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원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남자를 쳐다보았지만 남자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남겼다.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바람에 휘날리는 오동나무 잎은 황금빛으로 반짝였다.석양은 남자의 등 뒤로 부드럽게 내려앉았지만, 그를 감싸는 황금빛은 묘하게 차가운 기운을 풍기며 쉽게 접근할 수 없을 듯한 신비로운 아우라를 뿜어냈다.“가원 아가씨, 이제 집에 가요.”보모가 최가원의 작은 손을 잡았다.“저 아저씨, 누군지 알아요?”최가원이 얼굴을 들어 물었다.보모는 고개를 저었다. 이 남자가 주는 강한 기운은 그저 무서움만 자아냈다.“이제 그만 가자, 여기 너무 외진 곳이니까 앞으로 이런 데는 오지 말아요.”최가원은 보모의 손을 잡고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차에 올랐다. 떠나기 직전, 최가원은 무의식적으로 남자가 사라진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흩어진 몇몇 관광객들만 보일 뿐, 남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최씨 가문의 놀이공원 개조 프로젝트는 회사 이사회에서 결론이 나지 않고 있었다.몇몇 이사들은 이 기회를 잡아 최군성의 환심을 사려는 듯, 프로젝트에 투자해야 한다며 떠밀었다. 작은 액수라 크게 상관없다고 했다.하지만 대부분의 이사는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최씨 가문의 이미지와도 직결된다고 주장했다.최씨 가문은 이런 작은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과거에 했던 공익 프로젝트들은 대개 병원, 요양원, 복지시설 등 규모가 크고 공적인 성격이 짙은 것들이었다.이런 오래된 놀이공원 프로젝트는 노력과 시간을 들일 만한 가치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더욱이, 만약 놀이공원 개조가 제대로 되지 않아 흥행에 실패한다면 회사의 명성이 손상될 수도 있었다.최군형은 업무에 있어 늘 가족보다는 이성을 우선시했지만 이번만큼은 동생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었다.“놀이공원 개조 프로젝트는 결국 이사회에서 승인받지 못했어.”최군형의 말에 최군성은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소파에 늘어졌다.“하지만...”최군형은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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