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선택되면 자유는 꿈꿀 수 없으며 이후의 모든 시간은 거의 상부의 감시하에 살아야 한다.당시 반승우는 자기 동생이 늑대, 맹수라고 생각했다. 맹수는 사슬에 묶이는 것을, 자유를 뺏기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그래서 그는 스스로 사슬에 묶였다. 당시 그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몰랐고, 반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 역시 원하지 않았다.그는 동생을 위해 족쇄를 채웠고, 성혜인 때문에 족쇄에서 빠져나오려 했지만 그 빠져나오는 과정이 너무 길었고, 그 과정에 죽을 줄은 몰랐다.배현우의 말에 집안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반기훈은 아들의 몸에 남은 바늘 자국들을 바라보았다. 몸 성한 곳 없이 빽빽한 바늘자국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그는 고개를 돌렸다.어르신 역시 이 흔적들을 보고 마음이 약해져 반승우의 손을 들어주고 반승제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었다. 지금 장면을 보고 있는 반기훈은 이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배현우는 두 팔의 바늘자국을 어루만졌는데, 하도 많은 약물들을 주입해 구멍이 촘촘했으므로 보기에도 끔찍했다.“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실험을 당해오면서도 버틸 수 있게 해준 사람이 바로 혜인이었어. 승제야, 넌 내 동생으로서 밖에선 반씨가문의 후계자가 되고, 또 내가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까지 했잖아. 이게 공평하다고 생각해? 애초에 성혜인은 나를 좋아했는데. 걘 가문을 위해서 너한테 시집간 거였어.”반승제의 시선이 배현우가 드러낸 팔에 멈췄다.배현우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전에 반승우가 성혜인을 구하면서, 또 자발적으로 차에서 뛰어내린 이후로 반승우의 인격은 전보다 훨씬 약해졌다.덕분에 배현우는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고 심지어 이제는 실험당할 때의 기억도 떠오르게 되었다.정말이지 죽는 것만도 못한 시간이었다. 직접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그 시간을 떠올릴 때마다 배현우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배현우는 반승우라는 인격을 죽이려고 하는 와중에도 반승우를 내심 존경하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약물을 참아내고 이겨냈다는
최신 업데이트 : 2024-04-22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