 보호해 줄 보디가드 몇 명만 붙여줄 수 있어?”말을 마친 뒤 그녀는 고다정을 빤히 쳐다보았는데 만약 고다정이 거절이라도 하면 각종 애교를 부릴 기세였다.물론 고다정도 거절할 사람이 아니었다.“그건 당연한 거야. 채 선생님은 우리 팀에서도 중요한 사람인데 당연히 보호해 드려야지.”“역시 우리 다정이가 최고야. 우리 아이가 나중에 아버지가 있는지 없는지는 이제부터 너한테 달렸어. 아무런 일도 없게 잘 부탁해.”임은미는 고다정의 품에 안겨 애원했다.이런 웃픈 상황에 고다정은 얼떨결에 그녀를 안아줬지만 마음속으로는 꼭 채성휘에게 아무런 일도 없게 하리라 다짐했다.이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발생했다. 갑자기 두 아이가 그녀에게 볼멘소리로 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엄마가 저희를 또 속였네요! 우리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숨겼잖아요!”두 아이는 뾰로통해서 고다정을 노려보았다.고다정도 그들이 화난 모습을 발견하고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순간 준이랑 윤이가 이 방안에 같이 있다는 걸 잊어버렸다.“헤헤, 너희들이 걱정할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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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얼마나 더 기고만장할지 두고 볼게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사고 싶지 않아 임은미와 두 아이는 즉시 떠나지 않았다.그들은 인근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급히 귀국하는 척했다.고다정도 그들이 돌아간 뒤 밖에서는 많이 언짢은 티를 내며 성시원 뒤를 따라 토론회에 참석했다.하지만 여준재는 매일 현지에 설립한YS그룹에 가서 회사 일을 처리해야 했다.이날 오후, 고다정과 채성휘는 성시원을 따라 다시 학술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뜻밖에도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그 의학계의 독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성 교수님, 몇 년 못 본 사이에 많이 초췌해졌네요.”벤저민은 눈앞의 세 사람들을 향해 비웃듯이 말을 건넸다.하지만 성시원은 그런 벤저민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게 답했다.“어쩔 수 없죠. 제가 제일 중시하는 게 양심, 도덕, 그리고 인내심뿐이거든요. 그리고 아무리 연구 결과가 좋지 못하다고 해도 누구처럼 제자의 작품을 뺏지는 않습니다.”이 말은 의심할 여지 없이 벤저민을 저격하는 말이다.역시나 벤저민의 얼굴은 순간 험악해졌다.하지만 성시원은 그의 모습을 아랑곳하지 않고 고다정과 채성휘를 데리고 계속 앞으로 걸어 나갔다.그의 무시로 벤저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그러다 차가운 눈빛으로 고다정과 채성휘를 훑어보고 다시 그들의 학력을 떠올리더니 자기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성 교수님, 보아하니 10년 전의 일이 당신에게 큰 타격을 준 것 같네요. 지금은 제자들을 받아들이는 데 점점 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잖아요. 제 기억으로는 예전에 석사생 밑으로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하긴 예전에 그 학생들도 성 교수님이 직접 뽑았지만 결국에는 이익 때문에 모두 배신하고 도망쳤죠.”그의 말을 듣고 성시원의 발걸음이 순간 멈춰졌지만 고개는 돌리지 않았다.그는 제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는데 순간 예전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그를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고다정과 채성휘는 제일 먼저 그가 지금 기분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특히 고다정은 성시원이 예전에도 학생들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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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이제 병들어도 더 이상 두렵지 않아요

결국 고다정은 구남준이 가져온 옷들을 입어보지 못했다.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교베르 의학상 시상식이 열리는 장소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대학 강당이었다.성시원이 고다정과 채성휘를 데리고 도착했을 때, 강당에는 이미 고위층 사람들과 기자들이 많이 도착해 있었다.이때, H 국 기자가 네 사람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듯 장비를 챙겨서 그들에게 다가왔다.“안녕하세요. 성 교수님 팀원들이 이번 교베르 제작자 상 수상자라고 들었는데 혹시 시상식이 끝나면 잠깐 시간을 내서 저희와 단독 인터뷰에 참여해 주실 수 있을까요?”기자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성시원을 바라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고다정과 여준재에게 시선이 쏠렸다.어쩔 수 없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있기만 해도 뛰어난 외모와 범상치 않은 분위기 때문에 도저히 안 보려야 안 볼 수 없었다.두 사람도 당연히 기자의 시선을 눈치챘지만 개의치 않고 성시원의 뒤에 서있었다.어쨌든 오늘 밤의 주인공은 성시원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성시원은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기자들이 아무리 애원하고 성시원을 설득해 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이날 오전 9시 시상식이 정식으로 시작되었다.주최 측은 특별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MC분을 초청해서 시상식의 진행을 맡겼다.역시나 탑은 탑이었다. 이제 막 무대에 올라섰지만 고작 몇 마디로 장내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것이다.“이제 오늘 첫 번째 교베르 상을 수상할 팀을 발표하겠습니다...”사회자가 한껏 격앙된 표정으로 대본을 낭독하자 객석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수상자는 일반적으로 낮은 상부터 높은 상 순서대로 발표되었고 제일 마지막에 우수상을 발표한다.하여 고다정 일행들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그래도 네 사람은 수상하는 팀마다 그들의 정보들을 알아보고 가끔 그들과 몇 마디 주고받기도 했다.세 사람의 학구 열정에 비교하면 여준재는 많이 조용했다.그는 그저 사업가이기 때문이다.시간이 1분 1초가 지나고,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시간이나 지나 마침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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