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성준이한테 다가가지 못하니까 어쩔 수가 없었어요. 나도 여자예요. 욕구가 있다고요.”짜증 섞인 말투였지만 백아영은 또박또박 단호하게 말했다.“이제 곧 성준이가 회복할 테니까 당신 같은 인간은 필요 없어요. 제이슨 씨, 쿨하게 정리하죠?”말을 마친 그녀는 방문을 열고 들어가더니 매정하게 문을 닫았다.“참 단호하네.”제이슨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입가에는 사악한 웃음이 걸려있었다.“어쩌면 또 기회가 있을 수도? 몸정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지? 백아영, 넌 절대 날 잊지 못할 거야.”웃으며 별장 입구에 이르자 주먹이 불쑥 들이닥쳤다.퍽!제이슨이 반응하기도 전에 또 한 방 날아왔고 죽일듯한 기세로 주먹을 휘두르는 남자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그 사람이 이성준인 걸 발견하고 나서는 흠칫 놀라더니 비꼬듯이 입을 열었다.“다 들었어요? 어떻게 말해줄지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차라리 잘됐네요. 이제 백아영이 바람피운 걸 알게 되었으니 헤어지는 게 어때요?”그는 백아영을 만나고 싶다는 사심을 감추지 않았다.“성준 씨가 이런 일 절대 용납하지 못하는 스타일인 거 알고 있어요. 굳이 바람피운 여자와 계속 만날 이유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헤어져요.”이성준은 주먹으로 답했다.그는 제이슨을 죽이고 싶었다.연달아 주먹을 얻어맞은 제이슨은 반격이 아니라 도망을 택했고 전력을 다해 달렸다.이성준은 극도로 추악한 얼굴로 어둠 속에 서서 살벌한 살기를 내뿜었다....다음날, 백아영이 환호했다.“드디어 해독제를 연구해 냈어!”계속되는 고강도의 밤샘 연구로 인해 얼굴이 극도로 창백하고 초췌했지만, 입가에 걸린 미소는 모든 걸 날려버렸다.그녀의 두 눈은 생기로 가득 차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교수님, 감사합니다. 나중에 꼭 성준이랑 함께 와서 감사 인사를 전하겠습니다.”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던 백아영은 해독제를 챙기고 재빨리 남원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이성준을 꼭 껴안고 싶었다.“성준아, 나왔어.”집에 도착하자마자 서재로 달려갔으
Last Updated : 2024-02-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