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수의 손길이 허공에 멈추었다.고개를 돌리자 험악한 표정의 경호원이 그녀를 노려보며 손을 힘껏 뿌리쳤다.“도련님, 괜찮으세요?”경호원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세윤은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지수를 바라보았다.4년 전, 엄마의 드레스를 더럽혔을 때, 엄마는 분노에 찬 눈길로 세윤을 바라보았었다.경호원은 도련님의 눈빛을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지수의 드레스를 더럽힌 사람이 도련님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지갑에서 수표 한 장을 꺼내든 경호원이 말했다.“충분하죠?”지수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8,000만 원!착용한 드레스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었다.‘아이와 부딪혔다고 이런 금액을 받다니, 역시 성남시야!’“부족한가요?”경호원의 시선이 더 차가워졌다.“아니요, 충분해요.”지수는 수표를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오늘 일은 이렇게 넘어가도록 하죠, 앞으로 조심해, 꼬마야.”지수는 몸을 돌려 화장실로 와인 얼룩을 지우러 갔다.세윤은 어딘가 혼이 나간 모습이었다.별다른 증명이 필요 없었다. 이 사람이 바로 엄마가 맞았다.하지만 지수를 만났을 때, 가슴이 벅찬 기분이 들지는 않았다.4년 전쯤, 처음 엄마를 만났을 땐, 비록 모르는 사이였어도 세윤은 엄마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설마 엄마 얼굴이 바뀌었다고, 엄마를 사랑하지 않게 된 건가?’세윤은 두려움에 휩싸인 채로 연회장 구석으로 돌아왔다.이곳은 사방이 큰 화분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연회장 안의 시선을 거의 차단한 곳이었다. 심지어 입구에는 세네 명의 경호원이 지키고 있었다.어느 샌가 수아도 그들과 합류했다. 강씨 가문 네 아이는 소파에 앉아 침묵을 지켰다.한참 뒤에 세윤이 입을 열었다.“엄마가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뭐라고?”수아가 고개를 들고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물었다.“오빠, 방금 어디에 있었어?”“수아야, 성수시에 있었던 일은 우리도 알아.”세훈이 말했다.“여씨 가문 아가씨가 엄마일 수도 있다는 말이지?”수아가 깜짝 놀라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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