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영은 온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더니 가운 끈을 질끈 묶고 전투 태세에 돌입했다.비록 싸움으로 이길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손쉽게 제압당할 생각도 없었다.그녀에게 굴욕을 안겨주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공격해!”여자가 소리를 지르자 사내들이 일제히 백아영을 향해 돌진했다.병풍 뒤의 남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움직이려는 찰나 가녀린 그림자가 잽싸게 앞을 가로막았다.이때, 능글거리는 경박한 목소리가 문득 울려 퍼졌다.“이런 곳에도 절세미인이 있다니?”북적이는 인파 틈으로 건장한 사내들이 길을 터주었다.이내 빨간 실크 가운을 걸친 사람이 제일 끝에 나타났는데, 끈을 느슨하게 묶은 탓에 가슴팍이 훤히 드러났고, 아래로 보일 듯 말 듯 한 복근까지 더해 섹시한 남자가 무슨 말인지 가감 없이 보여줬다.또한, 외모도 출중했고 길게 뻗은 눈꼬리는 매력적이면서도 요염했다. 핑크빛이 감도는 입술은 예쁜 호를 그렸는데 마치 만개한 벚꽃처럼 화사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역대급 미모를 자랑하는 남자였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긴장감이 감돌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와장창 깨졌고, 감탄하기 급급한 여자들은 그를 쳐다보느라 눈을 떼지 못했다.“뭐야? 너무 잘생겼잖아. 완전 요물 같아.”“제이슨 백작님이셔! 세상에, 이 분이 여긴 어쩐 일이지? 백작님께서 오실 줄 알았더라면 노출이 제일 심한 비키니를 입었는데!”“백작님께서 누구한테 절세미인이라고 한 거야? 대체 어떤 행운아가 백작님의 눈에 들었단 말이지? 이건 완전히 벼락출세할 수 있는 기회잖아.”백작 제이슨은 여왕 다음으로 가장 큰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로서 진정한 2인자였다.뛰어난 정치적 업적은 물론 항상 국민을 위해 애를 쓰고 있기에 뭇사람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동경의 대상이지만, 그와 동시에 고상함과 거리가 먼 취미를 가졌다.그는 예쁜 여자만 좋아했다.안가연의 미남 수집벽과 달리 여러 명을 건드리는 대신 오로지 외모에 집착했다.그동안 단 두 명의 미인을 찾아냈는데, 둘 다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절세
Last Updated : 2024-02-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