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영, 네가 화를 자초한 탓에 선우 일가는 큰코다치게 되었어!”백아영의 당숙 뻘인 선우광범은 그녀를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거실에 선우 일가 사람이 가득 앉아 있었는데, 하나같이 안색이 어둡고 수심에 잠겼다.선우광범이 백아영에게 화살을 돌리자 다들 못마땅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회복약은 선우 일가에게 침술을 제외하고 두 번째로 중요한 보물인데, 조제법을 유출했으니 막대한 영향을 줄 거야! 선우 일가의 생존 여부와 직결된 일이라고!”이번에는 선우 일가가 파산을 신청했을 때보다 더 심각했다.의약 명문가는 재산이 없을지언정 처방전과 의술만큼은 지켜야만 했다. 이는 또한 가문이 존재하고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백아영은 거실 중앙에 서서 죄책감에 고개를 숙였다.이내 어렵사리 입을 뗐다.“최대한 만회할 방법을 생각해볼게요. 어떻게든 영향을 덜 받게 노력할게요.”“만회한다고? 네가 무슨 수로 만회해?!”선우광범은 서슬 퍼런 눈빛으로 물었다.이때, 위층에서 도우미의 비명이 들려왔다.“큰일 났어요! 어르신께서 피를 토하시더니 쓰러지셨어요.”깜짝 놀란 사람들이 우르르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침대에 누워 요양 중일 텐데, 갑자기 왜 복도에 쓰러져 있단 말인가?주름이 자글자글한 선우소훈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고, 입가에 묻은 핏자국이 유난히 빨갰다.“할아버지!”백아영은 서둘러 맥박을 확인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당황함과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은 그가 치솟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서 원래 앓고 있던 병을 자극해 무너져버린 댐처럼 한순간에 폭발한 것이다.심지어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였다.“침 놔드릴게요!”백아영은 선우소훈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서둘러 침을 놓았다.그녀의 손놀림은 매우 빨랐고, 식은땀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옆에 있던 사람은 당혹스러운 마음을 추스르고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그런데 왜 갑자기 쓰러지신 거죠?”“죄송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심은아가 눈물을 글썽이며 죄책감이 가득한 표정
최신 업데이트 : 2023-11-1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