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홍미주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제약실을 둘러보면서 반드시 약을 훔친 도둑을 찾을 기세였다.“당장 안 나와?”백아영은 긴장된 마음에 독 가루를 더 꽉 쥐었다.독 가루는 기습에 가장 적합했고, 또 그렇게 해야만 홍미주를 제압할 수 있었다.하지만 만약 그녀에게 들켜 정면 승부를 펼친다면 실패할 확률이 70%였다.홍미주가 어디 있는지 모른 채 섣불리 공격을 펼치는 건 너무 위험했다.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백아영은 이미 물러설 곳이 없었다.“안 나와? 나한테 잡히면 손모가지를 잘라버릴 거야.”홍미주는 유독 세게 발음해 반드시 복수하리라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했다.그녀는 제약실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검사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백아영이 있는 곳으로 점점 다가갔다.가까워져 오는 그림자를 보며 백아영은 긴장된 얼굴에 숨이 멎은 채 독 가루를 꽉 쥐고는 필사적으로 싸울 준비를 했다.2m, 1m, 0.5m...백아영은 이를 악물고 손을 들어 공격하려고 했다.하지만 이때, 이성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밖에 무슨 소리가 들리는데요?”홍미주가 걸음을 멈췄다.그녀는 이성준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몽환제를 복용해 그녀와 사랑에 빠진 사람은 100% 충성을 다할 것이고 절대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녀는 고민하지 않고 바로 밖으로 걸어 나갔다.바닥에 비친 그림자가 점점 멀어졌고 백아영은 이미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홍미주와 이성준이 인기척을 따라 한참을 뒤쫓았지만 토끼 한 마리를 발견했다.이성준은 얼굴색 한 번 변하지 않고 말했다.“미안해요.”“아니에요, 태윤 씨 탓 아니죠.”홍미주가 따뜻한 말투로 말하고는 고개를 돌려 대나무 집을 바라보더니 차가운 눈빛을 보였다.“도둑이 나오려고 하지 않으니 그곳에 영원이 있게 해야겠네요.”말을 마친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앱을 켜고 작동시켰다.덤덤한 반응을 보였던 이성준의 얼굴색이 조금 어두워졌다.“이건 뭐예요?”“도난 방지 시스템이에요.”홍미주가 으쓱해하며 자랑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1-12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