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1181 - Chapter 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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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1화 남편의 마음을 되돌리는 방법

그는 두 다리가 뻣뻣해져서야 비로소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침실로 돌아와 샤워한 뒤 앞에 놓인 컴퓨터를 들여다보았지만,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해외 미팅 자리인지라 고위 임원들은 조용히 그가 말하길 기다렸지만, 족히 10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지시를 듣지 못했다.그러다 누군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대표님?”그제야 정신을 차린 반승제는 마음을 가다듬고 일에 전념하기 시작했다.미팅을 마친 후 그는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보았다.새벽 4시가 되었는데도 밖은 조용했고, 성혜인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끝내 잠을 이루지 못한 반승제는 베란다에 서서 손끝에 담배를 끼고 멀지 않은 곳의 밤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성혜인은 몇 시간이라도 시간을 내어 반승제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야근은 아침 7시까지 계속되었고 곧이어 연령이 회사로 찾아와 어떻게 하면 남편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지 고민 상담했다.성혜인은 딥커피 두 잔이나 마시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여사님, 남편분이 손경민 씨 맞죠? 그분 오늘 아이를 데리고 유시은 씨랑 함께 촬영장에 갈 예정입니다. 제 말대로 도시락을 싸서 촬영장으로 가세요.”손경민은 그닥 좋은 인간이 아니지만 한때는 자폐증인 딸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아들이 생기고 그에 더불어 유시은과의 행복한 삶은 그 죄책감마저도 지워버렸다.연령은 도시락을 준비하라는 말을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런 쓰레기 같은 인간은 먹을 자격도 없어요.”성혜인은 이어폰 한 쌍을 꺼내 그녀 앞에 놓았다.“이 이어폰을 착용하고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손경민 씨와 재결합하길 원한다면 제 말을 들어야 해요.”연령의 두 눈은 망설임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성혜인의 차분한 표정을 마주한 순간 깊은 고민에 잠겼고 한참 후 천천히 이어폰은 꺼내 귀에 꽂았다.“혜인 씨, 만약에 절 속이신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신과 당신 회사를 끌어내릴 겁니다.”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단지 그녀의 딸이 안타깝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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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여보라고 부르지 마

탈의실이 문이 닫히자, 손경민의 얼굴은 더욱 추악해졌고 곧바로 도시락을 옆으로 치워버렸다.“촬영장으로 찾아오지 말라고 얘기했었잖아.”연령은 그가 도시락을 기꺼이 받는 걸 보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왜냐하면 그간 몇 년 동안 손경민은 그녀가 만든 음식을 먹지 않았고, 딸의 생일을 제외하고는 집에 돌아오는 일이 없었다.연령은 화가 나면서도 너무 서러웠다. 왜 여태껏 다른 사람에게 아내를 소개하지 않았는지, 왜 어떤 모임에도 데려가지 않았는지, 왜 바람은 피운 건지, 왜 유시은과 아이를 낳았는지... 모든 걸 따지고 싶었으나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성혜인의 말에 이성을 되찾았다.“여보, 저도 방해될까 봐 오고 싶지 않았는데 우리 딸이 도시락을 꼭 아빠한테 주고 싶다고 해서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 오늘 하루 종일 했던 말이 이것뿐이었어요.”손경민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연령의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도시락을 싸 온 건 촬영장에서 망신을 주면서 겸사겸사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밝히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딸이 만들어준 도시락을 전해준 것 외에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연령은 붉어진 눈시울과 함께 핸드폰을 꺼냈다.“딸이 아빠가 도시락 먹는 걸 꼭 영상 찍어 보여달라고 했거든요. 이것만 찍고 갈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절대 방해하지 않을게요.”연령은 얼마 전에 유시은의 아들이 남편의 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손경민은 여전히 그녀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예전의 손경민은 줄곧 일이 바쁘거나 소속 아티스트와 함께 출장을 가야 한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며 둘러댔다.연령은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그날 밤 딸이 고열로 병원에 가기 전까지는.당시 아픈 딸을 데리고 병원에 도착한 연령은 입구에서 서로 애틋한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날은 유시은이 촬영 중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검색어에 오른 날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손경민은 한걸음에 달려가 그녀를 위로하고 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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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뻔뻔한 내연녀

손경민은 지금 이 순간 연령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중요한 순간에 호칭을 변경한 그녀의 모습에 안도감이 밀려오면서 한편으로는 무식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아이는 여전히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고 유시은의 두 다리를 껴안고선 손가락을 떨며 연령을 가리켰다.“엉엉엉. 엄마, 저 사람이 절 밀었어요.”그 말에 더욱 화가 난 유시은은 망설임 없이 또 한 번 뺨을 때렸고 연령의 입가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천한 내연녀 주제에 뻔뻔하게 행동하는 유시은을 보며 똑같이 되갚아주고 싶다는 충동이 밀려왔으나 성혜인이 이어폰에서 지시하는 상황이라 제멋대로 행동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지시대로 최대한 억울하고 불쌍한 척을 했다.아이의 울음소리는 매우 날카로워 모든 사람을 예민하게 만들었다. 만약 그가 유시은의 아이가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촬영장에서 쫓겨났을 것이다.유시은 쪼그리고 앉아 애틋하게 아이를 품에 껴안고선 매섭게 손경민을 노려봤다. 말하지 않아도 당장 연령을 처리 하라는 그녀의 의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경민 씨, 정말 제가 한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넘어진 겁니다.”그녀와 유시은 사이에서 손경민은 당연히 후자를 선택했고 역겹다는 듯이 손을 내저으며 연령을 쫓아냈다.“당장 나가! 어린애도 가만두지 않다니, 정말 치가 떨리네.”연령은 억울함에 계속 눈물을 흘렸지만, 유시은은 결코 이대로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당장 내 아이한테 사과해요.”연령은 눈물을 훔치며 입을 열었다.“미안해.”“미안하다고 하면 다예요?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요.”아이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두 손으로 유시은을 꽉 붙잡았다.비록 겨우 다섯 살이지만, 그는 엄마가 얼마나 든든한 존재인지 알고 있었기에 이 촬영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는 걸 일찌감치 알아챘다.연령의 눈에는 깊은 증오가 담겼다.‘내가 왜 내연녀랑 그 아들한테 무릎을 꿇어야 하는데? 왜! 도대체 왜!’흥분한 연령과 달리 이어폰 속 성혜인의 목소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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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사과해

성혜인은 너무 차분했다. 연령은 물론이고 유시은, 손경민과도 초면인 듯한 그녀의 모습에 사람들은 거짓말을 했을 리가 없다며 확신했다.그 시각 연령은 여전히 무릎 꿇은 자세를 유지하며 흐느껴 울었다.이때 송아현이 끼어들었다.“유시은, 이제 어떡할 거야? 애꿎은 사람을 때린 것도 모자라 무릎까지 꿇게 만들었으니 당연히 피해보상금이라도 줘야 하지 않겠어?”송아현은 이 현장에서 가장 큰 선배였다. 그런 그녀가 입을 열자 다른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소신 발언하기 시작했다.“그러게 말이에요. 피가 날 정도로 때렸으니... 솔직히 시은 씨 이번엔 좀 심했어요.”성혜인은 재빨리 다가가 연령을 일으켜 세웠다. 그제야 입가에 묻은 핏자국이 보였고 유시은이 힘을 얼마나 줬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면 저분을 고소하셔도 됩니다. 이건 명백한 과실치사니깐요.”유시은은 피해보상금을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일로 명예가 훼손된다면 지금처럼 영화를 찍는 건 불가능한거나 다름없다.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투자자인 성혜인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아들을 바라봤다. 아이의 눈에서는 일말의 죄책감이 느껴졌고 그 순간 유시은은 이 모든 게 그의 일방적인 모함임을 깨달았다.사태 파악을 마친 유시은과 달리 아이는 여전히 난동을 부렸고 사악한 눈빛으로 성혜인을 째려봤다.“당신도 나쁜 사람이에요. 당장 나가요.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나가라고요!”아이는 성혜인을 향해 행패를 부렸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흥미진진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마음이 초조해진 유시은은 다급하게 손경민을 끌어당기더니 얼른 이 일을 해결하라고 눈치를 줬다.그 시각 손경민의 눈에는 착잡함이 담겨 있었다. 특히 연령의 얼굴에 찍힌 손바닥을 보았을 때 죄책감은 극에 달했다.알고 보니 연령은 정말로 아이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자기 아들을 끌어당겼다.“됐어, 얼른 사과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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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남자의 죄책감

“정말요? 아이가 엄청 기뻐할 거예요. 저한테 기사를 얘기해줬던 그날 기억하죠? 그때 전 정말 멘붕이었거든요. 경민 씨에게 전화를 몇 통이나 걸었는데도 받지 않아서 바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딸아이 몸에 생긴 상처를 보고 나니 두려움이 밀려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경찰들이 지금 수사하고 있대요. 만약 온수빈이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게 맞다면 그 또한 온라인에 해명해서 진실을 밝힐 거예요.”연령은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훔쳤다.“여보, 난 우리 딸에게 모든 걸 걸었어요.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긴다면 나도 확 죽어버릴 거예요.”남자의 죄책감은 참 이상한 것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그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면 유시은의 말 한마디에 흔들려 죄책감을 까맣게 잊어버릴 게 뻔하다.“여보, 전 이만 가볼게요. 아이가 영상을 기다리고 있거든요. 얼든 들어가 봐요. 어쩌면 경민 씨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손경민은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그녀의 모습을 보고 방금 그 도시락이 다시 떠올랐다. 그건 연령이 예전에 가장 즐겨 만들던 도시락이었다.“아니야, 같이 가서 저녁 먹자.”선물 같은 그의 말에 당장이라도 답장을 하고 싶었지만 때마침 이어폰에서 성혜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거절해요. 고작 밥 한 끼에 그동안의 서러움을 풀어버릴 거예요? 경민 씨는 밥 먹고 나오는 순간 모든 걸 잊어버릴 거예요. 지금 이걸 거절하면 앞으로 몇 시간동안 연령 씨의 대한 미안함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겁니다. 자연스레 딸아이도 같이 떠오르겠죠. 유시은 씨가 어떤 성격인지 잘 아시잖아요. 분명히 싸울 이유가 생길 겁니다.”그녀의 말에 연령은 이성을 되찾았다.“유시은 씨가 지금 멀지 않은 곳에서 지켜보고 있어요. 식사를 거절하면서 자연스럽게 경민 씨에게 입맞춤해요. 이 일로 두 사람이 싸우게 된다면 연령 씨의 소중함을 알게 될 거예요.”연령은 마음이 불편했다. 그녀는 손경민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 같은 식탁에서 밥 먹는 장면은 수없이 상상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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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자극적인 달콤함

“유시은, 작작 좀 해!”유시은 자신을 향해 윽박지르는 손경민의 모습에 놀란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주제 파악 좀 해요. 당신이 뭔데 나한테 소리치는 거죠?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요.”순간 화가 나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손경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탈의실에서 나왔다.마침 문 앞에 서 있는 성혜인을 발견했다.그녀는 손에 핸드폰을 든 채 통화를 하고 있었고 손경민을 보고선 고개를 까닥하며 인사를 건넸다.그는 불편함에 몸 둘 바를 몰랐다. 방금 유시은과 언성 높여 싸운 걸 들었을까 봐 걱정했으나 그 어떤 감정 기복도 없이 태연하게 서있는 그녀의 모습에 마음을 내려놓았다.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성혜인을 향해 예의 바르게 인사를 올리고선 자리를 떴다.성혜인은 그가 연령을 만나러 간다고 추측했다. 이곳에서 천대받았으니 당연히 화풀이할 상대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성혜인은 핸드폰을 든 채 통화하는 척하며 두 사람의 싸움을 엿들었다.그녀는 곧바로 이어폰에 대고 속삭였다.“손경민 씨는 지금 그쪽으로 갈 겁니다. 연령 씨,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 저한테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연령은 이 모든 걸 손쉽게 해내는 성혜인의 능력을 차마 믿을 수 없었다.30분 후, 정말로 성혜인의 말대로 손경민이 찾아왔고 심지어 손에는 작은 케이크가 있었다.비록 값비싼 케이크는 아니지만 연령은 이미 감동한듯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녀의 모습에 손경민의 마음은 금세 풀렸다. 유시은과 있으면 보잘것없는 존재였지만 연령과 함께 있으면 마치 자신이 신이라도 되는것 같았다.연령은 그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행동했고 그럴수록 손경민의 마음은 더 편해졌다.저녁 식사를 마친 후 손경민은 떠났다.연령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채로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정말 혜인 씨 말대로 찾아왔어요. 믿기지 않아요.”성혜인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이제 연령 씨도 약속을 지켜야죠? 앞으로 보름 동안 손경민 씨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옆에서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게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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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기웅 오빠 너한테 잘하잖아

연령이 도착했을 때, 재벌 2세 몇 명은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광대를 보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린다는 옆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앉아. 그래서 알려주려는 정보가 뭔데?”연령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앉았다.“성혜인 씨에게 다른 남자가 있는 것 같아요. 이름은 반승우, 반승제 씨의 형이에요.”“고작 이딴걸 알려주려고 찾아온 거야?”반승우의 복귀는 이미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기에 이 일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다.린다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정보를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기웅에 관련된 일은 또 뭐야?”“성혜인 씨가 알려준 건데.. 설인아 씨가 제원에서 설기웅 씨에게 여자를 소개해 줬다고 해요. 인아 씨는 그 여자가 새언니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했다는데 결국에 두 사람은 흐지부지하게 끝났어요.”“말도 안 돼!”연령이 말을 마치자마자 린다가 반박했다.설인아는 린다가 설기웅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그에게 다른 사람을 소개해 주겠는가?린다의 눈빛은 날카로워졌다.“성혜인 씨한테 돈 받았지?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찾아온 거야?”연령은 겁에 질려 즉시 무릎을 꿇었다.“제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어요. 누가 봐도 그 여자는 린다 씨의 상대가 아니잖아요. 전 그쪽에서 쓸만한 정보를 들은 것 같아 얼른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찾아온 것뿐이에요.”억울함이 가득 담긴 연령의 표정을 보자 린다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정말 설인아가 설기웅에게 다른 사람을 소개해 준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얘기를 듣고 있던 다른 사람들은 옆에서 말렸다.“린다야, 누가 봐도 성혜인이 지어낸 말이잖아. 네가 기웅 형을 좋아하는 걸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 “그래, 기웅 오빠가 너한테 엄청 잘해주잖아.”“맞아, 성혜인이 지껄이는 헛소리는 마음에 담아두지 마.”연령은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아참, 성혜인 씨가 사람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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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두 사람이 결혼을...

같은 시각, 설인아는 일찌감치 설기웅의 별장으로 옮겨졌고 허약한 모습을 한 채로 침대에 누워있었다.설기웅은 그녀에게 죽을 먹이면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엔디 씨를 불렀으니까 혜인 씨의 일은 나한테 맡겨. 넌 내가 꼭 반 대표님이랑 결혼하게 할게.”설인아는 그다지 달갑지 않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설기웅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오빠, 고마워.”설기웅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때마침 설우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고 핸드폰 너머의 목소리에서는 다급함이 느껴졌다.“린다 씨의 일행이 인아 별장에서 마약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어요. 경찰이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을 거예요. 별장 소유자가 인아니까 경찰 쪽에서는 일부러 숨겨준 거라고 의심하고 있어요.”국내에서 마약은 절대 금지되어 있다.그 소식을 들은 설기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제원에서는 조심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잖아!”“형, 이미 경찰에 잡힌 마당에 그게 무슨 소용이에요.”설기웅은 머리가 아파졌고 표정이 잔뜩 어두워졌다.“인아는 이제 방금 병원에서 돌아왔어. 이 일은 내가 해결할게.”“해결하기 어려울 거예요. 제원에서 요즘 엄격하게 조사하고 있거든요.”설기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의심의 화살은 저도 모르게 반승제를 향했다.하지만 반승제는 요즘 반승우의 일로 정신이 없으니, 몸을 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설마 성혜인인가?’설기웅은 단 한 번도 성혜인을 자신의 상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번 일로 인해 재벌 2세들은 제원에서 강제 추방되고 앞으로는 근처에 얼씬도 못 한다. 심지어 설인아까지 끌어들였으니 이런 악랄한 수법을 성혜인이 했을 리가 없다며 단정지었고 그녀에게는 이럴 능력조차 없다고 확신했다.한참의 정적 후 설우현이 말을 이었다.“성혜인 씨가 했을 거예요. 린다가 소속 연예인을 건드렸거든요. 그래서 반격하는 모양인데, 린다에 비하면 정말 고수예요. 경찰 쪽에서 연락이 왔는데 잡혀갔던 사람들은 오늘밤에 강제로 추방된다고 해요. 그리고 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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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죽여버릴 거야

설의종이 상대방의 말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전화를 끊어버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설인아도 바보는 아니었다. 몇 마디를 엿들어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금방 깨달았고 어느새 눈시울을 붉어진 채로 애처롭게 서 있었다.“오빠, 나 안 도와줄 거야?”설기웅은 한숨을 내쉬며 다가와 그녀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그런 뜻이 아니야. 린다가 이번에 일으킨 일이 워낙 커서 제원 상부에 보고될 예정이거든. 다들 어떤 신분을 가진 사람인지 너도 잘 알잖아. 심지어 네 별장에서 일어났으니 당연히 아버지도 이 소식을 듣게 된 거지. 둘째 삼촌이 약 때문에 목숨을 잃어서 그런지 아버지가 이런 일에는 엄청 예민하셔. 그래서 화를 내신 거야.”설인아는 둘째 삼촌이 마약에 빠져 인사불성이 됐다는 건 알고 있었다.자유를 추구한다고 주장하는 플로리아의 재벌 2세들은 어려서부터 가정 교육이 엄격하지 않아 거의 모든 사람이 쉽게 약에 손을 댈 수 있다. 설씨 가문은 뼈아픈 교훈을 몸소 겪은 경험이 있었기에 설의종은 일찍이 약에만 손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었다.당시 설의종의 형이 마약에 취해 모르는 사람과 원나잇을 했고 실수로 그 여자를 임신시켰다.그 여자는 뱃속의 아이로 본처를 협박했고, 그 스트레스와 충격을 견디지 못한 본처는 끝내 목을 매어 자살했다.당시 이 일로 설씨 가문은 난리가 났다. 모든 사람이 둘째 삼촌의 집으로 달려갔으나 그 와중에도 마약에 취한 그는 하마터면 칼로 나미선을 죽일뻔했다.비록 사람들이 재빨리 앞을 막아섰지만, 나미선은 결국 칼에 찔렸고 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 처치를 받았다.그 후 의식을 되찾은 둘째 삼촌은 죄책감에 시달린 끝에 아내와 동일한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고등학생인 아이가 있었는데 설씨 가문에 찾아오는 일이 거의 없었고, 지금은 그 아이가 어디서 뭘 하는지조차 아는 사람이 없었다.하룻밤 사이에 두 사람이 목숨을 잃었으니, 설의종은 마약에 대해 극도의 증오심을 갖게 되었다.그러니 설인아가 마약에 연루되었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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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하늘과 땅 차이

설기웅 역시도 이렇게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설인아가 처음이었다.“인아야...”그 순간, 설인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방금 막 퇴원했는데 또 병원에 입원해야 할 판이다.설기웅은 잔뜩 어두워진 표정으로 사람을 불러 재빨리 그녀를 병원으로 이송시켰다.한편 의자 밑에 숨긴 도청기로 모든 상황을 엿듣고 있었던 성혜인은 린다 일행이 경찰에 잡혀가고서야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그녀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오만하게 날뛰는 재벌 2세들을 해결했으니, 이제 연령의 도움으로 온수빈의 일을 처리하는 것만 남았다.성혜인은 사무실 의자에 앉아 한참을 기다렸고 마침내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사장님, 그 사람들은 강제 추방됐다고 합니다.”성혜인은 연락처를 뒤지더니 설인아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린다 씨가 떠났는데 배웅 안 하세요?]그 말인즉 지금 린다에게 일어난 모든 것들은 그녀가 계획한 일임을 밝히는 거나 다름없었다.성혜인은 설인아가 병원에 실려간 줄 몰랐고, 지금 핸드폰을 쥐고 있는 사람이 설기웅이라는 것도 몰랐다.설기웅은 문자를 본 순간 표정이 굳어지더니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두려울 게 없었던 성혜인은 곧바로 통화버튼을 누르며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인아 씨, 아픈 건 좀 괜찮아요?”성혜인은 단 한 번도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설씨 가문이 그녀를 처리하려고 손을 쓴 마당에 굳이 예의를 차릴 필요가 있을까?그러나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설인아가 아니라 설기웅이었다.“혜인 씨, 이번에 사람 잘못 건드렸어요.”설기웅은 해외에서도 손꼽히는 인재 중의 한 명이다. 하여 인맥이 넘쳐흘렀고, 이번에 반승우와 손을 잡게 된 것도 여러 사람에게 인사만 했을 뿐이지 크게 공을 들인 건 없었다. 반승우의 편의를 봐달라고 한 건 맞지만 반승제를 처리하고 싶은 생각은 아니었다.하지만 성혜인이 저지른 일은 그의 마지노선을 넘었다.설인아는 성혜인에게 두 번이나 당했고, 심지어 또 병원에 실려 갈 상황에 놓였다. 건강이 나날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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