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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1화

한편 그 시각, 각 열국의 대사관과 영사관은 진왕으로부터 온 사과 편지를 받게 되었다. 편지에 적힌 내용은, 본인은 전에 열국을 상대로 약간의 도발을 했을 뿐 절대 국왕의 자리를 빼앗을 마음은 없었다고 적혀 있었다. 내용을 확인한 이국의 해군 사령관 미고양은, 너무나도 기가 찰 지경이었다. 수십 척의 대형 전함을 이끌고 먼바다를 건너 용국 해역까지 왔는데, 한 방도 쏘지 못하고 대극이 끝날 줄이야. “젠장! 못돼먹은 늙은이 같으니라고!”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단지 마음속의 분노를 터뜨리는 것 외에는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가능한 한 빨리 철군하는 것이었다. 이쯤이면 용국의 사해 군대가 해역으로 급히 출격할게 뻔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철수하지 않으면 용국의 함대에 포위되어 섬멸될 수도 있게 된다. 그렇게 용국의 각 국경지는,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이 분위기가 싸해졌다. 남방의 일부 작은 나라들은 웅국과 이국 모두 순순히 철수하는 것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감히 나서지를 못했다. 이내 그들은 잇달아 사람을 파견하여 용국에 가서 직접 사과하게끔 하였고, 또한 영원히 용국의 뜻을 따르며 다시는 말썽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하였다. 다들 잇달아 꼬리에 꼬리를 물어 용각에 전화를 걸었다. 그 무렵, 용각에서는 한 교위 장교가 전해져 오는 모든 소식을 일일이 정리하고는 직접 천자각에 보내 국왕에게 단번에 보고하였다. 각 열국의 소식을 접하게 된 국왕은 마침내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강 씨 어르신, 그리고 진 씨 어르신! 이젠 두 분도 복직해야 하지 않을까요?”이내 국왕은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강만용과 신한국에게 다가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폐하! 하지만 저희 두 사람은 이미 연세가 많은걸요. 이제 용각에는 패기 넘치는 젊은 피가 필요합니다. 지금 이렇게 평화로운 틈을 타 가능한 한 빨리 더욱 많은 젊은 세대를 양성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 두 영감은 더 이상 용각을 지키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강만용과 신한국은 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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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2화

“당신...”무적천은 뜻밖에도 노인이 면전에 대고 자신을 위협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방금 조경해의 최후를 바로 옆에서 보게 된 무적천은 하는 수 없이 일단 마음속의 노기를 억눌렀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흑룡심만 융합하게 되면 더 이상 이 늙은 영감은 무섭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일단은 최대한 굽히기로 하였다. 그렇게 무적천은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고는 마지못해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 “어르신, 다음에 또 만나요!”이내 무적천은 소매를 거두고는 성큼성큼 대전 밖으로 곧장 나섰다. 황약사의 곁을 지나가면서 그를 한번 곁눈질하기도 했다. 반면 황약사는 온통 신경이 노인에게로 집중되어 무적천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르신,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어르신이 혹시 바로 예충기 선생님이신가요?”무적천이 대전을 나서자마자 황약사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노인에게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황약사를 곁눈질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래전부터 다들 날 그렇게 부르더라고. 그나저나 너, 네 아버지랑 많이 닮았구나!”노인의 정체를 알게 된 황약사의 눈동자에서는 순간 두 개의 정광이 뿜어져 나왔다. ‘이 영감이 여태 살아 있었다고?’ 황약사는 내심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는 자신의 아버지 세대로부터 이 기인에 대해 이야기를 전해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고, 무서운 사실은, 지금까지 자신의 허점을 드러내지 않고 줄곧 약왕파에 은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날 어떤 모욕을 당할지 가늠이 되지 않으니까. 황약사는 그런 예충기가 대체 어떤 경지에까지 오른 건지 감히 추측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황약사 아버지 세대들은 흔히들, 이 노인이 이미 4성 천신계의 경지에 다다랐다고 하였다. 다만 그때로부터 이미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노인의 현재 실력에 대해서 감히 결론을 내릴 사람은 없었다. “어르신을 만나 뵙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곧바로 황약사는 노인에게 허리를 굽혀 절을 하였고, 이내 국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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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3화

우연 그룹과 라이언사의 협의는 아무런 착오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금을 투입한 회사들이 갑자기 투자금을 전부 철회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거의 400억에 달하는 자금을 단번에 철회하는 것은 더욱 말할 것도 없고, 전에 이국호가 직접 우연 그룹에 투자한 100억까지 전부 회수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연 그룹은 라이언사와 계약을 체결한 지 이틀도 안 되어 바로 공급 업체와 연락을 취하여 이미 수천 톤의 약재를 보낸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우연 그룹은 현재로서는 이 약재들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당장 400억을 모아서 갚기는 버거웠다. 그러나 상대방은 일말의 자비도 없이 이미 우연 그룹에 마지막 경고까지 내린 상황이었다. 만약 3일 내에 투자금을 반환하지 않는다면, 법정에서 만나게 될 거라고. 그런데 놀랍게도 투자 협정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참깨보다도 더욱 작은 글씨가 한 줄 있었다. 당시 강우연은 한시라도 빨리 자금을 모으려는 욕심에 자세히 읽지를 않았다. 그 작은 글씨는 바로, 투자자들은 언제든지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게다가 일단 철회를 요청하면 우연 그룹은 반드시 7일 이내에 모든 투자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제야 강우연은 이국호와 그 라해붕이라는 사람이 애초에 처음부터 자신의 뒤통수를 치려고 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현재로선 가능한 한 빨리 자금을 조달하여 상대방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계홍과 강우연이 더욱 절망스러운 건, 강중뿐만 아니라 성내의 모든 은행들도 우연 그룹과의 협력을 전부 차단했다는 것이다. 설사 우연 그룹의 사무청사로 담보를 잡는다 하더라도 한 푼도 대출받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결국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된 나계홍은 어쩔 수 없이 한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한지훈은 순간 마음속으로 4대 가문을 떠올렸다. 전에 자신이 1600억의 거금으로 4대 가문을 유인하여 크나큰 손실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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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4화

“나랑 한 약속을 절대 잊지는 마. 곤윤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으마!”말을 마친 예 씨 어르신은 국왕과 악수를 나누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진왕을 노려보았다. “멍하니 서서 뭐 해? 넌 나랑 가야지!” 진왕은 내심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예 씨 어르신을 따라 함께 용각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뒤이어 강만용과 신한국도 국왕에게 작별을 고하고는,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였다. 그리고는 각자 어린 손자들을 데리고 예 씨 어르신과 함께 곤윤으로 돌아가게 됐다. 두 각로 또한 예 씨 어르신이 결코 심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예 씨 어르신의 문하에, 자신들의 손자를 들여보낼 수만 있다면 앞으로 그들의 앞날은 매우 창창할 것 같았다. “폐하, 이왕 파룡군이 다시 재편된 이상 사령관의 자리는 여전히 유청이 맡았으면 합니다!”한지훈이 자신의 뜻을 밝히자, 국왕은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 말은 더 이상 북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거야?”사실 국왕은 한지훈의 뜻을 오해하고 있었다. 그가 국왕의 비위에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북양을 떠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한지훈이 다시 북양의 사령관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다. “폐하께서도 보셨다시피 저는 요즘 집안에 자질구레한 일도 너무 많고, 게다가 4대 가문도 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만약 제가 다시 북양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반드시 큰 파란이 일어날 것입니다!”한지훈은 생각에 잠긴 듯 조심스레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국왕은 미간을 찌푸렸다. 암만 생각해도 한지훈은 용국의 안정을 지키기에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 일단 한지훈이 다시 북양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이 퍼지게 되면, 수많은 열국이 군대를 철수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한지훈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완곡하게 거절하는 한지훈의 뜻에, 국왕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야 했다. 현재 용국에서의 4대 가문의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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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5화

하지만 그 검은 그림자의 속도는 매우 빨라서 설령 한지훈이라 할지라도 쉽게 따라잡기가 힘들었다. 용칠은 이미 저 멀리까지 떨어져 있었다. ‘삼성 천왕계인가?’ 쫓아가는 내내 한지훈은 머리를 굴렸다.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국왕을 위협하려 하는지 의문이었다. 게다가 이 사람의 몸놀림은 매우 빨라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자괴감까지 들었다. 곧이어 검은 그림자는 어느새 천자각 담 밖에 도착하였고, 바로 망설임 없이 몸을 날려 담을 뛰어넘었다. 한지훈 또한 바로 그 뒤를 쫓아갔다. 이내 검은 그림자가 천자각에 침입하려는 순간, 여섯 명의 국로가 갑자기 나타나 천자각 앞을 가로막았다. “누가 감히 이곳에 발을 내디뎌! 천자각에 함부로 무단침입하면 벌을 받게 될 텐데!”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사람은 검은 그림자를 겹겹이 에워쌌고, 그 무렵 한지훈도 도착하였다. “어르신들, 전 흑병대 진우라고 합니다!”이내 검은 그림자는 허리춤에서 검은 옥패 하나를 꺼내 들고는 여섯 명의 국로에게 보여주었다. ‘흑병대? 바로 천자각 소속의 용국 최고 정보기관이잖아.’ “당장 마스크 벗어!” 하지만 국로들은 여전히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국로 님, 저 정말 진우 맞습니다! 방금 유럽에서 금방 돌아왔고요. 지금으로선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폐하를 만나고 싶습니다!”진우는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기다려!”곧이어 한 국로가 몸을 돌려 천자각 안으로 먼저 걸어갔다. 남은 다섯 명의 국로들은 여전히 진우를 에워싼 채 조금도 놓아줄 마음이 없었다. 그렇게 족히 5분이 흐르고 나서야, 방금 자리를 떠난 국로가 다시 돌아와 진우에게 말했다. “천자께서 무기를 내놓으시라 한다!”그러자 진우는 두 손을 번쩍 들고는 국로들을 향해 말했다. “저 원래 아무 무기도 안 가지고 왔어요. 안 믿기시면 직접 몸수색해 보셔도 됩니다!”곧이어 진우는 드디어 천자각으로 들어섰다. 저벅저벅 걸어가던 그는 갑자기 머리를 돌려 자신의 뒤를 따르는 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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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6화

열국의 수많은 고수들이 점차 복귀하게 되면서, 각 국군은 천왕급 고수들로 진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만약 용국 무종의 고수들을 처단하게 되면, 다음 기회에 열국이 다시 용국을 대대적으로 공격하게 되면 더 이상 막아낼 수 있는 사람이 없게 된다. “무종을 도살하려 한다고요?”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듣고 보면 일리가 있긴 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만약 놈들의 계획이 들키게 된다면 무종은 절대 수수방관할 리도 없을 것이다. 설령 무종이 몰살당한다 하더라도, 유럽의 그 작은 나라들의 실력으로는 용국 전체를 뒤흔들기란 거의 불가능이었다. 생각에 잠긴 한지훈은 이내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 “제가 보기엔 놈들은 매우 명확한 목적성이 있는 것 같아요. 혹은 무종을 겨냥하는 것이 어찌 보면 그들의 속임수일 수도 있어요!”“한지훈, 이 정보는 아주 확실한 거요. 우리 쪽 고급 정보원이 직접 내부로 침입하여 생명의 위험까지 무릅쓰고 특별히 알아낸 정보야! 틀릴 일은 없어!”진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어찌 됐든 이는 국본과 관련된 거사였기에, 진우도 허튼소리를 할 리는 없었다. “정보는 정확하겠죠. 하지만 제 말은, 대체 유럽의 어느 실력 좋은 나라가 감히 용국 무종을 상대로 도발을 하겠냐는 말입니다.”“용국은 예로부터 상무의 기풍이 있어 지금까지도 약 1200개가 넘는 문파들이 즐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한 세력을 상대로, 유럽의 그 작은 나라들은 더욱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이국이라 할지라도 감히 이렇게 나설 생각은 하지도 못할 겁니다!”“그리고 진작에 무신종이 유럽의 고수들을 얼마나 죽였는지, 그들 또한 잘 알고 있을 거잖아요?”한지훈은 단호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진우는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네 말도 맞긴 하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어. 게다가, 이 놈들은 이미 여러 가지 신분으로 위장하여 용국에 잠입한 상황이란 말이야!" "형님, 제가 보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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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7화

“강 대표님, 그 돈은 어떻게 조달하고 계신가요?”전화를 받자마자 이국호의 득의양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재 우연 그룹은 완전히 사각지대로 몰리게 된 상황인 데다가, 모든 은행들도 우연 그룹과의 합작을 끊어버렸다. 이 비상사태에, 우연 그룹의 현재 장부에는 수백억은 더욱 말할 것도 없고, 수백만의 금액조차도 꺼낼 수가 없었다. “이 대표님, 제가 대표님을 믿은 게 멍청했네요. 게다가 애초에 대표님께서 기어코 주식을 매수하려고 하셨는데, 지금 우연 그룹이 이렇게 자금이 빠듯한 상황에 굳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례하게 구는 것은 좀 너무한 것 같습니다!”강우연은 씩씩거리며 겨우 마음속 노기를 억누르고는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강 대표님, 이번 일은 저를 탓할게 아니에요! 저 또한 많은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우연 그룹에 투자를 한 건데, 지금 다들 저한테 돈을 돌려달라고 하니 저야 당연히 현금으로 바꿔서라도 돌려줘야죠!”“사실 우연 그룹에게 있어서, 100억은 단지 적은 금액일 뿐이잖아요!”“강 대표님이 오늘 이 난국에 빠진 것은 전부 라해붕 그 사람의 200억 때문이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오히려 강 대표님을 도와 방법을 생각해 볼 의향도 있어요. 저의 작은 부탁만 하나만 들어준다면!”이국호는 능청스럽게 말했다. “말씀해 보세요!”어두운 표정의 강우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라해붕에게 줄 그 돈을 조금만 미뤄서 줄 수 있다면, 먼저 제 이 100억을 갚을 수 있게 도와주는 건 어떠신가요? 저 지금 정말 급하거든요!”하지만 이국호의 말투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게 전혀 조급해 보이지 않았다. 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차갑게 웃었다. “물론 가능하죠. 라 대표가 저희 우연 그룹에 시간을 좀만 줄 수 있다면 200억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죠! 이 대표님의 그 50억 도 얼마든지 드릴 수 있고요!”“우연 그룹이 그동안 받은 주문량과 그에 딸린 이윤이 얼마나 많은지, 제가 굳이 얘기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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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8화

동방염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강우연을 바라보았다. 그제야 강우연은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라이언 회사와의 계약 그리고 라해붕과의 갈등, 이 모든 게 동양염의 계획이었다는 것을. 그렇게 크게 한 바퀴 돌고 돌아 결국 동방염의 올가미에 걸려들게 된 것이다. “어르신, 나 대표님! 저희 이젠 그만 가죠!”강우연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간다고요? 강 대표님, 제가 미리 경고하는데 그 400억, 3일 안에 반드시 입금해야 합니다. 아니면 계약 사항을 위반하는 것이기에 자칫했다가는 두 배로 배상해야 돼요!”“우연 그룹을 아예 팔아넘겨도 두 배인 800억 원이나 받을 수 있긴 할까요?” 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순간 몸이 굳어 발걸음을 멈추고는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돌려 동방염에게 말했다. “설령 우연 그룹이 나중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저를 협박할 생각은 하지 마시죠!”동방염이 어떤 사람인지 강우연은 이젠 잘 알고 있기에, 더 이상 골치 아프게 얽히고 싶지가 않았다. “역시!”그러자 동방염은 크게 웃기 시작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역시 한지훈의 여자다워. 아주 패기 넘치네! 내가 그동안 판을 짠 게 헛수고는 아니었어!”“그나저나 내 사부님을 데려오면 네가 날 맘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 같아? 아이고, 역시 여자들은 멍청하고 순진하다니까!”이내 나계홍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 강우연의 몸 앞을 가로막고는 말했다. “동방 도련님, 그만 자중하세요!”“네가 뭔데! 당장 꺼져! 죽여버리기 전에!”동방염은 눈을 부릅뜬 채 나계홍을 향해 노호하며 말했다. “나 대표님, 더 이상 상대하지 말고 이만 갑시다! 놈이 어떤 식으로 도발하든 말리지 마세요!”잔뜩 화가 난 강우연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곧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나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웬 두 명의 그림자가 강우연 일행의 길을 막았다. “정말 죄송합니다만 동방 도련님이 허락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이 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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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9화

라해붕의 등장으로 인해, 정세는 순식간에 더욱 악화되었다. 도청 전인은 홀로 1대 3으로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강우연의 안위를 보장할 수가 없었다. 설사 도청 전인이 캐럴과 로드 두 사람을 붙잡고 있는다 하더라도, 라해붕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얘들아, 뭐 해? 당장 들어와!”일찍이 손을 써둔 나계홍은 이내 문밖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뒤이어 10여 명의 검은 옷의 경호원들이 손에 권총을 든 채 재빨리 룸으로 뛰여 들었다. 만약 일반인만을 상대하는 상황이라면, 이 정도 수의 경호원들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동방염과 라해붕 등은 이 광경을 보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저 하하 웃었다. 곧이어 라해붕은 앞으로 한걸음 내딛고는 여유롭게 말했다. “이런 땅강아지들 같으니라고... 총이 아니라 대포를 하나씩 쥐어줘도 너희들이 과연 뭘 어떻게 할 수가 있겠어? 자, 배짱 있으면 당장 총 쏴봐. 나랑 한번 붙어보자고!”라해붕은 직접 손으로 총구를 자신의 이마에 겨누고는 악랄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진작에 이런 아마추어들은 전혀 안중에 두지를 않았다. 제 아무리 저격 소총을 들고 있더라도, 그를 다치게 하려는 것은 헛된 꿈에 불과할 뿐이었다. “내가 정말 총 쏘라고 명령을 내릴 용기가 없다고 생각해?”잔뜩 화가 난 나계홍은 이를 악물었다. 사실 그는 무자가 아니고, 더우기는 무도에 대해 아는 게 없었기에 라해붕이 대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는 가늠을 하지 못했다. 지금으로서 그는 단지 강우연을 지키려는 일념만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한지훈이 자신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테니까. “여봐라, 당장 사격해! 죽게 되면 내가 책임 질게!”그렇게 나계홍은 손으로 라해붕을 가리키고는 이를 갈며 소리쳤다. 이내 경호원 몇 명이 잠시 망설이더니 라해붕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탕탕탕!”곧이어 콩 튀기는 듯한 총소리가 룸에서 울렸다. “하하!”뒤이어 총소리가 멈췄고, 라해붕은 오만방자하게 웃기 시작했다. 뜻밖에도 총알들은 그의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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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0화

“저렇게 수준 낮은 놈은, 우리 동방 집안이랑 같이 얘기를 나눌 가치도 없어. 게다가 저 놈을 보내주지 않으면 앞으로 누가 한지훈에게 소식을 전해주겠어?”“한지훈이 오지 않으면, 이 판은 더 이상 재미도 없는걸!”동방염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내 그는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문지기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곧바로 캐럴은 재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단번에 도청 전인을 급습했다. 그 뒤를 따라 로드도 바로 도청 전인의 뒤를 노렸다. 다행히도 눈치가 빨랐던 도청 전인은 칼을 꺼내든 채 황급히 뒤로 물러서고는 강우연을 자신의 뒤로 감쌌다. “동방염 네 이놈, 감히 스승에 대한 은혜도 모르는 놈아!”잔뜩 화가 난 도청 전인은 순간 얼굴이 붉어졌지만, 4성 천급 천왕계의 고수 두 명을 상대로 그는 정말 자신이 없었다. 만약 부상이라도 전부 회복되었다면 아마도 승산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여전히 상처가 아물고 있는 시기였기에, 이 상황에 두 명을 상대하는 건 그야말로 죽음의 길이었다. “스승에 대한 은혜? 내가 당신한테 충고하는데 되도록이면 선을 넘지 마. 혹시 모르잖아, 내가 기분이 좋아서 당신을 좀 봐줄 수도 있을지. 괜히 나한테 미움 보였다가는 목숨을 부지하기도 어려울 수가 있어!”이내 동방염은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다들 저 영감 잡아!”그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라해붕도 함께 전단에 합류했다. 그렇게 도청 전인은 홀로 세 사람을 상대하게 됐다. 비록 도청 전인은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두 주먹으로는 결코 여섯 주먹을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방심한 틈에, 로드에게 습격을 당하게 됐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도청 전인의 몸은 어느새 피투성이가 되었다. 이내 그가 힘없이 땅에 쓰러지자마자, 캐럴은 다리를 들어 힘껏 그의 가슴을 밟았다. “영감, 적당히 나댈 줄 알아야지! 동방 도련님이 아니었다면 당신은 진작에 죽었을 거야!”캐럴은 얼굴에 흉악한 미소를 지은 채, 밧줄을 풀어 도청 전인을 단단히 묶었다.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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