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영은 은침을 빼앗아 오더니 이성준에게 침을 놓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피가 멈췄고, 호흡도 점점 규칙적으로 변해갔다.그는 드디어 구사일생했다.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백아영은 온몸의 힘이 쭉 빠지고 맥없이 피 웅덩이에 털썩 주저앉았다. 눈물은 여전히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지만, 기쁜 마음에 입꼬리는 점점 올라갔다.그와 동시에 구급차도 빠르게 현장에 도착했다.구급대원들이 우르르 뛰어와서 응급구조를 했고, 부상자를 하나둘씩 구급차에 태웠다.이성준의 차례가 왔을 때 백채영은 백아영의 손에 든 은침을 빼앗아 가더니 표독스러운 얼굴로 경고했다.“아까 성준 씨를 구해준 사람이 너란 걸 함부로 발설하지 마!”만약 선우 일가에서 백아영이 사람을 구했고, 심지어 단번에 선우 일가 의술을 익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자신의 신분을 의심하기 마련이다.“선우 일가 의술은 대외비야. 네가 지금 몰래 배웠는데 가만둘 거로 생각해? 백아영, 너만 입단속 잘하면 서로 좋지 않겠어?”백아영도 급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몰래 의술을 배우게 된 셈이니 화를 자초할 생각은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들것을 밀고 이성준과 함께 구급차에 올라타려고 했다.하지만 발을 떼기도 전에 백채영이 그녀를 옆으로 밀쳤다.“성준 씨는 내 약혼남인데, 네가 왜 따라가? 혼자 집에나 가!”백아영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이성준을 내려다보자 마치 심장이 쥐어뜯기는 고통에 괴롭기 그지없었다.하지만 입장도 애매하고, 더욱이 따라갈 자격이 어디 있겠는가?이내 이성준은 구급차에 실렸다. 이때, 그의 손가락이 움찔했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선우경진도 다가와서 구급차에 올라탔고, 이내 문이 닫히더니 쏜살같이 출발했다.구급차 안에서 이성준의 상태를 체크하던 선우경진은 흐뭇한 얼굴로 백채영의 어깨를 토닥이더니 그녀를 향한 의심도 깨끗이 지웠다.“백 년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 하는 천재라더니 사실이구나! 실전이 처음인 것치곤 완벽한데? 심지어 침술을 업그레이
Last Updated : 2023-08-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