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41 - 챕터 50

1132 챕터

제41화 심지안은 심씨 집안 자식이 아니라는 건가?

성연신은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 부자연스럽게 답했다.“응.”지안의 말이 듣기 좋아 수광은 마치 복덩이를 얻은 느낌이었다. 만면에 웃음꽃을 피우며 말했다.“허허허 말이라도 고맙구나, 지안아.”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수광은 지안의 부모님과 아직 만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심가네를 조사한 정보를 떠올리고는 지안 앞에서 말을 꺼내지 않으려 참았다.‘됐어, 내 직접 따로 만나보지.’수광을 배웅하고 지안은 냉장고에 붙였던 여자아이 그림을 뗀 후 행주로 풀 자국을 박박 지웠다.열심히 행주질을 하면서 지안은 말했다. “전처럼 깨끗하게 지워놓을게요. 베란다에 화분도 옮길 거예요. 전처럼 다 돌려놓을게요.”눈치껏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 연신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동안 내가 너무 원리원칙대로 행동했나.’원을 산책시키려 목줄을 챙기면서 그는 말했다.“그만해. 이대로도 충분해. 할아버지가 올 때마다 이러면 번거롭잖아.”“그렇긴 해요.”지안은 마침 귀찮았던 참이라 행주를 놓고 씻으러 갔다.욕실로 향하던 지안은 돌연 고개를 돌려 연신에게 물었다.“맞아, 혹시 부용 그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내일 면접 보거든요.”“일 찾은 거야?”“네. 오늘 연락받았어요.”연신을 보니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의심 가득한 눈빛이었다. 지안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연신은 악의 없는 다소 차분한 목소리로, 그러나 정곡을 찌르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보광이 좋다고 하지 않았나? 이렇게 빨리 바뀔 마음이었나?”지안은 또 어떤 게 연신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알 수 없었다. 예의상 미소를 지었다.“내가 한 게 있지, 어떡해요. 가고 싶어도 이제 못 가요. 보광하고는 인연이 없나 봐요”연신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답했다.“부용도 나쁘진 않아.”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안은 이런 성질머리에 익숙해졌는지 상처받지 않았다.내일 면접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려 침대에 누웠다.침대에 눕자마자 연신에게 서프라이즈를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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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저는... 정말 안타까워요

비서의 말은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의미든 심전웅의 입장에선 모욕적이었다.그 말을 듣고 심전웅은 손을 뻗지도 거두지도 못했다.겨우 평온함을 되찾은 심전웅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맞는 말씀입니다. 비위생적이죠.”하지만 성수광은 받아주지 않았다.심연아는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말을 꺼냈다.“참 할아버지, 손녀 분과 함께 오신다고 알고 선물 준비했는데 손녀 분이 좋아할지 모르겠네요.”최고급 품질의 화장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수광의 비위를 맞추려 노력했다.“손녀는 일이 있어서 못 왔어요.”심연아는 수광의 말이 끝나자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다.“정말 만나고 싶었는데... 분명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분일 거예요.”“그건 그렇죠.”수광은 수염을 만지며 영특한 지안을 떠올렸다.집안의 애물단지에게 사랑을 알게 하고 이렇게나 빨리 결혼을 했으니 지안은 영특하긴 하다.종업원이 문을 두드리고는 주문한 음식을 서빙했다.전복, 샥스핀, 바다제비집, 불도장 등 각종 진귀한 음식들이 테이블에 차려졌다.음식들을 보니 심연아는 심전웅이 지불했을 금액이 계산됐다. 고개를 들어 수광을 바라보니 음식에 전혀 관심 없는 표정을 짓고 있어 온몸이 더 꼿꼿하게 굳었다.하지만 방금 손녀 얘기를 꺼냈을 때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걸 깨닫고 다시 손녀 얘기를 꺼냈다.“할아버지, 여기 디저트 정말 맛있어요. 이따가 포장해서 드릴 테니 손녀 분이랑 같이 드셔보세요. 분명 달달한 디저트 좋아할 거예요.”“그러죠. 어릴 때부터 디저트라면 사족을 못 썼어요.”심전웅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다급히 입을 뗐다.“제가 보낸 서류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그 땅이 앞으로 값이 엄청 뛸 겁니다. 지금이 딱 투자하기에 좋은 타이밍이에요. 거기에 신사옥을 지으면 손해 보진 않으실 겁니다.”제 발로 찾아온 투자자들은 난진 그룹의 비전에 관심을 가졌다. 분명 발전 가능성은 있지만 심전웅의 눈에는 현재 앞에 앉아 있는 이 나이 든 투자자는 사업 이외의 일에 더 관심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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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지안, 골탕 먹다

심전웅은 본인의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 자연스럽게 심연아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그럼 네 잘못이 아니라 내 잘못이란 말이냐?”심연아의 얼굴은 붉어지고 너무 답답했지만 차마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그저 넋이 나간 채로 읊조렸다. “분명 심지안의 스캔들을 빌미로 화를 내는 거 같은데... 무슨 관계일까...”보광과 부용 두 그룹은 모두 도심에 위치했고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지안은 부용에 입사한 첫날부터 회의에 참석했다.동료를 따라 회의실에 들어섰는데 30대로 보이는 남성이 그녀의 옆에 앉으며 인사를 건넸다.“Hi, 반가워요.”지안은 처음보는 남성을 쳐다보며 그의 가슴팍에 달린 명찰로 시선을 돌렸다. 진욱. 경영팀 총괄 담당자였다.자신에게 왜 인사를 했는지 모르지만 웃으며 화답했다.“현수의 오랜 친구예요. 그때 저한테 지안 씨 추천해줬거든요."지안의 앵두 같은 입술은 ‘오'자를 그리며 놀라움을 표했다.“진현수 씨랑 아시는 분이라구요?”진욱은 웃으며 말했다.“아는 사이 그 이상이에요. 지안 씨 추천서도 제가 써줬는 걸요. 시간될 때 현수랑 셋이 밥 한번 먹어요”지안은 감격하며 답했다. “그럼요. 정말 두 분께 감사드려요!”알게 된지 얼마 안 된 진현수가 자신을 이렇게 신경쓸 줄은 생각도 못했다.보광 중신.서백호가 휴가를 낸 터라 성연신은 급한 일을 마무리 하고 지하에 주차해둔 차를 끌고 회사에서 나왔다.카카오톡을 확인해보니 평소 같았으면 하루에 열 통 이상 연락했을 지안이 오늘 하루 종일 그에게 연락 한 통 없었다.연신은 다소 못 마땅한 듯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일 찾았다고 벌써 저녁 식사 걱정은 하지도 않는다는 거지. 쳇’집으로 돌아왔지만 지안은 역시나 아직 귀가 전이었다. 연신은 지안이 한 시간 정도 늦게 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11시가 돼서야 지안은 택시에서 내렸다.정원에 검게 드리운 연신의 모습을 보자 지안은 어리둥절하며 물었다.“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안 자고 있었어요?”건강을 끔찍이 생각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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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좀 괜찮지 않아요?

연신은 테이블 앞에 앉아 지안을 기다리며 회사 인트라넷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확인했다.“스캔들이 터졌어. 부용 그룹의 고위직 모 씨가 팀원 배를 불렸다는군. 병원에서 애를 낳는 걸 봤다는 목격담도 있어!”“혹시 한 씨인가요?”“맞아. 어떻게 알아?”“이미 금융권에선 공공연한 비밀이거든요. 작년엔 그분 아내분이 회사까지 찾아왔어요. 왜 아직도 같이 사는지 모를 정도예요”“아내는 전업주부잖아. 말이 쉽지 이혼하기엔 어려울 거야.”연신이 스크롤을 아래로 내렸지만 부용과 관련한 글은 거기까지였다.휴대폰을 닫을 때쯤 지안도 저녁 준비를 마쳤다.“토마토 계란 면이에요. 특별히 계란 두 개로 만들었어요!”연신은 면은 거의 없이 국물로만 반 정도 찬 지안의 그릇을 봤다.“저녁을 먹고 온 건가?”“아니요. 다이어트하려고요. 별로 먹고 싶지 않아요.”원래 늦은 시간에 아무 것도 먹고 싶지 않은데 막 삶은 면을 보니 배가 요란하게 요동쳤다. 면을 조금 더 삶고 싶어졌다.“지금 보기 좋아. 다이어트할 필요 없어.”연신은 진지하게 말했다.회사는 보통 상반기에 일이 몰리는 편이다. 게다가 지안은 입사한지 얼마 안 돼서 배워야 할 게 많았다. 건강 상태가 안 좋으면 제풀에 나가떨어질 거다.“안 돼요. 오늘 3kg나 쪘다고요!”여자가 돼서 몸무게도 조절 못하면 어떻게 남자를 컨트롤할 수 있으랴!연신은 국수 한 젓가락을 뜨며 흑갈색 눈동자로 대쪽같은 지안에게 집중하며 말했다.“다이어트하려거든 내 앞에서는 하지 마.”“저는...”지안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삐죽거렸지만 이내 말을 돌렸다.“아 알았다! 다이어트하고 나서 볼륨감 잃을까 봐 그런 거죠. 그런 몸 별로 안 좋아하니까.”연신은 이마를 짚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좋아한다는 건 그냥 둘러댄 말인데 그걸 정말 믿을 줄이야.“그런데요. 신, 남자들은 글래머러스한 몸매 좋아하잖아요. 진짜 뚱뚱한 거 말고.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몸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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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이런 옷이 뭐 어때서

옷걸이에서 정장 재킷을 들고나가는 연신을 보니 쑨난은 숨기는 게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건물 아래에 있는 지안을 보니 순간 연신이 왜 급하게 자리를 떴는지 알 듯했다.쑨난은 턱을 문지르며 의뭉스러운 미소를 띠었다.어쩐지 적극적이더라니. 봄이 왔구나.시장에서 집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지안이 집으로 돌아가려던 순간, 연신이 눈앞에 나타났다.만면엔 반가움이 가득했지만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세요?”“친구랑 약속이 있었어.”연신은 답하며 자연스럽게 지안의 장바구니를 들었다.“좋네요!”지안은 연신을 따라 주차장으로 향했다.“오늘 수업에서 케익 재료가 남았어요. 집 가서 만들어줄게요.”“그래.”금세 노을이 졌다. 나란히 걷던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로 겹치며 꽤 분위기가 있었다.두 시간 후.지안은 직접 만든 떡과 원의 간식을 연신에게 보여줬다.원은 꽤 입이 커서 몇 입 만에 간식을 다 먹어치웠다. 복슬복슬한 머리를 지안에게 들이밀며 원은 애교를 부렸다.“맛있게 먹었어, 원?”“멍멍멍!”원은 꼬리를 흔들며 생각보다 더 좋아했다. 마치 지안의 말을 이해한 듯 크게 화답했다.지안은 방긋방긋 웃으며 말했다.“고마워. 주방에서 또 가져다줄게.”연신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더 이상 주지 마.”외국에 있을 때보다 원의 몸무게는 2~3kg 늘었다. 둥글둥글 해진 몸은 돼지를 연상케 했다.그 말을 듣자 원의 꼬리는 일순간 바닥으로 축 쳐졌다. 가여운 모습으로 바닥에 엎드려 눈물을 머금은 채 지안을 바라봤다. 마치 바라는 게 있는 것처럼.지안은 양손을 어깨 높이로 접어 으쓱하며 어쩔 수 없다는 제스처를 취했다.“나 들어갈게, 원!”지안은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진 채 말을 끝맺었다.연신은 지안의 표정 변화를 읽었다.30분 동안 지안은 침실에서 나오지 않았다.연신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지안이 일이 많다고 원을 다독였다.연신은 긴 다리로 겅중겅중 위층으로 올라가 지안의 침실 앞에 섰다.침실 문은 잠겨있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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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절도 혐의

지안은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나서 언성을 높였다.“통화를 몰래 들은 건가요!?”‘청력에 문제 있나. 몰래 들었다 한들 왜! 내가 뭘 잘못했는데!’“난 그저 지나는 길이었어.”연신은 손에 든 물 잔을 내보이며 차갑게 말했다.연신의 말은 사실이었다. 지안이 뭇남성과 통화하는 걸 듣고 화가 나긴 했지만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더욱이 무언가 엿듣는 습관도 없었다.침실로 돌아와 물 한잔 들고나가서는 길에 이런 일을 겪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가.지안은 해명을 제대로 못하고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연신 앞에서 직접 진현수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눈 똑바로 뜨고 잘 봐요. 내가 도대체 언제 희희덕거렸다는 건지!”연신은 무표정하게 비웃었다.“그만해. 아니어도 어색해지는 건도 당신이야.”지안이 화가 나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때 수화기 너머로 진현수의 목소리가 들렸다.반갑지만 놀라는 눈치였다.“지안, 어쩐 일로 또 전화했어요?”어째서 이 밤에 잠도 안 자고 전화를 한 거지?지안은 순식간에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아무 일 없어요. 오븐에 넣어둬야 한다고 말하는 걸 잊었지 뭐예요. 인터넷에 올라온 대로 온도나 시간 정확히 안 지켜도 돼요. 보다가 적당할 때 끄면 돼요.”“... 네, 알겠어요.”진현수는 다소 실망한 눈치였다.“네. 그럼 끊을게요.”지안은 전화를 끊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연신을 당당하게 쳐다봤다.“이런 평범한 대화를 ‘희희덕거린다'고 말한 거라고요. 도대체 얼마나 옹졸한 거예요?”“그럼 지금 입고 있는 이 옷은 어떻게 설명할 건데?” 연신은 자연스럽게 화제를 전환했다. 여전히 심기가 불편한 모양이었다.기껏해야 천 쪼가리 몇 장 걸치고 ‘보통' 친구랑 영상통화를 한다고?“이건!”“내가!”“그쪽을!”“꼬셔보려고 입은 거예요!”지안은 한숨에 마음의 소리를 내뱉었다. 연신에게 몇 발자국 다가가더니 고개를 쳐들고 반짝이는 눈망으로 그를 응시하며 물었다.“이 대답은 만족스럽나요?”연신은 당황하며 자신에게 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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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사과하면 없던 일로 해줄게

지안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 모든 일을 심연아가 꾸몄을 거라고 생각하며 주먹을 쥐었다.지안이 경찰과 동행하면 회사에서 악의적인 소문이 퍼질 거다.하지만 지안은 가야 한다.지안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래요, 가요. 그런데 만약 조사해서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나랑 관련 없는 일이라고 밝혀지면 강우석은 사과해야 할 거예요.”경찰은 개의치 않았다.“결과가 나오면 알아서 하세요.”경찰서.지안 앞에 마주 보고 앉은 심연아는 두 사람 만이 들을 수 있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그러게 왜 그랬어. 대기업 가려다가 결국 원래 있던 데로 돌아왔네.”심연아는 어떤 대기업이 옥살이하는 직원을 계속 쓰려고 할까 지켜볼 참이었다.지안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말했다.“난 내 능력으로 대기업에 들어갔는데, 넌? 남을 모함하는 것 말고 무슨 능력이 있니.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어도 못 갈걸.”심연아는 고등학교 시절 연애해서 학업을 중단하고 아버지의 부탁으로 삼류대학을 겨우 나왔다.안 그랬으면 대학 때 강우석 그 찌질이와 엮였을 거다.심연아는 정곡을 찔렸지만 차분하게 비웃었다.“어떻게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좋을 걸. 아무래도 내가 너보다 낫지. 다음 생엔 옥살이 할 필요 없어.”심연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우석이 경찰과 들어왔다.심연아는 갑자기 털썩 바닥에 주저앉더니 상처받은 듯한 울음소리를 내며 말했다.“지안아 왜 날 밀치고 그러니.”겨우 화를 억누르던 지안은 이 모습을 보니 울분이 터져 나왔다.“누가 밀었다고 그래! 불쌍한 척하지 마. 체면 좀 차리지 그래?”강우석은 안쓰러워하며 심연아를 일으켜 세웠다.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지안을 보며 말했다.“너야말로 불쌍한 척하지 마. 전에 내가 팔찌 달라고 말했지. 옛정 생각해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넌 여전히 욕심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너 빼고 다 바보 같지? 법적 책임을 꼭 물어야겠어.”“미쳤구나.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떳떳해. 뭐가 두렵겠어?”“조용히 하세요!”경찰이 소리쳤다.팔찌를 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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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연아야, 너 진짜 착하구나

지안은 치를 떨었다.“꿈 깨!”그래도 세상엔 항상 공정함이 살아 있다. 경찰이 진상을 알아내면 지안은 집으로 돌아갈 거다.강우석은 고집을 꺾지 않는 지안을 보고 크게 실망감을 느꼈고, 심연아와 빠르게 경찰서를 빠져나갔다.사실은 밝혀질 거다. 지안은 여전히 순진하게 생각했다. 경찰서에서 몇 시간을 보내니 지안의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쳤다. 남은 거라곤 오기뿐이었다. 사력을 다해 자신의 결백을 토로했지만 충분한 증거 앞에서 그녀의 주장은 소용이 없었다.심연아가 강우석과 조사실을 나간 후에도 강우석은 여전히 지안을 헐뜯었다.“걔가 진짜 돈이 없었다고 하면 내가 빌려줬지. 안 빌려줬겠어? 이렇게 저급하게 사기를 치다니. 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인데,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팔아버릴 수가 있지? 그땐 내 눈이 멀었던 거야!”심연아는 나긋하게 말을 던졌다.“혹시 지안이 진짜 어려운 거 아닐까. 우석 씨, 어찌 됐든 난 당신이 지안이랑 의논하지 않고 내 체면을 세워줬으면 좋겠어. 팔찌는 내가 반드시 돌려놓을게.”강우석은 심연아를 안았다.“연아야, 넌 너무 착해. 지안은 무슨 복이 있어서 이런 배려를 받나 몰라.”“지안은 우리 가족이잖아. 내 동생이니까 당연해.”심연아가 집으로 돌아가자 경찰서에서 증인으로 나섰던 여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는 심연아에게 애걸복걸하며 말했다.“시키신 대로 일 끝냈으니까 돈 좀 주세요. 제 아이가 지금 병원에서 수술비만 기다리고 있어요.”아이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자 여자는 가게 임대료도 내지 못했다. 하물며 거짓 증언까지 할 정도였다.여자는 지안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심연아는 여자를 흘겨보더니 카드 한 장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총 2,000만 원이에요. 갖고 빨리 사라져요.”오후 3시.오정연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경찰서 안에서 깡충깡충 뛰어다니다 갑자기 무언가를 바라봤다. 짧은 두 다리는 급히 멈추더니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지안을 바라봤다.“언니, 언니가 왜 여기 있어...”‘아빠 말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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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 하는 거야?

오지석은 연신에게 간단하게 사건 경위를 설명한 후 취조실로 향했다.얼마 전 성가네 만찬에서 만났을 때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 항렬로 따지면 지안이 오지석을 이모부라고 불러야 한다는 건 알았다.지안은 지금 장욱을 직접 마주할 때가 아니란 걸 알았다.“한 달 전 팔찌를 강우석한테 돌려줬어요. 장소는 푸룽제에 있는 카페였고 CCTV 구할 수 있을 거예요.”“오래전 일인데 강우석 말이 사실이라면 왜 이제 와서야 신고했을까요?”“분명 속셈이 있을 거예요. 위치뎬 주인이라고 하는 그 여자도 문제가 있어요. 전 오늘 처음 봤다고요! 거기서부터 수사해 보시면 알 거예요.”지안은 못 미더운 부분들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녀 앞에 앉은 이 남자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서늘한 느낌까지 들었다.앞에 앉아 있는 이 남자는 연신의 이모부로 친척이긴 하지만 강우석과 아는 사이일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지안아, 방금 말해준 부분들 내가 참고해서 조사하마. 진정하고 있어.”오지석은 주머니에서 계속 울리는 휴대폰을 손에 쥐고 지안에게 인사했다.“그럼 가보마.”오지석이 밖에 나와서 전화를 받자 싸늘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경찰서에 도착했어요.”“조금만 기다리렴. 곧 나가마.”오후 시각, 경찰서는 사건의 전반적인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에 있다.강우석이 오전에 경찰에 신고를 했기 때문에 아직 입건 전이었다. 오지석은 이 사건을 아예 맡아 처리하기로 했다.오지석은 칠판에 붙은 주얼리샵 여자 주인의 사진을 응시하며 혼잣말을 했다.“가게 안 CCTV가 고장 났다고 했다고... 그럼 가게 근처 CCTV를 확보하면 되겠네.”곧바로 오지석은 팀원을 보내 CCTV를 확보했다.두문분출하고 CCTV를 확인하던 경찰관이 영상 하나를 보내왔다.영상 속 시간을 보니 사흘 전이었다.심연아는 팔찌를 가지고 그 여자 주인이 있는 주얼리샵으로 갔다. 5분 후에 가게를 나섰고 이어 1시간 후 주얼리샵 주인은 가게 문을 닫고 수상쩍은 모습으로 고급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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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큰 선물을 준비했어

지안은 깊은숨을 내쉬더니 중얼거렸다. “안 만났다니 다행이네”여전히 외숙모라는 자리가 어색한 상황인데다 연신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준비가 안 됐다.“뭐라고 했어?”“아무 말도 안 했어요” 지안은 기운을 좀 회복하고 나니 마음이 불편했다. “미안해요. 오늘 저 때문에 시간 버렸네요.”연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느다랗고 긴 손가락으로 운전대만 움직일 뿐이었다. 잠시 후 분위기를 잡으며 물었다. “오늘 이 일에 뒷배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인복이 없네”실직자가 어렵게 일을 구했는데 출근한지 한 달 만에 불미스러운 일에 엮였다.회사는 지안을 내치지 않겠지만 앞으로 온갖 구설에 마주해야 한다.지안은 받아쳤다.“인복이 없는 게 아니라 운이 없는 거예요.”이렇게나 불공평한 집안에서 태어나 심전웅 같이 편애가 심한 아버지를 만난 것 자체가 비극의 시작이었다.연신은 엑셀을 더 밟았다.“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집 가서 쉬어. 내일 평소대로 출근하고. 부용에서 일할 수 있으면 하고 못하게 되면 깔끔하게 그만둬.”연신은 항상 부용이 별로였다. 특히 TF팀 소속 관리직들 말이다. 실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동료들을 배반하기도 하고 성과 앞에선 인간이길 포기하고 자진해서 미치광이가 된다.한수군이 바로 그 TF팀 소속이다.“아니에요. 부용이 해고하지만 않으면 계속 다닐 거예요. 이 일 계속하고 싶어요.”지안은 고개를 내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지안은 연신이 준 카드로도 놀고먹을 수 있었지만 카드의 주인이 아니기에 앞날을 보장할 순 없었다.게다가 연신은 지금 지안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그에게 기댈 순 없었다. 더 괜찮은 거취를 찾으면 모를까.적어도 지금은 그럴 수 없다.지안은 동네북도 아닌데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아무것도 못 했다. 얼마 후 약혼식을 올릴 심연아와 강우석를 위해 지안은 큰 선물을 준비했다.사건의 진상이 밝혀졌다는 소식은 부용으로 빠르게 흘러 들어갔다.어제 그렇게 쑥덕 거리고 강 건너 불구경하던 동료들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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