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Chapter 61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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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당신은 내가 봤던 여자 중에 가장 뻔뻔한 여자야

그러고 보니 그녀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성연신은 매우 시기 적절하게 나타난다...그가 성격이 그렇게 이상하지 않고 말을 그렇게 독하게 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그를 정말 좋아했을 것이다....... 다리를 저는 사람이라 할지라도.성연신은 투덜거리며 거만하게 얼굴을 돌려버리고 심지안을 보지 않았다.“우연이었을 뿐이에요. 당신이 상씨 가문의 여주인 신분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게 싫었어요!”“사람들을 끌어들이다니요, 저도 이렇게 인기 있고 싶지 않아요.”심지안은 너무 억울해하면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녀가 훌륭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그녀의 잘못일까?말도 안 됐다.성연신은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왔다.“당신은 내가 봤던 여자 중에서 가장 뻔뻔한 여자예요.”그녀가 한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태도는 사람을 매우 불쾌하게 만들었다.상대방이 고백하면 결혼했다고 말하면서 거절하면 되지 않는가. 이렇게 복잡할 일인가?그는 벌건 대낮에 그녀가 다른 남자와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고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나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요. 당신한테 화내고 싶지 않아요.”심지안은 진지한 표정으로 성연신을 바라보았다.그가 그녀를 곤경에서 벗어나게 도와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혼내도 되는 건 아니었다.성연신은 느긋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할 생각도 하지 않고 다른 룸으로 들어갔다.심지안은 앞으로 걸어가서 호수를 똑똑히 보았다.‘오늘도 이곳에서 약속이 있나?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심지안이 나가서 너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진유진은 그녀를 찾으러 나왔다. 진유진은 심지안이 맞은편의 룸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너 여기서 뭐 하고 있어?”“내 계약 남편이 여기 있어.”심지안은 쓴웃음을 지었다.진유진은 멈칫했다.“이런 우연이?”“그러게.”“너희 두 사람 인연이 참 깊네.”“농담하지 마.”심지안은 머리가 아파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주관민 씨가 방금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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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닿을 듯 가까이 있다

진유진의 키는 심지안보다 머리의 절반 정도 작았다. 성연신은 쉽게 그녀를 지나쳐 룸 안의 광경을 볼 수 있었고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심지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아마도 집에 갔을 것이다.그는 다시 시선을 돌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잘못 봤어요.”“네, 괜찮아요.”진유진은 그의 대답에 놀라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정욱은 이미 운전석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성연신이 스카이 호텔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우산을 들고 차에서 내려 마중 나갔다.가까이 다가가서 똑바로 보니 성연신의 손에 우산이 들려있었다.정욱은 별생각 없었다. 협력사에서 밖에 비가 오는 것을 보고 특별히 챙겨줬을 것이라도 생각했다.40분 후.중정원.집에 도착한 성연신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거실에 들어갔고 현관에 놓인 젖은 여성 운동화를 보고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비를 맞더라도 그를 기다리기 싫다고?성연신은 샤워하고 나와 심지안의 방 앞을 지났다. 문은 닫히지 않았고 방 안은 어두운 것을 보아 자고 있는 것 같았다.갑자기 중얼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때리지 마세요, 전 아무것도 안 훔쳤어요...”“아빠, 제발 믿어주세요...”성연신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손을 뻗어 심지안의 침실 문을 밀고 들어왔다.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불빛에 침대에 누워 있는 심지안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그녀는 눈을 꼭 감고 악몽을 꾸는 듯 머리에 식은땀을 흘렸다.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얼굴에 붙어있었고 입술은 창백하고 건조했다.성연신은 뭔가 잘못되었다 싶어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만졌다.엄청 뜨거운 것을 보아 열이 나고 있다.쌤통이다.이게 바로 그를 기다리지 않은 결과이다.성연신은 물 한 컵과 감기약을 가져다가 침대 옆 탁자 위에 놓고 손으로 누워있는 심지안을 흔들었다.“일어나서 약 먹어요.”심지안은 반응이 없었고 입으로 중얼거리는 소리만 더 잦아졌다.그녀는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찌푸린 눈썹은 유난히 가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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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레 모든 룰을 깨게 돼요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성연신은 눈썹을 찌푸렸다. 그도 자신이 왜 침대에 누워있는지 몰랐고 입을 열고 해명하고 싶었지만 심지안이 먼저 말했다.“저는 아니에요. 왜 당신이 내 침대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둘 다 옷을 입고 있으니까 오해하지 마요!”성연신은 그녀가 다급히 해명하려는 모습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하, 이제야 조신해지네요.”심지안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난 항상 조신했어요.”“당신이랑 조신이라는 단어는 관련이 없어요.”“그건 당신한테 그렇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레 모든 룰을 깨게 돼요.”그녀는 당당하게 듣기 좋은 말을 했다.아직 끝나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이 낯간지러운 말을 잘하는 것을 보고 자신이 능숙하다고 생각했다.성연신의 기분이 약간 좋아졌고 느긋하게 풀린 단추를 끼웠다. 그 여유로운 움직임은 매우 금욕적이었다.심지안은 갑자기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이고 내려다보면서 슬리퍼를 신었다.감기가 낫지 않은 탓인지 일어나자마자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어두워져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성연신이 그녀를 붙잡았다.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그의 허리를 안았고 눈을 감고 몇 분 지나자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그녀가 고개를 들자 조롱하는 듯한 성연신의 눈빛을 마주했고 입꼬리가 격렬하게 떨렸다.“당신 지금 내가 일부러 넘어졌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아니에요?”심지안은 심호흡을 한 후 바로 잡으려 애를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해하면 오해하라지 뭐. 어차피 그도 밀어내지 않았잖아?'“발견했다면 숨기지 않을게요.”그녀는 성연신을 다정하게 바라보면서 말했다.성연신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어젯밤에 비에 흠뻑 젖은 것도 당신의 계획이였어요?”“...”'내가그렇게 멍청해 보이나?'심지안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겉으로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아니에요... 택시가 돌아오는 도중에 고장 나서 걸어왔어요. 길에 가로등이 없어서 넘어지기까지 했어요. 흑흑,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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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그녀는 그에게 뽀뽀했다

심지안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옅은 메이크업을 했지만 그래도 안색이 안 좋은 것을 알 수 있었다.성연신은 덤덤하게 말했다.“가요.”심지안은 그가 이렇게 바로 동의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깜짝 놀랐다.아마도 일부러 수건을 떨어뜨려 그를 유혹한 그날부터 자신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조금 달라진 것 같았다.심지안은 조수석에 올라탔다.휴대폰을 꺼내 내비게이션 앱을 열고 부용을 입력했다.“내비게이션 필요 없어요. 나 길 알아요.”“아... 그래요.”부용은 금용 회사이고 성연신도 금융업계에 종사하니 아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한참 가다가 심지안의 상사가 전화를 걸어왔다.“지안 씨, 내가 전에 말했던 보광 경영진과 자원 입찰에 관해 얘기를 나누는 거 생각해 봤어요?”스피커를 켜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 성연신도 통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그는 그 말을 듣고 옆을 흘끗 쳐다봤다.심지안은 그의 눈빛에 신경 쓰지 않고 진지하게 대답했다.“죄송하지만 저는 그 일을 맡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자원 입찰은 제 전문이 아니에요.”그녀는 이 일을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협상이 잘되면 그녀는 보너스를 받게 되겠지만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그녀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수가 없었다.아무튼 손해가 이익보다 컸다.그녀는 지금 주목을 받고 싶지도 않았고 그래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도 않았다.전화 건너편은 한참 조용했다.“그래요. 지안 씨가 원하지 않으면 저도 강요하지 않을게요. 그런데 지안 씨가 입사한 지도 오래됐으니 지안 씨와 비슷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추천해 줘요. 그 사람을 보낼게요.”심지안은 대답하지 않았다.“...”약한 게 안먹히자 이제는 세게 나왔다.전화를 끊었고 심지안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표정이 혼란스러워 보였다.“그 사람이 말한 보광 중신의 경영진 이름이 뭐예요?”성연신이 물었다.“나도 몰라요. 오 대표님이라고 부르시던데요.”오 대표...성연신은 코웃음을 쳤다. 보광 중신에서 입찰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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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우리는 그저 친구예요

성연신은 티슈를 받고 얼굴을 세게 문질렀는데, 문제는 심지안의 립스틱이 잘 지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세게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았다. 좋은 생각이 떠오른 정욱은 달려가서 리무버를 한 병 사와 문제를 해결했다.그래서 성연신은 고위 경영진 회의를 하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안색이 암울했다. 그는 큰 아우라를 지니고 있어 마치 지옥에서 온 사자 같았고 모두가 감히 아무 말도 못 하게 만들었다.회의가 끝났다.성연신은 오중수를 불러 세웠다.십 분 후.오중수는 회의실에서 걸어 나왔고 성연신이 왜 갑자기 부서를 조정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오후에 심지안의 상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청 화가 나 있었고 동료들은 불똥이 자기한테 튈까 봐 무서워서 일부러 길을 에돌아 다녔다.“왜 저러셔요?”심지안은 물을 마시러 다용도실에 갔다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상사의 비서에게 물었다.비서는 어깨를 으쓱하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보광 중신의 오 대표님이 오늘 부서 조정을 당하셨대요.”심지안은 놀랐다.“그럼 저희 입찰 건은 가능성이 없지 않아요?”“그러게 말이에요.”’“혹시 보광 중신 쪽에서 뭔가 눈치를 챈 건 아닐까요?”상사가 그녀더러 오 대표에게 자원 입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라고 부탁했기 때문에 미리 인사는 했을 것이고 오 대표도 그들의 뜻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비서는 잠시 말을 하지 않았다.“그럴 수 있어요.”심지안은 물컵을 꽉 쥐었고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몰랐다.저녁에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진찬우는 그녀를 찾아왔다.“퇴근하고 한잔 할래? 새언니랑 진현수도 데려갈게.”그녀는 생각하더니 말했다.“좋아요. 오늘 할 일이 많지 않아요. 우리 어디 가서 먹어요?”“네가 정해. 우리는 가리는 거 없어.”“그래요!”시간이 빨리 흘렀고 심지안은 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열심히 일했다.시계의 시침이 6을 가리키자 그녀는 노트북을 닫고 가방을 챙겨 진찬우와 회사 앞에서 모였다.진찬우는 시간을 확인했다.“진현수도 거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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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다른 남자와 좋은 시간을 보내러 갔네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서 제가 까먹었나 봐요.”곽준위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이렇게 해요, 제가 내일 회사에 출근하고 서류를 잘 검토한 다음 다시 연락드릴게요.”심지안은 그런 곽준위가 이상하게만 느껴졌다.“불과 지난달에 우리 아버지한테 연락하지 않았어요?”어떻게 이렇게 빨리 잊을 수가 있지?곽준위가 그 말을 듣더니 잠깐 머뭇거리고는 대답했다.“요즘 일이 바빠서요.”“혹시 친구 추가해도 될까요?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할게요. 될수록 혼수 전달받을 날짜도 빨리 정하고요.”곽준위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하지만 심지안의 강요에 못 이겨 할 수 없이 연락처를 추가하곤 했다.심지안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계속 곽준위의 태도가 찝찝하게 느껴졌다. 뭔가 그녀와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중정원에서.심지안이 집에 도착하자 원이가 바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그녀에게 다가가고는 반갑게 맞아주었다.“배고프지? 얼른 밥 줄게.”“멍멍멍!”하지만 원이의 강아지 집 앞에 다가간 심지안은 뜻밖에도 그릇에 먹이가 가득 담긴 걸 발견했다.그녀의 뒤에서 성연신이 팔짱을 낀 채 퉁명스럽게 말했다.“지안 씨가 밥 줄 때까지 원이가 기다려야 했다면 아마 굶어 죽었을 거예요.”심지안은 어이가 없었다.“오늘 친구랑 밥 먹느라 조금 늦게 돌아왔어요.”“친구랑 밥 먹었다고요?”그는 못마땅해하며 말했다.“남성 친구랑 밥 먹었겠죠?”손남영이 저녁에 그에게 문자를 했는데 어떤 해산물 가게에서 심지안이 어떤 삼십 대 초반의 남자와 같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남자는 심지안을 집으로 데려다주려는 모양인 듯했다고 한다.손남영은 또 동영상까지 찍어서 보내왔다. 동영상에서는 진현수의 목소리도 어렴풋이 들려왔다. 진현수는 바로 며칠 전 심지안과 저녁에 영상통화를 한 남자였다.‘어쩐지 저녁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더라니 다른 남자랑 좋은 시간을 보내러 갔네.’“남자도 있었죠. 여러 명이 같이 모였으니까요.”심지안은 그제야 이상한 낌새를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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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더 사랑할 수밖에 없죠

“무슨 약혼식이요?”성연신은 어안이 벙벙했다.그 말을 들은 심지안은 눈만 꿈뻑거렸다.‘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 강우석이 아직 말을 안 한 건가? 아니면 날짜가 정해지자마자 심연아가 자랑하기 위해 나한테 문자 보낸 건가?’“아니에요, 친구가 주말에 약혼식을 해서요. 나랑 같이 안 갈 거예요?”심지안이 코를 쓱 만지더니 머쓱하게 웃었다.성연신이 짧게 대답했다.“출장 가야 한다고요.”‘그런 이상한 모임에 갈 시간이 어디 있다고 그래.’“알겠어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밖에서 밥도 꼭 챙겨 먹고요. 다른 일 없으면 일찍 쉬세요, 사람은 잘 자야 하니까요. 안녕히 주무세요.”성연신은 자신을 급하게 내쫓는 심지안의 모습이 괜히 못마땅했다.그는 손으로 곧 닫힐 문을 다시 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보광 중신 쪽에 알아봤는데 오중수는 이미 부서를 옮긴 듯해요.”심지안은 눈을 반짝이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알고 있어요, 그래도 이 말은 꼭 해야겠어요. 고마워요.”“지안 씨 일자리는...”“부서를 옮긴 건 나랑 상관이 없죠. 상사분이 저에게 뭐라고 하지 못할 거고요. 혼자 처리해야 하니까 당분간은 저를 찾지 않을 거예요.”성연신은 머뭇하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기분이 좋은가 봐요?”“딱히 너무 좋은 건 아니고요, 그냥 안도감이 들어서요. 보광은 제가 꿈에 그리던 회사였어요. 부용 그룹은 저를 먹여 살렸고요. 그래서 어느 쪽에도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지경이 되었네요. 그래도 이 일이 드디어 잠잠해졌네요.”‘꿈에 그리던 회사’라는 말에 성연신은 입술을 씰룩거렸다.“그렇게 보광을 꿈꿔왔으면서 왜 그때 조금 더 노력하지 않았어요?”“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제가 연신 씨를 좋아해도 연신 씨와의 사랑이 결국 이뤄지지 않을 거잖아요. 하지만 매일 연신 씨와 함께 있고 연신 씨를 가까이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심지안은 사랑에 빠진 여인을 제대로 연기했다.그녀조차도 탄복할 수밖에 없는, 배우 뺨치는 연기를 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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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바보 아니에요?

성연신이 그녀를 한참 지켜보더니 웃음을 머금고는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바보 아니에요?”심지안은 성연신이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역에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해 열심히 설명했다.“보광 중신이 바로 부용구 중심에 있어요. 제가 뭐 틀린 말 했나요?”‘바보는 내가 아니라 성연신인데 말이야.’성연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지켜봤다.심지안도 그윽한 그의 눈망울을 뚫어지게 쳐다보기만 했다.그 순간 머릿속에 뭔가 스쳐 지나갔는데 심지안은 결국 그걸 캐치해 내지 못했다.아무리 기억을 떠올려 봐도 방금의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았다....더운 점심, 심지안은 동료들과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휴대폰을 보곤 했다.오전에 곽준위한테 문자를 보낸 지 다섯 시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답장이 없었다.그녀는 곽준위한테 전화를 할지 말지 고민하던 참에 곽준위가 방금 인스타그램에 회사를 홍보하는 피드를 올린 걸 발견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여전히 답장을 하지 않았다.심지안은 심호흡하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곽 변호사님, 혹시 아직도 서류 못 보셨어요?”“워낙 바빠서요. 온 오전 법원에 있었어요.”“제가 어젯밤에 돌아가서 당시 체결한 계약서를 찾아봤는데 그 위에 마감시간이 수요일로 적혀있더라고요. 오늘이 월요일인데 계약서대로라면 이미 저한테 연락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바빠도 업무를 잊어버리면 안 되죠. 어쨌든 내일 점심에 시간을 내세요, 같이 얘기도 해봐야죠. 변호사님 회사에서 만나죠, 제가 찾아갈게요.”심지안은 곽준위에게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바로 전화를 끊었다.곽준위는 귀찮은 표정으로 담뱃불을 지피고는 심전웅에게 전화를 걸었다.“당신 딸이 찾아왔어요, 얼른 해결해요.”“오후에 바로 연락할게요. 하지만 나를 협조해서 연기해야 해요.”심전웅은 덤덤하게 말했다. 이미 심지안을 상대할 방법을 생각해 둔 듯이 말이다.“연기야 할 수 있죠. 하지만 빈틈이 없다는 걸 보장해야 해요. 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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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로맨스의 로자도 모르는 놈이라곤!

얼마 있지 않아 경비원은 심지안더러 들어가라고 했다.창문 너머로 심지안은 주원재가 직접 심연아를 일으켰고 심연아는 자연스럽게 그의 품에 안겼다.그 모습을 본 심지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일부러 시간을 끌어 심연아와 주원재가 연락처까지 주고받은 걸 보고, 또 심연아가 자리를 뜨고서야 심지안은 차에서 내렸다.심지안은 전에도 외국에서 비슷한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었기에 미팅은 순조롭게 끝나게 되었다.흥신 그룹에서 나올 때는 이미 퇴근 시간이었다.성연신은 외국으로 출장 갔기 때문에 심지안은 혼자 집에서 국수를 삶아 먹었다.그녀는 국수가 담긴 그릇을 테이블에 놓고는 일부러 사진 한 장을 찍어 성연신에게 보냈다.「연신 씨가 없으니 덩달아 저도 입맛이 없네요. 대충 끼니를 때우죠 뭐.」외국에서 미팅하고 있던 성연신의 휴대폰이 울렸다.발표하고 있던 스태프가 바로 말을 멈추고는 성연신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성연신은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노트북의 데이터를 바라보며 마우스를 클릭했다.“계속해요.”“네, 알겠습니다, 대표님. 3, 4분기의 중심은 주로 동남아 지역에...”“윙-”“윙-”“윙-”연달아 세 번 울린 휴대폰 진동 소리에 발표가 중단되었다.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노트북에서 휴대폰으로 시선을 옮겼다.심지안에게서 연속 세 통의 문자가 왔다.첫 번째 문자는 그녀와 원이가 산책하는 사진이었다.「연신 씨, 나 원이랑 산책 나왔어요.」두 번째 문자는 원이가 풀을 뜯어 먹고 있는 사진이었다.「연신 씨, 원이가 정말 보더 콜리가 맞아요? 왜 이렇게 안 똑똑해 보이죠...」세 번째 문자는 원이와 심지안이 같이 찍은 사진이었다.「원이랑 산책 끝나고 집에 돌아가 자려고요. 오늘 일이 바빠서 쉬지도 못했거든요. 그래도 연신 씨 생각은 했어요. 연신 씨도 내 생각 꼭 해요, 잘 자요.」사진 속의 심지안은 하얀색 슬립 잠옷을 입은 채 털북숭이 원이를 안고는 브이 포즈를 하고 있었다.심지안은 생얼이었는데도 피부가 투명했고 두 눈은 반짝반짝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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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주호영한테 시집이나 가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어머, 젊고 돈이 많은 데다가 잘생기기까지 했다니. 보광 중신의 여직원들은 좋겠다. 대표님을 자주 볼 수 있으니까. 심지어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기회도 있잖아...”“여직원들이 오히려 너를 부러워해야지. 네 작은아버지가 보광 중신의 매니저잖아. 나중에 너를 대표님 곁에 꽂아주실지 어떻게 알아. 넌 예쁘게 생겼으니까 조금만 노력해도 대표님이 바로 넘어오실 거야. 앗, 미안. 네 작은아버지가 심지안 때문에 잘렸다는 걸 까먹었네.”“이러고 보니 너야말로 안타깝게 되었네. 좋은 인연을 놓쳤으니 말이야...”연설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년이 뭐가 좋은지 몰라, 자꾸 그년을 감싸는 사람이 있잖아.”“뿐만 아니라 그년을 좋아하는 사람도 엄청 많잖아. 심지안이 대학교 다닐 때의 반장 주호영도 며칠 전에 걔한테 고백했어.”연설아는 분노가 끓어올랐고 이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사랑이 고픈 자신에게 관심을 베푸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오히려 심지안 그 여우 년한테 맨날 남자가 들러붙었으니 말이다.연설아가 씩씩거리며 화내고 있을 때, 심연아가 느긋하게 말했다.“심지안이 자신의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에게 버림받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떠올랐어. 아마 평생 금관성에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될 거야.”“무슨 방법 말하는 거야? 리스크가 있다면 우선 나는 좀 빼줘.”연설아는 손해를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바로 승낙하진 않았다.“리스크 아예 없어. 너 혹시 나 대신에 주호영에게 연락해 줄 수 있어? 걔가 대학교 다닐 때 심지안만 따라다녔거든, 그래서 나랑 심지안 사이가 안 좋은 걸 알아. 네가 나 대신 주호영을 불러오면 내가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다음 날 아침 9시.곽준위는 심지안에게 점심에 만나자며 연락했다.심지안은 그가 보내온 주소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변호사님, 회사에서 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왜 주소는 바닷가죠?”“이쪽에 클라이언트가 있어서 점심 전에 못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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