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눈썹을 치켜뜬 채, 사방에서 자신을 노리는 카메라 렌즈를 훑어보았다. 이내 그는 가소롭다는 듯이 차갑게 웃으며 다시 이 회장을 쳐다보았다. "내가 고작 이런 것들을 무서워할 것 같아?" 그의 단 한마디로 이 회장은 순간 죽음의 위협을 느끼게 됐다. "너... 너 대체 뭐 하려는 거야? 한지훈, 너 명심해! 넌 더 이상 이전의 북양 왕이 아니야. 지금의 넌 그저 평범한 서민일 뿐이야. 만약 네가 감히 나를 건드리려 한다면, 원 씨 가주님께서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이 회장은 비명을 지르며 소리쳤다. "아? 그 말은 즉 네 뒤에 있는 배후가 바로 원 씨 집안이라는 거네?" 한지훈은 눈빛에서 한기를 뿜어내며 차갑게 웃었다. 얼떨결에 말실수로 실언을 해버린 이 회장은 그제야 말을 버벅거렸다. "원 씨 집안은 무슨..." "이 회장, 전부터 네가 거듭하여 우리한테 귀찮게 굴 때 나는 한 번도 너를 어쩌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 널 어떻게든 봐주려고 노력했지. 그러나 오늘, 네가 나한테 한 짓은 정말 참을 수가 없네!" "그래서 말이야. 미안하지만 난 더 이상 널 이 세상에 남기고 싶지가 않아!" 말을 마치자마자 한지훈은 발을 들어 이 회장을 밟아버렸다. 잔뜩 겁에 질린 이 회장은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아, 하지 마... 내가 잘못했어. 사실대로 얘기할게. 모두 원 씨 집안이 시킨 일이야... 모든 게 원 씨 집안이 계획한 대로 흘러간 거야... 그러니까 제발 날 죽이지는 말아 줘. 나 좀 살려줘..." 동시에 코를 찌르는 오줌 냄새가 사방을 가득 채웠다.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지린내에 모두 눈살을 찌푸리고는 코를 막고 바닥에 쓰러진 이 회장을 쳐다보았다. 바로 이 회장이 크게 놀란 나머지 바지에 오줌을 싼 것이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여전히 뒷짐을 진 채 발을 힘껏 밟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이 회장을 싸늘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그래. 이 회장, 운이 좋은 줄 알아. 목숨 하나만은 건
그 후, 한지훈의 응전과 동시에 그에게 관을 준비하라는 말은 원효천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쾅!"거의 순식간에 원효천의 몸에서 섬뜩한 기운이 분출되며 호텔 전체를 가득 채웠다! 원상용 등 원씨 가문 사람들은 원효천의 곁에 서서 모두 살을 에는 듯한 한기를 느꼈다. 원효천의 안색은 몹시 어두웠고, 그의 눈에는 살기가 뿜어져 나오며 TV 화면에 나오는 한지훈을 주시했다. "건방진 자식! 네놈이 죽음을 자초하는구나!!"원효천은 화가 나서 포효했고, 그의 기세에 화면에 금이 가며 산산조각 났다! 이 광경을 본 원씨 가문 사람들도 몇 번 숨을 헐떡이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며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가주님, 실력이 한 단계 더 성장하셨군요!""가주님, 화내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한지훈 그 건방진 놈은 죽이면 그만입니다!"원상용이 다급하게 말했다."흥!"원효천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창가로 걸어가 강중 전체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난 단 한 번도 한지훈을 안중에 둔 적이 없다! 내가 신경 쓰는 것은 강중 전체이지! 북양왕 따위는 한 손으로도 잡아 죽일 수 있다고!""예, 예, 가주님의 말씀이 맞습니다!"원상용이 얼른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그런데 가주님, 저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번에는 이미 실패를 했습니다…"그러자 원효천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 되물었다. "한씨 가문은 어떻게 되었지?""예, 스파이에 따르면 한씨 가문 가주인 한진욱이 이미 성검종의 수좌인 장위성과 연락을 하였다고 합니다! 만약 제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장위성은 오늘 강중에 도착해 m의 애제자인 곽연의 복수를 할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원효천은 돌아서서 말했다."응? 성검종의 수좌인 장위성이 직접 움직이다니, 이건 내 예상 밖이군.""장위성은 이미 수년 전에 이성 현급 천왕의 경지에 도달했지! 그가 직접 나선다면 한지훈 그 자식은 죽음을 면치 못할 거다!"이 말을 한 원효천의 얼굴에는 흉악한 냉소가 가득했다. "맞습니다!
그러자 한진욱이 다급하게 대답했다."장 수좌님, 이자는 지금 우연 그룹에 있습니다. 그는 우연 그룹 배후의 사장이며, 그의 아내가 바로 우연 그룹의 대표입니다!""하지만, 그는 또 다른 신분이 있는데, 수좌님께서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장위성은 눈살을 찌푸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한진욱을 바라보며 말했다. "말해!"그러자 한진욱은 그의 눈빛에 겁을 먹고 다급하게 말했다. "장 수좌님, 이자가 바로 용국의 북양왕입니다!""뭐?! 북양왕?!"장위성은 이 이름을 들었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심지어 복수심도 사그라들기까지 했다. 북양왕, 그는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인물이지 않은가! 만약 그가 북양왕을 대적하려 한다면, 이는 용국 작전부에 선전포고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장위성의 충격에 빠진 얼굴을 본 한진욱은 다급히 덧붙였다. "하지만 수좌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원씨 가문의 말에 따르면 한지훈은 이미 북양왕의 군직을 사임했고, 게다가 국왕과 불화가 있는 듯하더니 이제야 강중으로 돌아왔습니다!"이 말을 들은 장위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의 눈에서 한기가 다시 살아났다. "북양왕도 아닌 평범한 자가 내 애제자를 죽이다니, 성검종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구나! 이렇게 된 이상, 오늘 그놈을 반드시 죽이겠다! 그리고 이 기회를 빌려, 성검종을 건드린 자는 설령 전임 북양왕이라도 죽음으로 죄를 물어야 한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알릴 테다!"장위성은 살의로 가득 찼고, 만약 한지훈이 여전히 북양왕이었다면 감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이제 북양왕이 아니었기에 그는 거리낌이 없었다! 만약 그가 한지훈을 죽인다면, 아마 그는 천하에 이름을 떨치고 국왕의 인정을 받을 것이다! 이 생각을 한 장위성은 즉시 일어나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당장 나를 따라 우연 그룹으로 향해 한지훈을 죽인다!""예!"한진욱은 기뻐하며 서둘러 장위성을 따라 회의실을 나와 차를 타고 우연 그룹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지며 직접 사람들을 회의실에서 데리고 나와 회사 1층 로비로 향했다. 로비에는 이미 수십 명의 경비원이 모두 피를 토한 채 기절해 있는 상태였다! 이 광경을 강우연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입을 가렸고,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누가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단 말인가?! 반면에 한지훈은 침착한 얼굴로 로비에 서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고, 동시에 장위성도 다가오는 한지훈을 보고는 비웃으며 말했다. "한지훈, 네놈이 드디어 나왔구나!"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누구지?"그러자 장위성은 비통한 눈빛을 하고 말했다. "네놈이 내 애제자를 죽였는데도 감히 내가 누구냐고 묻는 것이냐? 좋다, 그렇다면 알려주지! 난 성검종의 수좌, 장위성이다! 오늘 내 제자의 복수를 위해 네놈의 목을 베러 왔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얼굴이 굳어지며 대답했다."성검종의 수좌? 들어본 적이 없군! 그럼 당신의 애제자는 누구지?"그의 대답에 장위성은 크게 자극을 받은 듯 화를 내며 소리쳤다. "건방진 놈! 성검종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내 애제자인 곽연이 바로 어제 네놈에게 죽임을 당했어!!"그러자 한지훈은 그제야 생각이 난 듯 냉소를 흘렸다. "하하, 생각났군. 그자가 당신의 제자였다니, 어쩐지 실력이 형편없는데도 굳이 찾아와서 도발을 하는 모습이 닮았군그래!" "이, 이 자식이! 정말 오만하기 그지없군! 오늘 반드시 네 목을 따서 내 제자의 복수를 할 거다!!"장위성은 화가 나서 포효했고, 그의 몸에서 현급 천왕의 기세가 순식간에 폭발하며 우연 그룹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주위에 있던 평범한 사람들은 그의 기세를 감당할 수 없어 그 지라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강우연도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약간 버티기 힘들었지만, 다행히 한지훈이 손을 뻗어 그녀를 부드럽게 잡아당겨 장위성의 강압과 살기를 차단했다. 그러자 장위성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지훈이 이성 현급 천왕의 기세를
장위성이 무릎을 꿇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화들짝 놀랐고 특히 한진욱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성검종의 수좌가 그의 가장 큰 뒷배였는데, 이렇게 한지훈 앞에서 무릎을 꿇다니!한씨 가문에서 또 내세울 만한 카드가 있었던가?! "장… 장 수장님!"한진욱은 불안한 눈빛으로 장위성을 바라보았지만, 장위성은 지금 감히 뒤를 돌아볼 엄두도 낼 수 없었다.한지훈의 강력한 위압감에 심지어 그는 고개를 들 수조차 없었으며, 한지훈의 명령이 없다면 그는 몸을 움직일 용기조차 낼 수 없었다. "날 죽이려고 한 건가?"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장위성을 바라보았고, 이 말이 나오자마자 장위성은 더욱 식은땀을 흘렸다.장위성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도포를 입은 한 노인이 우연 그룹 건물로 성큼성큼 들어섰다. "주상!"그 사람은 다름 아닌 도청전인이었다! 그 또한 생방송으로 한지훈이 원효천과의 결투를 응답한 것을 보고 서둘러 이곳으로 온 것이었다. 장위성은 이 목소리를 들었을 때 몸이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살짝 곁눈질을 했고, 한지훈 맞은편에 정중하게 서 있는 사람이 도청전인인 것을 확인하자 공포에 떨며 바지에 오줌을 쌀 뻔하기까지 했다. 도청전인은 한때 성검종을 방문해 혼자의 힘으로 장위성 자신을 포함한 성검종의 3대 고수를 물리친 사람이었다! 당시 도청전인은 정말 신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처럼 그의 위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이런 변태마저도 한지훈을 주상이라고 존칭한다는 것인가?!그렇다면 한지훈의 실력은 안 봐도 뻔했다! "그래, 이 사람을 처리해라!"한지훈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으로 장위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예!"도청전인은 대답을 하며, 그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터져 나왔다. 그가 손을 한 번 뻗자, 단숨에 장위성의 혈을 관통했고 눈을 감는 순간 장위성은 자신이 어떤 존재에게 미움을 샀는지 그제야 깨달았다. 하지만 너무 늦었고, 한지훈을 가볍게 여긴 대가가 바로 이것이었다! 지금 북양왕 자리에 있지 않고, 세 군
"당신의 선택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겠지!"한지훈은 말을 마친 뒤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도청전인도 정중하게 한지훈의 뒤를 따랐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진욱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한지훈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듣자, 한진욱의 몸이 축 늘어지더니 곧장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한씨 가문이 끝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같은 날 오후, 나 씨 그룹은 공식적으로 한씨 가문과의 인수전을 시작했고, 이전에 한씨 가문과 협력했던 여러 지방 은행들도 동시에 중립을 선언했다. 이는 한씨 가문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위층 사무실로 돌아온 도청전인은 몸을 약간 숙이고 한지훈에게 말했다. "주상, 성검종의 수좌를 죽인 일은 성검종 측에서 반드시 원한을 품을 것입니다! 제가 봤을 때 성검종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도청전인의 눈에는 탐욕의 기미가 보였다. 사실 천검종은 오래전부터 성검종을 삼키려 했지만, 마땅한 핑계나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도청전인은 이전부터 줄곧 무종에 종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무종의 동의 없이는 어떤 종파도 마음대로 합병할 수 없었다.그리고 이제 도청전인은 무종을 떠나 공식적으로 한지훈의 문하에 들어갔으니 더 이상 이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그는 겸사겸사 성검종을 무너뜨리고 그 문하의 자질이 좋은 제자를 모두 천검종 문파에 들일 생각이었다. 이는 눈에 띄지 않게 천검종의 실력을 새로운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 일은 네가 직접 하도록 해. 오늘은 원효천 일 때문에 온 건가?"한지훈의 시선이 도청전인의 얼굴에 쏠리며 무심하게 물었다."그래! 방금 생방송을 봤습니다. 귀한 몸이신 주상께서 어찌 원효천과 같은 천한 놈을 위해 움직이실 수 있단 말입니까! 저에게 맡기시면 제가 처리하겠습니다!"도청전인은 진심을 다해 간청했다."하하!"한지훈은 도청전인의 말에 웃지 않을 수 없었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좋아, 그때가 되면 네가 먼저 나서는 걸 허락하지!"
원상용은 서둘러 손에 쥔 찻잔을 내려놓고 재빨리 원효천의 방으로 걸어갔다.이때 원효천은 눈을 감은 채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한지훈을 제거한 후 다시 원씨 가문의 영향력을 확대해 4대 가문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을지 생각했다. "가주님… 큰일 났습니다!"원상용이 허둥지둥 달려오는 것을 본 원효천은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원상용, 넌 이제 원씨 가문의 가주가 되었는데도 왜 이렇게 침착하지 못하는 것이냐!"이 말을 들은 원상용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답했다. "그것이… 가주님, 장위성이 죽었습니다!""뭐라고?!"원효천은 이 소식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황급히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한지훈이 이성 천왕계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건가?!""아뇨, 장위성을 죽인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백발의 노인이라고 하는데 그 사람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비무에 관한 일은 우선 제쳐두고, 우선 이 사람의 신원을 밝힌 후에…""아니!"원효천은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이제 한지훈은 정면으로 대결에 대응했고 인터넷도 이 일로 시끄러웠는데, 이때 원씨 가문이 갑자기 비무 날짜를 연기한다고 발표하면 원씨 가문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일을 벌인 이상 돌이킬 수 없다! 내일 강중에서 가장 큰 광장에 연무대를 설치해, 정식으로 한지훈에게 도전장을 던질 것이다!"원효천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지금 그의 말에 대한 자신감은 분명히 부족했다. 장위성을 죽인 노인이 누구란 말이지? 설마 한용인 것인가? 정말 한용이라면 이 문제는 매우 까다로울 것이다! 한용은 실종된 지 이미 여러 해가 되었는데, 지금은 어떤 경지에 이르렀는지 알 길이 없다! 원효천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는 원상용을 내보낸 후, 방 안을 왔다 갔다 하며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 일은 원씨 가문의 명예와 관련되어 있으니,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한 그는 황급히 휴대전화를 꺼내 잠시 머뭇거리더니 번호
많은 매체가 하룻밤 사이에 강중으로 달려갔고, 일찍이 가장 좋은 위치에 카메라를 설치해 이 세기의 대결이 전국에 중계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터넷상의 토론은 더욱 고조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원효천의 우승에 배팅했다. 한지훈의 승리 배당률은 한때 1:20 배까지 오르기도 했다. 도청전인과 나씨 가문 사람들은 거의 모든 돈을 한지훈에게 쏟아부었다. 순식간에 한지훈과 원효천의 대결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고, 용경에 있던 국왕까지도 이 일을 주시하고 있었다. "한지훈, 절대 원씨 가문에게 져서는 안 되네!"국왕은 밤하늘을 응시하며 나지막이 말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수십만 명의 인파가 강중 광장 전체를 에워쌌다.이때 원씨 가문의 관중석에는 두 노인이 꼿꼿이 앉아 있었고, 원상용은 두 노인에게 차를 따라주며 귀에 대고 속삭였다.반대편의 우연 그룹은 수십 개의 좌석이 비어 있었고 한지훈과 강우연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시합 공식 시작까지 5분도 채 남지 않았고, 사람들은 속으로 한지훈이 겁에 질려 오지 못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원효천은 검복으로 갈아입고 뒷짐을 진 채 오만함이 가득한 얼굴로 링에 올랐다.바람 한 점 불지 않았지만 그의 길고 흰 수염이 흩날렸고, 유유히 우연 그룹 좌석 쪽을 바라보았다. "마지막 1분이 남았습니다, 만약 한지훈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포기하는 걸로…"현장에 있던 사회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군중들 사이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과 강우연이 많은 사람들 틈에 둘러싸여 비무장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한지훈, 한지훈이 왔다!""이제 볼만 하겠군. 한지훈, 내 모든 재산을 당신에게 걸었으니 부디 이기시게!""흥, 바랄 걸 바라야지. 원씨 가문의 가주님께서는 사성 천왕계 고수라고!"비무장 아래 관중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냈다. 이때, 한지훈은 강우연의 손을 잡고 천천히 관중석으로 와서 자리에 앉았다. 응? 원효천은 절로 눈살을 찌푸렸다, 한지훈이 출전할 생각이 없는
그 말을 듣자, 대장로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사실, 모든 정보 중에서도 무신종과 국왕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조정 역시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무적천 또한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보였다!“그 뜻은...?”그러자 황약사는 뒷짐을 진 채 천천히 걸으며 대꾸했다. “자네는 진왕의 반란이 왜 실패했는지 알고 있는가?”“그건... 소인도 잘 모르겠습니다!”대장로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곤륜에 한 노인이 있었지. 그자는 손을 한 번 드는 것만으로도 무적천을 얌전히 물러서게 만들었는데, 장도령은 말할 것도 없지. 그런데도 자네는 장도령이 정말 무적천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가?”“겉모습만 봐선 안 되는 법일세. 무적천조차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건, 그 역시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지! 그가 두려워하는 자가 누구일 거라 생각하는가?”그 말을 들은 대장로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한지훈에게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비장의 카드가 있다는 말씀이군요?”황약사는 살짝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 노인이 한지훈의 비장의 카드가 아닐 수도 있고, 한용이 한지훈의 의지처라고 보기도 어렵네. 다만, 한지훈과 조정 모두 이렇게 고요하다는 건 분명 비범한 기운이 숨어 있다는 뜻이지!”“그러니 약왕파를 위해선 더더욱 참고 견뎌야 하네. 상황이 명확해지기 전까진 절대로 함부로 수를 두어 선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위험천만한 처지에 빠질 걸세!”대장로는 황약사의 입에서 '위험천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처음이었다.그렇다면 지금의 국면은 겉보기엔 일방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에 숨은 파도가 요동치고 있다는 뜻이었다.황약사조차도 위험을 느끼고 있을 정도라니!“곡주님, 정말로 한지훈이 그토록 대단한 인물입니까?”대장로는 여전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러자 황약사는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한 영상을 보여주었다.그 영상은 서로 다른 두 장면을 이어 붙인 것이었고, 첫 번째 장면은 한지훈이 동방 오
순식간에 인터넷은 물론, 각 대형 매체에서도 일제히 한지훈의 구설수에 관한 기사를 올렸다. 그렇게 용국 전체는 떠들썩해졌다. 평범한 백성이라면 장도령이라는 사람의 신분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테지만, 한지훈은 그들 마음속의 언제나 영웅이 이었다. “정확히 7일 후, 장도령은 장 씨 집안을 대표하여 직접 강중으로 향하여 한지훈을 만날 예정이래!”얼마 지나지 않아 sns에는, 장 씨 집안 신도라는 닉네임의 한 사람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말은 매우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정보량은 엄청 많았다. 마찬가지로 그 글을 읽게 된 약왕파의 몇몇 장로들은 더 이상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한지훈, 너 이번에는 정말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구나! 장도령이 직접 산에서 내려와 너를 괴롭히려 하겠는데, 과연 네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대장로님, 저희... 드디어 고생길을 끝마치게 됐네요!”“그러게나 말이에요. 장월동을 죽인 이상 한지훈은... 틀림없이 죽음을 당하게 될 겁니다!”“맞아요. 무종과 무맹도 이번에는 절대 그를 도와주지 않을 겁니다. 그럼 이 기회에 차라리 곡주한테 도움을 청하여 저희가...”몇몇 장로들은 점점 더 욕심이 생겼다. 깊이 생각에 잠긴 대장로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빠른 걸음으로 뒤뜰로 향했다. 한편 그 시각, 황약사 또한 모든 상황의 태세 변화를 주시하고 있었다. 인터넷과 수많은 언론에서는 모두 한지훈에 대한 구설수를 언급하고 있었지만, 단 두 명만큼은 여전히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바로 국왕이다. 용국 당국은 여전히 이번 일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비록 이것은 민간의 싸움이긴 하지만, 한지훈의 지위는 특별하고 또한 이는 천자각의 이익과 손실과도 연관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국왕은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한지훈의 편에 서 있을 거라는 명확한 태도를 보였다. 다른 한 명은 바로 무신종의 무적천이었다. 사실 무신종과 천산 사이는 밀접한 관
장도령. 그는 바로 천산 장 씨 집안에서, 유일하게 세속의 일에 개입할 수 있는 대변인이었다. 악명이 자자한 그는, 이미 수십 년 전에도 두 손에 피를 가득 묻힌 적이 있었다. 과거 무종의 한 문주는 단지 말속에 장 씨 집안을 향한 약간의 경멸심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장도령이 직접 찾아가 무종을 멸문시켰었다. 당시 현장은 그야말로 피바다였고, 시체가 수도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 후로 장도령의 이름은 유명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복을 걸친 채 손에는 칠성 상문검을 든 한 중년 남자가 음침한 표정과 함께 저벅저벅 로비로 들어섰다. 그는 땅 위에 놓인 단대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장월동의 시체를 보고는, 눈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조부님! 저 장도령 인사드립니다!”이내 장도령은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흰 눈썹 노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너 잘 봐봐. 우리 장 씨 집안의 자손이 다른 사람에게 잔인하게 살해되고, 게다가 우리 장 씨 집안의 삼절진마저 잃어버리게 됐어. 수천 년 역사 이래, 우리가 언제 한번 조룡의 유물을 다른 사람에게 이런 방식으로 빼앗긴 적 있기나 할까?”흰 눈썹 노인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비치더니, 이내 그 한기는 순식간에 생기로 전환되었다.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유 씨 어르신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역시 장 씨 집안 가주는 보통이 아니었다. 그의 실력은 천왕계보다는 더 위인, 천신계에 있을 거라 확신했다. “조부님, 이놈은 마땅히 처단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저희 장 씨 집안의 위세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장도령이 조용히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장 씨 집안의 위용을 모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설사 상대가 국왕이라 할지라도, 5대 명산이라 할지라도 장 씨 집안의 체면을 멋대로 구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천산이든 화산이든 그 어떤 5대 명산 사람도, 장 씨 집안의 자손을 죽이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비록 용국 무종은 5대 명산 출신이긴 하지만, 정작 5대 명산의 진정한
산에서 참배를 하는 건 곧 조룡을 참배하는 것이었다. “유원룡? 뭐 하러 온 거야?”노인은 유 씨 어르신을 흘겨보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 이내 유 씨 어르신은 급히 고개를 들고는 말했다. “장... 장 씨 도련님께서 강릉에서 참사하셨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저희가 장 씨 집안을 위해 장례를 치르러 온 겁니다.” 장례? 그 말을 들은 노인은 순간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유원룡의 멱살을 잡고 물었다. “뭐? 강릉에서 누가 죽었다고?”깜짝 놀란 유 씨 어르신은 부들부들 떨면서 급히 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장... 장 씨 어르신, 장월동 말입니다!”“뭐?”노인은 장월동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는 순간 얼굴색이 변했다. 필경 장월동은 장 씨 집안의 미래 상속자였기 때문이다. “어디 있어!”이내 노인은 재빠른 걸음으로 승용차로 달려갔다. “여기 있습니다!”유 씨 어르신은 노인을 데리고 단대 옆으로 데리고 향했다. 두 어깨가 부서진 채 이마에는 핏구멍이 뚫려있는 장월동의 처참한 모습에, 노인은 두 눈을 감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따라와!”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두 눈을 뜬 노인은 큰 소리로 말했다. 노인은 유원룡과 함께 장월동의 시체를 들고, 저벅저벅 장 씨 집안 대저택으로 들어섰다. 복도를 지나 골목을 지나 무려 30분을 걷고 나서야 산기슭의 한 웅장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기다려!”노인은 먼저 계단을 걸어 올라가 로비로 들어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모습을 드러낸 노인은 입구에 서있는 유원룡에게 소리쳤다. “시체 들고 들어와!”유원룡은 급히 자신의 뒤에 선 무극문 제자를 향해 손을 흔들고는, 빠른 걸음으로 노인을 따라 로비로 들어섰다. 한편 로비 정중앙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앉아 있었다. 노인의 흰 눈썹은 어깨에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이내 천천히 눈을 뜬 노인은 장월동의 시체를 확인하자마자, 두 눈에는 한기가 돌았다. “월동아!”노인의 목소리는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어르신, 제... 제
천생서문 전체 문장 중 총 6곳에서 이 네 글자가 나타났고, 한지훈은 줄곧 이 단어가 후손들을 격려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삼절진의 묘사와 결부하여 다시 읊어보게 된 한지훈은 이 단어 속에, 반드시 숨겨진 뜻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 이른바 인성승천이란, 인체 속에 포괄된 만상이 우주와 통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 말은 즉, 인력은 사실 우주와도 연관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인체의 잠재력만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면, 충분히 천지를 뒤흔들 수도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이른바 자연계를 이루게 된다. 생각에 잠긴 한지훈은 두 손을 뒤로 젖힌 채 서재를 서성거렸다. 바로 그때, 도청 전인이 주전자 하나를 들고는 나타나 한지훈의 옆 책상에 올려놓았다. “주상, 차 한 잔 하시죠!”“그래!”“와이프는 잠들었고?”한지훈이 담담하게 물었다.“요 며칠 간병인이 항상 사모님을 저녁 8시 전에 잠들게끔 도와주고 있습니다. 아마 이쯤이면...”도청 전인은 고개를 들어 벽시계를 흘깃 보았다. “이미 잠들었겠네요.”그제야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자신이 써 내린 그 종이를 도청 전인에게 건네주었다. “도청, 이것 한번 좀 봐봐. 자네는 몇십 년 전에 출가하여 도를 배웠으니 이런 것에 대한 이해는 나보다 강할 거라 생각해.” 두 손으로 공손히 종이를 받은 도청 전인은 내용을 자세히 읽고는 연이어 고개를 저었다. “주상, 자세한 내용은 너... 너무 복잡해서 잘 모르겠지만, 이 안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두 글자가 있습니다!”“그 두 글자가 뭔데?”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도청 전인을 바라보았다. “보세요, 여러 곳에서 자기장을 언급하긴 했지만 사실 제가 보기에는 이 '인'자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기장이야 어디든 다 있죠. 자연계든 인체든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혈액은 정상적으로 흐를 수도 없고, 숨도 쉴 수 없게 됩니다!”“그럼 과연 인체 안의 자기장을 끌어들일 것인가, 아니면 인체 밖의 자기장을 끌어들일
궁인은 황급히 재빠른 걸음으로 천자각을 뛰쳐나왔고, 국왕은 다시 고개를 돌려 양성우를 흘깃 보고는 손을 흔들었다. “이만 물러가!”“네!”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양성우는 더 이상 이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 빠른 걸음으로 물러났다. 약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진우는 재빨리 천자각에 들어섰다. “폐하!”진우는 도착하자마자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이것 봐 봐! 한지훈 이놈, 이번에 제대로 큰일을 저질렀더구나!”국왕은 비보를 진우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진우는 비보를 확인하자마자 두 손을 덜덜 떨며 비보를 땅에 떨어뜨렸다. “어... 어떡하면 좋죠! 장 씨 집안은 동방 가문과는 차원이 다른데요!”진우도 몹시 당황해 보였다. 자고로 용국 사람들은 누구 하나 천산 장 씨 집안의 특권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설사 한지훈이 북양 왕이라는 신분이 있다 하더라도, 장 씨 집안사람을 죽이게 된 이상 장 씨 집안이 찾아와 복수라도 하게 된다면 용국은 절대 간섭해서는 안 됐다. 수천 년 동안 탄탄한 바탕으로 계승해 온 장 씨 집안을, 한지훈 한 사람이 어찌 당해낼 수가 있겠는가? “폐하, 이번 일은 어떻게 하실...”진우는 미간을 찌푸린 채 조심스레 물었다. 지금으로서는 국왕뿐만 아니라 진우도 속수무책이었다. “이번 일에 대해 우리가 정면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거야. 하지만 여전히 미리 준비는 좀 해야 해. 일단 한지훈한테 전해, 요즘 조심하라고. 그리고...” 국왕은 왔다 갔다 서성거리며 나지막이 말했다. “가능하면 사람을 보내서 한지훈을 지키고 있어!”그 말에 진우는 참지 못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사람을 보내 한지훈을 지키라고? 무신종이든 천산 장 씨 집안이든 한지훈을 죽이고 복수하려 마음먹고 사람을 보낸다면,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을 파견할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흑병대에서는 웬만한 강자들은 다 막아낼 수 있는 고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예!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그러나 어찌 됐든 국왕의 명령이었기에 진우는 무조
한지훈은 눈앞의 노인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차갑게 말했다. “내가 대체 무슨 사고를 저질렀다는 건지 도통 모르겠네. 장월동 이놈이 날 사칭하고 그동안 돌아다니면서 악행을 저질렀기에 내가 혼내준 것뿐이야!”“비록 난 거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라를 지키는 북양 왕으로서 감히 우리 용국을 모독한 것에 대해서는 내가 응당 벌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해. 장월동 한 사람만 죽인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말을 마치자마자 한지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점점 멀어져 가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노인은 주먹을 꽉 쥐었다. 장월동조차도 한지훈의 적수가 될 수 없는 상황에, 자신이 괜히 나섰다가는 죽음을 자초하는 일 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유 씨 어르신, 이젠 어떡하죠? 만약 천산 장 씨 집안이 장 씨 도련님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알게 되면 반드시 추궁할 텐데요!”이내 유 씨 어르신 뒤에 서 있던 한 젊은 남자가 다가와 말했다. “우리 무극문은 결코 한지훈을 대신해서 이 책임을 짊어질 수는 없지. 당장 가서 차 한 대 준비하고, 장월동의 시체를 그대로 천산에 돌려보내. 반드시 장 씨 집안에...”말을 이어가던 노인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손을 흔들었다. “됐어, 내가 직접 갈 거야!”이번 일은 꽤나 중요한 일이었기에 유 씨 어르신 감히 부하들에게 맡길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한 마디라도 잘못 말했다가는 무극문이 멸망의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뒤쪽 차에서 내린 젊은 남자 몇 명은 들것을 들고 와서, 장월동의 시체를 올려놓고는 차에 올라탔다. 곧이어 검은색 승용차들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마치 방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같은 날, 강릉은 발칵 뒤집히게 됐다. 십여 명의 대 가문의 가주들, 그리고 상속자들이 모두 죽게 되었다. 심지어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죽음을 당하게 됐다. 최고 부자의 아들인 낙소종마저 호텔에서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강릉 상류
그리하여 장월동은 결국 삼절진의 비법을 흔쾌히 공유하기로 마음먹었다. 삼절진이야말로 한지훈을 망설이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 “어디 있는데?”그러자 장월동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재빨리 대답했다. “내 속옷 안에 있어! 내가 속옷 위에 꿰매어 놨거든.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져갈 수 있어!”장월동은 직접 건네고 싶었지만, 두 어깨가 이미 부서진 상황이라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이내 한지훈이 손을 뻗어 장월동의 옷을 찢고 그의 속옷까지 찢었다. 그의 말대로 속옷 안에는 흰 비단 한 장이 꿰매어져 있었고, 그 위에는 오래된 문자로 삼절진에 대한 설명이 빽빽이 쓰여 있었다. 한지훈은 잠시 훑어보고는 그 내용들을 곧바로 마음속에 아로새겼다. “한지훈! 이제 날 풀어줄 수 있지?”장월동은 고개를 들어 긴장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한지훈의 표정은 조금도 미동이 없었다. “그래도 너를 이렇게 풀어줄 수는 없을 것 같아. 미안하지만 넌 그냥 죽어줘야겠어!”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뭐라고?”그 말을 들은 장월동은 벌컥 화를 냈다. 원하는 걸 내주면 날 풀어주기로 했잖아? 그런데 왜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건데? “한지훈, 너 이렇게 뻔뻔하게 말을 바꿀 수가 있어!”장월동은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뭐라고? 난 너랑 뭔 약속 같은 건 안 한 것 같은데?”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장월동을 바라보았다. 젠장! 잔뜩 격분한 장월동은 하마터면 이를 깨뜨릴 뻔했다. 방금 마음이 너무나도 급했던 그는 한지훈이 약속을 하기도 전에 삼절진을 넘긴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후회하더라도 이미 늦었다. “한...”장월동이 입을 떼기도 전에, 오릉군 가시가 차가운 빛을 반짝이며 장월동을 향해 찔렀다. “푸!”그렇게 오릉군 가시는 아예 그의 몸을 뚫고 지나갔다. 장월동의 미간을 뚫어 아예 바닥으로 내리꽂았다. “푸!”이내 장월동의 몸은 힘없이 쓰러졌고, 그는 죽는 순간까지도
사실 장월동 그조차도, 천산 장 씨 집안을 떠난 후 현재의 절진이 뜻밖에도 이렇게나 큰 위력을 지니고 있을 줄은 몰랐다. 과거 그가 천산에 있을 당시, 역시나 천절진을 사용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 위력은 매우 약했었다. 그러나 눈부신 전광과 굉음과 함께 한지훈을 덮치기 시작하는 토네이도의 모습에, 장월동은 이미 한지훈의 죽음을 확신했다. “쏴!”그런데 바로 그때, 갑자기 하늘의 별들이 빛을 번쩍이더니 한지훈이 오릉군 가시를 던지자 한줄기 유광이 토네이도의 중심으로 날려갔다. “찢어!”이내 한지훈이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한 줄기 유광이 오릉군 가시로 몰리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오릉군 가시는 순식간에 토네이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쾅! 얼마 지나지 않아,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토네이도 속에서는 잇달아 비명이 들려왔다. 순식간에 토네이도는 육안으로 보아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약화되었다. 장월동은 눈앞의 이 장면이 믿기지가 않았고, 그가 멍하고 있는 틈을 타 오릉군 가시는 날카롭게 곧장 그를 향해 날려갔다. 쿵! 이번만큼은 장월동의 몸 앞을 가로막고 있던 푸른 광막은 쉽게 뚫리게 됐고, 오릉군 가시는 바로 그의 왼쪽 어깨를 뚫었다. “푸!”이내 한 줄기 핏물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더니, 장월동의 몸은 다시 한번 거꾸로 날아갔다.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장월동은 땅에 힘없이 떨어지게 됐고,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그는 거의 질식할 것 같았다. 어려서부터 곱게 자라온 그는 한 번도 이렇게 큰 부상을 입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왼쪽 어깨 전체가 거의 부서진 상황이었다. 장월동이 땅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손으로 그의 또 다른 어깨를 꽉 잡았다. “철컥!” 무서운 소리와 함께, 장월동의 또 다른 한쪽 어깨도 깨져버렸다. “아악!”너무 아픈 나머지 장월동은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쇼크 할 뻔하여, 몸을 끊임없이 벌벌 떨기도 했다. “한... 한지훈, 살려줘! 나... 나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