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열 씨, 오랫동안 좋아하고 있었어요. 오늘 밤 저랑 같이 식사하시면 이 혈옥은 모두 당신에게 팔겠습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란 백아영은 자리에 얼어붙었고 한편으로는 성무열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성무열은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조 대표님, 이게 무슨 상황이죠? 약속과 다르잖아요.”조 대표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한 채 난처해하며 말했다.“죄송해요. 실은 저번에 오셨을 때 제 딸이 무열 씨에게 첫눈에 반했는데 꼭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고 난동을 피우는 바람에...”“거절하면 이 혈옥들은 다 부숴버릴 거예요.”“하나뿐인 보물 같은 딸이라 차마 말릴 수가 없었어요...”조 대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허탈하게 말했지만 그 속에는 딸과 함께 저녁을 먹지 않으면 혈옥을 팔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성무열은 테이블을 걷어치우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무열아, 가자.”백아영의 시선은 혈옥을 스쳐지나 성무열에게 멈췄다.비록 백아영은 혈옥이 정말 필요했지만 성무열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두 눈 뜨고 지켜볼 수 없었고 그동안 도움받은걸 생각해서라도 그가 이런 억울함을 당하게 놔둘 수는 없었다.“제경에서 혈옥이 있는 곳은 여기가 유일해요. 이것 외에 수박만 한 혈옥도 있는데 그 값어치는 말로 형용할 수 없겠죠?”뚱뚱한 여자는 성무열을 잡으며 말했다.“저랑 저녁 한 끼만 먹으면 이걸 얻을 수 있는데 왜 거절하는 거죠? 누가 보면 제가 무열 씨를 잡아먹기라도 하는 줄 알겠어요.”말을 하던 그녀는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맹세했다.“저녁만 함께 먹는다면 앞으로 절대 매달리지 않을 거라고 맹세할게요.”“무열 씨, 제 딸의 유일한 소원인데 한 번만 들어주시죠. 이렇게 부탁드립니다.”조 대표는 성무열에게 다가가 사정하더니 둘만 들을 수 있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눈 한 번 딱 감고 혈옥을 위해 나선다면 아영 씨도 죄책감이 생길 겁니다. 촛불 만찬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 아닌가요?”
Last Updated : 2023-12-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