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사모님 아이를 뺏는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31 - 챕터 1040

1347 챕터

제1031화

현석이 차를 세우고 안에서 내렸다.검은 정장의 소매 끝에는 금빛 실이 수놓아 있었고, 그의 움직임에 따라 금빛이 반짝여 우아한 자태가 보였다.현석이 좌 수석 문을 열고 젠틀하게 말했다.“지연 씨, 타세요.”지연은 거절하지 않고 허리를 숙여 차에 올라탔다.안전 벨트를 착용하려는 데, 현석이 갑자기 허리를 숙여 다가와 꼼꼼히 안전벨트를 해주었다.갑자기 확 다가온 현석에 지연은 숨을 죽였다.이 모습에 현석은 웃음이 생겨나 올 것 같았다.‘우리 예나 씨 긴장한 모습도 너무 귀여워.’하지만 이 말을 들은 지연이 부끄러운 마음에 화를 낼까, 그는 별말 없이 다시 운전석에 올라탔다.“지연 씨, 전에 성남시에 와본 적 있으세요?”현석이 운전하며 물었다.다정한 그의 호칭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마치 오랜 세월 알고 지낸 친구 혹은 연인 같았다.지연이 고개를 돌려 창밖으로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성남시는 처음이에요.”“성남시에 여러 관광지가 있어요. 오후에 시간이 되면 저랑 같이 보러 갈래요?”현석이 물었다.“아니에요, 오후에 다른 약속이 있어요.”지연이 덤덤하게 거절하며 창문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무슨 이유인지 너무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자신이 이 길을, 수없이 걸어보았던 것 같았다.30분 후, 차가 산 중턱의 별장에 멈춰 섰다.정원이 있는 3층 별장이었다. 입구에는 수영장이, 뒷마당에는 화원이 있었으며, 넓은 마당에는 정자도 있었다. 최소 1,000평은 넘어 보였다.‘정말 돈 많은 부자들이 살 법한 집이네.’지연은 차에서 내려 한 걸음 내디뎠다. 별장 창문에는 아홉 살 된 네 아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그녀를 보고 있었다.지연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거리가 먼 탓에 아이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으나, 자꾸 빨리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했다.수아는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눈물은 줄 끊어진 진주 목걸이처럼 주르륵 흘러내렸다.그러나 수아의 세 오빠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저, 저 사람이 엄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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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네 아이들이 입구에서 지연을 반갑게 맞았다.지연은 거실 입구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어쩐지 정말 익숙한 광경이었다.꿈인지, 상상인지, 그녀는 차에서 내리면 네 아이가 품에 안기며 엄마라고 부르던 기억이 흐릿하게 났다.“지연 이모 놀라게 하지 마.”현석이 걸어와 지연의 옆에 서며 눈치를 주었다.세윤은 지연의 품에 안기고 싶은 걸 겨우겨우 참고 있었다.엄마의 얼굴을 바라보는 세윤은 눈물이 차올랐다.‘어떻게…… 내가 엄마를 잘못 알아볼 수가 있어?’‘내가 4년 동안 그리워하던 엄마인데, 왜 못 알아봤을까?’제훈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 역시 온 힘을 다해 눈물을 참는 중이었다.제훈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사람이 바로 엄마였다. 엄마가 실종된 4년 동안, 제훈은 마치 영혼을 빼앗긴 기분이 들었다.다행히 수아가 옆에 있었기에 제훈은 엇나가지 않았다.유독 세훈만이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지연 이모,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도우미를 시켜 차를 내올게요.”지연도 점점 평정심을 되찾았다.미소를 지은 지연이 말했다.“반갑게 맞아줘서 고마워.”세훈이 입꼬리를 올렸다.“아빠가 이모는 물을 좋아하신다고 하셔서, 제가 따뜻하게 데운 물을 가지고 왔어요.”세훈이 핑크색 자기 컵을 들고 왔다.지연이 건네받고 한 모금 마셨다. 미지근한 온도의 물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달콤한 맛이 돌았다.그 향에 지연은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지연은 네 아이들이 마음에 들었다.컵을 들고 이곳저곳 둘러보는데, 도우미들이 바삐 돌아다니면서도 지연을 힐긋힐긋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아주 복잡해 보이는 그들의 표정을 지연을 읽어낼 수가 없었다.넓은 거실 벽에는 여러 그림과 사진 한 장이 걸려있었다. 하지만 사진에는 네 아이만 있을 뿐, 현석도, 아이의 엄마도 없었다.이 넓은 집에, 아이 엄마의 흔적은 없었다.“식사하시죠.”양 집사가 도우미를 시켜 식탁을 세팅했다.큰 식탁에 각종 요리가 세팅 되었다. 모두 강씨 가문 사람들이 좋아하던 요리였다.지연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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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눈앞의 훈훈한 광경에 현석은 4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그 시절, 식사 시간은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시간이었다. 늘 떠들썩하고 웃음소리가 넘치던 집안이었는데, 예나가 4년 동안 실종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예나가 드디어 돌아왔다.모든 게 늦지 않았다.“너희들도 빨리 먹어. 지연 이모만 챙기지 말고.”현석이 덤덤하게 말했다.네 아이는 그제야 밥을 먹기 시작했다.지연의 마음속 의문이 점점 커졌다.입장을 바꿔 생각해본다면, 엄마는 4년 동안 실종되었고, 4년 만에 아빠가 낯선 여자를 집으로 데리고 온 상황이었다.당연히 반감이 들 상황이지만 네 아이는…….아이들과 엄마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면, 첫 만남에 수아가 자신을 엄마라고 애타게 부르며 그리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왜 처음 보는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걸까?’지연은 의문을 품고 천천히 식사했다.“이모, 제가 삼계탕 더 떠드릴게요.”세윤이 두 눈을 반짝이며 그릇을 가져가려고 했고, 지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마워.”그런데 그릇을 넘기려 는데, 어긋한 타이밍에 그릇 안의 내용물이 모두 지연의 치마 위로 쏟아져 버렸다.“엄마, 죄송해요! 죄송해요!”세윤이 너무 놀란 나머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조심하지 않고, 또 엄마 치마에 흘려버렸어.’지연의 손이 멈칫했다.“나한테 뭐라고 부른 거야?”“지연 이모!”세윤이 멍청한 표정으로 고민하다가 말했다.“죄송해요, 지연 이모.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괜찮아.”지연은 자신이 잘못 들은 거로 생각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더러워진 옷은 씻으면 되니까 걱정하지 마.”세윤이 큰 눈으로 물었다.“정, 정말 절 혼내지 않으실 거예요?”“당연하지.”지연이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화장실로 가서 간단히 닦긴 해야 할 것 같아.”세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4 년 동안 세윤의 꿈에는, 엄마가 실종되기 한 달 전, 케이크를 실수로 치마에 흘려 크게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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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감사합니다, 강현석 씨.”현석이 고개를 돌려 옷장을 열었다.옷장 안은 모두 여성복이었다. 지연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안방 옷장의 옷이라면, 아내의 옷이겠지.’‘아내가 실종된 지 4년이 지나도록 모든 걸 그대로 보존했어.’‘아내를 많이 사랑하는 것 같은데, 왜 굳이 날 유혹하는 걸까?’지연은 입술을 매만지며 이상한 생각을 멈추려고 했다.“강현석 씨 아내 분의 옷인가요? 그럼, 제가 입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네요.”지연이 입을 열었다.“쇼핑몰에 가서 새로 구매할게요.”현석은 지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분명히 지연이 예전에 입었던 옷이었지만, 현석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랐다.“세윤의 방에 새 옷이 있어요. 새 옷으로 가져다 드릴게요.”현석이 몸을 돌려 옆방으로 향했고, 편하고 데일리한 원피스로 가지고 왔다.지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일단 씻는 게 어때요?”현석이 물었다.“삼계탕 향이 심하게 나는데.”“…….”고개를 낮춰 맡아보니 삼계탕 향이 심하긴 했다.화장실로 들어간 지연은 문을 2중으로 잠그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오래 씻지는 못하고, 지연은 빠르게 몸을 닦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했다.그때!갑자기 다리에 경련이 일어났다.이건 3년 전 사고의 후유증이었다. 백소은의 말에 의하면, 지연은 하마터면 익사할 뻔했고, 폐에 심각한 감염이 생겨 수술했다고 했다.두 번의 수술 끝에 건강을 회복했지만, 다리에 큰 후유증이 남아버렸다. 자주 경련이 일어났고, 그래서 지연은 수영도 할 수가 없었다.펑!지연이 벽을 짚다가 바닥 위로 쓰러졌다.“지연 씨, 무슨 일이에요?”현석이 빠르게 걸어와 문을 세게 두드렸다.“괜, 괜찮아요.”지연이 애써 침착하게 말했지만, 경련의 고통을 참아내는 목소리를 현석은 듣고 말았다.현석이 고민하다가 말했다.“수건으로 몸을 두르고 있어요. 내가 들어갈게요.”“그러지 마요!”지연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잠시 경련이 일어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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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지연은 자신이 뱉은 말에 얼굴을 붉혔다.마치 현석이 다리를 주물러주겠다는 말에 암묵적으로 동의를 한 것 같았다.“괜찮아요,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져요.”현석은 아무 말도 없이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왼쪽 다리를 꺼내 들었다.현석의 손바닥은 따뜻했고, 얇은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지연의 다리를 주물렀고, 경련이 점점 멎어갔다.“자주 이런 상황이 있었나요?”현석이 주무르며 다정하게 물었다.지연은 빠르게 다리를 빼서 이불 안으로 넣으며 말했다.“최근 몇 년 동안 자주 경련이 있긴 했지만, 별일 아니에요.”현석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왜 경련이 생기는 거예요?”현석은 모든 사람을 동원해서 지연에게 4년 동안 있었던 일을 조사했지만, 1년의 빈 공간에 대해서 알아내지 못했다.지연도 그 3년에 대해서만 알고 있는 것 같았다.“수술 후유증이에요.”지연이 덤덤하게 말했다.“강현석 씨, 잠시 자리 좀 비켜 주 시겠어요? 옷 갈아입고 싶어요.”현석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수술.‘왜 3년 전 수술 기록을 찾지 못했지?’성수시 모든 병원의 기록을 찾았지만 수술 기록은 없었다.이는 지연이 잘못 기억하거나, 수술 기록이 지워졌다는 걸 의미했다.‘왜 수술 기록을 지웠을까?’현석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더니 인상까지 찌푸렸다.“강현석 씨?”지연이 다시 낮게 그를 불렀다.정신을 차린 현석이 말했다.“화장실로 가서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올게요.”현석이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돌아가 옷을 가지고 왔다.“옷을 갈아입고, 병원으로 가서 제대로 검사 받아요.”지연이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괜찮아요, 오랜 고질병이에요.”“검사 받아보는 게 좋겠어요. 걱정이 되어서 그래요.”지연은 할말을 잃었다.현석이 몸을 돌려 방을 나서고 나서야 지연은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기분이 복잡해졌다.본인을 향한 현석의 걱정이 진심 같아 보였다.‘알고 지낸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렇게 빠르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가 있어?’이 생각에 지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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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화

세훈이 세윤에게 눈치를 주었다. 그제야 세윤은 마음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까만 눈동자로 지연을 얌전히 쳐다보았다.지연은 조금 더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지연은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하지만 강씨 가족 사람들의 진짜 의도가 뭔지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지연 이모랑 병원 다녀올 게. 너희들은 얌전히 집에 있어.”현석이 몸을 일으켜 세우며 덤덤하게 말했다.“네? 지연 이모 어디 아파요?”수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아니야, 괜찮아.”지연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병원에서 검진받아보려고, 걱정하지 않아도 돼.”현석은 팔짱을 끼고 지연의 옆에 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세훈아, 동생들 잘 챙기고, 우린 이만 가볼게.”“네, 아빠!”세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차가 저택에서 사라질 때까지 아이들은 지켜보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돌아섰다.“하, 언제쯤 엄마를 엄마라고 당당하게 불러도 될까?”세윤이 한숨을 내쉬었다.제훈이 말을 이었다.“아빠는 다시 엄마랑 잘해볼 생각인 것 같아.”그 말에 세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엄마는 비록 기억을 잃었지만, 우리에 대한 마음은 남아있어.”“아빠가 할 수 있을까?”수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엄마는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아빠를 도와야 하지 않을까?”세윤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우리가 돕지 않는다면 아빠는 최소 한 달은 걸릴 거야.”“한 달?”제훈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넌 아빠를 너무 높게 봤어. 난 최소 반년은 걸린다고 봐.”“반년은 너무 길어.”세훈이 고개를 저었다.“우린 엄마랑 4년이나 떨어져 지냈어. 더는 못 기다려.”“그러면 이렇게 하는 게 어때?”제훈이 손을 저어 아이들을 한곳으로 모았다……차는 안전하게 도로를 달렸다.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차 안을 비췄다.차는 너무 빠르게 달리지 않았으나, 창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간지럽혔다.“강현석 씨, 병원 말고 앞 거리에 세워주세요.”지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현석은 운전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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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검진은 총 네 시간을 거쳐 끝이 났다.그중 여러 검진 결과는 며칠 뒤에 받을 수 있었고, 지연은 모든 결과를 함께 받기로 했다.어느새 저녁노을이 서쪽 하늘에 나타나고, 거리의 네온 등이 켜졌다.병원 입구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였다.지연은 고개를 돌려 현석에게 말했다.“강현석 씨, 오늘은 고마웠어요.”강씨 그룹의 대표, 한 시간 몸값이 몇 백억은 되는 사람이 자신의 검진을 함께 했다니, 지연은 마음 한구석이 말랑해지는 걸 느꼈다.비록 다른 꿍꿍이가 있는 듯싶지만, 평범한 여자였다면 이런 그의 보살핌에 마음이 설레 왔을 것이다.하지만 지연은 평범한 여자가 아니었다.“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저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다음에 뵙죠, 강현석 씨.”“그게 고마워하는 사람 태도인가요?”현석이 작게 입술을 달싹였다.“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파졌어요.”“…….”검사를 하기 위해 검진 줄을 서고, 여러 수속을 위해 현석은 온 병원을 누비고 다녔다. 정말 많이 애를 쓰긴 했다.입꼬리를 올린 지연이 말했다.“뭐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제가 살게요.”“지연 씨는 뭐 먹고 싶은데요?”현석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지연을 바라보았다.“병원 근처에 유명한 한식 관이 있는데, 가실래요?”“그래요, 가요.”한식 관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둘은 도보로 갔다.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깜깜한 하늘에 별빛이 반짝였다.현석과 나란히 거리를 걸으며 지연은 그동안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을 느꼈다. 그녀는 이 길이 끝이 없이 계속 이어지길 바랐다.현석과 알고 지낸 지 겨우 며칠이 지났다고,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지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조심해요!”스쿠터가 지연의 옆으로 날아 지나갔고, 현석이 빠르게 지연의 허리를 감싸 쥐었다.그 힘에 지연은 현석의 품 안으로 안겨 버렸다.그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자, 쿵쿵대는 심장 소리가 들렸다.지연이 살며시 고개를 들자, 마침 고개를 숙여 지연을 바라보던 현석의 시선과 마주쳤다. 두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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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10여 가지 요리가 식탁에 차려지자, 테이블이 꽉 찼다.“지수야, 아래로 내려가서 맥주 좀 사와.”지연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왜 내가 가서 사요? 언니가 가요.”지수는 눈앞의 진수성찬에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술 마시고 싶다고 한 건 너였잖아.”지연이 지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저녁은 내가 시켰으니, 네가 술을 사는 건 과분한 거 아니잖아.”지연의 기세에 눌린 지수는 어쩔 수 없이 외투를 걸치고 맥주를 사러 갔다.한 박스의 맥주가 테이블 옆에 놓이고, 두 사람은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지수는 맥주를 따고, 단번에 절반을 비웠다. 눈을 깜빡인 지수는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쏟아냈다.“언니, 이젠 나 실컷 비웃어요.”지수는 랍스타를 한 입 넣으며 엉엉 울었다.“장명훈은 쓰레기에요. 날 유혹할 땐 언제고, 아주 차갑게 날 버렸어요. 내가 그렇게 쉬워요?”지연이 인상을 찌푸렸다.“장명훈 씨가 뭘 어떻게 했는데?”오늘 아침만 해도 꽁냥거리 더니, 갑자기 급전개가 일어난 모양이었다.“그, 그 사람이 지금까지 나한테 준 선물은 사실 나한테 주려는 게 아니었대요! 엉엉엉!”지수가 눈물 콧물을 쏟아냈다.“하지만 이미 나한테 준 선물은 사죄의 의미로 나 준 대요. 누가 선물 갖고 싶다고 했나요? 엉엉, 언니,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세상에 어떻게 이런 쓰레기 같은 남자가 다 있어요?”지연은 조금 표정을 굳히고 티슈를 건넸다.“좀 닦아. 너무 못생겼어.”“그 사람이 여기에 없는데, 못생기면 뭐 어때요?”지수는 신세 한탄하듯 말했다.“나한테 첫눈에 반한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거라니. 장명훈이 너무 미워요!”지연이 밥을 먹으며 물었다.“그럼, 원래 선물하려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물어 봤어?”“알려주지 않았어요!”지수가 이를 악물었다.“내가 그 여자를 찾아가 해코지할까 그런가 봐요.”지연이 말했다.“그 사람이 너한테 선물한 것만 해도 돈으로 따지면 100억이 넘어. 다시 돌려 달라고 하지 않을 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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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지연이 입꼬리를 매만졌다.“아직 한 주일이나 남았어. 안 급해.”지수는 손에 쥔 물건을 꽉 잡았다.명훈이 왜 갑자기 연락을 끊었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으니, 지수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명훈이 좋아하는 여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내야만 순순히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지연은 샤워를 마치고 성남시 시 중심의 부동산을 찾았다.그녀는 천천히 회사를 성남시로 옮길 계획이었다. 그러니 성남시에 작은 건물을 사야 했다.회사는 3년 동안 차근차근 성장해, 규모가 너무 크지는 않아도 어느덧 직원만 200명이 넘는 회사로 되었다. 사무실은 최소 2,000평은 소요되었다.“여지연 씨, 오셨네요.”직원이 공손하게 말했다.이런 그녀의 태도에 지연은 인상을 찌푸렸다.전에 통화했을 때, 직원의 태도는 절대 좋지 않았었다.“여지연 씨, 마침 잘 오셨어요. 마침 건물이 좋은 가격으로 나오게 되었어요. 10% 할인이 아니라 50% 할인으로 해드릴 게요. 할인 후 가격이 60억 정도에요. 60억으로 2,000여 평방의 건물을 구매하실 수 있으세요.”지연의 표정이 경악으로 변했다.“60억이요? 사기 아니에요?”지연은 전부터 성남시 집값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주택 가격이 하늘을 치솟고 있고, 상업 건물의 가격도 껑충 오르고 있었다.전부터 마음에 든 건물은 교외에 위치해 나름 싼 가격이었다. 10% 할인이라고 해도 많은 할인이었지만, 오늘은 무려 50% 할인이라고 했다.‘그렇게 건물을 팔면 남는 게 있나?’하지만 직원의 진지한 표정에 지연은 할말을 잃었다. 직원은 지연이 빠르게 돈을 지급하고 건물을 구매하길 기대하는 표정이었다.마치 이 값에 팔아도 남는 장사다, 라는 표정이었다.비록 부동산에 관심이 없는 지연이라고 해도, 50% 할인의 건물이라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설마 건물에 문제가 생겨서 빨리 넘기려는 걸까?’지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조금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여지연 씨, 최대 할인가 에요. 뭘 더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풍수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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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지연이 아이들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네 아이는 숨어도 소용없다는 걸 깨닫고 얌전히 걸어왔다.세 남자아이는 회색 츄리닝에 캡 모자를 착용해 얼굴을 반쯤 가렸다.여자아이는 멜빵바지를 입었고, 검은색 앞머리 아래 두 눈이 반짝였다.“너희들이 왜 여기에 있어?”지연이 고개를 숙여 물었다.세 남자아이는 키가 빨리 컸는지, 거의 150cm는 넘어 보였다. 또래에 비해서도 키가 큰 편일 것이다.여자아이는 그들보다 한 뼘 작아, 140cm 초반대로 보였다.네 아이가 나란히 지연의 눈앞에 서자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그게…….”세훈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합리한 변명을 찾다가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지연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건물이 갑자기 50% 할인을 한다는데, 너희들이 그런 거야?”“지연 이모, 우리는 그냥 선물해 주고 싶어서 그랬어요.”세윤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제훈이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강씨 그룹은 돈이 많아요.”제훈이 조사해 보니 여씨 그룹의 주가는 겨우 200억이 채 되지 않았다. 100억이 넘는 건물을 구매하는 건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아이는 판단했다.그래서 엄마의 부담을 줄여주려고 한 것인데.“강씨 그룹에 돈이 많아도 이렇게 함부로 돈을 써서는 안 되는 거야.”지연이 마지못해 말했다.“이모도 돈 많아. 건물 살 돈은 있으니까, 너희들의 마음만 받을 게.”수아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우린 지연 이모가 마음에 들어요. 그러니까 우리 말 대로 하면 안 돼요?”수아의 큰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약해졌다.“선물은 받아도, 건물은 안돼.”지연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물었다.“너희 네 명 모두 내가 마음에 들어?”세윤이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네, 지연 이모가 완전 좋아요!”수아는 큰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당연하죠, 너무너무 좋아요.”제훈이 말했다.“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요.”“우리 모두 지연 이모가 좋아요.”세훈이 마무리했다.“첫 만남부터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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