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또 다른 K7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타났다.발견 당시에는 이미 많은 사람에게 퍼졌고 족히 열 명이 감염되었다.잠복기에 처한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테니 감염자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최초 감염자는 오 의사도 아니고, 백아영과 함께 온 사람도 아닌 처음부터 마을에서 지내던 사람이었기에 그게 누구인지 알아내는 건 불가능했다.또한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마을 사람들은 해독제를 구할 수도, 그걸 살 여유도 없으니 감염된다면 결과는 단 하나, 죽음뿐이다.감염된 사람은 절망에 빠졌고,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두려움에 휩싸여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집 문을 굳게 닫은 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따라서 마을 분위기도 뒤숭숭하게 바뀌었다.“드디어 재앙이 닥쳤네요.”오 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이 더해져서인지 안색이 유난히 창백해 보였고 병세가 더욱 심각해 보였다.이미 여러 군데의 피부가 벗겨지고 고름이 터진 그의 몸은 바이러스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으며 해독제가 없다면 며칠 안에 죽게 될 것이다.백아영은 갓 달인 약초를 그에게 건네줬다.“이걸 마시면 증상이 조금 완화될 겁니다. 반드시 해독제를 연구하여 그 누구도 죽지 않도록 할 테니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밤샘 연구에 두 눈이 빨개진 백아영을 보니 오 의사는 마음이 아프고 쓰렸다.“이런 막대한 책임을 혼자 짊어지고 있으니 많이 힘드시죠?”연구를 할 만한 조건과 약재가 갖춰져 있지 않아 연구실에서 하는 것보다 백배는 더 어려웠다.백아영이 산을 내려갈 몸 상태가 아닌 것도 맞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와 마을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려는 책임감 때문에 이곳에 남아있는 걸 오 의사는 알고 있다.이틀 후.오 의사는 병세가 심각해져 침대에서 일어날 수조차 없었고, 몸을 뒤덮은 궤양과 고름들이 터져 침대보는 온통 오물투성이였다.심지어 기력이 쇠약하여 말하는 것도 매우 어려웠다.백아영이 약을 들고 들어오자, 그는 무의식적으로 저항했다.“아가씨, 들어오면 안 됩니다. 이미 이 지경이 되었
Last Updated : 2024-03-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