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바쁘지 않았더라면 내가 직접 배워서 어떻게 연마하는지...”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무열은 어디선가 자신을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었고 창가에 서 있는 한태윤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저 사람이 왜 여기 있어?”제경에서 돌아온 후, 성무열은 성씨 일가에 잡혀가 업무 처리에 전념했고 이제야 시간이 생겨 백아영을 만나러 왔다.“한씨 일가 요즘 남원에서 프로젝트 진행 중이야. 그래서 한가할 때마다 여기로 와서 도와주고 있었어.”말은 이렇게 했지만 백아영은 그가 매일 밤 야근을 하며 겨우 시간을 내어 도와주러 온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어쩐지 네가 돌아온다고 했을 때 흔쾌히 답하더니, 다 계획이 있었구나. 치사한 놈.”성무열은 자리를 뺏긴 듯한 느낌이 들어 발을 동동 굴렀다.“아영아, 저 사람 너에게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까 절대 가까이하지 마.“백아영은 한태윤과 눈을 마주치자마자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나쁜 사람은 난데...’이제 이성준과는 완전히 끝난 사이이니 백아영은 가능한 빨리 마음을 정리하고 이 감정을 깊은 곳에 묻어두기로 했다. 왜냐하면 지금 위에서 지켜보고 있는 남자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으니까.눈 깜짝할 사이에 첫 번째 재판일이 다가왔다.대기실에 서자 백아영은 긴장함이 밀려와 손바닥이 땀으로 흥건해졌고 마음에 구멍이 뚫린 듯 공허했다.이길 자신이 없었기에 더더욱 불안하고 안절부절못했다.“무조건 이길 거예요.”이성준은 차가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절 믿어요.”크고 따뜻한 그의 손은 백아영에게 용기를 주었고 기적처럼 마음이 차분해졌다. 마치 엄동설한에 눈 속을 헤매던 사람이 갑자기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초가집을 찾은 듯한 느낌이다.백아영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손을 꽉 잡았다.“고마워요.”그가 옆에 있다면 그 어떤 두려움도 맞서 싸울 용기가 생겼기에 위로를 해줘서 고마운 게 아니라 단지 곁을 지켜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웠다.“이
Terakhir Diperbarui : 2024-01-05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