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왕세자비로 환생했다니!: Chapter 241 - Chapter 250
317 Chapters
241화 소빈을 사사(賜死)하다
쳥화전 쪽은 원경능이 없어서는 안 되었기에 우문호는 곤장을 다 맞고 재빨리 부축되어 나왔다.그저 서른 대라면 그래도 견디기 쉬웠을 것이다. 필경 그 매를 다 맞고, 고통이 지나나고 며칠만 고생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서른 대를 다 맞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열 대를 더 맞으니 마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었다.서일이 그를 부축했을 때, 그는 온 몸의 무게를 서일쪽으로 실었다. 그가 무겁게 한숨을 쉬었다.“서일, 사실 곤장 맞는 건 정말 너무 아팠다. 왕비가 이전에 서른 대를 맞았다니, 참으로 잔인무도하구나.”서일은 힘겹게 그를 부축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가 거친 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러게요, 잔인무도 했지요. 어떤 인간말종이 왕비를 때렸는지 모르겠습니다.”우문호가 끙끙거리며 말했다.“본왕이 다 나으면, 넌 죽었다.”서일이 말했다.“소인이 말한 건 형을 집행한 시위였습니다.”우문호가 찬성했다.“그를 찾아내거라, 본왕이 무겁게 처벌할 것이다.”서일은 ‘네’ 한마디를 내뱉은 후 또 말을 보탰다.“하지만 그자 탓을 할 수도 없습니다. 그때 죽도록 치라고 분부하신 건 바로 왕야가 아닙니까? 왕야, 지금 아프십니까? 허나 왕비는 그때 맞은 후 바로 입궁하였습니다. 그녀는 누가 부축해주는 이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버티셨을까요?”우문호는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입 닥치거라. 본왕의 가슴은 개에게 물린 것 같구나.”서일은 곤장 맞는 게 그리 대단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들은 싸움터에서 구르던 사람들이었는데 고작 곤장 맞는 것을 겁낸단 말인가? 칼과 창 같은 무기들 중 어느 것이 곤장보다 덜 무섭단 말인가?건곤전에 오니 원경능은 그가 고통으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부축 받아 걸어오는 것을 보고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두어 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며 앞으로 걸어가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아파요?”우문호는 그녀를 덥석 끌어안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원씨, 미안해!”원경능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그를 홱 밀쳤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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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화 원경능이 형벌을 감시하다
원경능으 소빈을 도와주고 싶지 않았다. 소빈의 생사는 그녀와는 상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일을 하기 싫었다. 한 사람이 그녀의 앞에서 숨통이 끊어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임산부였다. 이런 잔혹한 일은 보고 싶지 않단 말이다.“사건은 아직 제대로 수사도 안 됐는데 폐하께서는 왜 소빈을 사사하려 하시는가?”원경능이 물었다. 목여공공이 낮게 말했다.“소빈을 사사하는 것은 태상황의 뜻입니다.”원경능은 경악하며 목여공공을 바라봤다.“태상황의 뜻이라고?”원경능은 즉시 알아차렸다. 무슨 왕비에게 무례하게 굴었고, 왕비를 찔러서 상하게 했다는 둥 이런 핑계로 소빈을 죽이면 명화전에서 발생했던 모든 건 이대로 덮을 수 있었다.원경능이 말했다.“태상황을 뵙고 일을 처리하러 가겠네.”목여공공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소인 여기서 왕비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원경능은 빠른 걸음으로 들어갔다. 어르신의 뜻이라면 그녀가 어르신에게 부탁해 다른 사람더러 감독하도록 황제의 생각을 개변시키면 될 터였다. 어르신은 그녀를 아끼시니 그녀에게 가혹한 일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어르신은 방에서 상공공과 바둑을 두고 있었다.원경능이 들어가서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황조부, 저를 도와주세요.”어르신은 눈길을 들어올렸다.“뭘 도와주란 말이냐?”“소빈을 사사하는 것은 황조부의 뜻인가요? 허나 폐하께서 누구더러 형을 감시하라 명하신지 아십니까?”원경능이 억울한 듯 말했다. 어르신이 물었다.“누구를 보내느냐?”원경능은 거의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다.“저요, 부황께선 저더러 소빈이 독주를 마시는 것을 감시하라 하셨습니다. 저는 현재 아이를 가졌습니다. 이런 잔인한 일은 차마 볼 수 없습니다.”어르신의 미간이 좁혀졌다.“그런 일이 있단 말이지?”원경능은 무릎을 굽힌 채 앞으로 다가갔다.“그렇습니다. 목여공공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빨리 말씀 좀 해주세요.”어르신이 불만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독주는 무슨. 과인은 흰 비단을 하사하여 그녀가 목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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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화 범인은 소빈
원경능은 이 말을 듣고 먼저 덕비를 바라보았다.그녀는 후궁에서 덕행과 재능이 출충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녀가 받았던 웃어른들의 가르침과 교육으로는 아마 이 말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확실히 덕비는 낙뢰를 맞은 것처럼 머릿속이 하얗게 부서질 것만 같았다. 이 말을 천천히 곱씹던 그녀는 이윽고 화가 나서 손발이 얼얼할 정도였다. 그녀는 소빈을 손가락질하며 입술을 몇 번 달싹이고서야 간신히 몇 자를 짜낼 수 있었다.“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언론이로구나!”소빈은 안개 속의 꽃 같은 몽환적인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은 확실히 조금 처량하고도 아름다웠다. 그녀가 덕비를 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덕비마마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습니까? 마마는 부끄러움을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당신은 한평생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 않습니까. 총애는 그거 헛것일 뿐입니다. 당신은 늙어서 후회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고 정열적이었던 한 때가 없었던 것을 말입니다.”“닥치거라, 닥치란 말이다!”화가 난 덕비는 그녀를 가리키며 낯빛이 시퍼렇게 질렸다.“어서 죽음을 받아들이기나 하거나!”소빈은 천천히 흰 비단 곁으로 다가가 손을 뻗어 만져보았다.원경능은 비록 이 사람은 나쁘지만, 이건 그녀의 선택이고, 만약 오숙화와의 사랑으로 그녀의 생명이 충실해졌다면 그녀는 아마 기꺼이 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사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기에 할 말이 없었다.덕비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그녀에게는 소빈을 향한 조그마한 은의와 동정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흰 비단을 쥐는 모습을 차갑게 바라볼 뿐이었다.원경능도 그녀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목을 매달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소빈은 흰 비단을 안은 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통곡하며 용서를 빌었다.“덕비마마, 폐하께 청을 드려주세요. 소첩이 잘못했다고요, 소첩 다시는 죄를 범하지 않겠다고, 저를 용서해달라고 해주세요. 저를 궁에서 내쫓으시든, 옥에 가두시든 상관 없습니다. 목숨만은 살려주세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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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화 황제의 뜻은 무엇인가
목여공공이 사람을 데리고 들어와 소빈을 들어올렸다. 소빈은 비명을 질러대며 힘껏 발버둥쳤다. 그러나 그녀가 어찌 두 명의 우람진 금군시위를 당해낼 수 있겠는가?그녀가 천장에 매달렸다. 목소리는 목구멍에 걸려서 나오지 않았고 두 발은 계속 버둥거렸다.원경능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저 흰 꽃이 수놓아진 비단신이 그녀의 앞에서 격렬하게 흔들리는 것만 보았을 뿐이다. 억겁의 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일 분인 것 같기도 했다. 그 발은 버둥거림을 멈추고 늘어졌다.원경능은 허리를 굽히고 ‘우웩’하며 구역질을 했다.그녀는 괴로웠다. 소빈이 죽어 마땅하든 아니든, 한 생명이 그녀의 앞에서 스러지는 모습을 보며 그것에 무관심할 수는 없었다.희씨 어멈이 들어와 그녀를 부축해주었다. 그녀는 나가서 돌계단 위에 앉아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심장은 마치 어떤 큰 손에 쥐어진 것처럼 숨이 막혔다.전씨 어멈이 그녀의 등을 쓸어주었다.“왕비, 그녀 때문에 슬퍼하지 마십시오. 그녀가 저지른 죄과는 너무 큽니다.”원경능은 자신이 손끝을 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 때문에 슬퍼하는 것이 아니야. 다만… 일을 그르쳤다고 하여 모든 사람이 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갑시다, 덕비와 함께 복명하러 가셔야 합니다.”희씨 어멈은 그녀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목여공공은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으니 함께 복명하러 가야 했다.원경능이 일어섰다. 발이 공중에 떠있는 느낌이었다. 전문 밖에는 어깨 수레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녀와 덕비가 올라탔다. 수레는 청화전으로 옮겨졌다.명원제가 청화전에서 그녀와 덕비를 접견했다. 그리고 목여공공도 있었다.냉정언도 자리했다.냉정언은 이미 건곤전에 우문호를 찾아갔었다. 우문호는 이미 사건의 칠팔 할 정도를 풀었다. 하여 그가 금군처에 가서 다시 확인해 보고, 몇 사람을 더 찾아 물어보았더니 분명해졌다. 원경능이 복명하러 오기 전 그는 이미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였다.덕비는 소빈의 임종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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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화 여덟째가 깨어나다
명원제는 예친왕, 냉정언과 이야기를 나눈 뒤 기왕부로 명을 내리고는 어서방으로 돌아갔다. 목여공공은 그더러 쉬라고 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들어와서 짐과 이야기를 나누자꾸나.”목여공공이 응했다. 그는 먼저 들어와서 차를 우린 후 손을 드리우고 한쪽에 서 있었다.명원제는 나한 침대에 반쯤 기대어 손으로 미간을 주물렀다.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어진 것 같았다.“첫째는 올해 서른이다, 맞느냐?”명원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피곤한 듯 갈라져 있었다.“폐하께 아룁니다, 그렇습니다. 기왕은 올해 서른입니다.”목여공공이 대답했다.명원제가 ‘음’하며 말을 이었다.“세월이 참으로 빠르구나. 짐은 마치 어제 그들을 볼 때만 해도 어린 아이였던 것 같은데, 눈 깜박할 새에 동족상잔을 하고 있구나.”목여공공은 깜짝 놀라 무릎을 꿇으며 겁에 질린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폐하!”명원제가 냉소했다.“짐은 여태 입에 올리지 않았었지, 맞느냐? 허나 짐이 말을 안 한다고 모르고 있었겠느냐?”목여공공은 감히 말을 잇지 못했다.“짐의 아들 가운데, 짐은 첫째에게 큰 기대를 했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는 남들보다 탁월했고 총명하고 침착했느니라. 그러나 요즘은 점점 더 들떠서 의기양양해하고 있구나. 기세가 날로 왕성해졌지. 그가 마음속에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짐이 모르겠느냐? 짐은 그에게 매우 실망했다.”“폐하, 기왕은 과실을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목여공공은 황제의 의도를 몰랐다, 감히 함부로 추측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여 작게 위로하는 수밖에 없었다.명원제가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고친다고? 성정은 고칠 수 있지만, 야심은 어떻게 고친단 말이냐? 지금 그는 태자도 아닌데 벌써 동족상잔을 하고 있다. 일단 그가 득세하고 짐이 좀 더 늙으면, 그의 동생들은 모두 첫째의 손에 죽게 되지 않겠느냐?”목여공공의 낯빛이 창백해졌다.“폐하, 화를 가라앉히십시오!”“둘째는 평범하고, 셋째는 능력이 있지만 성질이 급하다. 넷째는 능력이 있지만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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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화 제왕부에서의 싸움
자금단 한 알을 더 먹자 팔황자의 상태가 안정되어 보였다. 원경능은 다시 한번 자금단의 위력에 감탄했다.상황이 안정되자 원경능과 우문호 부부는 드디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아사는 왕부에서 매우 조급하게 기다렸다. 그러나 원경능이 돌아오자 많은 걸 묻지는 않았다. 확실히 분수를 아는 계집애였다.우문호도 궁에서 며칠 동안 상처를 치료하고 나오자 큰 지장은 거의 없었다. 경조부 쪽에서 몇 번 사람이 와서 중요한 일이 있다고 했다. 우문호는 원경능이 안태약을 마시는 걸 보고 가려 했지만 원경능은 그의 잔소리가 심하다며 일하러 가라고 내쫓아버렸다. 아내가 화를 내자 우문호는 꼬리를 감추고 고분고분하게 갔다.이번에 팔황자를 치료한 것에 대해 명원제는 상을 내리지 않았다. 원경능도 사실 그녀의 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비록 수혈도 매우 큰 작용을 했지만 그 피가 그녀의 것은 아니었다.더구나 수혈로 황후의 미움을 샀기 때문에 원경능은 이 공로는 얻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생각했다.왕부에서 며칠 편안한 나날들을 보낸 원경능은 입궁하여 팔황자를 문병했다.팔황자는 아직 침대에서 내려와 걸을 수 없었다. 실은 괜찮았지만 황후가 그의 부상이 심하다며, 누워 쉬어야 한다며 그가 바닥을 내딛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원경능은 팔황자를 진찰했다. 심장박동, 맥박, 각 항목 모두 정상이었다. 회복이 비교적 이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팔황자는 땅에 내려갈 수는 없었지만 침상에 앉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진찰을 마친 원경능은 그가 한쪽에 놓아둔 그림을 발견했다. 문 한 짝이었다. 닫혀 있는 문 사이로 한 줄기 빛이 스며드는 그림이었다.“창이 시동생, 이 문이 어디의 문인지 알려 줄 수 있어요?”원경능이 물었다.팔황자는 살짝 비키더니 말을 하지 않았다.구황자가 옆에서 해명했다.“너무 개의치 마세요, 다섯째 형수. 여덟째 형님은 보통 말을 쉽게 하지 않아요. 익숙해져야만 말 할 거예요.”원경능이 미소 지었다.“네, 알고 있어요.”그녀가 팔황자를 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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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화 일부러 나를 괴롭혔어요
제왕의 얼굴은 검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등 뒤로 땀을 흘리며 원씨 집안의 노부인을 바라봤다. 노부인은 범 머리 지팡이를 쥐고 있었다. 그녀의 뒤로는 한 무리의 낭자군이 에워싸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긴 창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원씨 집안의 무기였다. 그들이 전쟁터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로 긴 창이었다.“어르신, 이건 무슨 뜻입니까? 사람들을 데리고 본왕을 위협하고, 본왕의 집안일에 간섭하려는 겁니까?”제왕은 자신이 없었지만 체면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어르신이 한 마디 툭 던졌다.“협박과 간섭을 하고 있는 것이 아주 분명하지요. 그렇지 않으면 왜 무기를 갖고 왔겠습니까? 굳이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까, 제왕?”제왕은 말문이 막혔다. 위엄을 떨치는 일은 그의 전문이 아니었다. 전쟁터에 나갔던 한 무리의 여인들 앞에서 그도 당당하지 못했다.“당신들… 너무 도가 지나치면 안 될 것입니다. 어찌 원영의를 이토록 방임한단 말입니까? 그녀는 이미 안하무인입니다. 본왕은 그저 그녀더러 규율을 배우게 했을 뿐입니다, 일부러 그녀를 괴롭힌 것도 아니란 말입니다.”제왕의 이 말로부터 기세가 한풀 꺾여 있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이에 저명취는 매우 난감했다.신분을 따진다면, 제왕은 원씨 가문의 사람들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었다. 원씨 집안이 아무리 대담하더라도 제왕부에서 당조의 친왕을 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원씨 집안의 사람들은 겉보기엔 게처럼 단단해 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가장 규칙을 중시하는 사람들이었다.하지만 그는 정말로 기가 죽어 있었다.저명취가 담담히 앞으로 나섰다. 방금 전의 한바탕 소란으로 그녀는 귀밑머리가 헝클어져 있었고 잡아당겨진 소매도 구겨져 있었다. 친왕비의 위엄을 유지하려 애썼으나 조금은 낭패였다.“노부인, 원측비더러 규율을 배우게 한 건 본비의 뜻이니 어르신께서는 제게 뭐라 하면 됩니다. 왕야와는 무관한 일이니 그를 곤란하게 하지 마세요.”원영의의 모친 원 부인(袁夫人)이 담담하게 말했다.“제왕비의 말을 잇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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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화 왕성한 전력
얼굴이 동글동글한 이 계집은 왕부의 문을 밟은 뒤부터 짧은 시간 동안임에도 불구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부중의 위아래 사람들과 모두 잘 아우르며 지냈다. 모든 사람들이 그의 면전에서 그녀의 좋은 점들을 칭찬했다.매번 그녀를 볼 때마다 그녀는 항상 웃는 얼굴이었다. 간혹 보물을 건네주듯 그의 입안에 간식을 밀어 넣었다. 모두 친정에서 훔쳐온 것들이라며, 자랑스럽게 자신을 도둑 딸내미라고 칭하기도 했다.그러나 그녀의 성미는 정말 저돌적이어서 눈에 거슬리거나 언짢은 것이 있으면 한바탕 성질을 부렸다. 그러나 지나가면 또 아무 일 없었던 사람이 되어있었다.그래서 그는 오늘도 그녀가 먼저 버릇없이 굴었다고 생각했다. 그가 보기엔 그녀는 규율을 배우고 성질을 고칠 필요가 있었다. 어쩌면 그는 만약 그녀가 그 성질머리를 고친다면 아주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몰랐다.그녀가 오늘 잘못한 게 없을 줄 어찌 알았겠는가? 오히려 명취가 일부러 그녀를 난처하게 만든 것이었다. 그는 저명취를 바라보았다. 왜 그녀가 이렇게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측비는 그녀가 찾은 사람이었다.그는 사실 그녀가 원영의를 측비로 들인 의도를 알고 있었다. 그가 원씨 집안의 힘을 빌려 태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태자비가 될 테지.그녀가 태자비 자리에 집착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도 한때는 그녀를 위해 경쟁해 보겠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는 자신의 주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자신과 그녀의 목숨이 위험할 것이다.능력이 없는 것은 두려운 일이 아니었다. 가장 두려운 것은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모르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을 잘 알고 있었다.저명취는 그가 보낸 눈빛을 보아냈다. 그녀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럴 줄 알았어요. 이 일은 결국에는 반드시 내 잘못이 될 거라는 걸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저는 그녀의 성질을 고치려는 생각을 해서는 안됐어요. 저는 제왕부의 측비로서 언행에 절도가 있어야 한다고 여겨서도 안됐던 거예요. 적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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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화 기왕비가 약을 구하다
.기왕부의 사람이 또 초왕부로 왔다. 그렇지만 이번에 온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기왕비 본인이었다. 그녀는 가마에서 내린 후 직접 어깨 수레에 들려 들어왔다 그녀는 혼자 온 것이 아니라 진국대장공주(鎮國大長公主)와 함께 왔다. 진국대장공주는 명원제의 큰 고모였다. 다시 말하면 태상황의 누나였다. 그녀는 이미 칠십 여세였다. 만약 기왕비가 혼자 왔다면 원경능은 피하고 만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진국대장공주를 대동하여 함께 왔으니 그 체면을 살려주어야 했다. 임신소식이 처음 알려 졌을 때 진국대장공주는 신속하게 사람을 파견하여 예물을 보내 축하를 전해왔었다. 원경능은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그녀는 지금 임신한 몸이라 경솔하게 굴 수 없었다. 진국대장공주는 검은색의 둥근 꽃 문양의 비단 옷을 입고 목에는 염주목걸이를 하고 있었다.염주는 알알이 둥글고 매끄러웠다. 그녀의 얼굴은 자애롭고 온화했다. 원경능은 먼저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 대장공주는 앞으로 나섬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가 미소를 머금고 원경능을 훑어 보더니 말했다. “예를 안 갖춰도 된단다. 너는 몸이 무거운 사람이야.” 원경능은 감사함을 표한 후 기왕비를 바라보았다. 기왕비를 못 본지 한참 되었다. 이번에 그녀를 보고 원경능은 마음속으로 조금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많이 늙어 있었고 많이 초췌해있었다. 원경능의 기억으로 그녀는 이제 막 서른 살의 나이였다. 하지만 귀밑머리는 이미 하얗게 세어 있었다. 그녀는 얼굴이 매우 누르스름했으며 두 눈도 움푹 들어가 있었다. 몸도 과하게 야위어 있었다. 그녀도 자신이 만든 입 가리개로 입과 코를 가리고 있었다. 하지만 입 가리개 때문인지 그녀의 눈가와 콧등에는 잔주름들이 많아 보였고 눈 밑에는 황갈반이 보였다. 원경능은 그녀가 이미 얇게 분을 바르고 있었음을 보아낼 수 있었다. 그녀는 비교적 널찍한 옷을 입고 있었다. 너무 야위어서 옷이 더 넓어 보였을 수도 있었다. 겉에는 솜을 넣은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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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화 약을 팔다
원경능은 기왕비를 보며 미안함이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기왕비, 제가 약을 당신에게 주기 싫어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로 약이 부족해서 입니다. 두 사람을 다 치료할 수 없어요.” “괜찮아요.”기왕비의 두 눈이 특히 깊고 음침했다. “처방전을 줄 수는 없나요? 제가 사람을 시켜 약을 만들게 하면 됩니다.” ‘오, 처방전 때문에 온 거였어? 여기에 온 의도를 잘못 짚었군.’ 원경능은 다행히 미리 준비를 해놓았었다. “녹아, 가서 내 탁자 위에 있는 공책을 갖고 오너라.” 녹아는 명을 받들고 자리를 떴다. 얼마 안돼서 녹아는 공책을 들고 왔다. 원경능이 말했다.“공책을 기왕비에게 드리거라.” 기왕비는 정말 깜짝 놀랐다. 이렇게 쉽게 내어준단 말인가? “이게 약 처방인가요?”기왕비가 물었다. “네, 저는 모두 이 처방대로 약을 제조합니다.”원경능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기왕비는 받아서 반신반의하며 열어 보았다. 대번에 그녀의 눈이 휘둥그래 졌다. “이게 뭡니까?” 여기에 쓰여진 글을 그녀는 하나도 알아볼 수 없었다. 마치 부호 같았다. 원경능이 말했다. “이게 바로 약 처방입니다.” “이건 약 처방이 아닙니다.”기왕비는 공책을 덮었다. “초왕비, 그냥 못 준다고 말하면 됩니다. 이렇게 저에게 가식적일 필요 있습니까?” 대장공주도 사람을 시켜 공책을 가져오게 했다. 역시 알아볼 수 없었다. 그녀가 원경능에게 물었다. “이 처방은 어떻게 보는 거냐?” 원경능은 옷소매에서 약 한 봉지를 꺼내 대장공주 앞에 펼쳐 보였다. “이 십 여종의 약은 바로 회왕이 지금 복용하고 있는 약입니다. 이 약은 본래 회왕에게 보내려던 겁니다. 제가 먼저 정리해서 내온 것입니다. 매 한 가지 약의 제조과정은 다 매우 까다롭고 복잡합니다. 여기에 들어간 대부분의 약들은 중초약(中草藥)이 아닙니다. 물론 일부의 약들은 중초약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대장공주께서 알아보실 수 없는 그 부분들이 바로 성분을 추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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