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이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가늘고 하얀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빠르게 두드렸다.몇 년 사이 그녀의 해킹 기술은 더 성장해, 이 정도 문제는 전혀 큰일이 아니었다.인터넷에 남긴 흔적이 있다면, 뭐든지 찾아낼 수 있었다.5 분 뒤, 성남시 최고 미인, 강씨 그룹 사모의 사진이 지연의 눈앞에 나타났다.“세상에, 강씨 그룹 사모와 너랑 똑같게 생겼잖아!”민우가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사진 한번, 지연을 한번, 번갈아 보던 민우는 경악을 표했다.지연은 말없이 사진을 쳐다보았다.사진 속 여자는 차가운 눈빛, 빨간 입술, 그리고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보이고 있었다.완전히 똑같게 생겼다고는 할 수 없어도, 기세가 거의 비슷했다.그제야 왜 강씨 가문 네 아이가 엄마가 되어 달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애초에 자신이 엄마와 많이 닮았었다.그리고 강현석이 왜 자신에게 첫눈에 반했는지도 이해가 되었다.결국 자신도 지수처럼, 누군가의 대체자일 뿐이었다.지연은 노트북을 닫고 차가운 눈빛으로 민우에게 말했다.“오늘 저녁 성수시로 돌아가고 싶어요.”원래 계획대로면 내일 아침에 떠날 테지만, 지연은 단 한 순간도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나도 같이 가요!”지수가 트렁크를 끌고 거실로 나왔다.겨우 두 날 사이 지수의 얼굴이 많이 초췌 해졌다. 두 눈은 퉁퉁 부었고, 화장기 없는 얼굴에 많은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민우가 인상을 쓰고 물었다.“넌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뭔 일이 있었든지 오빠는 아무 상관없잖아요!”지수가 톡 쏘아붙이더니 지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언니, 기사 났더라고요? 네티즌들이 언니랑 강씨 그룹 전 사모랑 닮았다 던데, 그게 사실이에요?”지수의 말이 끝나자, 창밖으로 차 한 대가 급정거하는 소리가 들렸다.너무 큰 소리에 베란다 앞에 선 세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운전석에서 검은색 정장의 한 남자가 내렸다. 오후의 햇빛이 그의 온몸으로 흩어졌다.햇빛은 그 사람만 편애하는 건지, 마치 아우라처럼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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