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가슴을 바라본 순간, 그는 자신의 앞가슴의 살갗이 터지게 된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가슴에 난 큰 구멍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이게 내 심장이라고?’ “한...”곽연은 말을 반쯤 내뱉기도 전에 갑자기 눈앞이 어두컴컴해지기 시작했고, 이내 그는 눈을 감았다. 순식간에 큰비 속에 쓰러지게 된 곽연의 시체를 본 곽 씨 집안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크게 놀랐다. 그제야 한지훈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를 한 번도 거들떠보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전에는 줄곧 한지훈이 회피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크게 후회하게 됐다. ‘한 손으로 숨통을 조여버릴 수 있는 괴물은, 회피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많은 사람들은 내심 크게 놀란 한편, 저도 모르게 한지훈이 원효천에게 대한 태도를 다시금 연상하게 되었다. 설마... 그중에서도 나한비는 역시나 나 씨 그룹의 사업을 물려받을 가장 유력한 젊은 상속자답게, 머릿속에 이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눈치 빠르게 쏜살같이 뛰쳐나갔다. “한 선생님, 강 회장님, 어서 오세요!” 전부터 나계홍이 한지훈에게 인생을 걸었을 때, 줄곧 불쾌한 기색을 보였던 나한비의 태도는 아예 180도로 바뀌게 됐다. 그는 주동적으로 한지훈과 강우연을 도와 문을 열어줄 뿐만 아니라, 뒤에서 그들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던 졸개들까지 한쪽으로 밀쳐내며 아부를 하였다. 그로 인해 빗물이 자신의 몸을 젖게 되어도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한지훈 같은 사람에게 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한지훈은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는 이내 강우연과 팔짱을 낀 채 망성루로 들어갔다. 뒤이어 나 씨 집안사람들도 황급히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 이전까지만 해도 한지훈에게 대해 험담을 했던 적지 않은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무엇보다도 나계홍의 안목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한 선생님, 여기... 이쪽으로 오세요!”어느새 나계홍의 얼굴색은 백지장처럼 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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