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171 - 챕터 1180

2278 챕터

제1171화 혜인이는 절대 안 돼

별장의 서재에 앉아있는 배현우의 옆에는 설기웅이, 설기웅의 옆에는 어둠 속에 숨어있는 한 남성이 앉아 있는다.남성의 손가락은 유난히 길고 예뻤는데 그는 무심하게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설기웅은 등을 뒤에 기댄 채 두 손을 깍지 끼고 있었다.“이미 설씨 가문 사람들과는 얘기 끝냈어요. 다들 당신 편에 설 겁니다. 반씨 가문은...”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반승우가 냉소했다.“반승제 그 자식, 얼마나 사람 구실을 못 하고 살았으면 내가 돌아오자마자 죄다 내 쪽으로 오는 거지? 하하.”이렇게 오랫동안 반씨가문의 후계자로 살아왔음에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참 슬픈 일이었다.배현우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그 눈빛에 악의가 가득했다.“기웅 씨는 반승제가 설씨 가문과 약혼하길 원하고, 전 성혜인을 원하니 우린 한배를 탄 겁니다. 함께 잘 해봅시다. 설 대표님.”그는 옅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이에 설기웅이 냉랭하게 손을 얹었고 이때 그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대표님 여동생한테 정말 잘해주네요.”설기웅은 여전히 의심 가득한 눈이었다. 들어온 데에 의하면 반승우는 부드러운 사람이라 했는데, 며칠 동안 접해온 그는 도저히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잔인함은 반승제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았다.다년간의 사업 경험으로 그는 본능적으로 반승우와 너무 많이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그의 시선이 옆의 다른 남성에게 향했다. 그와 반승우가 서로 관계가 있는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설기웅이 떠나려고 몸을 일으켜도 배현우는 배웅해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곧 설기웅이 떠나고 배현우와 그 남성만 남게 되었다. 배현우는 찻잔을 들고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그쪽은 목적이 뭐예요?”남성이 고개를 살짝 들며 대답했다.“전 그저 제원, 이 도시가 좀 혼란스러워졌으면 좋겠어요.”“아, 구경꾼? 뭐, 그래도 잘 해봅시다. 적어도 반승제 쪽 사람은 아니니.”남성은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저 미세하게 고개를 살짝 끄덕일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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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맹수는 사슬에 묶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아

일단 선택되면 자유는 꿈꿀 수 없으며 이후의 모든 시간은 거의 상부의 감시하에 살아야 한다.당시 반승우는 자기 동생이 늑대, 맹수라고 생각했다. 맹수는 사슬에 묶이는 것을, 자유를 뺏기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그래서 그는 스스로 사슬에 묶였다. 당시 그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몰랐고, 반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 역시 원하지 않았다.그는 동생을 위해 족쇄를 채웠고, 성혜인 때문에 족쇄에서 빠져나오려 했지만 그 빠져나오는 과정이 너무 길었고, 그 과정에 죽을 줄은 몰랐다.배현우의 말에 집안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반기훈은 아들의 몸에 남은 바늘 자국들을 바라보았다. 몸 성한 곳 없이 빽빽한 바늘자국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그는 고개를 돌렸다.어르신 역시 이 흔적들을 보고 마음이 약해져 반승우의 손을 들어주고 반승제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었다. 지금 장면을 보고 있는 반기훈은 이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배현우는 두 팔의 바늘자국을 어루만졌는데, 하도 많은 약물들을 주입해 구멍이 촘촘했으므로 보기에도 끔찍했다.“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실험을 당해오면서도 버틸 수 있게 해준 사람이 바로 혜인이었어. 승제야, 넌 내 동생으로서 밖에선 반씨가문의 후계자가 되고, 또 내가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까지 했잖아. 이게 공평하다고 생각해? 애초에 성혜인은 나를 좋아했는데. 걘 가문을 위해서 너한테 시집간 거였어.”반승제의 시선이 배현우가 드러낸 팔에 멈췄다.배현우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전에 반승우가 성혜인을 구하면서, 또 자발적으로 차에서 뛰어내린 이후로 반승우의 인격은 전보다 훨씬 약해졌다.덕분에 배현우는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고 심지어 이제는 실험당할 때의 기억도 떠오르게 되었다.정말이지 죽는 것만도 못한 시간이었다. 직접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그 시간을 떠올릴 때마다 배현우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배현우는 반승우라는 인격을 죽이려고 하는 와중에도 반승우를 내심 존경하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약물을 참아내고 이겨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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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혜인이 놔줘

총소리를 들었을 때 반기훈은 심장이 멈출 것 같은 기분이었다.찻잔을 던지고 그 찻잔이 아들의 머리에 부딪혔을 때, 그는 당황스러움에 손끝이 순간 굳었고 사과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반승제는 천천히 총을 내리고 배현우를 한 번, 반기훈을 한 번 바라보았다.그들의 눈빛을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반씨 가문에서 진정으로 그를 사랑한 사람은 이미 죽었고, 그 사람마저 죽기 전 반승우를 도왔다는 사실을.아버지 역시 마음속으로는 반승우를 편애했었다. 그전엔 단지 겉으로 티가 나지 않았을 뿐.그러나 반승제는 실망하지 않았다. 반씨 가문에서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잘 알고 있던 사실이었으니까.반승우가 고의로 이런 짓을 한 것도 이 사실을 똑똑히 알게 하기 위해서가 아닌가?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총을 잘 정리해 넣은 뒤 자리를 뜨려 했다.반기훈은 뒤쫓아 가지 않고 한숨만 내쉬었다.“정도껏 좀 해. 그래도 네 형인데.”반기훈은 이때 배현우를 등지고 있었으므로 배현우의 악독한 눈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반승제는 똑똑히 보았다.배현우가 그를 향해 웃으며 목을 긋는 동작을 해 보였다. 그의 뜻은 매우 분명했다. 그가 돌아온 목적에는 반승제를 죽이는 것도 포함이었다.원래 그는 반승우에게만 원한을 품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누군가와 몸을 함께 쓴다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 하지만 반승제와 성혜인이 키스하는 모습을 본 후, 반승제에게도 원한을 품게 되어 두 형제를 끔찍이 싫어하게 되었다.반승제는 그를 바라보다 자리를 떴다.그리고 반기훈이 뒤돌아봤을 때 배현우는 이미 온화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반기훈은 배현우의 팔에 난 수많은 바늘 자국을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그러나 그런 반기훈을 보는 배현우는 가소롭기만 했다. 사실 이 고통은 모두 반승우의 것이고, 당시 본인에게 족쇄를 채운 것도 반승우 자신이지 배현우가 아니었다.안타깝게도 지금의 반승우는 인격이 하도 허약해서 그저 머릿속에서 작게 말을 걸 뿐이었다.“혜인이 놔줘.”반승우의 인격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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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그의 불안함

“좋죠. 아버지.”반기훈은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죽은 지 6년이 된 아들이 돌아왔으니 기뻐해야 할 텐데.그런데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할머니는 떠나보냈고 아내는 병원에 있으며 형제 둘은 사이가 벌어졌다.반기훈은 한순간에 나이를 몇 살 더 먹은 기분이었다.그는 큰 아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몰랐고, 그가 보냈던 그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무엇으로 채워주어야 할지는 더더욱 알지 못했다.그런 그가 둘째 아들더러 여자를 양보하도록 설득하는 방법은 알 리가 없었다.반승제는 이미 저택을 나온 뒤였다. 차에 올라탄 후 그는 옆에 놓은 수건으로 옷에 묻은 찻물을 벅벅 닦았다.운전석에 앉은 심인우는 그의 흐린 안색을 보고 감히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반승제는 회사가 아닌 네이처 빌리지로 향했다. 성혜인이 아직 그곳에 있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도착했을 때 성혜인은 없었고 고용인은 그녀가 회사로 갔다고 알려주었다.그는 요새 온수빈의 일로 연예계가 뜨겁게 달궈져 있음을 알고 있었다. 아마 성혜인도 이 일을 처리하느라 바쁘게 보낼 것이다.그러나 다 알고 있음에도 그는 성혜인이 보고 싶었다. 특히나 아버지께 찻잔으로 머리를 맞은 뒤 그는 더 미친 듯이 성혜인이 그리웠다.그는 네이처 빌리지의 소파에 앉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그렇게 반 시간이 흘렀고, 회사 상류층의 사람이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대표님, 반승우가 회사에 왔습니다.]반승우가 15%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니 그 역시 상류층에 속했다.반승제는 메시지에 개의치 않고 성혜인과의 대화창을 열었다.문자를 한 줄 썼다가, 다시 지우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결국 보낸 문자는 네 글자였다.[보고싶어.]같은 시각 성혜인은 사무실에 앉아있었다. 그가 청한 전문 사립탐정은 이미 적지 않은 사진을 찍어 보여주었다. 성혜인은 한 자폐아 아동의 부모를 조사하게 했는데 최근 그들의 계좌에는 돈이 더 들어오지 않았다.상대방이 수표로 주었을 수도 있고, 아직 은행에 가서 현금화 하지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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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감히 성혜인의 마음으로 도박할 수 없다

성혜인과 반승제는 모두 첫 연애였다. 반승제는 회사를 잃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그는 성혜인을 북아메리카의 지하 격투장으로도 데려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그는 모든 규칙을 무시하고 심지어 성혜인만을 위해 규칙을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성혜인도 그렇게 자신의 명성을 버릴 만큼 자신을 사랑하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반승제는 이곳의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지만 성혜인은 아니었다.그랬기에 반승제도 성혜인의 마음으로 도박할 수 없었다.차에 오르면서도 성혜인은 반승제의 기분이 갑자기 가라앉은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반승우가 돌아와서 주식의 15%를 가져가 대표 자리를 위협받았기 때문일까, 혹은 반씨 사람들이 반승우에 대한 편애 때문일까, 아니면 둘 다 일까.성혜인이 손으로 미간을 꾹꾹 눌렀다. 왜 반승우는 하필 자신의 회사가 언론 때문에 바쁠 때 돌아오려 해서 이렇게 힘들게 하지?약속 장소에 갔더니 상대의 태도는 거만했다. 그녀는 시종 턱을 치켜올리고 대응했고 성혜인과의 약속이 달갑지 않은 듯 보였다.현재 인터넷은 성혜인과 S.M에 대한 욕설로 가득했기에 얼른 이를 해결해야 했다.“여사님.”성혜인이 예의 바르게 호칭하며 여인의 맞은편에 앉았다.“인터넷에서 그러더군요. 자식을 미끼로 판을 짜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전 우리 회사 아이들 엄청 신뢰하거든요. 딸이 자폐증이라던데 이렇게 아이 명예 훼손하는 거 부끄럽지도 않아요?”연령이 자신의 전화를 열어 보여주었다. 실검에는 온통 온수빈에 대한 말들이었고 악플들이 가득했다. 특히나 온수빈의 팬들이 마구 욕설을 듣고 있었다.톱스타가 단 하루 만에 최정상에서 사람들이 마구 손가락질하는 연예인으로 전락하였다.“성 대표님, 오늘 그런 말을 하러 오신 거라면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겠네요.”여인의 눈에는 온통 경멸이 가득했다. 그녀는 앞에 놓인 커피잔을 밀더니 말을 이었다.“게다가 전 커피 마시는 거 안 좋아합니다. 대표님은 상류층이라 우리 같은 일반인이 무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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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히스테리

이어폰의 반대편에서, 연신 연령의 이름을 부르던 린다는 그제야 상대편에서 통화를 끊은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화가 나 하마터면 앞에 놓인 테이블을 뒤엎을 뻔했다.“미친년이 감히 전화를 끊어? 내가 무섭지도 않아?”이 재벌 2세들은 설인아의 별장에 모여 있었다. 린다의 말에 모두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린다, 뭘 그렇게 화를 내. 실수로 그런 거겠지.”“그러니까. 성혜인 하나 상대하는 데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 기웅오빠한테 들어보니 반승제도 요새 궁지에 몰린 것 같던데. 반승제 없이 성혜인이 뭐 되기나 하냐고.”“쓰레기한테 화내는 건 너무 격 떨어지잖아.”그들의 말에 린다는 순간 화가 풀렸지만 여전히 마음이 불편했다.“그년이 이미 우리 돈 챙겨갔어. 원래는 좀 지령으로 뭐라도 정보를 얻어볼까 했는데 성혜인이 입이 그렇게 무거울 줄이야. 게다가 이제 통화까지 꺼버리다니. 둘이 협력하면 어떡해?”“린다, 설마 성혜인이 복수할까 봐 두려워서 그래?”누군가의 말에 현장의 웃음소리가 더 커졌다.곧이어 린다도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그래, 성혜인이 복수할까 봐 두렵냐고? 성혜인이 알아도 뭐 어떡할 건데. 쓰레기 두 개가 모인다고 설마 무슨 일이라도 해낼까 봐?여기까지 생각한 린다는 곧 득의양양해졌다. 또 성혜인이 그렇게 멍청하고 비천한 연령과 협력하다가는 언제 그년한테 물릴지 어떻게 알아.린다는 현장의 재벌 2세들과 다시 분위기를 즐기기 시작했고, 그들 중 더 이상 성혜인을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어차피 그들에겐 연령을 다시 매수할 충분한 돈이 있었으니까.그 천한 년은 돈에 눈이 멀어 있을 것이고, 성혜인 쪽에서 주는 돈이 그들보다 많을 리 없다.한편 카페에서.연령이 이어폰을 빼는 순간, 성혜인은 천천히 커피를 홀짝 마셨다.연령은 성혜인을 한참 유심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대표님은 전혀 당황하지 않는 것 같네요.”성혜인은 들었던 커피잔을 내려놓았다.“여사님께서 왜 저를 만나러 오셨을까 계속 생각했어요. 여사님이 손목에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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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남편의 사랑을 되돌리기 위한 전략

연령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성혜인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죽음까지도 결심한 듯 결연했다.“혜인 씨, 전 이렇게까지 알려줬으니 남은 건 알아서 해요.”그녀는 협박하고 있었다.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연령이 떠나고 나서야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더 마셨다.맨발인 사람은 신을 신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이다. 만일 연령, 이 여자의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회사는 그녀에게 꼼짝없이 잡혀 물릴 것이다.조금 가소로웠다. 성혜인은 확실히 연령을 동정했다. 연령은 자폐아인 딸 때문에 사업을 포기했고 집에서 아픈 아이를 돌봐야 했지만, 남편은 내연녀와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무너질 수 있었다.그러나 연령은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완전히 꼬여있다. 그녀는 모든 화를 바깥세상에 겨냥하고 있었다. 지금조차도 그녀는 스스로 나서서 남편에 대한 잘못을 감히 대중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그녀는 사실 마음속으로 그 남자가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녀는 이렇게 긴 시행착오 없이 자신을 무기로 충분히 남자를 패가망신 시킬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런 간단한 길을 놓아두고 다른 무고한 사람을 끌어들이며 자신의 사랑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미천하게 사랑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정말 구제 불능이다.손목에 찬 빨간 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만일 정말 연령을 도와 남자의 앞길을 망친다 해도 그녀는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성혜인이 남편을 망쳤다고 원망할 것이었다.그녀가 정말 쓰레기 남편을 원망했다면 팔찌를 이렇게 오래 남기지 말았어야 했다.성혜인이 양미간을 꾹꾹 눌렀다. 입장이 난처했다.연령은 약속 장소에서 나간 후 바로 린다에게 전화를 걸었다.발신 번호를 본 린다는 피식 웃으며 수신 버튼을 눌렀다.“야, 이년아. 내 전화를 끊어? 돈 갖기 싫다는 거지?”연령은 조금 난감한 얼굴로, 동시에 성혜인을 원망했다.성혜인의 그 고귀한 듯한 태도는 정말이지 진절머리 나게 했다. 린다도, 성혜인도 자신을 무시하니,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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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두려움과 배척의 대상

커피숍에 앉아 있던 성혜인은 연령이 간 뒤에도 떠나지 않고 자신이 받은 서류를 뒤적거리며 훑어보았다.서류에 따르면 연령의 딸은 자폐증은 있었지만 그녀가 말한 것처럼 선천성 신부전증은 없었다. 그러나 연령은 확실히 유방암 말기였다.그러니까 결국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하는 데다 남편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 자폐증인 딸을 내세우며 조작한 것이었다.성혜인이 한참 고민하다 연령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전 남편분의 마음을 돌릴 수 있어요.]협상이라는 것은 결국 상대방의 비위를 맞춰주는 것이다.그녀는 연령 배후의 사람이 연령과 이런 조건 없이 돈을 주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성혜인이 내건 조건이야말로 가장 그녀를 끌어당기는 것이었다.역시나 연령에게서 답장이 금방 왔다.그러나 여전히 몸을 사렸기에 답장은 물음표 하나뿐이었다.그녀가 방금 성혜인과 한 대화에서는 두 사람 모두를 패가망신시키고 싶다고 했는데, 성혜인이 이런 메시지를 보내니 의심할 만도 했다. 설마 자신이 남편을 아직 사랑한다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했단 말인가?곧이어 두 번째 메시지가 날아왔다.[그들을 패가망신시키는 건 너무 약해요. 그 사람이 다시 사랑하게 하고, 그러나 열렬히 사랑하게 되었을 때 당신이 세상을 뜨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고통을 주는 거예요. 여사님이 자신의 목숨으로 복수한다면 그 사람은 남은 평생 후회하며 살 거예요.]연령은 온몸이 떨려오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래. 이것이야말로 그녀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이 이미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유시은은 남편을 위해 아들을 낳았고, 지금은 뻔뻔스럽게 둘째 아이까지 임신하고 있다.그런데 성혜인이 어떻게 남편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단 말인가. 성혜인이 틀림없이 자기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남편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므로, 그녀는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답장을 보냈다.[어떻게 하려고요?]성혜인은 일부러 초조하게 하기 위해 답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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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그녀 사람이지 물건이 아니에요

반승제가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뒤통수를 받치며 더 깊게 키스를 퍼부었다.어두컴컴한 휴게실 안에 입술을 붙였다 떼는 끈적한 소리만 가득했다.한참 만에야 그가 성혜인을 놓아주고 소파에서 일어났다.“몇 시야?”“거의 열 시 돼가요.”말이 끝나자마자 반승제의 핸드폰이 울렸다. 반기훈이 설득을 위해 걸어온 전화인듯했다.그는 전화 화면이 깜빡이는 것을 보면서도 알림음이 끝날 때까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성혜인도 위에 적힌 이름을 보고 가슴이 철렁함을 느꼈다.“아버님께서 돌아오셨어요?”전에 임경헌이 반기훈이 직접 먼저 전화를 걸어오지 않는 이상 연락이 닿기 어렵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보아하니 이번에 반승우의 등장이 반기훈도 돌아오게 한 것 같았다.“응.”성혜인이 몇 마디 더 물어보려 했지만, 반승제가 이미 그녀를 덮쳤기에 입을 열지 못했다. 그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보고 싶었어.”성혜인은 그를 밀어내려 했으나 그가 능숙하게 달아오르게 했고 성혜인은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결국 그녀는 반기훈이 전화를 걸어온 목적이 무엇인지 묻지 않았다.반승제는 별다른 불만 없이 두 시간만 열을 올렸다. 그의 모든 숙련된 동작들이 빠르고 강해서 성혜인은 내내 온전한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모든 것을 반승제가 이끌어갔다.모두 끝난 뒤 성혜인은 옷을 입기 시작하더니 밖에 있는 컴퓨터를 가리켰다.“전 오늘밤 여기서 야근해야 하니까 먼저 들어가요.”소파에 앉은 반승제는 팔을 소파에 걸친 채 그녀가 한벌 한벌 옷을 입는 것을 보면서 침을 삼켰다.“아직 부족한데.”그의 말에 성혜인은 갑자기 열이 오르며 뺨이 화끈거렸다.“먼저 온수빈의 일은 끝내게 해줘요.”비록 반승제의 마음이 불안한 것도 알고 자신도 그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온수빈의 일은 너무 까다로워서 얼른 해결해야 했다. 현재 인터넷상에는 여전히 그를 향한 욕설이 많았고 반승제가 도울 수도 없었다. 강압적인 탄압은 네티즌들을 더욱 화나게 할 뿐이니까.결국 성혜인이 직접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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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넌 대역일 뿐이야

차가 네이처 빌리지에 도착했지만 반승제는 차에서 내리지 않았고 반기훈이 이어서 말하길 기다렸다.반기훈이 한숨을 내쉬었다.“반승우가 이 몇 년간 얼마나 고생했니. 반승우가 내게 말하길 반씨 가문은 괜찮으니 혜인이만 돌려달라 그러더구나.”반승제의 눈이 음험하게 빛나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검지와 중지 사이에 담배를 낀 채 자신이 아버지라 불러온 남자를 바라보았다.아버지는 집에서 많은 역할을 하지 않았다. 집을 자주 비웠기에 돌아온 횟수도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그래서 반승제의 수많은 기억 속에도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눈 기억은 정말 없었다.그는 아버지가 편파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조차도 어머니, 할머니와 같이 형을 더 좋아할 줄이야.하긴, 반씨 집안에서 누가 반승우를 싫어하겠는가. 반승우는 부드럽고 잘 웃으며 자신처럼 변덕스럽지 않지.“그래서 아버지께서 하려는 말씀이 뭐예요?”반기훈은 더 많은 말을 하고 이 주제를 끄집어내려 했지만 직접적으로 묻는 반승제 때문에 조금 난처함을 느꼈다.1분간의 침묵이 흘러서야 그가 한숨을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성혜인이 한 달간만 반승우와 지내게 하자. 만약 반승우가 다시 좋아지면 두 사람이 결혼하게 하고, 그래도 반승우가 싫다면 둘이 함께 해도 마찬가지 아니냐.”그가 반쯤 말했을 때 반승제는 이미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그는 고개를 들어 으리으리한 자신의 네이처 빌리지를 올려다보았다. 이곳은 가장 좋은 지역의 가장 좋은 집이었다. 그는 제원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었지만 이 순간 그는 마음속으로는 종래로 느껴본 적 없는 공허함과 무능함을 느꼈다.그가 얇은 입술을 짓씹었다.“그러니까 아버지 말씀은 반승우더러 성혜인을 물건 고르듯 고르고, 형 마음에 차지 않으면 내버려서 나랑 둘이 살아라 이거예요?”아들의 날카로운 말 때문에 반기훈은 마음이 불편했다.어르신이 살아계실 때 어르신은 반승제의 이런 성격을 좋아했다. 하지만 반기훈은 아니었다.오늘 큰 아들과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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