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헛구역질에 위액마저 토해낼 것 같은 고통에 백아영은 손톱으로 간형준을 마구 할퀴기 시작했고, 이내 끔찍한 흉터들이 하나둘씩 생기더니 피가 배어 나왔다.간형준은 상처를 입게 되자 되레 점점 더 흥분했다.“오늘 날 죽이지 못하기만 해봐요. 내가 아영 씨를 죽여버릴 테니까.”‘죽여?’백아영은 벌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어금니에 숨겨둔 독약을 혀로 살짝 핥았다.‘죽으려면 같이 죽자!’이내 독한 마음 먹고 깨물려는 찰나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밖에서 문을 걷어찼는지 활짝 열렸다.차가운 달빛 아래 커다란 몸집이 입구에 떡하니 나타났는데 다름 아닌 이성준이었다. 그는 신발이 진흙 범벅이 된 채 서 있었고, 싸늘한 시선은 한겨울의 찬바람보다 더 스산해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느껴지는 듯싶었다.어둠 속에 가려진 얼굴 때문에 환각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살인적인 눈빛만큼은 실감이 나서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했다.간형준은 깜짝 놀라 그대로 얼어붙었다.“당신이 여기 왜 왔죠?”“그 손 놓지 못해요?!”그는 싸늘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무시무시한 아우라에 간형준은 본능적으로 움찔했지만, 지옥 같은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두려움 따위 잊은 지 오래되었다.이내 침대에서 폴짝 뛰어내려 손가락을 우두둑하며 풀었다.“홍미주, 이 쓰레기 같은 년! 고작 남자 한 명도 처리하지 못하고 내가 직접 나서게 하다니. 제 발로 찾아온 이상 꼼짝 못 하게 묶어 놓고 백아영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똑똑히 지켜보도록 해주지.”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성준을 향해 주먹을 뻗었는데, 속도가 빠른 건 물론 치명타만 노린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었다.설령 무술을 익힌 남자라고 해도 쉽게 상대하지는 못할 것이다.3초 뒤, 집 안에 갑자기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성준은 발로 간형준을 밟고 있었고, 백아영을 만진 두 팔은 그대로 부러졌는데 부서진 뼈가 살갗을 뚫고 나와 피가 철철 흘러나왔다.“악!”이내 처참한 비명이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남자를 내려
Last Updated : 2024-01-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