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언제 지수 씨한테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그래? 송문수, 말 좀 조심해서 해.”송문수 말을 들은 송승우는 더욱 화가 났다.창피해서 화가 난 건지, 기분이 안 좋아서인지, 그는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화를 내고 있었다.송문수가 입을 열기도 전에 송기명이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그만해!”“나이가 얼마인데 만나자마자 또 싸우냐? 문수야, 그래도 승우 네 형이야. 너도 좀 배려할 줄 알아야지.”송문수가 냉소를 지었다.어렸을 때부터 늘 이런 식이었다. 송승우와 싸울 때면 부모님들은 언제나 송승우 편을 들었다.어느 한 번은 송문수가 집 정원에 있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소리가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송승우가 송문수더러 수영을 그만두라고 했던 적도 있었다.하지만 수영 대회가 있어서 연습을 해야 했던 송문수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결국 송승우는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그로 인해 송문수는 부모님에게 수영을 금지당했다. 송승우의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말이다.송문수는 대회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반박했지만 부모님은 그를 무시했다.“수영 대회는 그렇게 중요한 대회가 아니잖아. 승우 공부가 더 중요하지.”그때부터 송문수는 수영을 그만두었다.부모님이 그때 상황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그가 수영을 하지 않는 이상 송승우의 공부에 방해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사실 송승우가 창문을 닫기만 해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문수는 말없이 참아야 했다.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다들 결국 송승우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송승우는 송씨 가문의 자랑이었고 송문수는 언제나 뒷전이었다.아무리 열심히 하고 잘한다고 해도 칭찬 한마디 듣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송승우가 하는 말은 언제나 맞았고 그가 하는 말은 언제나 틀렸다.송문수는 몸을 돌려 병실을 떠나려 했다. 변명을 늘어놓고 싶지도 않았고 그들과 싸우고 싶지도 않았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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