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빠?”백아영은 당황한 나머지 패닉에 빠져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이제 가족 찾기를 포기하고 혈연관계 따위 관심이 없는 줄 알았지만,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는 순간 그동안 다잡았던 마음이 순식간에 무너졌다.그는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였다! 무려 20년 동안 고생이란 고생을 다 한 사람이지 않은가?가까스로 찾아내서 목숨까지 구했는데 죽어가는 모습을 마냥 지켜볼 수가 없었다.“아빠, 안 돼요! 죽지 마세요! 엄마도 찾아야 하고 나중에 집으로 같이 돌아가야 한단 말이에요.”백아영은 덜덜 떨며 은침을 꺼내 그에게 침을 놓아주려고 했지만, 손이 너무 떨려서 혈자리마저 제대로 찾지 못했다.자칫 침을 잘못 놓았다가 사람을 구하기는커녕 죽여버릴지도 모른다.“백아영!”이성준은 재빨리 걸어가 커다란 손으로 백아영의 팔목을 붙잡았다.“침착해, 네가 정신을 차려야만 아버지를 구할 수 있어.”이성준의 손바닥은 따뜻하면서도 힘이 넘쳤는데 마치 마법이 깃들어 있는 듯 백아영의 마음을 다잡아줬고, 폭우 속에서 떨고 있는 그녀에게 의지할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었다.덜덜 떨리던 손이 차츰 진정되었고, 그녀는 곧바로 온유성에게 침을 놓았다.침을 놓자 출혈이 멈추기 시작했고, 잔뜩 흥분한 온유성도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면서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백아영은 마치 구사일생한 사람처럼 온몸에 힘이 쫙 빠지면서 이성준의 품에 털썩 쓰러졌다.그러나 숨을 채 고르기도 전에 다시 기운을 차렸다.아직은 시름 놓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그녀는 심은아에게 물었다.“혹시 또 갇혀 있는 사람이 있나요?”아버지를 찾았지만 아직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선우정현은 어디에 있단 말이지?심은아는 고개를 저었다.“어릴 때부터 여기 갇혀 있어서 밖에 나가본 적이 없어요.”그녀가 문지기 역할을 ‘겸사겸사’ 하기 전에 온유성이 이미 갇혀 있었는지라 다른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딱히 유용한 단서를 찾지 못한 백아영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온유성이 이 정도로 고
최신 업데이트 : 2023-10-1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