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정해찬은 떠나가는 세 사람의 뒤에 대고 큰 소리로 외쳤다.“너희 셋 잘 들어! 오늘 나 건드린 대가는 톡톡히 치르게 할 테니까!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해두는 게 좋을 거야!”정해찬은 학생회 대외 협력부 부장이라는 것에 자부감을 갖고 있었기에 임운기 일행은 한 손으로도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임운기는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정해찬을 바라봤다.“정해찬, 내가 이렇게 포기할 것 같아? 걱정 마, 그 약속은 꼭 지켜 내게 할 거니까.”임운기의 괴상한 미소는 보는 사람을 섬뜩하게 만들었다.하지만 그 말을 남긴 그는 뚱보와 강설을 데리고 남자 기숙사를 나갔다.“정말 그냥 이대로 넘어갈 거야? 정해찬이 득의양양해하는 꼴을 보면 짜증 나 죽겠어!”“그럴 리가. 그 내기를 없던 일로 치는 건 불가능해!”다급한 듯 발을 동동 구르는 뚱보의 말에 임운기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강설아는 오히려 걱정이 앞섰다.“임운기, 우리 그만하자. 아무리 그래도 정해찬은 대외 협력부 부장이잖아. 우리 걔한테 당해내지 못해. 오늘 한 방 먹인 거면 족해. 정 안되면 내가 학생회 나오고 말지, 나 미련도 없어.”“걱정하지 마, 네가 곤란한 일은 없을 거야.”임운기는 이미 마음속으로 계략을 생각해 둔 터라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남자 기숙사에서 나온 임운기는 강설아를 데리고 학생회를 담당하는 선생님의 사무실로 향했다.“강 주임님, 이건 제가 운동회를 위해 모은 후원금입니다. 도합 400만 원입니다.”강설아는 말하는 동시에 400만 원과 계약서를 강 주임의 사무실 책상 위에 고스란히 올려놓았다.“강설아라고 했던가? 정말 이 400만 원의 후원금을 학생이 받아낸 건가? 정말 대단하네!”놀라는 것도 잠시, 강 주임은 이내 강설아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그도 당연히 400만 원이라는 후원금을 모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었다.때문에 이렇게 큰 금액을 덜컥 내준 회사가 어디인지 궁금해 곧바로 옆에 놓인 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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