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Chapter 511 - Chapter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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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틀린 말은 아니었다.대부분 한의사와 서의사의 눈에는 서로 다른 측면에서 각자의 장점이 있었다.일부 서의사들은 환자에게 수술 후 한약을 복용하여 몸조리하게 했다.그리고 일부 한의사는 병세가 불분명한 경우 서의사에게 진찰받도록 권하기도 했다.두 가지 모두 별로 장단점이 없지만 다만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악용되고 있을 뿐이었다.서의사가 박장대소했다.“높고 낮은 걸 왜 따지죠? 서의사보다 못하면 그냥 그렇다고 인정만 하면 될 것을, 한의사가 더 잘한다면 왜 환자들이 다 서양 의학만 고집하는 거죠?”남지훈은 반박하지 않았다.노익장이 그런 말로 궤변을 늘어놓으니 달리 할 말이 없었다.그는 상대가 개념을 바꾸려 하는 것에 논쟁하기조차 귀찮아졌다.“선생님께서 웬만한 서양 의학은 다 통달하신 거 같으신데, 전공이 무엇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그러자 노익장이 아주 거만한 얼굴로 대답했다.“바로 정형외과입니다.”그는 이 분야는 한의학이 못 하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매우 자랑스러워했다.남지훈은 ‘아’하는 소리만 내고 말을 아꼈다.노익장이 살짝 급했다.“방금 ‘아’라고 한 건 무슨 뜻이죠? 우리 서의사보다 당신 같은 한의사가 정형외과 치료법을 더 잘 안다는 거예요?”남지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더 좋은 치료법은 없죠. 치료법이란 게 다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부러지면 이어주고, 탈구되면 재배치하고, 혹시 선생님께서는 더 좋은 방법이라도 있습니까?”노익장이 순간 말문이 막혔다.남지훈이 말한 것은 전부 정형외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법이었다. 확실히 모두 똑같았다.하지만 노익장은 여전히 화를 삭이지 못했다.“흠! 당신들의 치료법이 우리만큼 좋지 않은 건 사실이잖아요!”결국은 경쟁해서 우열을 가려야만 속이 후련한 모양이었다.남지훈은 어이가 없었다.“선생님, 그렇다고 한의학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탈구를 예로 들면 정형외과에서는 먼저 영상을 찍어야만 상태를 확인하지 않습니까?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도 해야 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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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노익장의 기대에 찬 눈빛을 본 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방법이 있긴 한데 약재 가격이 좀 비싸죠.”노익장이 서둘러 말했다.“괜찮아요! 괜찮아! 비싸도 상관없어요! 치료법을 알려줄 수 있나요?”남지훈이 빙긋 웃으며 입을 열려는 순간, 노익장 옆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헛기침하며 뭔가 신호를 주고받는 듯했다.‘이제 곧 죽는다며? 우리 같이 한의사를 상대하기로 한 거 아니었어?’그제야 노익장이 정신을 차렸고 얼굴은 다시 어두워졌다.“흠!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늙었다고 나를 속일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요.”한의사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하나같이 박장대소하자, 그 노익장의 얼굴이 새빨개졌다.“당신이 방금 한 말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론적인 말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죠. 능력이 그리 대단하다면 어디 한 번 진짜 실력을 보여줘 봐요.”“무슨 진짜 실력이요?”남지훈이 물었다.노익장이 대답했다.“그냥 서울 아무 병원이나 찾아서 한번 겨뤄 보자고요.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는지! 동시에 누가 더 치료를 잘하는지도 보자고요!”남지훈은 자신이 제일 잘하는 일이 바로 이런 것 아니냐며 매우 기뻐했다.“선생님께서 원하시니 한 번 해봅시다.”보아하니 서의사가 미리 준비하고 병원까지 찾은 모양이었다.‘요즘 가장 힘든 게 뭐냐를 굳이 꼽자면 돈 버는 것과 의사를 만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웠다.병원은 항상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심지어 여기가 삶의 시작과 동시에 대다수의 삶이 끝나는 곳이라고도 했다.노익장들은 이미 병원과 연락을 취했고 병원 측에서도 이런 뜻깊은 행사에 두 손 들어 찬성하며 흔쾌히 수락했다.이러한 대결은 의심할 여지 없이 엄청난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남지훈이 자리에 앉자마자 대결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정말 많은 환자가 너나 할 것 없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첫 번째 환자는 엄마 품에 안겨 있는 두 살배기 아이였다.“의사 선생님, 제 아이 빨리 좀 봐주세요! 열이 지금 펄펄 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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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전문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사실 자기 능력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는 게 어렵긴 하죠. 그건 마치 멍청하다는 걸 인정해 버리는 꼴이니까요. 정 미덥지 않으시면 여기에 치료기록이 있으니 진료차트 한 번 보시겠어요?”그 말과 동시에 ‘딸깍’ 소리와 함께 어깨가 탈구된 한 젊은이가 비명을 질렀다.남지훈이 청년의 어깨를 가볍게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자, 다 끝났습니다. 이틀 동안은 너무 힘쓰지 말고 푹 쉬세요.”그 젊은이는 팔을 한 바퀴 빙글빙글 돌려보며 말했다.“정말 좋아졌어요, 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남지훈은 이것은 단지 그에게는 식은 죽 먹기라며 손을 휘휘 흔들었다.이 모습을 목격한 노익장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한의학에서 탈구 재배치는 정말 독보적이었는데 그 역시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결국 이 대결은 그들이 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그 몇몇 노익장이 꼴 틀어져서 도망치듯이 자리를 뜨자 남지훈은 여유롭게 점심을 즐겼다.맛있게 먹던 도중 어디선가 하연진이 나타났다.“어?”하연진이 남지훈이 먹는 음식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우리 신의님께서 도시락도 드세요? 그걸로 위가 견디겠어요?”남지훈이 고개를 살짝 들어 하연진을 흘깃 쳐다보며 말했다.“고기도 있고 채소도 있는데 못 먹을 게 뭐가 있어요?”하연진은 남지훈 같은 신의 신분으로 어떻게 도시락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무슨 일이에요?”남지훈은 하연진을 힐끔 쳐다보며 도시락을 하나 더 집어 들었다.그도 소연과 마찬가지로 삼시 세끼 세 공기는 거뜬히 비울 수 있었는데 얼핏 봐도 도시락 하나로는 그의 배를 채우기에는 부족했다.하연진이 투덜대며 툴툴거렸다.“일이 있어야만 오나요? 소연 씨가 옆에 없는데 왜 이렇게 쫄아요?’남지훈은 하연진의 막말에 다소 어이가 없었다.“충고 하나 하는데, 나한테서 멀리 떨어지는 게 좋을 거예요. 나랑 같이 있다간 연진 씨까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어요.”“위험하다고요? 어떻게 위험한데요? 날 잡아먹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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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남지훈은 경찰서에서 어젯밤의 킬러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그 킬러의 상처는 이제 막 드레싱을 끝낸 상태였고 어젯밤보다 확연히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남지훈은 피해자로서 간단한 정보는 알 권리가 있었다.킬러는 의뢰인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다만 서울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며 청부살인 현상금은 무려 10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제길!”호 어르신이 곧바로 폭언을 내뱉었다.“10억 원으로 감히 신의님 목숨을 원하다니, 진짜 어느 망할 놈이 이렇게 신의님을 우습게 보는 거야?”한 시대의 신의의 목숨은 감히 돈으로 매길 수 있는 것이 아니건만 상대방은 고작 10억 원으로 남지훈의 목숨을 원했다.이에 호 어르신은 이 터무니도 없는 가격에 분노가 치밀었다.하지만 남지훈에게는 매우 중요한 정보였다.상대방의 계략에 말려들었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청부살인을 의뢰한 의뢰인과 한의학을 깎아내린 자들의 주도자가 아마도 동일 인물일 확률이 높았다.다만 남지훈이 현재 가지고 있는 단서만으로는 그 배후가 누구인지 알아내기 힘들었다.어쩌면 L 가문일지도 모르지만, 남지훈에게는 그럴싸한 증거가 없었다.이선호는 매사에 매우 신중한 사람이었다. 그는 킬러 쪽이든 서양 의학 전문의든 L 가문의 흔적을 절대 드러내지 않았다.L 가문의 실체를 알아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심지어 킬러조차도 배후에 있는 의뢰인이 누군지도 몰라 수사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이때 호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신의님, 저는 신의 님께서 이제 L 가문을 상대로 먼저 제거해도 될 것 같습니다.”그는 남지훈이 L 가문과 원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의 스승인 강 신의는 바로 L 가문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었다.물론 확실한 증거는 없었지만, 이는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다.현재 L 가문의 그 누구라도 병에 걸리면 더 이상 한의사를 부를 수 없었는데 이것이 바로 남지훈의 힘이었다.그는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았지만, 한의학계는 오히려 L 가문을 철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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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한편 J 도시.소연이는 남지훈에 대한 그리움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이현수도 업무에 복귀한 뒤로 기분이 한결 좋아진 듯했다.“어? 지훈 씨, 서울 일은 다 해결됐어요?”이현수는 남지훈이 돌아온 것을 보고 흠칫 놀랐다.소연은 그에게 남지훈이 서울에 가서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했다.남지훈은 머리만 까딱거리고 곧장 소연의 사무실로 향했다.이에 이현수는 약간 의아해했다.그는 남지훈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어디 이상한지 딱 짚어서 말할 수 없었다.사무실에서 소연은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그녀는 고개를 들어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왔어?”다정한 그녀의 목소리에 이 ‘남지훈’은 자기도 모르게 잠시 멍하니 얼어붙었다.정말 끝내주는 미모였다.소연은 눈앞에 나타난 이 ‘남지훈’이 가짜라는 걸 당연히 알고 있었다.남지훈이 J 도시로 돌아왔으면 분명히 그녀에게 먼저 전화를 걸기 마련이고 며칠 동안을 떨어져 있었는데 진짜 남지훈이라면 그녀를 보고도 이렇게 침착할 리가 없었다. 티가 나도 너무나 났던 것이었다.소연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짝퉁이라는 것이 눈에 뻔히 보였다.그녀는 폭로하지 않기로 하고 짝퉁 남지훈의 연기를 그냥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 ‘바로 폭로해 버리는 건 별로 재미가 없으니까!’ 하고 생각했다.“여보!”‘남지훈’은 욕망으로 요동쳤다.그는 소연의 뒤로 걸어가서 그녀를 슬쩍 끌어안으려 했다.그런데 그의 손이 막 다가가는 순간 뜻밖에도 소연은 빛의 속도로 ‘남지훈’의 손을 움켜쥐고 벌떡 일어나 어깨너머로 떨어뜨렸다.‘쾅!’‘남지훈’은 힘없이 바닥에 나동그라지며 고통스러운 앓는 소리를 내뱉었다.소연이가 손을 탈탈 털어내며 외쳤다.“남지훈! 네 분수를 알아! 우리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야! 내 몸에 한 번만 더 손댔다간 네 팔을 부러트릴 수도 있어! 조심해!”‘남지훈’은 울기 직전이었다.‘이게 뭐야? 둘 사이 금슬이 매우 좋다고 하지 않았나? 어쩌다 서로 손도 만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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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남지훈은 J 도시로 돌아가는 것을 서두르지 않았다.서울에서의 일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병원에서 열렸던 시합도 이제 막 끝난 뒤였다.남지훈은 오전부터 큰 우세를 점하고 있었고 오후에는 비록 한의학계 신의가 없었지만, 그에 절대 지지 않는 베테랑 한의사가 자리하고 있었다.그 결과 한의학계에서 남은 시간 동안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이제 한의학계도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비록 남지훈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그들 모두가 남지훈이 서울에 있고 언제든지 치고 들어올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번에는 그 배후에 있는 자본이 아무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할 운명이었다.“이번에도 글러 먹었어!”이선호가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그렇다, 그는 또 실패했다.남지훈을 죽이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한의학계의 위신을 떨어뜨리려는 시도 역시 실패했다.이 순간, 이선호는 그제야 자신과 L 가문이 남지훈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마치 남지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 같았다.유지아가 J 도시에 두 차례 다녀온 뒤로 남지훈은 갑자기 불쑥 나타난 것이었다.이선호는 놀랍게도 그 전의 남지훈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지피지기 백전백승 이라는 말이 있듯이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싸움이 된다고 생각한 이선호는 사람을 보내 남지훈에 대한 정보를 샅샅이 조사하기로 결심했다.한편 별장에 아주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이선우!그는 진료 명목으로 그를 찾아왔다.남지훈은 이미 그전에 이선우를 본 적은 있었지만, 그 사람이 이선호인 줄은 몰랐다.L 가문에서 그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이선호와 이신재 둘뿐이었다.한의학계는 L 가문 출신을 취급하지 않았지만, 남지훈에게는 큰 차이가 없었다.최소한 지금까지는 눈앞의 중년 남성이 자신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는 모르고 있었다.L 가문의 수장은 이선호이며 모든 일은 이선호의 명령에 따라 결정이 되기 때문이었다.남지훈이 그의 맥을 짚고 있을 때 이선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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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그는 이선우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읽었다.이선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남지훈은 생부 존재에 조금도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이선우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입을 열었다.“이선호를 조심해요. 그 사람은 자기 목적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고 뭐든지 할 사람이고 목적을 이루기 전까지는 절대 멈추지 않을 거예요.”“그래요, 알겠습니다.”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기도 모르게 이선우를 한 번 더 쳐다보았다.‘이 사람은 분명 L 가문 사람인데 어떻게 이선호에 관한 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흘릴 수 있지? 왜? 설마 이선호가 그를 여기로 보낸 걸까?’남지훈은 이에 대한 확실한 답은 없었지만, 그는 그 누구도, 특히 L 가문 사람이라면 더더욱 믿지 않았다.이선우는 남지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바로 떠났다.별장 입구에는 이미 고급 세단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다.이선우가 차에 올라타자 한 중년의 아리따운 여성이 입을 열었다.“선우 씨, 그 사람하고 얘기는 잘했어요?”그 중년의 아리따운 여성은 다름 아닌 이선우의 부인이었다.이선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그 애는 나를 전혀 모르는 눈치에요. 나하고 병에 관한 것 말고는 다른 얘기는 하고 싶어 하지 않아 했어요.”그는 공허함을 느꼈다.그 아리따운 여성이 말했다.“그한테 시간을 줘요, 지아 씨를 용서할 수 있다면 아마 당신도 용서할 거예요.”그녀는 이선우를 꽤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이선우는 자신의 상황이 유지아랑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고 그저 쓸쓸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유지아의 헌신적인 노력은 눈에 훤히 보이고 피부에 와 닿았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출발해.”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차는 곧 출발했다.남지훈은 이선우의 등장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오후가 되어 그는 유씨 가문으로 향했다.유지아가 돌아온 후 남지훈은 무심코 L 가문에서 오늘 진료받으러 온 사실에 대해 언급했다.유지아는 단번에 꽁꽁 얼어붙었다.“그 사람… 혹시 나이는 54이나 55살 정도에 키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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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유승조는 할 말이 없었다.3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시들어야 할 감정들도 자연스럽게 모두 시들어졌다.유지아와 이선우는 더 이상 사랑 앞에 의연했던 20대가 아니었다.그 시절 사랑은 매우 순수했다.집안 배경을 따지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불 속으로 뛰어들 뿐 아무도 내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분명한 것은 현재의 유지아는 이선우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없었다.남지훈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저녁을 먹은 후 남지훈은 호 어르신의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호 어르신댁으로 찾아갔다.은침이 채 빠지기도 전에 호 어르신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허허, 신의님은 참으로 L 가문의 저격수입니다. 조직에서 L 가문의 힘이 사라지고 나서 오늘 밤이 첫 번째 복싱 경기인데 많은 돈을 잃었다고 들었습니다.”과거 L 가문이 조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절에는 그들이 경기 결과를 조작하곤 했었다.하지만 지금은 그게 불가능해졌다.남지훈은 조직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서울은 물론이고 J 도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L 가문이 큰 타격과 손실을 보았다는 소식을 듣고도 남지훈은 의외로 매우 평온했다.이건 호 어르신을 정말로 당황케 할 일이었다.‘상식적으로 이런 소식을 들으면 신의님도 매우 즐거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역시 이런 괴짜들의 마음을 짐작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군!’잠시 후, 남지훈은 침을 뽑으면서 말했다.“내일이 마지막 침이 될 거예요. 이제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이것이 바로 남지훈의 저력이었다.호 어르신은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그는 스스로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이어 그는 은행 카드를 꺼내 남지훈에게 건네며 말했다.“신의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동안 노고에 대한 보답입니다.”남지훈은 그 돈을 거절할 수 있지만 호 어르신도 예의상 안 줄 수가 없었다.남지훈이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돈은 됐어요, 손만 거들었을 뿐,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바로 여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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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그는 바닥에 심하게 넘어지면서 비명을 질렀다.아무리 무예가 뛰어나다고 한들 소연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피하기란 아주 쉬운 일이 아니었다.소연은 손을 탈탈 털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그녀는 눈앞에 있는 남자는 의심의 여지 없이 짝퉁 남지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남지훈의 실력으로 이런 잔재주를 막지 못할 리가 없었다.남지훈이 심술궂은 얼굴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여보, 나한테 왜 이래? 난 진짜야! 아아, 암호, 암호를 맞춰! 얼른!”그제야 남지훈은 자신을 사칭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소연이가 얼른 정신을 차리고 혀를 내두르며 외쳤다.“어머머! 네가 진짜였어? 어머, 내가 착각했네, 미안하다! 아니면 네가 날 다시 넘어뜨릴래?”암호를 언급한 순간, 소연은 눈앞에 있는 이 남지훈이 진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남지훈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다시 넘어뜨리라고? 과연? 내가?’소연이가 책상을 정리하면서 물었다.“갑자기 왜 돌아온 거야? 서울 일은 다 끝났어?”“음, 거의 다 끝난 셈이지. 한의학계는 별일 없이 이제 안정되었고 마침 호 어르신님의 난치병도 싹 다 치료해 주고 왔어.”말하는 동안 소연은 이미 책상을 깨끗이 정리를 끝냈다.남지훈이 눈썹을 치켜들며 물었다.“지금 퇴근해?”시간을 보니 이제 겨우 4시였다.소연은 옆에 있던 가방을 집어 들며 말했다.“날 죽일 셈이야? 나도 좀 쉬어야지! 3일 내내 야근했더니, 정말 피곤해 죽겠어!”남지훈은 마음이 아팠다.남지훈은 그동안 소연에게 피곤하다는 말을 들은 적 한 번도 없었는데 아마도 진짜로 자기가 간과한 게 아닌지 하고 진지하게 고민했다.남지훈의 손을 꼭 잡은 소연은 기대에 찬 얼굴로 말했다.“이제 돌아왔으니, 집에서 요리할 수 있겠네. 네가 해준 맛있는 음식 먹고 싶어! 요즘 야근하면서 하도 호텔 음식만 먹다 보니 입맛이 다 떨어진 거 있지?”“그래, 알았어!”남지훈은 소연이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를 알기에 환한 미소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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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남지훈과 소연의 일상은 지극히 평범했다.아마도 수십 년 동안 호의호식 생활을 즐겼기 때문인지 소연은 현재 삶에 매우 만족했고 그녀에게 현실로 다가왔다.잠깐 이별 후의 만남은 둘을 더욱더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게 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일찍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한밤중에 남지훈은 단잠에 빠져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둘째 처남 소한용인 것을 확인한 후 남지훈은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형님, 여보세요.”소한용이 다소 불안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외쳤다.“매제, 전 어르신님 쪽에서 사고가 생겼어!”전 어르신께 사고가 있었다는 말을 들은 남지훈은 순식간에 잠에서 확 깼다.소연도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깨며 물었다.“무슨 일이야?”남지훈이 주섬주섬 옷을 입으며 서둘러 말했다.“둘째 형님 전화야, 전 어르신님께서 당하셨다는데 형님도 방금 소식을 들었나봐, 구체적인 건 가봐야 알 것 같아.”“나도 같이 갈게!”소연도 부랴부랴 일어났다.두 사람은 서둘러 준비를 끝낸 후 곧바로 전 어르신 댁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전 어르신의 집 주변은 철통 보안으로 이미 통제된 상태였다. 정말로 무슨 큰일이 벌어진 것처럼 보였다.남지훈과 소연이가 도착했을 때 소한용도 막 도착했다.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남지훈에게 먼저 알린 다음 소씨 가문에서 바로 뛰어왔다.세 사람은 더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별장 안은 다소 어수선했고 마침 전 어르신의 동생이 청소하고 있었다.사람들이 거실에 한데 모여 있는 것을 본 그들은 서둘러 달려갔다.그들은 전 어르신의 얼굴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입가에 피가 묻어있는 상태로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 소파에 간신히 앉는 것을 보았다.소한용이 다가가서 물었다.“전 어르신님, 이게 다 무슨 일이세요?”방금 전 어르신에게 사고가 생겼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인지는 물어볼 겨를이 없었다.“젠장, 누가 나를 죽이려고 했어!”이 말을 하는 순간에도 전 어르신은 여전히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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