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영은 갑자기 나타난 맹수에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려왔다.그때 유유히 걸어 나오는 제이슨. 그는 곤란하다는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이 세 녀석이 또 도망쳐 나왔나 보네. 우리 애들 때문에 놀랐죠?”놀라고말고.백아영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애써 떨리는 몸을 진정시켰다.“그쪽이 기르는 거라면 다른 곳으로 보낼 수도 있죠?”“안돼요.”제이슨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금방 나왔으니 배가 부르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배가 불러?뭘 먹고?침을 줄줄 흘리며 그녀를 주시하는 맹수들을 보며 백아영은 소름이 끼쳤다. 제이슨은 분명 일부러 이런 짓을 벌인 것일 거다.제이슨은 여유롭게 백아영을 바라보며 그녀가 타협하기를 기다렸다. 원해서 이곳에 있는 건지 어쩔 수 없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한 번의 타협이 있다는 건 두 번도, 세 번도 있을 거란 말이다.백아영은 손을 꽉 움켜쥐며 생각 끝에 몸을 돌려 식탁으로 향했다.제이슨은 득의양양해서 입꼬리를 올렸다.“역시 베이비가 제일 예쁘고 똑똑하네. 자기한테 유리한 선택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말문이 막혔다.그는 통양구이를 반으로 나눠 사자들에게 나눠주는 백아영을 보며 경악했다.사자는 흥분하며 양구이를 향해 달려들었고 백아영은 그 틈에 밖으로 뛰쳐나갔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는 백아영의 뒷모습을 보며 제이슨은 그저 멍하니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아주 오랫동안.제이슨이 백아영을 데리고 온 이곳은 도시 중심의 저택이 아닌 교외의 산골이다.백아영이 밖으로 나갔을 때 보이는 풍경은 길고 험난한 산길이란 말이다.비 온 뒤의 서늘한 공기는 불쾌하기 그지없었다.그러나 백아영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덤덤하게, 차분하게 산길을 따라 내려갔다.지치고 허기짐의 연속이었다. 백아영은 어떻게든 바로 서려 했으나 휘청대는 다리는 바람 속 갈대같이 위태로웠다.그런데도 그녀는 어떻게든 이겨내며 쓰러지지 않기 위해, 지지 않기 위해 악을 썼다.그녀에게 이제 퇴로란 없으니까.그렇게 얼마
최신 업데이트 : 2024-02-2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