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11 - 챕터 1020

1347 챕터

제1011화

[강현석 대표가 여지연 씨라고 부르던데, 성남시에 언제 여씨 가문이 있었어?][있긴 하겠지. 근데 여씨 가문은 대가문이 아닌데?][최고의 무기는 바로 미모지. 강현석 대표도 홀린 걸 봐 봐.][강현석 대표가 4년 전 이혼설로 떠들썩했던 걸 잊었어? 강씨 가문 부부가 이혼했는지 아직 알 수가 없잖아.][당연히 이혼했겠지. 그러니까 강씨 그룹 사모가 4년 동안 공식 석상에 나오지 않았던 거잖아.][맞아. 성남시 최고 미녀가 성남시로 돌아오고,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소식이 들려왔는데, 이젠 4년 동안 종적을 감췄잖아. 아마도 이혼한 후에 성남시에서 살 수가 없으니, 해외로 이주했을 거야.][근데, 여지연 씨가 4년 전 사모님이랑 닮은 것 같지 않아?][정말 이제 보니 닮았어.]연회장 안의 귀부인들이 쑥덕거리고 있었고, 그들의 뒤로 세 아이가 서 있었다.세윤이 주먹을 세게 쥐고 말했다.“4년 동안, 아빠는 그 어느 여자와도 가깝게 지내지 않았어. 여지연 씨라는 여자가 엄마가 맞을 거야.”“내가 찾아봤는데, 성수시에 여씨 가문이 있어.”제훈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아까 저 사람들이 여지연 씨와 우리 엄마가 닮았다고 그러던데, 그렇다면 엄마가 맞을 거야.”세훈이 주먹을 꼭 쥐었다.“정말 엄마가 맞다면 아빠는 왜 우리한테 이 사실을 숨겼을까?”“수아의 말대로 엄마가 기억을 잃었을 수도 있잖아.”제훈이 말했다.“연회가 끝나고 구석에서 지켜보는 게 어때? 괜히 우리가 나서서 아빠 계획을 망치지 말고.”세윤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나도 잘 참아 볼게.”세 아이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인파로 몸을 숨겼다.지연이 연회에 들어서자, 그녀와 함께 프로젝트를 했던 책임자가 그녀를 반갑게 맞았다.“여지연 대표님, 실물이 영상보다 훨씬 아름다우세요.”두 사람은 그동안 영상 통화로 업무를 의논했고,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지연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요청했다.“채성훈 부장님, 반가워요.”채성훈도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으려는데,
더 보기

제1012화

지연이 와인잔을 들고 천천히 베란다로 향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줄어든 후 에야 그녀는 옆문으로 휴게실을 향했다.제일 큰 휴게실 안에는 현석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다.소파에 앉은 현석이 말했다.“당신이 안 올 줄 알았어요.”“강현석 씨는 연회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이잖아요. 저는 성남시 모든 여자의 적이 되고 싶지 않아요.”지연이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현석과 가장 먼 곳에 자리 잡고 말했다.“강현석 씨,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세요.”현석이 와인잔을 흔들며 탐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당신은 날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네요.”“강현석 씨도 결국 두 눈, 코 하나, 입술 하나 가진 사람인데. 왜 두려워해야 하나요?”지연이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더 하실 얘기 없으시면 이만 나가보겠습니다.”현석은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뭘까?’‘아마도 서로 사랑했던 연인이, 사랑했던 마음을 잊어버리고 사랑하는 나도 잊어버렸을 때의 거리가 아닐까.’“커피 한잔하고 가요.”현석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그러자 휴게실 뒤쪽의 문이 열리더니, 핑크색 치마를 입은 여자아이가 걸어왔다.지연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저 아이는 그때 성수시에서 만났던 천재 피아니스트?’‘날 계속 엄마라고 불렀던 아이가 아닌가?’‘저 아이가 여긴 어떻게?’지연의 시선이 현석과 수아를 번갈아 향했고, 지연은 금세 깨달았다.강수아는 강현석의 딸이었다. 두 사람의 이목구비가 너무 닮아 있었다.‘강현석의 딸이 왜 나를 엄마라고 부른 거지?’“이모, 커피 마시세요.”수아가 울먹거리는 목소리를 다잡고 커피를 내려놓았다.지연이 수아를 보며 물었다.“왜 나만 보면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는 거야?”“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요.”수아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지연 이모, 저번에는 제가 죄송했어요.”그리고 수아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한 시간 전, 현석이 수아에게 친자 확인 결과를 알려주었다. 성수시의 여지연이 바로 수아의 엄
더 보기

제1013화

현석이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였고, 칠흑 같은 눈이 지연을 향했다.“강씨 그룹과 협력하기로 했으니, 저에 대해서도 조사해 봤을 거로 생각해요.”지연은 부인하지 않았다.“강현석 씨의 이혼 기사는 사실인가요?”“사실이라고 할 수도, 거짓이라고 할 수도 있죠.”현석은 깊은 마음을 담아 말했다.“정식으로 이혼하지는 않았으나 4년 동안 떨어져 지냈으니, 무슨 사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요?”지연은 부부 사이에 대해서는 더 물어볼 수가 없었다.입술을 매만진 지연이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따님이 4년 동안 엄마를 만나지 못했다는 말씀인가요?”현석은 지연의 물음에 말문이 막혔다.4년 전 이별의 고통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았고, 그렇게 되면 예나를 더 멀리 밀치는 일이 되었다.그렇다고 해서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그는 짙은 눈동자로 말없이 지연을 바라보았다.지연도 현석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처음 만났을 땐, 차갑기만 하던 눈빛이 오늘에는 왠지 깊은 호수처럼, 혹은 자석처럼 그녀를 끌어당겼다.현석이 점점 지연에게로 다가가, 긴 손가락으로 지연의 얼굴을 매만졌다.현석의 얼굴이 점점 다가왔고, 지연은 호흡이 멈춘 것 같았다.두 손으로 현석을 밀어내고 싶었으나,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그렇게 머뭇거리는 사이, 남자의 입술이 지연에게 닿았다. 차갑던 입술에 따뜻한 온기가 생겼다.매섭고, 도발적으로 지연의 입 속을 탐하는 현석 탓에, 지연은 거의 질식될 것 같았다.방금까지 아내와 딸에 관한 얘기를 주고받다가, 어떻게 이렇게 상황이 흘러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아내.그리고 딸.지연은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듯 정신이 들었다.순식간에 그녀는 남자의 가슴을 퍽 밀치고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강현석 씨, 선 지키세요.”현석은 입가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지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예나…… 여지연 씨, 한 번만 예나 씨라고 불러도 될까요?”“아니요.”
더 보기

제1014화

지수가 초대장을 꺼내 흔들거리며 도도하게 연회장 안으로 들어섰다.수많은 사람의 이목이 지수를 향했다.[착용한 목걸이, 혹시 몇 년 전 수 천억에 달했던 에메랄드 목걸이 아니야?][5년 전 경매에서 아주 미스테리한 사람이 구매했다 던데, 바로 저 아가씨인 거야?][성남시 어느 가문 아가씨이지? 얼굴이 아주 낯선데?][왜 모조품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드레스를 봐봐. 작년 시즌 드레스 잖아. 누가 연회에 지난 시즌 드레스를 입어? 올해 시즌 드레스를 구매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에메랄드 목걸이를 착용할 수 있겠어?][모조품이라고 해도, 너무 진품 같은데?]……지수는 연회장을 누비며 자신을 향한 무수한 시선을 즐겼다.그녀는 가슴을 펴고 에메랄드 목걸이가 더 반짝이게 했다.지수의 등장에, 구석에 앉은 세 아이가 깜짝 놀랐다.“에메랄드 목걸이!”세윤이 애써 진정하며 말했다.“엄마가 실종되던 날, 엄마는 에메랄드 목걸이를 착용 했었어.”세훈이 세윤의 손을 끌어당겼다.“그런데 엄마랑 다르게 생겼잖아.”제훈이 손을 들어 웨이터에게 물었다.“저 에메랄드 목걸이를 착용한 여성분 이름 좀 알아봐 주세요.”웨이터는 공손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그쪽으로 걸어갔다.세윤이 낮게 읊조렸다.“내가 전에 꿈을 꿨다고 말했잖아. 엄마 얼굴이 바뀌고, 몸매도 바뀌었지만, 엄마는 여전히 우리 엄마였어.”세훈이 아무 말없이 자리를 지켰다.4년 전 그들은 수많은 일을 겪었다. 강씨 그룹 대표가 마피아 수령이 되고, 부드럽고 상냥하던 엄마가 화를 자주 내는 극단적인 사람이 되었다.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었다.‘수아는 엄마가 기억을 잃었다고 했는데, 혹시 얼굴도 바뀐 걸까?’‘그래서 수아가 엄마에 대한 말을 아낀 걸까?’웨이터는 빠르게 돌아왔다.“성수시 여씨 가문 아가씨라고 합니다. 형제자매를 따라 성남시에서 프로젝트를 운영할 거라고 합니다.”세윤이 더 벅찬 마음으로 말했다.“성수시, 여씨 가문. 형이 알아본 정보와 딱 맞아 떨어지잖아. 그리고
더 보기

제1015화

그러나 지수의 손길이 허공에 멈추었다.고개를 돌리자 험악한 표정의 경호원이 그녀를 노려보며 손을 힘껏 뿌리쳤다.“도련님, 괜찮으세요?”경호원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세윤은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지수를 바라보았다.4년 전, 엄마의 드레스를 더럽혔을 때, 엄마는 분노에 찬 눈길로 세윤을 바라보았었다.경호원은 도련님의 눈빛을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지수의 드레스를 더럽힌 사람이 도련님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지갑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든 경호원이 말했다.“충분하죠?”지수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8,000만 원!착용한 드레스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었다.‘아이와 부딪혔다고 이런 금액을 받다니, 역시 성남시야!’“부족한가요?”경호원의 시선이 더 차가워졌다.“아니요, 충분해요.”지수는 수표를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오늘 일은 이렇게 넘어가도록 하죠, 앞으로 조심해, 꼬마야.”지수는 몸을 돌려 화장실로 와인 얼룩을 지우러 갔다.세윤은 어딘가 혼이 나간 모습이었다.별다른 증명이 필요 없었다. 이 사람이 바로 엄마가 맞았다.하지만 지수를 만났을 때, 가슴이 벅찬 기분이 들지는 않았다.4년 전쯤, 처음 엄마를 만났을 땐, 비록 모르는 사이였어도 세윤은 엄마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설마 엄마 얼굴이 바뀌었다고, 엄마를 사랑하지 않게 된 건가?’세윤은 두려움에 휩싸인 채로 연회장 구석으로 돌아왔다.이곳은 사방이 큰 화분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연회장 안의 시선을 거의 차단한 곳이었다. 심지어 입구에는 세네 명의 경호원이 지키고 있었다.어느 샌가 수아도 그들과 합류했다. 강씨 가문 네 아이는 소파에 앉아 침묵을 지켰다.한참 뒤에 세윤이 입을 열었다.“엄마가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뭐라고?”수아가 고개를 들고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물었다.“오빠, 방금 어디에 있었어?”“수아야, 성수시에 있었던 일은 우리도 알아.”세훈이 말했다.“여씨 가문 아가씨가 엄마일 수도 있다는 말이지?”수아가 깜짝 놀라 세
더 보기

제1016화

수아가 이런 일로 농담을 할 아이는 아니었다.“아빠가 최면술 하는 의사에게 부탁을 해서 상담을 받았는데, 엄마는 4년 전 기억을 잃고, 마이크로 칩에 대한 후유증에서 벗어났다고 했어.”수아가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우린 엄마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게 좋아. 괜히 기억이 돌아오면 엄마가 위험해질 수 있어.”‘마이크로 칩 후유증이 사라졌다고? 그런데 방금 엄마는 날 때리려고 했어.’세훈의 말 한 마디에 세윤은 금세 생각을 접었다.“수아야, 아빠는 어떻게 말씀 하셨어?”세훈이 입술을 매만졌다.“아니야, 내가 직접 아빠한테 물어볼 게.”수아가 세훈의 팔을 잡아당겼다.“오빠, 가지 마. 지금 아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눈앞에 엄마가 있는데, 엄마는 아빠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으니, 아빠가 더 속상 해 할게 뻔했다.제훈이 눈을 가늘게 뜨고 경호원을 지시했다.“저 여성분의 형제자매는 누구인지, 무슨 프로젝트를 하러 왔는지 알아봐 주세요.”경호원이 바로 몸을 돌렸다.10 분 후, 경호원이 돌아왔다.“셋째 도련님. 저분은 여씨 가문 첫째 딸입니다. 형제는 여민우라는 사람이고, 성남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정말 엄마가 맞나 봐.”세윤이 멍한 눈빛으로 말했다.들어본 적도 없는 작은 가문이, 강씨 그룹과 협력을 할 리가 없었다.엄마가 아니라면, 다른 이유는 없었다.수아는 세 오빠를 보며 말했다.“아빠는 엄마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해 애쓰고 계셔. 아빠가 해결할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보는 게 어때, 오빠들?”제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아빠가 엄마를 데리고 올 때까지 기다리자.”수아는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이는 세 오빠가 충동적으로 움직여 아빠의 계획을 망칠까 걱정 되었었다……지수의 드레스는 와인으로 얼룩졌고, 물로 씻었더니 쭈글쭈글해졌다.다시 연회장으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다들 말끔히 차려 입은 모습에 그녀는 조금 민망한 마음이 들었다.어쩔 수 없이 지수는 아쉬운 마음을
더 보기

제1017화

지수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상자를 받아 쥐었다.그녀의 손이 조금 떨리기까지 했다. 상자를 열자, 별빛이 반짝이는 드레스가 보였다.이 드레스는 유명 명품 브랜드에서 갓 출시한 드레스였다. 지수는 이 드레스가 자기 손에 들어올 거라고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이, 이걸 저한테 주시는 거예요?”지수가 고개를 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장명훈이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다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장명훈은 세윤이 왜 이런 여자에게 신경을 쓰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여씨 가문이라고 들어본 적도 없어. 설마 강씨 가문의 먼 친척인 건가?’‘친척이라면 왜 세윤이가 직접 선물하지 않은 거지?’“마, 마음에 들어요.”지수가 두 눈을 반짝이며 남자를 바라보았다.“왜 저한테 드레스를 선물해 주시는 거예요?”“제가 아니라…….”세윤이 절대 강씨 가문이 선물한 것을 비밀로 지켜 달라고 했다.장명훈은 강씨 가문이 혀끝까지 나왔지만, 말을 삼켰다.“방금 드레스가 더럽혀진 걸 봤어요, 근데 마침 저한테 여분의 드레스가 있어서요.”“감사합니다.”지수가 드디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두 눈을 반짝인 지수가 소녀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름을 여쭤봐도 될까요?”“장씨 가문, 장명훈이라고 합니다.”장명훈이 악수를 신청했다.“여씨 가문 아가씨, 만나서 반갑습니다.”“장명훈 씨, 반가워요.”지수는 백옥처럼 하얀 장명훈의 손끝을 잡았다.깨끗한 손, 따뜻한 온기에 지수는 미련이 남았다.장명훈은 빠르게 손을 빼내며 말했다.“아가씨, 탈의실로 가시죠.”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장명훈의 뒤를 따랐다.그녀는 머리가 텅 비어 버렸고, 본능적으로 장명훈의 뒤만 졸졸 따라, 탈의실로 가서 드레스를 갈아입었다.닫힌 탈의실을 보며 장명훈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아이들은 단 한 번도 삼촌에게 부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행여나 그가 실수할까 신신당부했다.“삼촌!”세윤이 총총 뛰어오며
더 보기

제1018화

에메랄드 목걸이의 가격은 최소 200억에 달했다.이 목걸이는 지수의 옷차림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혹시 모조품인가?’장명훈은 여러 가지 추측을 곱씹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이 드레스에 어울리는 목걸이와 팔찌를 준비했습니다. 마음에 드시나요?”장명훈이 손에 쥔 박스를 건넸다.지수는 또 숨이 막혔다.‘드레스도 부족해 액세서리까지?’‘설마 나한테 한눈에 반한 거 아니야?’상자를 열자 눈부신 액세서리에 지수는 눈이 멀 것 같았다.침을 꿀꺽 삼킨 지수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얼핏 보아도 비싸 보이는 귀걸이네요. 최소 2억은 하겠죠?”장명훈은 할 말을 잃었다.2억이면 제일 작게 박힌 다이아몬드도 살까 말까 했다.“네, 뭐 비슷해요.”“그러면 너무 비싼 선물이에요.”지수는 황급히 박스를 다시 장명훈에게 건넸다.“장명훈 씨, 이 드레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더 이상 아무 선물도 받지 않겠어요.”허영심이 가득한 지수는 그 두 액세서리가 아주 욕심이 났지만, 장명훈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는 게 더 중요했다.그녀는 자기 심장을 움켜쥐었다. 심장이 귓가에 들릴 정도로 쿵쿵대고 있었다.지수는 처음으로 심쿵, 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장명훈이 자신을 부르고, 자신을 향해 달빛 아래에서 달려온 순간부터, 그녀는 사랑에 빠져버렸다.“받으세요, 별로 비싼 것도 아니고.”장명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저한테 딱히 필요한 것도 아니고, 당신이 이걸 가진다면 오히려 골칫거리를 해결해 주는 거예요.”‘2억이 별로 비싼 게 아니 라니.’지수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대체 이 남자의 가문은 얼마나 부유한 걸까?’“감사합니다, 장명훈 씨.”지수는 장명훈의 앞에서 모든 액세서리를 교체했다.장명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주 잘 어울리시네요. 이만 연회장으로 돌아가시죠.”두 사람은 앞뒤로 연회장을 다시 찾았다.복도 끝의 세윤이 몰래 고개를 내밀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세윤 역시 오랜만에 지어보는 미소였다…….
더 보기

제1019화

지수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반짝이는 드레스, 다이아몬드 귀걸이 아래에는 에메랄드 목걸이, 그리고 아주 화려한 팔찌까지, 지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특히 지수의 눈빛이 계속 반짝였다.발그레한 두 볼과, 자꾸 터지는 미소까지, 소녀의 부끄러움을 아주 잘 드러내고 있었다.지수는 그제야 거실에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미소를 감추며 마른기침했다.“오빠, 언니, 왜 날 그렇게 봐요?”민우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이렇게 입고 어딜 다녀오는 거야?”“어, 어딜 가긴!”지수는 조금 마음이 불편해져 고개를 떨구었다.연회장에 들어가고, 완벽한 남자를 만날 수 있었던 건, 모두 지연의 초대장을 훔쳤기 때문이었다.“지수야, 이런 차림으로 대체 어딜 다녀온 거니?”민우는 머리가 지끈거렸다.“네가 이러면 내가 작은어머니 얼굴 볼 면목이 없어지잖아.”“내가 뭘 어쨌다고 볼 면목이 사라져요?”지수가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오빠야 말로, 이렇게 술에 취해 돌아오다니. 큰엄마가 아셨으면 아주 잔소리를 쏟아부으셨을 거예요. 그러니까 오빠나 잘해요.”지수는 구두를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으며 문을 닫았다.지수는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 속 자신을 살폈다.오늘 밤의 자신은 지연의 인기 못지않았다고 생각했다.똑똑-방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지수는 허겁지겁 에메랄드 목걸이를 서랍 안으로 감췄다.“들어와요.”지연이 문을 열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섰다.“오늘 성남시에서 여씨 가문 체면을 깎는 행동을 했다면, 난 절대 널 감싸지 않을 거야.”지연은 비록 연애 경험이 없었지만, 지수가 남자를 만나고 왔음을 직감했다.데이트하고 돌아온 여자의 얼굴에야 말로 이렇게 달콤한 미소가 걸렸다.성남시에 온 지 첫날인데, 벌써 남자와 데이트 했다니. 지연은 지수가 몰래 무슨 일을 벌였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여씨 가문 체면을 깎는 일 따위 하지 않았거든요!”지수가 콧방귀를 꼈다.“내가 부러워서 그러는 거죠?”지연이 입꼬리를 올렸다.“네가 부러울
더 보기

제1020화

눈앞의 지연이 너무 익숙했다.‘가만, 누구랑 닮은 거지?’안내데스크 직원이 누구를 닮았는지 고민하는 동안, 정재욱이 걸어왔다. 그리고 공손한 말투로 말했다.“여지연 씨, 일찍 오셨네요.”“일찍 오면 일찍 끝날 테니 깐요.”지연이 안으로 걸어갔다.그녀의 뒤로 정재욱은 한걸음 떨어져, 굽신거리며 걸었다.이에 안내데스크 직원이 깜짝 놀랐다. 정재욱 비서가 대표랑 함께 일한 지 10년이 넘었고, 대부분 직원에게 있어, 정재욱은 강현석 대표와 다름이 없었다.그래서 직원들은 정재욱을 만나도, 아주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그러니 정재욱이 지연에게 굽신 거리는 장면은 너무 놀라웠다.둘은 나란히 위층으로 올라가, 휴게실로 향했다.“여지연 씨, 잠시 이곳에서 기다려주세요. 바로 대표님을 모시고 오겠습니다.”지연이 인상을 찌푸렸다.“정재욱 비서님과 의논하러 왔으니, 굳이 대표님과 연락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강현석 대표님도 마침 시간이 되시니 회의 참석 가능하십니다.”정재욱이 미소를 지으며 휴게실을 나섰다.문이 닫히고 나서야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기억을 잃은 사모님은 정말 까탈스러우셔. 너무 힘들다…….’“정재욱 비서님, 무슨 고객사이기에 직접 모시러 간 거예요?”주영우 비서가 걸어와 물었다.4년 동안, 주영우 비서는 어느새 작은 비서부터 대표실 비서 실장이 되었다.커피를 따르며 주영우가 물었다.“중요한 고객사라면 제가 커피를 가져다 드릴까요?”“커피에 설탕 추가했어요?”정재욱이 물었다.“아니요.”“다행이네요.”정재욱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은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정재욱의 조심스러운 태도에 주영우 비서는 더 의심이 갔다.해외 큰 투자자들이 강씨 그룹을 찾아도, 정재욱은 이렇게 노심초사하지 않았다.‘대체 휴게실에 누가 있길래 이러는 거지?’주영우가 조심스레 문을 열고 커피를 가져갔다.“감사합니다.”지연이 고개를 들어 감사 인사를 했다.그 순간, 주영우 비서도 자리에 얼어붙었다.‘사, 사모님이시잖아!’
더 보기
이전
1
...
100101102103104
...
135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