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오빠, 오빠랑 상관없는 일이야.”수아가 세윤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엄마가 돌아오지 않은 게 아니라, 돌아올 수가 없었던 거야.”제훈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수아야,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수아가 고개를 들고 눈앞의 세 오빠를 향해 말했다.“엄마가 사실은 사고가 생겨서 돌아오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잖아.”“그릴 리가 없어.”제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엄마한테 사고가 생길 리가 없어. 절대 그럴 리 없어.”제훈은 엄마가 평생 돌아오지 않는 한이 있어도, 엄마에게 사고가 생기지 않았기를 바랐다. 엄마가 세상 어딘가에서 잘살고 있을 거라고 그는 믿었다.“오빠, 지금 무슨 생각하는 거야? 내 말은…… 엄마가 기억을 잃었을 수도 있잖아.”수아가 작은 입술을 오므리다가 말을 이었다.“기억을 잃어서 우리도, 아빠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잊어버린 거야.”제훈이 말없이 수아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수아야, 넌 뭘 알고 있는 거 아니야?”“그게…….”수아는 말문이 막혔다.아직 친자확인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도 했고, 그날 본 게 엄마가 아닐 수도 있었다.비록 수아는 지연이 엄마가 맞다고 확신했지만, 정말 아니라면?4년 동안 그들은 너무 많은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었다. 누군가 엄마를 닮은 사람을 봤다고 하면, 그들은 밤새 달려가 확인했고, 실망을 품고 집으로 돌아왔다.수아는 다시 세 오빠를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아빠가 새로운 소식을 찾았다고 했어. 비록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수아가 손가락을 배배 꼬며 말했다.“4년도 기다렸는데, 며칠만 더 기다려보는 게 어때?”제훈이 입을 열었다.“수아야, 아주 피곤해 보이는데 이만 올라가서 쉬는 게 어때?”수아는 행여나 말실수할까, 빠르게 위층으로 올라갔다.“안 되겠어. 당장 아빠를 찾아 물어봐야 겠어.”세윤이 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그러나 제훈이 세윤을 제지했다.“아까 수아가 거짓말을 한 걸 눈치 못 챘어?”수아에게는 거짓말을 할 때 손가락을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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