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1411 - Chapter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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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1화 성혜인의 진짜 신분

당황한 설우현이 곧 그를 따라 나갔다.“반승제 씨, 무슨 일이에요?”반승제는 그를 상대하지 않은 채 헬기에 올라탔다.함께 사다리를 타려던 설우현은 하마터면 반승제의 발에 차일 뻔했다.“반승제 씨! 아니, 매번 왜 그러는데. 무슨 일인지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그리고 내가 오늘 찾아온 것도 중요한 일 때문인데 이렇게 막 대하면 안 된다고.”말을 마친 그는 고집을 부리며 결국 헬기에 올라탔다.반승제는 차갑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설우현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혜인이한테 아무 일 없길 기도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설기웅은 내 손에 죽을 테니까.”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과 함께 설우현은 곧바로 그 영상을 떠올렸다. 설마 형이 복수하려는 건 아니겠지?얼른 설기웅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마음이 불안해진 설우현은 다시 나미선에게 전화를 걸었다.나미선은 전화를 아무렇지 않게 받았다.“엄마, 형님 어디 갔어요?”“네 형 성혜인 데려갔다. 인아를 괴롭혔으면 벌받아야지.”설우현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엄마고 형이고 왜 이렇게 똑똑하지 못한 일들만 하는지.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헬기가 이륙했다.그는 전화를 끊고 반승제에게 말했다.“인아가 사는 곳을 알고 있어. 형 성격상 혜인이 납치했더라도 먼저 인아 쪽에 데려갔을 거야.”헬기는 그곳으로 방향을 틀었다.10분쯤 비행했을 때 서주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거의 5일 동안 서천에 머무른 서주혁은 얻은 단서를 가능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반승제에게 알려주려고 했다.“주혁아.”휴대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반승제의 목소리에 서주혁이 안도하며 다른 한 손으로 자료를 정리했다.“서천 쪽 병원이 바로 설씨 가문 사모님이 그해에 딸을 낳았던 곳이야. 병원에서 그 시간대에 많은 사람들을 이직시켰고 그 이직한 사람들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모두 1년 내로 죽었어.”“다 죽었다고?”반승제는 조금 놀랐다. 이는 설씨 가문의 아이가 바뀐 배후에 거대한 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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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2화 성혜인이 제 동생이라니

그의 손이 잠시 허공에서 멈칫했다.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서주혁은 여전히 지도 위의 그 주소를 향하고 있었다.“그런데 혜인 씨의 기억과 주위 사람들의 기억이 맞아떨어지지 않아. 이웃의 말에 따르면 임지연과 혜인 씨는 자주 자리를 비웠다고 해. 성휘는 줄곧 밖에서 일하느라 집에 대해 신경 쓸 틈이 없었고… 그래서 난 혜인 씨 기억이 혹시 일부 조작됐거나 사라진 거로 생각해. 혜인 씨는 눈치를 못 챈 거고.”이에 따라 성혜인도 임지연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임지연을 떠올리면 기억하는 것은 오직 그녀가 성혜인을 보호하려 했다는 것과, 엄청난 사랑을 주었다는 것. 그러나 더 디테일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았다.할아버지, 할머니와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했고 그저 자신을 싫어했다는 것만 어슴푸레 기억했다.외삼촌이 엄마를 어떻게 도운 건지도 몰랐으며 고등학생 때 외삼촌 집에 일 년간 머물렀던 곳만 기억했다.반승제의 안색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대답이 없자 전화 건너편의 서주혁이 이름을 불렀다.“반승제?”“응.”“나는 아무래도 혜인 씨가 설씨 가문의 진짜 딸 같아. 임지연은 양어머니가 아닌 친어머니이고. 아까 말랬던 미치광이가 임지연의 얼굴을 본 적이 있다고 했어. 그때 임지연의 곁에 많은 사람들이 따라다녔기 때문에 상황이 좀 복잡해서 더 구체적으로 조사하긴 힘들어. 사실 네가 나미선의 사진을 혜인 씨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알 거야. 임지연과 생김새가 똑 닮았으니까. 그리고 설 회장님과 친자확인을 해도 돼.”말을 마친 서주혁이 그제야 안도한 듯 숨을 크게 쉬었다.반승제가 출국하기 전에 맡긴 모든 일을 끝마친 셈이다.목덜미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 헤친 서주혁은 생각했다. 이번 단서를 찾는 일은 정말 어려웠다고. 정신병원 조사를 위해서만 수십만 건의 인적 사항을 꼬박꼬박 추려내야 했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서주혁의 팀이 데이터 처리에 능하다는 것이었다.반승제와 그 뒤에 앉은 설우현 역시 이어폰을 끼고 있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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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3화 만약 조금만 늦었더라면

한편 헬기에서.반승제가 전화를 끊은 후 설우현은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다.그러나 입술을 달싹이기만 할 뿐, 결국 내뱉은 한마디는 빨리 운전할 수 없겠냐는 독촉 뿐이었다.반승제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차갑게 앞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설우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여동생을 지척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이 개보다 못한 놈 같게 느껴졌다.설우현은 여러 가지 감정이 밀려와 순간적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반승제는 냉담한 얼굴로 헬기를 조종하여 목적지로 향했다.“혜인이가 죽으면 설기웅도 같이 순장될 줄 알아.”그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지만 설우현은 온몸에 힘이 빠진 듯 나른해졌다.아버지께서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말씀하셨었다. 친여동생이 살아있다면 설씨 가문의 주식은 모두 여동생에게 물려줄 것이라고.오빠로서의 그 역시도 여동생이 살아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여동생만 살아있다면 가족이 옛날처럼 화목해질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그 여동생이 성혜인이란다.성혜인은 인간관계에 있어 칼과 같은 사람이다.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성혜인은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에게는 똑같이 한없이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지만 누군가 제 눈에 눈물을 내면 피눈물을 내게 했다. 그녀는 강하고 냉정하고 과감하다. 설인아와는 다르게.이런 이성적인 사람이야말로 그의 여동생이다.설우현은 울고 싶었지만 울 수 없었다. 그저 눈물이 핑 돌고 눈앞이 흐려지기만 할 뿐.생전 하나님을 믿지 않던 그는 급기야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제발 여동생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안전하기를...헬기가 별장 위로 날아올랐고 설우현은 망원경 하나를 들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반승제가 차갑고 냉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어디 있는지 봐요.”아래를 살펴보던 설우현이 눈에 띈 건 성혜인이 철장 속에 갇히는 장면이었다.“헬기 좀 낮춰봐요. 빨리요! 혜인이 강에 빠질 것 같아요!”그는 손바닥이 땀범벅이 돼서는 조급하게 소리쳤다.“헬기 낮춰봐요. 뛰어내려서 구해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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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4화 룰을 깨버리다

서로를 멀뚱멀뚱 바라보던 부하들은 차마 설우현의 미움을 사는 행동을 할 수 없어 철장 문을 열어주었다.설우현은 성혜인을 조심스럽게 끌어안고 깨우기 위해 몸을 흔들었다.“혜인 씨.”“성혜인 씨!”그러나 성혜인은 깨지 못했다. 물속에 잠기면서 숨을 오래 참는 바람에 산소부족으로 기절한 것이었다.설우현은 서둘러 그녀를 보트에 눕히고 인중을 꼬집어 보았다.보트가 아직도 움직이질 않자 그가 고함을 질렀다.“노 저어요! 뭍으로 가라고.”몇 사람이 황급히 노를 젓기 시작했고 배는 뭍으로 향했다.설우현은 곧장 성혜인을 들어 안았다. 당장 병원으로 가려는 요량이었다.반승제의 헬기 역시 뒤뜰에 착륙했다. 헬기의 굉음에 별장 안에 있던 설기웅과 설인아가 모두 인상을 찌푸렸다.밖의 상황을 살피기 위해 설기웅이 먼저 별장에서 걸어 나왔다. 그런 그의 눈에 띈 사람은 뜻밖에도 반승제였다.찾으러 가지도 않았는데 미리 찾아오다니.그러나 반승제는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설우현을 향해 걸어갔다.그리고 성혜인을 안아 들고 아무에게도 시선을 주지 않은 채 곧장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설기웅은 당연히 화가 났다. 이곳은 그의 구역이다. 아무도 자신을 이렇게 무시하고 마구 별장 안으로 들어설 수는 없는 것이다.“거기 서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설우현의 주먹이 그의 얼굴을 향해 내리쳤다.고통을 느낌과 동시에 입안에서 비린 맛이 났다.설기웅이 인상을 찌푸린 채 조금 전의 가격으로 깨진 이를 뱉었다.그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했다. 동생이 자신에게 폭력을 쓴 건 처음이었다.줄곧 그가 형으로서 양보해 왔기에 두 형제는 어려서부터 싸운 적 없이 화목하게 지내왔다.게다가 설우현의 눈에 그는 줄곧 어른과 다름없었다.그런 동생이 밑도 끝도 없이 주먹을 휘둘렀으니 설기웅이 황당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그는 반격하지 않았다.설우현은 그의 멱살을 잡고 화를 못 이겨 부들거렸다.“형!”고함을 질렀음에도 울분이 끝까지 차올라 더 이상 그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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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5화 아이 낳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반승제는 성혜인을 안은 채 차에 올랐다. 운전석에 올라탄 설우현은 조심스럽게 차를 몰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백미러를 보니 반승제의 품에 안겨 있는 성혜인이 보였다.콜록콜록.성혜인이 기침하며 깨어나자 반승제가 얼른 등을 두드려주었다.“혜인아, 괜찮아?”눈을 뜬 성혜인은 눈앞이 흐릿하게 보였다. 강에 끝없이 가라앉는듯하던 느낌이 여전히 생생하여 마치 구렁이처럼 심장을 조여왔다.그 어둡고 차가운 느낌에 성혜인의 입술이 저도 모르게 바들바들 떨려왔다.반승제의 숨결을 느껴서야 조금 안도감이 생겼다.그녀는 힘껏 반승제의 품으로 파고들어 온기를 얻으려 했다.“승제 씨...”반승제는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자신의 무능함에 화도 났다. 분명 지켜줄 거라 했는데 또다시 이런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다니.“혜인아, 이제 괜찮아. 아무도 널 건드리지 못해.”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일 뿐 지쳐서 말할 힘조차 없었다.차는 곧 병원으로 향했고, 병원으로 옮겨진 성혜인은 정밀검사를 받았다.담당 의사가 보고서를 훑더니 말했다.“몸에는 이상이 없습니다만 당분간 몸조리 잘하셔야 할 듯합니다. 임신하셨어요.”갑작스러운 소식에 반승제와 성혜인이 모두 혼란스러워졌다.충격과 놀라움.성혜인은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한참 지나서야 고개를 들며 물었다.“의사 선생님, 정말이에요? 저희 항상 조심해 왔는데 그럴 리가요...”의사가 콧등 위의 안경을 밀어 올리더니 사뭇 진지하게 대답했다.“네. 틀림없습니다. 혹시 두 사람이 콘돔 없이 다른 행위를 하지는 않으셨는지요?”의사의 거침없는 질문에 성혜인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성혜인은 당황하며 우물쭈물 땅바닥을 내려다보았다.반승제는 누군가한테 머리를 크게 얻어맞은 듯 어리둥절하게 서 있었다. 귓가에 윙윙 소리가 계속 울려 퍼지는 듯했다.의사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혹시 아이 원하지 않는 거라면 일찍 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이에 반승제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쳤다.“아닙니다! 그게 아니라요...”그가 조심스럽게 성혜인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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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6화 여동생을 볼 면목

방 안이 더욱 조용해졌다.설우현은 당장이라도 성혜인에게 네가 내 여동생이라 알리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사실 여동생의 얼굴을 볼 면목조차 없었다.게다가 여동생 얼굴에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남아 있다.“혜인 씨, 누가 때린 거예요?”여동생을 강에 밀어 넣으려던 부하들의 짓이라면 아주 크게 혼내줄 것이다.그러나 성혜인이 퉁퉁 부은 볼을 만지작하며 대꾸했다.“그건 우혁 씨 핏줄에게 직접 물어보세요.”태연하게 대답하는 말 속에 다른 뜻이 있었다.그 말은 수십 개의 비수가 되어 설우현의 가슴에 내리꽂혔다. 그는 마음이 아픔과 동시에 난감함을 느꼈다.형이 한 짓이었구나. 하지만 형은 종래로 여자에게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었는데...그가 손을 바들바들 떨며 성혜인의 뺨을 어루만졌다. 저도 모르게 굵은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성혜인이 깜짝 놀라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부잣집 도련님이 이렇게 우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설우현도 자신의 행동이 과했음을 인지하였다.하여 애써 옷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참으려 했지만 눈물은 그의 마음은 알지 못한 채 하염없이 흘렀다.“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어...”설우현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성혜인이 오히려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녀는 반승제의 소매를 잡고 끌어당기며 반승제가 중재해 주기를 바랐다.하지만 반승제는 조금 전의 일에 충격을 받아 이쪽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의사의 아이를 낳겠냐는 물음에 성혜인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뇌리를 스치니 반승제는 점점 슬퍼졌다. 결국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성혜인이 저를 위해 아이를 낳아주고 싶지 않아 한다.모두 그가 이전에 저지른 잘못 때문이니 이제 와서 만회할 수는 없었다.고개를 든 성혜인의 눈에 띈 것은 반승제의 눈물이었다.고개를 돌리니 또 마주친 것은 설우현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다.성혜인은 당황스러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반승제가 왜 우는 건지 잘 알고 있었다. 아이를 갖기 싫어한다는 사실이 그를 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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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7화 그럼 혜인이는 안 힘들겠어요?

뜬금없이 성을 내는 동생의 반응에 당황한 설기웅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설우현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온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그가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물었다.“설인아는 그렇다 치고, 그럼 혜인이는 안 힘들겠어요? 오늘 하마터면 형 때문에 죽을 뻔했어요. 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멍청하게 굴 거예요?”설기웅은 침대 옆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그는 동생이 왜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어렸을 때부터 그들은 이렇게 싸워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밤 동생은 말다툼을 넘어 주먹까지 휘둘렀다.성혜인이 대체 그와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성혜인은 죽어 마땅한 사람이었다. 설우현과 반승제가 중간에 끼어들어 일을 망치지만 않았다면 성혜인의 시체는 영원히 강바닥에 가라앉았을 것이다.한바탕 화를 내니 머리가 지끈했다.“형, 오늘 밤 아버지 뵈러 가요. 아버지께도 형한테도 할 말이 있어요.”전화를 끊은 뒤, 설우현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는 설기웅은 양미간을 찌푸렸다.그가 떠나려 하자 설인아가 잠에서 깨어 그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오빠, 가려고? 나는 어쩌고?”“안 돼. 오빠, 가지 마. 나 지금 아프단 말이야. 정말 죽을 것 같은데 날 두고 가는 거야?”설기웅이 다정하게 등을 토닥여주었다.“아버지께서 언제 깨실지 모르니까 한 번 뵈러 가는 거야.”그가 해명해서야 설인아는 안도했다.‘아, 성혜인 보러 가는 줄 알았잖아.’‘하하. 설의종은 앞으로도 영원히 깨어날 수 없을 텐데.’설인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알겠어. 오빠, 그러면 얼른 돌아와야 해.”설기웅은 고개를 끄덕이고 곧 자리를 떴다.설씨 가문으로 향하는 길, 그는 이제 설우현을 만나면 어떻게 교훈하고 야단칠지 생각하고 있었다.형에게도 모자라 여린 여동생에게까지 손을 대다니. 이건 기필코 확실히 교육하고 지나가야 할 문제였다. 반승제를 만나더니 함께 돌아버린 것인가 싶기도 했다.한시간 즘 지나서야 잔뜩 안색이 흐려진 설기웅이 설씨 가문 별장에 도착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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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8화 이기적이지만

자동차가 지하 격투장에 멈추자 반승제는 성혜인을 업고 7층으로 향했다.그의 어깨에 기댄 성혜인은 그가 유난히 저기압임을 알 수 있었다.침대에 성혜인을 눕힌 후, 반승제는 욕조에 물을 받기 위해 욕실로 향했다.그러나 욕조에 온수가 가득 채워진 후에도 그는 옆에 쭈그리고 앉아 무념무상으로 있었다.그가 유난히 욕실에 오래 있는 것 같아 잠시 들어와 본 성혜인은 깜짝 놀랐다.욕조에 물이 넘치도록 반승제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제야 반승제는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일어나 수도꼭지를 잠갔다.욕실 문 앞에 선 성혜인이 입을 열었다.“임신하면 반신욕도 신중히 해야죠. 오늘은 안 할래요.”그가 멈칫하더니 다시 엉거주춤 욕조 물을 뺐다.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침묵이 반승제를 더 긴장하게 했다.그러나 그는 무어라 먼저 말을 꺼낼 자격이 없었다. 그는 성혜인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러나 아이가 찾아온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원했다.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었다.그가 다른 한쪽의 노즐을 열어 물의 온도를 조절했다.“가운은 선반 위에 있어. 먼저 씻고 있어. 난 다른 욕실에서 씻고 올게.”성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반승제가 가고 난 뒤, 성혜인은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 그리고 욕조에 발을 담그고 반승우가 남긴 주소, BKS, 그리고 그들에게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연구기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그녀는 아직 임지연도 찾지 못했고 해야 할 일도 산더미였다. 그리고 미스터 K가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를 약점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성혜인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수도꼭지를 잠갔다.한편 다른 욕실에 있는 반승제는 마음이 복잡했다. 성혜인이 아이를 없애겠다고 선언하면 대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막막했다.그가 목욕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오니 성혜인은 이미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손에 책을 들고 대추를 입에 넣었다.“승제 씨, 제가 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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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9화 결혼식도 없는 혼인

끊임없이 울리던 휴대폰은 결국 배터리가 다 돼 전원이 꺼지고 말았다.설기웅과의 약속을 까맣게 잊은 그는 7층과 가장 가까운 방에서 반승제를 기다렸다.반승제가 방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웃음기 가득한 그의 얼굴로부터 설우현은 성혜인의 선택을 예상할 수 있었다.그는 여전히 성혜인에게 어떻게 그녀의 신분을 밝힐지 고민 중이었다. 그런데 활짝 웃는 반승제의 얼굴을 보니 아마 아이를 낳기로 말을 끝낸 것 같았다.“안 됩니다.”설우현이 분개하며 책상을 쾅 내리쳤다.“그렇게 어린애한테 아이를 낳을 고통까지 안겨줄 셈이에요? 아직 반 오십도 되지 않은 애한테, 결혼식도 없는 혼인에 이혼까지 했으면서 너무 생각 없는 거 아니에요? 게다가 반승제 씨 지금 지명수배 중이잖아요. 그런데 아이까지 낳아주길 원하다니 정말 무책임하네요.”반승제가 그의 옆 의자에 앉았다.“그럼 지금 바로 혜인이한테 가서 말해봐요. 네가 설씨 가문에서 잃어버린 딸이라고. 오빠를 알아보기나 하는지.”설우현은 말문이 턱 막혔다.가문이 성혜인에게 했던 짓을 생각하면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입을 뻐끔거리다 겨우 한마디 내뱉었다.“제가 오빠로서 잘한 일이 없다는 건 압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계속 찾으셨어요. 그리고 찾으면 집안의 주식을 다 넘기겠다고 하셨으니 한 번이라도 뵈었으면 해요.”그가 의기소침해져서 집안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동안 한 짓이 있으니 성혜인이 설씨 가문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반승제가 태연자약하게 자신의 찻잔에 차를 따랐다.“설씨 가문에서 설기웅과 설인아는 어떻게 할 생각이죠?”말 속의 뜻은 이러했다. 두 사람에 대한 처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성혜인을 보내주지 않겠다는.“아버지가 혼수상태입니다. 설씨 가문의 주식이 모두 혜인이에게 넘어가면 설씨 가문은 혜인이의 것이 되겠죠. 만일 혜인이가 싫다면 제가 대신해서 만족스러울 만한 결과로 보여줄 겁니다. 반승제 씨, 우리 아버지께서 혜인이 계속 찾고 있다는 거, 알고 있잖아요. 딸이 죽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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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버려진 장기 말

“오빠... 이제 열두 시인데 왜 아직도 안 들어와? 나 버리는 건 아니지? 나 오빠 없이 못 살아...”설기웅이 미간을 꾹꾹 누르며 인상을 찌푸렸다.“늦게 갈 거야. 아버지랑 조금 더 있다가.”이에 설인아가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오빠, 작은 오빠가 혹시 무슨 말 했어요?”예를 들어 성혜인의 진짜 신분이랄까.설우현이 반승제와 함께 급히 성혜인을 구하러 왔다는 것은 성혜인의 정체를 이미 알게 되었단 말이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설우현이 그렇게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설기웅이 알게 된다면 바로 저로부터 돌아서는 게 아닐까?“아무 말도 안 했어. 인아야. 너무 걱정하지 마.”“오빠, 오빠는 영원히 내 편이지?”설기웅이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여동생의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인아야. 너와 성혜인이 싸운다면 난 당연히 네 편이지. 네가 억울하고 화나는 것 잘 알아. 내가 나중에 다시 기회를 찾아볼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렴.”그러나 설인아는 여전히 불안했다.“알겠어. 믿고 있을게.”전화를 끊은 설인아는 망설임 없이 그 남성에게 전화를 걸었다.“설우현 혹시 성혜인 정체 안 거 아니에요?”어떻게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이 타이밍에 성혜인의 정체가 밝혀지고 설기웅도 그들 편에 선다면 그녀는 어떻게 되겠는가.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그러나 그녀가 어떻게 알까. 이 남성의 눈에 자신은 그저 버려진 장기 말이라는 것을.그는 버려진 장기 말을 상대하는 것조차 귀찮았다.“아니에요.”  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려다.그의 가면이 옆 테이블 위에 놓여있다. 그는 대리석 테이블을 손끝으로 톡톡 두드리며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서주혁의 회복이 너무나 빨랐다. 제원시는 거의 그의 손안에 있으니 성혜인의 신분을 밝히는 것 정도야 쉬운 일이었다.하지만 역시 너무 눈에 거슬렸다.그가 양미간을 짜증스레 문지르고 있을 때 진백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세운아, 우리가 의심받게 되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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