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은 휴게실에서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생각보다 커피가 입맛에 맞았다.그녀는 휴게실 가장자리에 앉아, 마침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았다. 금색 햇살이 온 도시를 비추고, 고층 빌딩의 유리에 햇살이 반사되어 더욱 반짝반짝 빛이 났다.휴게실 문이 딸깍하고 열리더니 누군가 안으로 들어섰다.지연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몸을 일으켜 인사했다.“강현석 씨, 좋은 아침이네요.”현석은 조용히 지연을 바라보았다.창가에 가까운 곳이라, 따스한 햇살이 그녀의 얼굴에 비쳤고, 부드러운 빛이 그녀의 이목구비를 밝혔다.미처 정리하지 못한 잔머리가 삐쭉 솟아난 지연을 보며, 현석은 손을 뻗어 정리해 주고 싶었지만, 행여나 지연이 놀랄까 그렇게 하지 못했다.“여지연 씨, 좋은 아침입니다.”현석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새로운 프로젝트에 관해서 얘기를 나눠보죠.”지연은 절로 한숨이 나갔다.방금까지 현석이 진지한 얼굴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봐, 그녀는 한껏 긴장 되었었다.그러나 얌전히 맞은편에 자리 잡는 현석을 보며 지연도 자리에 앉았다.“이건 초보적으로 잡은 방안입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현석이 서류를 펼쳤다. 몇 초 내에 한 페이지를 쑥 훑던 그는 3분 만에, 전체 방안을 읽었다.덤덤한 얼굴로 현석이 말했다.“여지연 씨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군요. 짧은 며칠 사이에 이렇게 완벽한 방안을 세우다니, 만족스럽습니다.”지연이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강현석 씨, 정말 방안을 모두 읽어 보셨나요?”현석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그렇다면 방안에 적은 시뮬레이션 시스템이 어느 언어로 작성이 되었는지 아십니까?”지연이 입술을 매만졌다.현석은 서류를 탁자 위로 올려 두고, 몸을 살짝 앞으로 당겼다. 이어 차가운 얼굴이지만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그게 중요한가요?”가깝게 다가온 탓에 그의 숨결이 지연에게 닿았다.뜨거운 숨결이었다.지연은 바로 뒤로 몸을 눕히고, 애써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강현석 씨, 이번 방안에 사용된 시스템 언어도 모르시고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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