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401 - 챕터 1410

2274 챕터

제1401화 잔인하다

오랫동안 아끼던 사람이 그런 일을 당하는 영상을 보게 된다면 괴롭기 마련이다. 심지어 영상 속의 설인아는 성혜인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성혜인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그것 때문에 설인아는 결국...당장 플로리아로 날아가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던 설기웅은 최대한 액셀을 밟았다. 그러던 중 여러 개의 문자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협박 문자였다.[지금 이 계좌로 140억을 이체하지 않으면 네 여동생의 영상은 플로리아 전 지역에 퍼질 거야.]끼익!그는 브레이크를 세게 밟더니 곧장 비서에게 그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명령하며 위치 추적까지 시켰다.그렇게 10분 후, 비서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대표님, 없는 번호라고 뜹니다. 아마 다른 국가에서 보내온 메시지 같습니다. 그리고 그곳은 최근 몇 년간 사기가 만연했습니다.”“그러니까 보이스피싱이라는 거야?”“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대표님, 회사의 경영권이 우현 도련님에게 넘어갔다는 소문이 도는데 사실입니까?”과거에는 설우현은 회사에 얼굴을 드러낸 적이 드물었고, 줄곧 설기웅이 헌신적으로 일에 매진했다.직원들은 대표가 바뀐다는 소식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지만 지금 설기웅의 마음은 회사에 있지 않았다.그 번호로 영상 두 개가 날아왔고 그다음 순간에 설인아와의 연락이 끊겼으니 의심할 수밖에 없다.그는 재빨리 사람을 시켜 영상을 분석했는데, 포토샵이 아닌 실제 동영상이라는 답변을 듣고선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비행기에 올라탄 그는 한시라도 빨리 플로리아로 돌아가 설인아를 구하고 싶었다....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시차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곧바로 사람을 시켜 설인아를 찾았다.마침내 악명 높은 빈민가에서 발견되었다.이미 제정신이 아닌 설인아는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렸다.“오빠,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오빠... 엉엉...”정신이 이상한 미친 여자가 이곳에서 어떤 일을 당했을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다.어떤 남자는 자신의 사타구니로 설인아의 머리를 눌렀다.“살려주세요! 싫어요. 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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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2화 목표 달성

“인아야, 괜찮아.”설기웅은 그녀를 품에 안고 손을 들어 가볍게 쓰다듬었고 눈에는 안쓰러움이 가득했다.그의 품에 안긴 설기웅은 원망의 불길이 미친 듯이 타오르고 있었다.이게 바로 그녀가 남자들에게 협조한 대가였다. 일을 크게 만들수록 설기웅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편에 서게 될 테니까.지금 그녀의 처지가 매우 비참했기에 설기웅은 그녀를 구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던 성혜인에게 증오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그러니 목표는 달성되었다.설인아는 입꼬리가 올라갔지만, 여전히 혼잣말로 미친 소리를 지껄였다.이번에 희생이 큰 만큼 성혜인이 반드시 대가를 치를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그 영상을 보게 된 나미선은 눈앞이 깜깜해지며 기절 직전이었다.그녀는 재빨리 설의종이 있는 방으로 갔다. 설의종은 지난 며칠 동안 줄곧 침대에 누워있으며 머리가 백발이 되었다. 정신을 차린 후에도 조용히 침대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창밖을 보고 있다가 이따금 헛기침했다.설의종은 젊었을 때 업계에서 뛰어난 도련님이었고 외모나 능력에서 모두 일품이었다.하여 백발이 된 지금도 젊었을 때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여보, 인아 좀 도와줘요. 너무 안쓰러워요...”나미선은 침대 옆에 앉아 심장이 부서질 듯 목 놓아 울부짖었다.“여보, 우리 인아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이런 일을 겪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라고요. 플로리아 사람들이 다 알게 됐으니 시집도 못 갈 텐데... 잠깐 밖에서 지내고 있으면 의붓딸로 삼을 생각이었어요. 나중에 괜찮은 집에 시집보내면 적어도 먹고살 걱정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나미선은 조심스럽게 영상을 설의종에게 보여줬다. 하나는 성혜인이 모질게 거절하는 영상이었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에게 모욕당하는 영상이었다.순간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성혜인이라는 여자는 우리 인아가 사랑하는 남자를 빼앗을 것도 모자라 이런 일을 겪게 했어요. 정말 너무하잖아요. 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겁니다.”줄곧 싸늘한 표정을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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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3화 숨을 다하다

‘하늘? 누구지? 설마 예전에 같이 도망갔다던 그 사람인가?’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만약 그가 나미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세 아이를 낳을 수가 있겠는가?“콜록.”설의종은 단기간에 기력이 모두 소진된 듯 여전히 기침하며 흐릿한 눈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우현아, 네가 직접 동생에 대해 알아봐. 만약... 운 좋게 아직 살아있다면 설씨 가문의 모든 지분을 그 애한테 넘겨줄 거다. 남은 여생 먹고 살 걱정이 없었으면 좋겠어. 콜록.”“아버지, 일단 진정하세요.”설의종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날 원망하지 않느냐?”그의 말대로라면 두 아들은 지분이 아닌 다른 재산만 얻을 수 있다. 이 사회에서 딸은 대부분 혼인에 이용되는 존재였고, 그만큼 사람들은 딸을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여겼다.어쩌면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에게 모든 지분을 물려주려고 하는 거나 다름없다. 설우현도 사람인데 어찌 불만이 없겠는가?“원망 안 해요. 전 아버지가 얼른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동생도 마찬가지고요. 비록 살아있을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반 대표를 한번 만나봐. 진세운이 뭔가 수상하다고 알려준 사람이 반대표거든. 차라리 그게 사실이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친자 확인이 조작됐을 수도 있잖아. 어쩌면 우리 딸이 살아있을 수도 있어.”설우현은 손을 들어 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네, 한번 만나보고 올게요.”설의종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지만 그럼에도 입안은 피비린내가 진동했다.설우현이 위로의 말을 건네려던 찰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설기웅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수신 버튼을 누르자 곧이어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우현아, 인아가 지금 많이 위태로워. 죽기 전에 꼭 아버지를 뵙고 싶대.” 설우현은 동공이 급격하게 움츠러들었다.“위태롭다뇨?”설기웅은 고통스러워하며 병원 복도에 기대어 있었다. 설인아는 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고, 어쩌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는 게 의사의 소견이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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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4화 이 자리에서 바로 죽을게요

설의종은 또 피를 토했고, 어찌나 허약한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나미선은 서둘러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안방으로 왔는데, 오자마자 설인아가 곧 죽을 거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주었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목숨을 잃게 된다는데 어찌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우현아, 얼른 네 형한테 전화 걸어서 인아랑 같이 오라고 해. 어쩌면 네 아버지를 만나면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도 몰라.”설의종의 입장에서 이 모든 일을 바라보자 설우현은 안타까운 마음에 표정이 절로 굳어졌다.설인아가 살아남았다 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냐는 말이다. 진정한 여동생은 행방조차 모르는데...이 집안에서 여동생의 생사를 걱정하는 건 설우현과 설의종 둘 뿐이다.그러나 결국 그는 전화를 걸었다.아니나 다를까 설기웅은 곧바로 설인아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설인아는 걷는 것조차 힘든지 설기웅의 등에 업혀있었다.그녀는 설의종의 침대 옆에 앉게 되었고, 마치 언제라도 눈을 감을 듯 힘겨워 보였다.“아버지랑 단둘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일단 잠깐만 자리를 비켜주세요.”그 말에 사람들은 모두 나갔고, 방문은 굳게 닫혔다.설의종은 침대 옆에 기대어 냉담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설인아는 사악함이 가득 찬 눈으로 고개를 숙였다.그녀는 지금 당장 설의종을 죽이고 싶었다. 그렇게 되면 설씨 가문은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고 앞으로 그녀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설기웅과 나미선은 그녀의 편이니까.설의종은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나 다름없다.솔직히 설인아도 그 남자가 어떻게 했는지 몰랐다. 의사의 거짓 증언을 받아냈을 뿐만 아니라 아주 그럴싸한 핑계를 댔으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그가 준 약을 먹은 게 신의 한 수인 듯싶다. 먹자마자 허약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변했다.죽기는커녕 설인아는 끝까지 살아남겠다고 이를 아득바득 갈았다.“아버지, 저를 보고 싶지 않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이 일은 꼭 바로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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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5화 사악한 눈동자

설인아의 연기력은 정말 대단했다. 게다가 언제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은 허약하기 그지없었고 독을 탈 만한 힘조차 남아있지 않은 모습이었다.설우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잠깐 주춤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검사를 맡겼다.설인아는 여전히 설기웅의 품에 안긴 채 눈물을 펑펑 쏟았고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몸마저 덜덜 떨었다.옆에 있던 나미선은 마치 설인아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듯 옆에서 끊임없이 위로 하고 있었다.곧이어 의사가 부랴부랴 달려와 설의종의 병세를 살폈고, 그 와중에도 설우현은 절대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아버지 상태가 좀 어떤가요?”“일시적인 호흡곤란이 온 것 같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셔야 합니다.”“다른 증상은 없나요?”“네, 없습니다.”그 말이 끝나자마자 설인아은 설기웅의 옷깃을 덥석 잡았다.“오빠, 저 이제 그만 갈래요. 아버지는 절 보기만 해도 화가 나나봐요.”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말하자 마치 비련의 여주인공이라도 된 듯 처량해 보였다.설기웅은 한숨을 내쉬더니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을 시켜 그녀를 데려다줬다.설의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지금, 장남인 그가 자리를 비우는 건 파렴치한 행동이니까.설기웅의 별장으로 돌아온 설인아는 만족스러운 듯 눈빛이 사악하게 돌변했다.그녀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남자에게 연락했다.“한 방울만 마셨고 나머지는 전부 피부에 닿았어요. 이래도 효과가 있을까요?”“네, 한 방울도 아주 치명적이어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겁니다.”설의종은 순간 두 눈이 반짝 빛났다. 그 남자가 약을 건네줄 때 아주 독하다고 강조해서 그런지 이런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잘됐네요! 그럼 평생 깨어나지 못한다는 말이죠? 이제 오빠가 성혜인을 상대하는 일만 남았네요? 성혜인이 죽으면 어차피 아무도 설씨 가문의 딸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 거예요. 그때쯤이면 오빠랑 엄마가 저를 설씨 가문으로 데려가겠죠?”여러 사람에게 강간당한 일은 이미 소문이 잔뜩 퍼졌기에 나미선과 설기웅은 그녀를 무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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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6화 위기감을 느끼다

“형, 전에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었잖아요. 우리 진짜 여동생이 아직 살아있다면 설씨 가문의 주식을 모두 여동생에게 넘겨주고 남은 재산을 우리한테 주겠다고요.”최근 몇 년간 설기웅이 회사를 맡았고 게다가 주가가 계속 상승하였으므로 플로리아 상권에서 회사의 명성은 제원에서의 반승제와 비슷했다.설기웅은 회사를 위해 많은 것을 바쳤다. 그럼에도 주식을 하나도 갖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겠는가.그러나 다행히도 설기웅은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깨어있는 사람이었다.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랬지.”설우현이 이어서 말했다.“지금부터 형과 저, 그리고 제 사람들을 제외한 그 누구도 아버지를 뵈러 올 수 없게 해요. 형도 어머니께 말씀 좀 전해주세요.”설기웅이 고개를 끄덕였다.설우현은 가문 사람들을 병원에서 지키게 한 뒤 플로리아의 그레이 지대를 향해 차를 몰았다.그레이 지대는 무법천지인 곳으로 지하 격투장이 있는 곳이다.시 중심과 거리가 꽤 있었기에 그는 세 시간 동안 운전해서야 도착했다.가면을 쓰고 내부로 들어가서야 그는 이곳이 얼마나 어둡고 밑바닥인 곳인지 알게 되었다.전에 한 번 와본 적은 있었다. 당시 많은 내로라 하는 가문들이 이 지역을 놓고 경쟁했기 때문이다. 결국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갔지만. 성인이 되었을 때 몰래 들어가 본 이곳은 외부와 아예 다른 세상이었다.그레이 지대는 본디 건달과 깡패들이 날뛰는 곳이므로 소란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누군가 도를 넘는 큰일을 저지르면 이틀 내로 이곳에서 사라지게 된다.그레이 지대는 격투장에서 관할했고, 총격전이 벌어지면 격투장이 앞장서서 파벌을 처리했다.다른 것에 대해서 격투장은 절대 관여하는 일이 없다. 그것은 개인적인 원한이므로 관여할 이유도 없다.하기에 이름난 가문의 자녀들이라면 이곳에는 오지 않았다. 이곳은 사념이 있는 사람들만이 출입하는 곳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책임은 모두 자신에게 있다.문을 열고 들어간 설우현의 눈에 띈 건 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었다.장미의 손에는 고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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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7화 우연이 아닌 운명일지도

왜 설인아를 구해주지 않느냐 물으려던 그가 멈칫하더니 결국 입술만 몇 번 짓씹었다.어찌 되었든 성혜인에 대한 설인아의 행동은 매우 비열했다. 결국 성혜인의 눈까지 멀게 했었지.결국에 애인을 해친 사람이니 구하든 말든 모두 그의 선택인 것이다. 아무도 탓할 수도 나무랄 수도 없는 것이다.결국 설인아가 이런 결말을 맞이하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닌 운명일지도.설우현의 시선이 느껴진 듯 성혜인이 고개를 들어 몇 초간 그와 눈을 맞추다 생긋 웃었다.“설우현 씨, 오랜만이에요.”설우현의 몸이 저도 모르게 굳었다. 형용할 수 없는 친근감, 익숙함 같은 감정이 또다시 밀려왔다.그는 처음 성혜인을 만났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었다. 지금까지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몇 마디 인사를 나누려고 할 때 성혜인의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아보니 스승 주영훈이었다.주영훈은 영감을 얻기 위해 세상과 담을 쌓고 집 문을 걸어 잠그곤 했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와서야 외부와 연락을 시작했다.그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제원에서였다. 당시 반승제는 그녀의 신분을 몰랐었다.성혜인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스승님?”“혜인아, 너도 플로리아에 왔더냐?”주영훈의 목소리가 들떠있는 듯했다.“그럼 지금 시간 되느냐?”성혜인은 생각에 잠겼다. 반승제와 함께 그곳으로 출발하려면 적어도 모레가 되어서야 가능했다. 그러니 오늘과 내일은 모두 시간이 넉넉한 셈이다.“네. 오후에 바로 만날 수 있어요.”주영훈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주소를 보냈다.반승제에게 설명한 뒤에야 그는 주영훈이라는 사람을 기억해 냈다.하지만 역시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그럼 경호원이랑 같이 가.”“좋아요.”차에 오른 성혜인은 조금 죄책감이 들었다. 전에 스승님과 만났을 때도 그는 과제 상황을 확인했었다.그러나 최근 반년 이래 일어난 일들이 너무 많았기에 그림에 손을 대지 못한 지 오래였다.주영훈은 밖에서 자신의 마지막 제자가 얼마나 우수한지를 자랑하곤 했다. 그는 성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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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8화 당신은 오늘 이곳에서 꼭 죽어야 합니다

혼자가 아니라 곁에 경호원 두 명을 거느렸다 한다. 경호원들은 단연 실력이 높은 사람들이다.성혜인이 혼자 외출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그는 두 경호원에게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고 보호하라고 일러두었다.구사일생하며 많은 일을 겪어온 성혜인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레스토랑 1층 로비에 들어서려는데 탐지기가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이에 웨이터가 두 경호원을 향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손님, 죄송합니다만 무기는 가지고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두 경호원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이 레스토랑에는 줄곧 이러한 규칙이 존재했다. 하여 이곳은 플로리아의 거물들이 협상을 하는 가장 애용하는 장소이기도 했다.무기는 물론 휴대폰 역시 반입할 수 없으며 따로 보관하는 곳이 존재했다.두 경호원이 성혜인을 가로막고 신중하게 말했다.“아가씨, 스승님과 다른 곳에서 약속을 잡는 건 어떠신지요? 이 레스토랑 규칙이 원래 이러합니다. 어떠한 물건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다른 사람들도요?”“네.”잠시 머뭇거리던 성혜인이 휴대폰을 꺼내 주영훈에게 전화를 걸었다.당연하게도 주영훈은 받지 않았다.이제 와서 장소를 바꾸기도 어려우니 결국 레스토랑의 규칙을 따를 수밖에.“괜찮아요. 모두가 지키는 규칙이니 저희도 지켜야죠.”성혜인이 자신의 휴대폰을 건넸고, 뒤에 있던 두 경호원도 마지못해 총과 단검, 휴대폰을 건넸다.로비로 들어선 성혜인이 설기웅을 보게 되었을 때, 심리적으로 저도 모르게 불안감이 생겼다.성혜인이 뒤로 한 발짝 물러섬과 동시에 뒤의 대문이 쾅 큰 소리를 내며 닫혀버렸다.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린 그녀는 설기웅과 불필요한 마찰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다른 쪽의 계단으로 올라가려 했다.그러나 곧이어 주변에서 30여 명의 무장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그녀와 두 경호원을 에워쌌다.그제야 성혜인은 설기웅이 자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설 대표님, 이게 지금 무슨 짓입니까?”전에 설인아와 좋지 않은 일이 있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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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9화 양심도 없는 미친년

“지금 당신을 데리고 인아 만나러 갈 거니 무릎 꿇고 직접 사과하세요. 그럼 시체라도 온전히 남겨드리려니까.”성혜인은 웃음을 터뜨리려 하는 찰나 설기웅이 우악스럽게 목을 졸랐다.“인아가 그렇게 됐는데 지금 웃음이 나와? 양심도 없는 미친 년이네, 이거.”성혜인이 그를 차갑게 바라보더니 씩 웃었다.“설 대표님, 저는 당신 친여동생이 참 측은해요. 그래도 당신들을 보러 가지 못해서 참 다행이죠. 이런 악랄한 짓을 하는 당신의 얼굴을 보면 얼마나 역겹겠어요.”설기웅의 손이 저도 모르게 바들바들 떨렸다. 마음이 무언가에 찔린 듯 불편했다.그러나 그는 자신을 위한 변명을 했다. 지금의 불편한 마음은 모두 성혜인 때문이라고. 성혜인이 괜히 이상한 말로 자신의 마음을 후벼파는 것이라고.“이제 죽기 직전에도 이렇게 자신감 넘치나 보자.”그는 성혜인을 홱 놓아주고 한쪽에 조용히 앉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성혜인 역시 그를 상대하기 싫기는 마찬가지였다. 말할수록 짜증이 나는 상대였다.차는 곧 설인아가 사는 곳에 멈췄고 몇 명의 경호원이 그녀를 결박한 채 차에서 내렸다. 설기웅은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가 설인아의 상태를 보려 했다.설기웅이 올 것을 미리 짐작한 설인아는 불쌍해 보이도록 몸을 한껏 움츠려 앉았다. 발갛게 부은 눈과 마구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그녀의 정신상태가 온전치 않아 보이도록 했다.그녀를 본 설기웅이 그녀를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인아야!”천천히 고개를 들어 오빠를 확인한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오빠, 나 너무 무서워. 눈만 감으면 그 남자들 얼굴이 아른거려. 아버지도 날 보고 싶지 않아 하시는데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집에 가고 싶어... 흑흑. 우리 가족 이제 다시 예전처럼 화목하게 지낼 수는 없는 거야? 오빠...”설인아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오는 성혜인을 발견했다. 그녀는 갑자기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설레서. 너무 기뻐서 떨린 것이었다.줄곧 설기웅이 얼른 성혜인을 처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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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0화 불안감을 무시하려고 애쓰다

설인아가 오빠의 팔을 껴안았다.“역시 오빠가 날 제일 사랑해. 오늘 밤부턴 악몽 안 꾸게 될 거야! 오빠, 고마워.”그녀는 설기웅의 품에 안겨 입꼬리를 올렸다. 뒷마당의 불빛이 설인아의 얼굴을 훤히 비추었다. 성혜인은 그녀가 얼마나 의기양양한지 표정을 두 눈 똑똑히 볼 수 있었다.하지만 상관없다. 오늘 밤 여기서 정말 죽게 된다면 앞으로 평생 이 두 사람의 얼굴을 볼 일은 없을 것이다.두 경호원은 철장을 잠근 뒤 설기웅의 명령을 기다렸다.설기웅은 조금 망설였다.그는 항상 자신에게 묻곤 했다.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말이다.그러나 그는 한 가정의 오빠로서 가족을 지킬 의무가 있다. 설인아는 그의 가족이며 성혜인은 남이다.“사장님, 배를 강 중심으로 몰고 내려간 뒤에 밀어버릴까요?”설기웅이 입을 뻐끔거렸다. 차마 그러라는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그의 망설임을 보아낸 설인아가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넘어질 것처럼 휘청거렸다.이 모습에 설기웅은 순간 결심을 굳혔다.“밀어버려.”“예.”경호원 몇 명이 철장을 보트 위로 올렸다. 보트를 타고 수십 미터를 나간 뒤 철장을 밀어버리려 했다.기슭과 인접한 곳은 강물이 너무 얕기 때문에 확실히 죽이려면 강 중심으로 나가야 했다.보트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면서 설기웅은 자신의 심장이 무언가에 의해 끝없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 공포감이 순식간에 설기웅을 덮어버렸다.문득 어렸을 때 설의종이 그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네 동생은 몸이 안 좋아. 처음 태어났을 때도 고생했으니 앞으로 양보 많이 해야 해. 알겠니?”“아버지, 그럼 여동생이 잘못하면요?”“네 가족인 이상 절대 잘못하지 않을 거야.”“그럼 저와 우현이가 잘못한다면요?”“벌을 받아야지. 너흰 오빠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니.”이 철칙은 설기웅의 뼈에 새겨지다시피 했기에 몇 년 동안 그는 무조건 여동생이라면 감싸고 돌고 도왔다.설인아가 밖에서 무슨 일을 저질렀든 간에 그는 설인아를 위해서라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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