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 제42화 저는... 정말 안타까워요

공유

제42화 저는... 정말 안타까워요

작가: 나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8-26 18:00:01
비서의 말은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의미든 심전웅의 입장에선 모욕적이었다.

그 말을 듣고 심전웅은 손을 뻗지도 거두지도 못했다.

겨우 평온함을 되찾은 심전웅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맞는 말씀입니다. 비위생적이죠.”

하지만 성수광은 받아주지 않았다.

심연아는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말을 꺼냈다.

“참 할아버지, 손녀 분과 함께 오신다고 알고 선물 준비했는데 손녀 분이 좋아할지 모르겠네요.”

최고급 품질의 화장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수광의 비위를 맞추려 노력했다.

“손녀는 일이 있어서 못 왔어요.”

심연아는 수광의 말이 끝나자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다.

“정말 만나고 싶었는데... 분명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분일 거예요.”

“그건 그렇죠.”

수광은 수염을 만지며 영특한 지안을 떠올렸다.

집안의 애물단지에게 사랑을 알게 하고 이렇게나 빨리 결혼을 했으니 지안은 영특하긴 하다.

종업원이 문을 두드리고는 주문한 음식을 서빙했다.

전복, 샥스핀, 바다제비집, 불도장 등 각종 진귀한 음식들이 테이블에 차려졌다.

음식들을 보니 심연아는 심전웅이 지불했을 금액이 계산됐다. 고개를 들어 수광을 바라보니 음식에 전혀 관심 없는 표정을 짓고 있어 온몸이 더 꼿꼿하게 굳었다.

하지만 방금 손녀 얘기를 꺼냈을 때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걸 깨닫고 다시 손녀 얘기를 꺼냈다.

“할아버지, 여기 디저트 정말 맛있어요. 이따가 포장해서 드릴 테니 손녀 분이랑 같이 드셔보세요. 분명 달달한 디저트 좋아할 거예요.”

“그러죠. 어릴 때부터 디저트라면 사족을 못 썼어요.”

심전웅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다급히 입을 뗐다.

“제가 보낸 서류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그 땅이 앞으로 값이 엄청 뛸 겁니다. 지금이 딱 투자하기에 좋은 타이밍이에요. 거기에 신사옥을 지으면 손해 보진 않으실 겁니다.”

제 발로 찾아온 투자자들은 난진 그룹의 비전에 관심을 가졌다. 분명 발전 가능성은 있지만 심전웅의 눈에는 현재 앞에 앉아 있는 이 나이 든 투자자는 사업 이외의 일에 더 관심이 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3화 지안, 골탕 먹다

    심전웅은 본인의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 자연스럽게 심연아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그럼 네 잘못이 아니라 내 잘못이란 말이냐?”심연아의 얼굴은 붉어지고 너무 답답했지만 차마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그저 넋이 나간 채로 읊조렸다. “분명 심지안의 스캔들을 빌미로 화를 내는 거 같은데... 무슨 관계일까...”보광과 부용 두 그룹은 모두 도심에 위치했고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지안은 부용에 입사한 첫날부터 회의에 참석했다.동료를 따라 회의실에 들어섰는데 30대로 보이는 남성이 그녀의 옆에 앉으며 인사를 건넸다.“Hi, 반가워요.”지안은 처음보는 남성을 쳐다보며 그의 가슴팍에 달린 명찰로 시선을 돌렸다. 진욱. 경영팀 총괄 담당자였다.자신에게 왜 인사를 했는지 모르지만 웃으며 화답했다.“현수의 오랜 친구예요. 그때 저한테 지안 씨 추천해줬거든요."지안의 앵두 같은 입술은 ‘오'자를 그리며 놀라움을 표했다.“진현수 씨랑 아시는 분이라구요?”진욱은 웃으며 말했다.“아는 사이 그 이상이에요. 지안 씨 추천서도 제가 써줬는 걸요. 시간될 때 현수랑 셋이 밥 한번 먹어요”지안은 감격하며 답했다. “그럼요. 정말 두 분께 감사드려요!”알게 된지 얼마 안 된 진현수가 자신을 이렇게 신경쓸 줄은 생각도 못했다.보광 중신.서백호가 휴가를 낸 터라 성연신은 급한 일을 마무리 하고 지하에 주차해둔 차를 끌고 회사에서 나왔다.카카오톡을 확인해보니 평소 같았으면 하루에 열 통 이상 연락했을 지안이 오늘 하루 종일 그에게 연락 한 통 없었다.연신은 다소 못 마땅한 듯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일 찾았다고 벌써 저녁 식사 걱정은 하지도 않는다는 거지. 쳇’집으로 돌아왔지만 지안은 역시나 아직 귀가 전이었다. 연신은 지안이 한 시간 정도 늦게 올 거라고 예상했지만 11시가 돼서야 지안은 택시에서 내렸다.정원에 검게 드리운 연신의 모습을 보자 지안은 어리둥절하며 물었다.“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안 자고 있었어요?”건강을 끔찍이 생각하던

    최신 업데이트 : 2023-08-27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4화 좀 괜찮지 않아요?

    연신은 테이블 앞에 앉아 지안을 기다리며 회사 인트라넷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확인했다.“스캔들이 터졌어. 부용 그룹의 고위직 모 씨가 팀원 배를 불렸다는군. 병원에서 애를 낳는 걸 봤다는 목격담도 있어!”“혹시 한 씨인가요?”“맞아. 어떻게 알아?”“이미 금융권에선 공공연한 비밀이거든요. 작년엔 그분 아내분이 회사까지 찾아왔어요. 왜 아직도 같이 사는지 모를 정도예요”“아내는 전업주부잖아. 말이 쉽지 이혼하기엔 어려울 거야.”연신이 스크롤을 아래로 내렸지만 부용과 관련한 글은 거기까지였다.휴대폰을 닫을 때쯤 지안도 저녁 준비를 마쳤다.“토마토 계란 면이에요. 특별히 계란 두 개로 만들었어요!”연신은 면은 거의 없이 국물로만 반 정도 찬 지안의 그릇을 봤다.“저녁을 먹고 온 건가?”“아니요. 다이어트하려고요. 별로 먹고 싶지 않아요.”원래 늦은 시간에 아무 것도 먹고 싶지 않은데 막 삶은 면을 보니 배가 요란하게 요동쳤다. 면을 조금 더 삶고 싶어졌다.“지금 보기 좋아. 다이어트할 필요 없어.”연신은 진지하게 말했다.회사는 보통 상반기에 일이 몰리는 편이다. 게다가 지안은 입사한지 얼마 안 돼서 배워야 할 게 많았다. 건강 상태가 안 좋으면 제풀에 나가떨어질 거다.“안 돼요. 오늘 3kg나 쪘다고요!”여자가 돼서 몸무게도 조절 못하면 어떻게 남자를 컨트롤할 수 있으랴!연신은 국수 한 젓가락을 뜨며 흑갈색 눈동자로 대쪽같은 지안에게 집중하며 말했다.“다이어트하려거든 내 앞에서는 하지 마.”“저는...”지안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삐죽거렸지만 이내 말을 돌렸다.“아 알았다! 다이어트하고 나서 볼륨감 잃을까 봐 그런 거죠. 그런 몸 별로 안 좋아하니까.”연신은 이마를 짚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좋아한다는 건 그냥 둘러댄 말인데 그걸 정말 믿을 줄이야.“그런데요. 신, 남자들은 글래머러스한 몸매 좋아하잖아요. 진짜 뚱뚱한 거 말고.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몸매

    최신 업데이트 : 2023-08-27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5화 이런 옷이 뭐 어때서

    옷걸이에서 정장 재킷을 들고나가는 연신을 보니 쑨난은 숨기는 게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건물 아래에 있는 지안을 보니 순간 연신이 왜 급하게 자리를 떴는지 알 듯했다.쑨난은 턱을 문지르며 의뭉스러운 미소를 띠었다.어쩐지 적극적이더라니. 봄이 왔구나.시장에서 집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지안이 집으로 돌아가려던 순간, 연신이 눈앞에 나타났다.만면엔 반가움이 가득했지만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세요?”“친구랑 약속이 있었어.”연신은 답하며 자연스럽게 지안의 장바구니를 들었다.“좋네요!”지안은 연신을 따라 주차장으로 향했다.“오늘 수업에서 케익 재료가 남았어요. 집 가서 만들어줄게요.”“그래.”금세 노을이 졌다. 나란히 걷던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로 겹치며 꽤 분위기가 있었다.두 시간 후.지안은 직접 만든 떡과 원의 간식을 연신에게 보여줬다.원은 꽤 입이 커서 몇 입 만에 간식을 다 먹어치웠다. 복슬복슬한 머리를 지안에게 들이밀며 원은 애교를 부렸다.“맛있게 먹었어, 원?”“멍멍멍!”원은 꼬리를 흔들며 생각보다 더 좋아했다. 마치 지안의 말을 이해한 듯 크게 화답했다.지안은 방긋방긋 웃으며 말했다.“고마워. 주방에서 또 가져다줄게.”연신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더 이상 주지 마.”외국에 있을 때보다 원의 몸무게는 2~3kg 늘었다. 둥글둥글 해진 몸은 돼지를 연상케 했다.그 말을 듣자 원의 꼬리는 일순간 바닥으로 축 쳐졌다. 가여운 모습으로 바닥에 엎드려 눈물을 머금은 채 지안을 바라봤다. 마치 바라는 게 있는 것처럼.지안은 양손을 어깨 높이로 접어 으쓱하며 어쩔 수 없다는 제스처를 취했다.“나 들어갈게, 원!”지안은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진 채 말을 끝맺었다.연신은 지안의 표정 변화를 읽었다.30분 동안 지안은 침실에서 나오지 않았다.연신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지안이 일이 많다고 원을 다독였다.연신은 긴 다리로 겅중겅중 위층으로 올라가 지안의 침실 앞에 섰다.침실 문은 잠겨있지 않

    최신 업데이트 : 2023-08-27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6화 절도 혐의

    지안은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나서 언성을 높였다.“통화를 몰래 들은 건가요!?”‘청력에 문제 있나. 몰래 들었다 한들 왜! 내가 뭘 잘못했는데!’“난 그저 지나는 길이었어.”연신은 손에 든 물 잔을 내보이며 차갑게 말했다.연신의 말은 사실이었다. 지안이 뭇남성과 통화하는 걸 듣고 화가 나긴 했지만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더욱이 무언가 엿듣는 습관도 없었다.침실로 돌아와 물 한잔 들고나가서는 길에 이런 일을 겪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가.지안은 해명을 제대로 못하고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연신 앞에서 직접 진현수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눈 똑바로 뜨고 잘 봐요. 내가 도대체 언제 희희덕거렸다는 건지!”연신은 무표정하게 비웃었다.“그만해. 아니어도 어색해지는 건도 당신이야.”지안이 화가 나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때 수화기 너머로 진현수의 목소리가 들렸다.반갑지만 놀라는 눈치였다.“지안, 어쩐 일로 또 전화했어요?”어째서 이 밤에 잠도 안 자고 전화를 한 거지?지안은 순식간에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아무 일 없어요. 오븐에 넣어둬야 한다고 말하는 걸 잊었지 뭐예요. 인터넷에 올라온 대로 온도나 시간 정확히 안 지켜도 돼요. 보다가 적당할 때 끄면 돼요.”“... 네, 알겠어요.”진현수는 다소 실망한 눈치였다.“네. 그럼 끊을게요.”지안은 전화를 끊고 침묵으로 일관하던 연신을 당당하게 쳐다봤다.“이런 평범한 대화를 ‘희희덕거린다'고 말한 거라고요. 도대체 얼마나 옹졸한 거예요?”“그럼 지금 입고 있는 이 옷은 어떻게 설명할 건데?” 연신은 자연스럽게 화제를 전환했다. 여전히 심기가 불편한 모양이었다.기껏해야 천 쪼가리 몇 장 걸치고 ‘보통' 친구랑 영상통화를 한다고?“이건!”“내가!”“그쪽을!”“꼬셔보려고 입은 거예요!”지안은 한숨에 마음의 소리를 내뱉었다. 연신에게 몇 발자국 다가가더니 고개를 쳐들고 반짝이는 눈망으로 그를 응시하며 물었다.“이 대답은 만족스럽나요?”연신은 당황하며 자신에게 바짝

    최신 업데이트 : 2023-08-27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7화 사과하면 없던 일로 해줄게

    지안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 모든 일을 심연아가 꾸몄을 거라고 생각하며 주먹을 쥐었다.지안이 경찰과 동행하면 회사에서 악의적인 소문이 퍼질 거다.하지만 지안은 가야 한다.지안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래요, 가요. 그런데 만약 조사해서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나랑 관련 없는 일이라고 밝혀지면 강우석은 사과해야 할 거예요.”경찰은 개의치 않았다.“결과가 나오면 알아서 하세요.”경찰서.지안 앞에 마주 보고 앉은 심연아는 두 사람 만이 들을 수 있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그러게 왜 그랬어. 대기업 가려다가 결국 원래 있던 데로 돌아왔네.”심연아는 어떤 대기업이 옥살이하는 직원을 계속 쓰려고 할까 지켜볼 참이었다.지안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말했다.“난 내 능력으로 대기업에 들어갔는데, 넌? 남을 모함하는 것 말고 무슨 능력이 있니.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어도 못 갈걸.”심연아는 고등학교 시절 연애해서 학업을 중단하고 아버지의 부탁으로 삼류대학을 겨우 나왔다.안 그랬으면 대학 때 강우석 그 찌질이와 엮였을 거다.심연아는 정곡을 찔렸지만 차분하게 비웃었다.“어떻게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좋을 걸. 아무래도 내가 너보다 낫지. 다음 생엔 옥살이 할 필요 없어.”심연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우석이 경찰과 들어왔다.심연아는 갑자기 털썩 바닥에 주저앉더니 상처받은 듯한 울음소리를 내며 말했다.“지안아 왜 날 밀치고 그러니.”겨우 화를 억누르던 지안은 이 모습을 보니 울분이 터져 나왔다.“누가 밀었다고 그래! 불쌍한 척하지 마. 체면 좀 차리지 그래?”강우석은 안쓰러워하며 심연아를 일으켜 세웠다.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지안을 보며 말했다.“너야말로 불쌍한 척하지 마. 전에 내가 팔찌 달라고 말했지. 옛정 생각해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넌 여전히 욕심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너 빼고 다 바보 같지? 법적 책임을 꼭 물어야겠어.”“미쳤구나.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떳떳해. 뭐가 두렵겠어?”“조용히 하세요!”경찰이 소리쳤다.팔찌를 지안

    최신 업데이트 : 2023-08-28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8화 연아야, 너 진짜 착하구나

    지안은 치를 떨었다.“꿈 깨!”그래도 세상엔 항상 공정함이 살아 있다. 경찰이 진상을 알아내면 지안은 집으로 돌아갈 거다.강우석은 고집을 꺾지 않는 지안을 보고 크게 실망감을 느꼈고, 심연아와 빠르게 경찰서를 빠져나갔다.사실은 밝혀질 거다. 지안은 여전히 순진하게 생각했다. 경찰서에서 몇 시간을 보내니 지안의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쳤다. 남은 거라곤 오기뿐이었다. 사력을 다해 자신의 결백을 토로했지만 충분한 증거 앞에서 그녀의 주장은 소용이 없었다.심연아가 강우석과 조사실을 나간 후에도 강우석은 여전히 지안을 헐뜯었다.“걔가 진짜 돈이 없었다고 하면 내가 빌려줬지. 안 빌려줬겠어? 이렇게 저급하게 사기를 치다니. 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인데,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팔아버릴 수가 있지? 그땐 내 눈이 멀었던 거야!”심연아는 나긋하게 말을 던졌다.“혹시 지안이 진짜 어려운 거 아닐까. 우석 씨, 어찌 됐든 난 당신이 지안이랑 의논하지 않고 내 체면을 세워줬으면 좋겠어. 팔찌는 내가 반드시 돌려놓을게.”강우석은 심연아를 안았다.“연아야, 넌 너무 착해. 지안은 무슨 복이 있어서 이런 배려를 받나 몰라.”“지안은 우리 가족이잖아. 내 동생이니까 당연해.”심연아가 집으로 돌아가자 경찰서에서 증인으로 나섰던 여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는 심연아에게 애걸복걸하며 말했다.“시키신 대로 일 끝냈으니까 돈 좀 주세요. 제 아이가 지금 병원에서 수술비만 기다리고 있어요.”아이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자 여자는 가게 임대료도 내지 못했다. 하물며 거짓 증언까지 할 정도였다.여자는 지안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심연아는 여자를 흘겨보더니 카드 한 장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총 2,000만 원이에요. 갖고 빨리 사라져요.”오후 3시.오정연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경찰서 안에서 깡충깡충 뛰어다니다 갑자기 무언가를 바라봤다. 짧은 두 다리는 급히 멈추더니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지안을 바라봤다.“언니, 언니가 왜 여기 있어...”‘아빠 말로는

    최신 업데이트 : 2023-08-28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49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 하는 거야?

    오지석은 연신에게 간단하게 사건 경위를 설명한 후 취조실로 향했다.얼마 전 성가네 만찬에서 만났을 때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 항렬로 따지면 지안이 오지석을 이모부라고 불러야 한다는 건 알았다.지안은 지금 장욱을 직접 마주할 때가 아니란 걸 알았다.“한 달 전 팔찌를 강우석한테 돌려줬어요. 장소는 푸룽제에 있는 카페였고 CCTV 구할 수 있을 거예요.”“오래전 일인데 강우석 말이 사실이라면 왜 이제 와서야 신고했을까요?”“분명 속셈이 있을 거예요. 위치뎬 주인이라고 하는 그 여자도 문제가 있어요. 전 오늘 처음 봤다고요! 거기서부터 수사해 보시면 알 거예요.”지안은 못 미더운 부분들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녀 앞에 앉은 이 남자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서늘한 느낌까지 들었다.앞에 앉아 있는 이 남자는 연신의 이모부로 친척이긴 하지만 강우석과 아는 사이일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지안아, 방금 말해준 부분들 내가 참고해서 조사하마. 진정하고 있어.”오지석은 주머니에서 계속 울리는 휴대폰을 손에 쥐고 지안에게 인사했다.“그럼 가보마.”오지석이 밖에 나와서 전화를 받자 싸늘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경찰서에 도착했어요.”“조금만 기다리렴. 곧 나가마.”오후 시각, 경찰서는 사건의 전반적인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에 있다.강우석이 오전에 경찰에 신고를 했기 때문에 아직 입건 전이었다. 오지석은 이 사건을 아예 맡아 처리하기로 했다.오지석은 칠판에 붙은 주얼리샵 여자 주인의 사진을 응시하며 혼잣말을 했다.“가게 안 CCTV가 고장 났다고 했다고... 그럼 가게 근처 CCTV를 확보하면 되겠네.”곧바로 오지석은 팀원을 보내 CCTV를 확보했다.두문분출하고 CCTV를 확인하던 경찰관이 영상 하나를 보내왔다.영상 속 시간을 보니 사흘 전이었다.심연아는 팔찌를 가지고 그 여자 주인이 있는 주얼리샵으로 갔다. 5분 후에 가게를 나섰고 이어 1시간 후 주얼리샵 주인은 가게 문을 닫고 수상쩍은 모습으로 고급스러

    최신 업데이트 : 2023-08-28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50화 큰 선물을 준비했어

    지안은 깊은숨을 내쉬더니 중얼거렸다. “안 만났다니 다행이네”여전히 외숙모라는 자리가 어색한 상황인데다 연신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준비가 안 됐다.“뭐라고 했어?”“아무 말도 안 했어요” 지안은 기운을 좀 회복하고 나니 마음이 불편했다. “미안해요. 오늘 저 때문에 시간 버렸네요.”연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느다랗고 긴 손가락으로 운전대만 움직일 뿐이었다. 잠시 후 분위기를 잡으며 물었다. “오늘 이 일에 뒷배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인복이 없네”실직자가 어렵게 일을 구했는데 출근한지 한 달 만에 불미스러운 일에 엮였다.회사는 지안을 내치지 않겠지만 앞으로 온갖 구설에 마주해야 한다.지안은 받아쳤다.“인복이 없는 게 아니라 운이 없는 거예요.”이렇게나 불공평한 집안에서 태어나 심전웅 같이 편애가 심한 아버지를 만난 것 자체가 비극의 시작이었다.연신은 엑셀을 더 밟았다.“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집 가서 쉬어. 내일 평소대로 출근하고. 부용에서 일할 수 있으면 하고 못하게 되면 깔끔하게 그만둬.”연신은 항상 부용이 별로였다. 특히 TF팀 소속 관리직들 말이다. 실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동료들을 배반하기도 하고 성과 앞에선 인간이길 포기하고 자진해서 미치광이가 된다.한수군이 바로 그 TF팀 소속이다.“아니에요. 부용이 해고하지만 않으면 계속 다닐 거예요. 이 일 계속하고 싶어요.”지안은 고개를 내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지안은 연신이 준 카드로도 놀고먹을 수 있었지만 카드의 주인이 아니기에 앞날을 보장할 순 없었다.게다가 연신은 지금 지안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그에게 기댈 순 없었다. 더 괜찮은 거취를 찾으면 모를까.적어도 지금은 그럴 수 없다.지안은 동네북도 아닌데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아무것도 못 했다. 얼마 후 약혼식을 올릴 심연아와 강우석를 위해 지안은 큰 선물을 준비했다.사건의 진상이 밝혀졌다는 소식은 부용으로 빠르게 흘러 들어갔다.어제 그렇게 쑥덕 거리고 강 건너 불구경하던 동료들이 하나

    최신 업데이트 : 2023-08-28

최신 챕터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31화 성청민

    흥분을 가라앉힌 후, 심지안은 자신이 5년 전 해외에서 살았던 작은 별장과 흡사한 곳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외부 경관이 달라 의아해하며 말했다.“5년 전과 똑같은 별장을 지었어요?”고청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다가 기침을 몇 번 하며 대답했다.“맞아요. 거의 차이가 없죠?”심지안은 방 안의 모든 물건을 둘러보며 고청민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조금 부드러워졌고, 마치 그를 가족으로 생각했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어떻게 하지원을 설득했어요?”그녀는 고청민이 하지원을 이용하여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 것에 의아함을 감추지못했다.“한마디 했더니 바로 승낙했어요.”고청민은 미소를 지었다.하지원은 이처럼 온 마음을 다해 고청민을 따랐다.심지안은 복잡한 마음으로 물었다.“하지원 씨에게 미안하지 않아요?”고청민은 아무런 감정 없이 말했다.“보상해 줄 거예요.”‘보상? 어떻게 보상할 건데? 여자의 청춘을 어떻게 보상할 건데...’심지안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반박하지 않았다.하지원에게는 그저 사랑이었으니까...“밤새 아무것도 안 먹어서 배고프죠? 지안 씨가 좋아하는 비빔면을 준비해 뒀어요. 게살 비빔면이요.”고청민은 웃으며 심지안에게 말했다.“지안 씨가 분명 좋아할 거예요.”심지안은 배가 고파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식탁에 다가가기 전, 그녀는 게살 비빔면의 향긋한 냄새를 맡았다.고청민은 게살 비빔면을 그녀 앞에 놓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먹어요. 제철 대게는 정말 맛있거든요.”심지안은 망설임 없이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그의 말대로 정말 맛있었다. 커다란 게살이 면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미를 더했다.고청민의 뜨거운 시선에 심지안은 불편해하며 말했다.“청민 씨도 먹어요. 나만 보지 말고...”고청민은 미소를 지으며 젓가락을 들어 면을 집어 먹으려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기침이 그를 멈추게 했다.연달아 몇 번의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점차 그의 가냘프고 쇠약한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기침이 점점 심해지자 그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30화 미친놈,지안 씨를 어디로 데려간 거야!

    집에 돌아온 후, 성연신은 성우주를 재우고 나서 긴급한 회사 업무를 처리했다. 일을 마치고 나니, 이미 새벽 3시가 넘어 있었다.성연신은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어 고청민의 상황을 물어볼까 했지만, 숙면을 방해할까 봐 포기했다.다음 날 아침, 성연신은 일찍 깨어났다.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었다. 그는 심지안이 오늘 세움의 신제품 출시 준비로 일찍 출근할 거로 생각하고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려 했다.이때 손이 미끄러져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주어 보니 액정이 나가 있었다.갑작스러운 실수에 그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깨진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불안감이 스며들었다.성연신은 다른 휴대폰으로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부재중으로 받지 않았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성씨 가문으로 출발했다.성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성동철은 막 깨어나서 정원에서 산책 중이었다.성연신으로부터 두 사람이 지난밤 함께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성동철은 고청민이 출발 직전에 했던 말이 떠올라 이마를 찡그렸다.‘그 녀석이 설마...’성연신은 성동철의 표정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급하게 물었다.“어르신, 혹시 지안 씨가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어쩌면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어디죠?”“해외에 있을 가능성이 크네.”성연신은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무슨 말씀입니까?”성동철은 고청민이 출발 전에 했던 특별한 부탁을 성연신에게 말해주고, 동시에 고청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성연신은 주먹을 꽉 쥐고 심지안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다. 한참의 신호음 끝에 전화가 연결되었다.“지안 씨, 어디에 있어요?”“성연신 대표님, 접니다.”고청민의 평온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고, 성연신의 신경을 자극했다.성연신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이 자식아, 지안 씨를 어디로 데려간 거야?”“우리는 해외에 있어요.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고청민은 계속해서 말했다.“지안 씨를 며칠만 빌리는 셈이에요. 너무 무리한 일은 하지 않을 테니, 흥분하지 마세요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9화 아쉬움

    “네. 할아버지, 그러니 제발 막지 말아 주세요.”“지금 나와 상의하는 게 아니라 통보하는 거구나!”“할아버지, 용서해 주세요.”성동철은 입을 열었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한순간에 십 년은 늙은 것처럼 보였고, 무력한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한참 후에야 그는 천천히 말했다.“해외 전문가와 이미 연락을 취했으니, 너는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해라. 우리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청민은 그의 고집을 읽고 눈을 깜빡였다. 긴 속눈썹이 갑자기 젖어 들었다.사실, 그도 할아버지와 몇 년 더 함께하고 싶었다.집에 돌아오니, 성동철이 연락한 해외 전문가로부터 답변이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신의라 불리는 의사가 이미 고청민을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들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청민은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성동철을 안심시키며 주제를 돌렸다.“할아버지, 해외로 며칠 다녀오고 싶어요. 오랫동안 여행을 못 갔어요.”“안 돼. 네 몸 상태로는 그렇게 멀리 갈 수 없어!”성동철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아직 민채린의 스승에게 도움을 청해 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러나 고청민은 말했다.“민채린이 해외에 있어요. 그녀가 옆에 있으면 할아버지도 안심하실 거예요.”“민채린?”성동철의 얼굴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그렇다면 민채린의 스승에게 직접 찾아갈 수 있는 거니?”“제 병에 대해 이미 채린이의 스승님께 여쭤봤어요.”“결과는 어땠니?”“스승님께서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알려 주셨어요. 하지만 정말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래요.”성동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을 느꼈다.결국,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래. 가고 싶다면 가도 좋아.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네 몸에도 좋을 거다.”게다가 민채린이 옆에 있으니,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속히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오늘 바로 떠나려고 해요.”“이렇게 갑자기?”“그냥 즉흥적으로 생각한 거예요. 가고 싶을 때 가야죠.”고청민은 말하며 눈치를 보지 않았다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8화 하지원에게 적합한 심장

    30분 후, 성동철과 고청민이 병실에서 나왔다. 성동철은 걱정스럽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의사가 병원에 며칠 더 있으라 했잖니? 왜 말을 안 들어? 적어도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이렇게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잖아. 치료 시간을 늦출 수도 있다고...”고청민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창백한 얼굴은 햇살처럼 부드러워 보였다.“괜찮아요. 집에 있는 의료 장비로도 충분해요.”성동철은 한숨을 쉬며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집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집에 있으면 이 녀석을 더 볼 수 있잖아...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고...’성동철은 운전기사에게 차를 병원 앞에 대라고 지시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그는 병원 입구의 벤치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주변을 둘러보며 의아해했다.“지안이 여기 앉아 있지 않았니? 어디 갔지?”고청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고운 속눈썹은 한껏 아래로 드리워 있었다. 눈에 감춰진 복잡한 감정이 보이지 않게 덮여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지원이도 보이지 않네. 네가 전화를 걸어 연락해 봐. 이제 집에 가야 한다고...”성동철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청민에게 말하며,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는 계속 부재중이었다.고청민은 하지원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바로 말했다.“지원이 오빠가 찾으러 왔어요. 아마도 지안 씨는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간 것 같아요. 저희 먼저 집에 가죠.”성동철은 방금 의사가 자신에게 따로 했던 말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빨리 집에 가서 외국의 의료 전문가들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그래. 우리라도 먼저 가자.”‘성연신이 지안이를 데려갔을 수도 있어. 어쨌든 지안이는 다 큰 어른이니까 큰 문제는 없을 거야.’넓은 승용차 안에서, 고청민이 갑자기 성동철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죽으면 제 심장을 지원이에게 주세요.”어차피 죽으면 남겨둘 이유가 없으니,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덕을 쌓는 일일 것이다.성동철은 얼굴빛이 변하며 호통쳤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7화 날 원망하지 마,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심지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하지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모든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방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인생을 바칠 수 있는 것은 아니야.”심지안은 사랑의 위대함에 감탄했지만, 그런 희생정신을 가질 수는 없었다.하지원은 심지안의 말을 정확하게 알아듣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왜냐하면 난 인간미가 있고, 지안 씨는 없으니까요. 임시연이 당신 앞에서 죽었을 때, 살아있던 한 생명이 죽었는데도 지안 씨는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인 것처럼 무관심했잖아요.”심지안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지금까지의 무심한 태도를 거두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하지원을 쳐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맞아요. 임시연은 내 아이를 훔치고, 내 남자를 빼앗고, 내 결혼을 망쳤어요. 게다가 여러 번 나를 죽이려고 했었죠. 이번에 죽은 사람이 임시연이 아니었다면, 다음번에 죽을 사람은 나일 수도 있어요. 지금 임시연이 죽어서 폭죽이라도 터뜨리고 싶은 마음이니까, 자기 일 아니라고 그런 쉬운 소리 하지 마세요!”처음에는 임시연의 죽음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곧 심지안은 깨달았다. 임시연의 죽음은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으며, 그녀는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임시연은 살아서 더 많은 사람을 해치려 했기에 어쩌면 이렇게 죽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원은 심지안의 큰 목소리에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고, 잠시 말을 잃었다.“지원 씨는 사랑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난 아니에요. 날 냉정하다고 생각해도 좋아요.”심지안은 하지원과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하지원도 불쌍한 사람일 뿐이었다. 심지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로 들어가려 했다. 한 발을 내딛자, 하지원이 다시 말을 걸었다.“정말로 청민 선배를 도와줄 생각이 없는 거예요? 사람 하나 구한다고 생각해 줘요... 평생 고마워할게요.”심지안은 잠시 멈칫했지만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그건 도움을 청하는 게 아니라 도덕적 강요에요.”심지안은 친구로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6화 잘 살아가기만 하면 돼

    성동철은 깜짝 놀라 지팡이도 잊은 채 급히 움직였다. 카펫에 걸려 넘어질 뻔했지만,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휘청거리며 2층으로 올라갔다.집사는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전화를 걸었고, 남은 하인들은 손님들을 휴식 공간으로 안내했다. 연회 내내 활기찼던 분위기가 갑자기 혼란스럽고 긴장된 분위기로 바뀌었다.심지안은 찡그린 얼굴로 성동철의 뒤를 따라 고청민의 방으로 들어갔다.커튼은 빛 한 줄기도 들어오지 못하게 꽉 닫혀 있었지만, 문을 열자 짙은 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하인이 먼저 한 발 앞으로 나서서 전원 스위치를 켜자, 방 안은 갑자기 밝아졌다.우드톤 가구들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옷들도 정리되어 소파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심지안은 방 안을 둘러보았지만, 고청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심지안은 약간 열려 있는 화장실 문을 바라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다.이때, 하지원이 화장실을 가리키며 말했다.“안에 있어요.”성동철은 떨리는 손으로 화장실 문을 열었다. 안은 엉망진창이었다. 바닥에는 붉은 핏자국이 가득했다.고청민은 욕조 안에 누워 있었다. 옷은 물에 젖어 축축하게 몸에 붙어 있었고, 두 손은 욕조 가장자리에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머리는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입가에는 피가 묻어 있어 원래 창백한 피부가 더욱 하얗게 보였다.고청민은 말라비틀어진 채 생기가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성동철은 이마에 땀을 흘리며 손가락을 고청민의 코 밑에 대어 보았다. 그는 길게 숨을 내쉬며 하인들에게 소리쳤다.“구급차가 일찍 도착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 빨리 차에 태워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하인들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고청민을 욕조에서 꺼냈다.심지안은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겁에 질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심장이 빨리 뛰었다. 그녀는 혼이 나간 하지원을 바라보았다.“청민 씨... 어쩌다 이렇게 된 거죠? 왜 이렇게 피를 많이 흘린 건가요?”이 상황이 마치 자살을 암시하는 것 같았지만, 하지원은 그 말을 입 밖에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5화 남겨진 이들의 그리움

    심지안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말 좀 해봐요. 정말 시연 씨가 죽길 바란 거예요? 시연 씨가 죽으면 속 시원할 것 같았냐고요!”변석환은 심지안에게 소리쳤다. 울부짖는 변석환의 두 눈은 심하게 충혈되어 무섭게 보였다. 그리고 그의 큰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변요석과 성연신이 먼저 달려왔다. 성연신은 심지안을 보호하며 변석환을 몇 걸음 뒤로 밀어냈다. 성연신의 행동은 냉담하면서도 약간의 분노가 섞여 있었다.“지안 씨 앞에서 임시연 그 여자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마. 다시 한번 실수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하하하! 살인범을 감싸고 도는 건가요?”변석환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을 이었다.“맞아요. 시연 씨의 죽음에는 당신과 심지안 씨도 책임이 있어요.”“퍽!”변요석은 변석환의 얼굴을 한 대 때렸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정신 차려. 임시연은 원래 죽어 마땅한 여자야! 더 이상 나를 창피하게 만들지 마!”변석환은 변요석을 바라보며, 맞은 얼굴을 손으로 문지르며 중얼거렸다.“원래 죽어야 했고... 맞아... 나를 속이고 이용했어... 죽어 마땅한 여자야...”하지만 변석환은 스스로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잠을 잘 수도, 밥을 먹을 수 없었다.임시연이 죄를 지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변석환은 여전히 너무나도 힘들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녀를 미워하면서도 그녀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다.변요석은 주변에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것을 의식하며 분노를 억누르고 변석환에게 경고했다.“지금 당장 성씨 가문을 떠나. 네가 정신 차리고 지안 씨에게 사과할 준비가 되면... 그때 돌아와.”변석환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비틀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순간, 사람들 사이로 문득 익숙한 그림자를 본 것 같았다.변석환은 그 그림자를 쫓아갔지만,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변석환은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고, 그제야 그것이 자신의 착각임을 깨달았다.살아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임시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4화 우리 아이는 엄마를 잃었어요

    자책하는 심지안을 보는 성연신은 가슴이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 임시연의 죽음은 지안 씨와 아무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혼자 그런 생각 하지 마요.”심지안도, 성연신도, 그 누구도 임시연이 거기서 뛰어내릴 거라고는 생각 못 했을 것이다.임시연이 심지안 앞에서 그리고 성원 그룹에서 죽은 건 심지안과 성연신에게 트라우마를 남겨주기 위해서였다.만약 제가 잘못되어 죽는다 해도 살아있는 사람들도 마음이 편하진 않을 테니까 그걸 노리고 뛰어내렸던 것 같다.성연신도 놀라긴 했지만 직접 본 게 아니니 그리 큰 충격은 받지 않았는데 문제는 심지안이었다.물론 임시연도 죽을 줄은 모르고 뛰어내렸겠지. 그냥 크게 다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감옥에 있는 것보단 나으니까 뛰어내린 걸 텐데 이렇게 죽어버려서 심지안만 힘들어하고 있었다.심지안은 공허한 눈으로 성연신을 보며 웃어보려 했지만 표정이 잔뜩 굳어있어서 웃는 게 우는 것보다 더 이상했다.“당신 말이 맞아요. 임시연은 천벌 받아서 죽은 건데 내가 기뻐하는 게 맞죠.”“그래요, 안 뛰어내렸어도 경찰한테 잡혀서 자유롭진 못했을 거예요.”성연신은 심지안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내가 지안 씨더러 임시연 잡아놓으라고 한 거잖아요. 귀신이 되어도 날 찾아올 거니까 지안 씨는 아무 걱정 하지 마요.”그때 오지석이 사실은 사람들을 데리고 올라오려 했지만 임시연이 미리 눈치를 채고 송준에게 도움을 청할까 봐 성연신이 말렸었는데 임시연이 이렇게 극단적인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심지안을 절대 혼자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알겠어요.”긴장이 풀렸는지 심지안이 눈을 살짝 감으며 말했다.“나 아까 제대로 못 쉬어서 좀 잘래요.”“그래요, 내가 옆에 있을게요.”“네, 할아버지랑 우주한테는 나 병원에 있단 말 하지 마요.”“네.”가족들이 괜히 걱정할까 봐 신신당부를 하고서야 심지안은 침대에 누웠다.제 앞에 앉아있는 듬직한 성연신을 보니 안심이 되는지 그렇게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한편 성연신은

  •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제1123화 자신을 지키는 방법

    그렇게 회의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누구는 임시연을 구하겠다고 1층으로 달려 내려가고 누구는 창가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아직 살아있어요!"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심지안은 사람들의 인영이 환영처럼 눈 앞을 스쳐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머리도 어지럽고 귀에 까지 이명이 들려 온 세상이 흐릿하게 보였다.임시연이 뛰어내리는 결말을 예상해본적은 없었는데, 3층이 아주 높진 않지만 그렇다고 낮은 층수도 아니었다.조금 정신을 차린 심지안은 사람들의 질책이 담긴 시선을 느꼈다. 그들은 저들끼리 수군대며 심지안을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사모님도 너무 하시지, 어떻게 사람을 뛰어내릴 때까지 몰아붙여? 저러면 밤에 악몽 안 꾸나?""그리고 왜 자꾸 연다빈 씨한테 임시연이라고 하는 거야? 너무 간 거 아니야?""다빈 씨가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 그럼 사모님이 살인자 되는 거야?""다빈 씨가 귀신 돼서 사모님한테 복수하겠다고 찾아올 것 같아요."그 말을 듣고 있던 심지안은 이마에 힘을 주며 소리질렀다."내가 몰아붙인 거 아니고 본인이 뛰어내린 거야. 나랑 상관 없다고."심지안의 호통에 수군거림은 사라졌지만 그녀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매정했다.다들 "연다빈"에게 일이 생기면 심지안 책임으로 돌릴 준비가 되어있는 듯 싶었다.심지안은 애써 심호흡을 하며 현기증을 이겨내려 했다. 그리고 구급차를 부르려고 뒤를 돌 때 마침 이곳으로 뛰어오는 성연신과 오지석을 발견했다.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성연신이 빠르게 다가와 심지안의 어깨를 잡으며 주드럽게 다독였다."괜찮아, 내가 왔잖아. 내가 알아서 할게."속눈썹이 떨릴 정도로 긴장하고 있던 심지안은 마침 다가오는 성연신을 보고 무슨 말이 라도 하려고 입을 벌렸지만 말을 채 내뱉기도 전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시간이 조금 흘러 심지안이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흰 벽과 소독약 냄새, 그리고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성원 그룹 직원 자살 사건은 임시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