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준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얼굴을 바짝 가져다 댔고, 입을 떼자마자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볼에 닿았다.“그래서, 나 좋아하는 거예요?”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백아영은 수치심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이내 눈빛이 흔들리며 차마 똑바로 바라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말까지 더듬거리며 부인했다.“저, 전 단지 태윤 씨가 절 좋아하는 줄 알고...”하지만 정작 말하고 나니 부끄러운 나머지 몸 둘 바를 몰랐다.이성준의 입가에 서서히 미소가 번졌고, 낮게 깔린 목소리는 마치 인간을 심연으로 끌어들이는 마법이라도 깃들어 있는 듯 매혹적이었다.“만약 진짜 그렇다면 어떡할래요?”진짜라니?!백아영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몽롱했다.결국, 넋을 잃은 채 제 자리에 얼어붙어 멍하니 서 있었다. 대체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너무 놀란 나머지 입까지 살짝 벌어진 그녀를 보자 이성준은 당장이라도 키스를 퍼붓고 싶었다. 억눌린 욕망은 마치 우리에 갇힌 맹수가 철창살을 부수려고 날뛰는 것처럼 통제하기 힘들었다.하지만 끝까지 이성을 잃지 않고 굳건히 페이스를 유지했다.그는 일부러 한 발짝 물러서며 미소를 쥐어짜 냈다.“걱정하지 마요, 농담이니까.”어색한 기류가 감돌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되었다.잔뜩 긴장하던 백아영도 그제야 안심했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실망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더니 일렁이는 파도처럼 퍼져나갔다....저녁이 되자 백아영은 이현무를 품에 안고 소파에 앉아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하지만 녀석은 애니메이션 따위 안중에도 없었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백아영을 바라보았다.“엄마, 저랑 집에 돌아가면 안 돼요?”백아영과 이성준이 헤어진 이후로 이현무는 한 번도 고집을 피우거나 속을 썩인 적이 없었다. 또한, 그녀에게 집에 돌아가자거나 아빠를 용서해달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아침 이성준이 나타난 이후로 녀석의 태도
최신 업데이트 : 2023-12-3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