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Bab 1061 - Bab 1070

1716 Bab

제1061화

“네, 사실입니다.”영지호는 평온하게 말했다.“하늘에 맹세할 수 있습니다. 공의존에게 했던 모든 말은 모두 사실입니다.”공가연은 호흡이 좀 가빠지기 시작했다.그녀는 귀의문의 후계자이자 신약문의 의존이다.신약문과 귀의문은 한 쌍의 사형제가 창조한 것으로, 근원을 추적해 보면 같은 종문에 속한다.그래서 공가연은 신약문에 대한 감정도 깊다.신약문의 생사존망과 관계되다 보니 공가연은 타당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둘째.”영지호는 세 가지 이유를 이어서 말했다.“연심부는 서현우를 잡아 수라의 힘을 얻으려고 합니다. 그 말은 즉 서현우는 물론이고 공의존도 연심부의 적이 된다는 것입니다. 연심부를 제거하지 않는 한 서현우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입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영지호는 웃는 듯 마는 듯했다.“공의존께서 정진의 혼인 대상이 누군지 알고 계십니까?”공가연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게 누굽니까?”“공의존 제자이자 13족 중의 하나인 우씨 가문의 천금 우해미입니다.”영지호는 당당하고 차분하게 덧붙였다.“우씨 가문의 가주는 보천 대진에서 죽었고 우씨 가문의 강자들도 대재앙에서 거의 다 불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해미는 자기 가문을 지키기 위해 정진과 결혼을 선택한 겁니다.”“우해미는 정진을 사랑하지 않고 정진이 어떤 사람인지 공의존께서도 들은 적이 있으실 겁니다. 사존으로서 아끼는 제자가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을 보고만 있으실 겁니까?”공가연은 침묵했다.그녀는 확실히 흔들렸다.연심부는 이미 그녀의 마음을 짓누르는 큰 산이 되었다.신약문을 위해서든, 현우와 우해미를 위해서든 그녀는 거절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영지호는 조급해하지 않고 공가연이 침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그는 이미 공가연이 반드시 승낙할 것이라고 확신했다.“제 비밀을 지켜 주신다고 하셨는데, 제가 그 말을 어떻게 믿죠?”공가연은 침묵 끝에 물음은 던졌다.그러자 영지호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어렵지 않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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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영지호, 오랜만이야, 보고 싶었어.”현우는 한 글자씩 또박또박 뱉어냈는데, 거의 목구멍에서 튀어나오는 듯했다.같이 듣고 있던 공가연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살이 떨리는 듯했다.마치 끝없는 살육이 눈앞에 고스란히 나타나는 것처럼 느껴졌다.당사자인 영지호는 더 말할 것도 없다.그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도망가려고 했다.하지만 도망칠 수가 없었다.현우는 핏빛으로 지옥 같은 광막을 만들어내 영지호를 그곳에 가둬버렸다.영지호는 강한 기운을 폭발시켰다.그러자 무서운 사기가 휩쓸면서 이 감옥을 돌파하려 했지만, 살짝 떨리기만 했다.안간힘을 써봐도 단지 그뿐이었다.현우는 이 장면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피에 굶주린 늑대와 같은 현우를 보고 영지호는 등골이 오싹 해졌다.진아경의 수라는 그에게 전대미문의 무서운 느낌을 안겨다 주었다.마치 하찮은 개미가 높은 산을 우러러보는 것 같은 극히 보잘것없는 느낌은 그로 하여금 절망을 금치 못하게 했다.영지호는 즉시 공의존을 바라보며 애원했다.“공의존, 저 좀 구해주세요!”하지만 현우는 이미 혈도를 들고 수라 참으로 달려왔다.찰칵-영지호는 절망하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현우는 그를 죽이지 않고 공가연을 가둔 진법을 참수했다.“그냥 이렇게 쉽게 죽이면 너무 재미없지 않을까?”현우는 악마의 신처럼 붉은 안개를 휩쓸며 걸어왔다.선홍색 빛을 반짝이는 두 눈에는 끝이 보이지 않은 원한이 피어났다.“내가 말했잖아, 넌 잘 살아 있어야 한다고.”영지호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 걷잡을 수 없이 떨고 있다.현우가 손을 뻗어 영지호를 잡으려고 할 때, 공가연은 오히려 몸을 돌려 현우의 몸 앞을 막았다.“스승님이 왜?”생각하지 못한 공가연의 행동에 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현우아, 너……, 아직 저 사람 죽이면 안 돼.”공가연은 어렵게 입을 열었는데,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왔다.‘영지호를 믿지 말았어야 했어!’현우가 지금 이렇게 강해질 줄 알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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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이러한 광경을 목격한 공가연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현우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영지호를 바라보고 있지만, 마음속의 살의는 더욱 세차게 용솟음쳤다.영지호는 자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꺾지 않고 어떤 모욕도 감당할 수 있는 지독한 인간이다.두 사람 사이의 원한을 버리고 본다면, 영지호는 지혜와 용기가 뛰어난 인물이 확실하다.실력이 막강한 현우마저도 이런 영지호의 모습을 보고 등골이 오싹해졌으니 말이다.그는 정말 영지호를 단칼에 베어 후환을 없애고 싶었다.이런 인간에게는 그 어떠한 기회를 줘서도 안 된다.아니면 반드시 업보를 받게 될 것이다.그런데 영지호의 말이 맞았다.의리를 중요시하는 것은 현우의 장점이자 가장 치명적인 결점이다.만약 영지호가 현우와 같은 입장이라면 그는 공가연의 생사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즉시 현우를 죽였을 것이다.하지만 현우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현우는 은혜를 아는 사람이다.공가연의 은혜는 태산과 같은데, 자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공가연이 불행을 당하게 된다면, 현우는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 된다.인간은 인간이기에 항상 마지노선을 지켜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실력이 강해져 정상에 서게 되더라도 주위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은 너무 허무하지 않을까?현우는 그러한 외로움을 감당하고 싶지 않았다.의리를 중요시하는 족쇄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 그는 족쇄를 풀고 싶지 않았다.“이러면 되겠어?”영지호는 고개를 들어 현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곧 선혈이 이마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얼굴 전체에 흘렸는데 흉측하기 짝이 없었다.“계속해.”현우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말했다.그러자 영지호는 두말없이 계속 허리를 굽혀 머리를 조아렸다.탕탕-소리가 끊이지 않고 찰지고 우렁찼다.땅에 구멍이 뚫릴 정도로 말이다.어느새 얼굴 전체에 선혈이 낭자해졌다.하지만 영지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마치 현우가 그만하라고 말하지 않으면 그는 긴 세월 내내 조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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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저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겁니다.”현우는 공가연을 바라보면 확고하게 말했다.“스승님의 말씀대로 수라가 살육을 펼칠지 모르겠지만, 저는 최선을 다해 인간 서현우의 모습을 유지할 겁니다.”그러자 공가연은 웃으며 말했다.“그래. 너한테 계획이 있으면 된다.”두 사람은 잠시 침묵 상태에 들어갔다.휘영청 밝은 달이 어두운 대지를 밝혀주고 있다.현우는 침묵을 깨뜨리며 물었다.“연심부에서 제 정체에 대해서도 제가 스승님 제자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희 신약문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습니까?” “돌아가야 해.”공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우리 세대에서 신약문을 망칠 수 없다.”“하지만…….”“알고 있다.”공가연은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왕의존은 이미 연심부와 손을 잡았다고 한다. 상황이 어찌 됐든 난 왕의존이 신약문을 망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게다가 연심부에서는 너의 수라 힘을 노리고 있어 쉽게 네 정체에 대해서 소문을 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네 신분에 대해서는 한동안 숨길 수 있을 것 같다.”“그럼, 신약문으로 돌아갑시다.”현우는 웃으며 말했다.“왕의존도 매달아 놓고 때립시다!”공가연은 현우가 재미있게 말하는 것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네 실력으로는 얼마든지 매달아 놓고 때릴 수 있다. 참, 딸은 어떻게 됐어?”“스승님께서 제련해 주신 해독제 덕분에 괜찮아졌습니다.”이에 대해 말이 나오자, 현우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죄송합니다. 그때는 사정이 있어서 제가 중독된 거처럼 가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여움 푸세요.”“노여움을 풀다니, 그런 것 하나도 없다. 수백 년 동안 수없이 많은 제자를 봐왔었다. 그중에서 네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너 같은 제자가 있어서 스승으로서 무척이나 자랑스럽다.”말하면서 공가연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설훈은 안타깝게도…….”“아직 살아계실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현우는 공가연을 위로했다.그러나 공가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 놈 성격은 내가 제일 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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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공가연의 말에 왕의존은 눈초리가 떨렸다.“네, 종문에 있는 모든 사람이 동의해서 제가 문주가 된 것입니다.”“외람되지만 왕의존에게 묻겠습니다. 저도 신약문의 일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공가연은 기세등등하게 밀어붙이며 물었다.“당연한 거 아닙니까? 공의존은 당연히 신약문의 일원입니다.”왕의존은 마음속으로 노기가 솟구쳤지만, 겉으로는 화기애애하게 웃었다.공가연은 그와 빈둥거리기 싫어서 단도직입으로 말했다.“그렇게 인정해 주신다면, 저는 지금 신약문의 일원으로 신약문 문주라고, 자칭하는 왕의존을 부정하려고 합니다.”“네?”떠들썩거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제자들은 서로 속닥거리며 의견이 분분했다.“지금 이게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왕의존의 목소리는 약간 차가워졌다.“증조께서 불행을 당하시고 대쟁앙이 지나가고 나서 저희 신약문은 막대한 손실을 보았습니다. 문주 자리는 이미 여러 해 동안 비어있었고 누군가가 나서서 중심이 되어 줘야 할 시기였습니다. 저는 제자와 장로의 신임을 얻고 문주 자리를 이어받게 된 겁니다. 공의존께서 저를 부정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설마 신약문 제자와 장로의 뜻을 모두 부정하겠다는 것입니까?”“왕의존, 신약문 제자와 장로를 앞세워 저를 흔들려고 할 필요 없습니다. 왕의존 말도 맞습니다. 신약문에는 새로운 문주가 나와서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문주는 왕의존 당신이 아닙니다.”이때는 이미 서로 완전히 체면을 구긴 셈이다.왕의존은 냉랭하게 말했다.“왜 제가 하면 안 되는 겁니까? 저에게 편견을 가지고 계시는 거 같은데, 툭 터놓고 얘기하십시오.”“편견은 없습니다. 다만 문주라고 자칭하고 하는 것이 명분이 서지 않는 것 같습니다.”공가연은 아주 총명한 사람이다.왕의존이 연심부과 결탁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필경 그 어떠한 실질적인 증거도 없는 상황이다.영지호의 일방적인 말만 들었고 사실 여부를 아직 확정할 수 없다.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왕의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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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최명의 말이 나오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이건 증조께서 그날에 저한테 당부하신 내용입니다. 다들 한 번 보세요.”말하면서 최명은 손을 뻗어 던졌다.역시나 자색 옥간으로 그 위에 신약이라는 두 글자가 있다.최명이 손을 맞대자, 증조의 허영이 나타났다.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신념이 아니라 동영상일 뿐이다.증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최명, 넌 5대 의존 중에서 자격이 가장 오래된 의존이다. 구속을 당하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난 너에 대한 믿음이 크다. 난 이미 공가연의 제자 삼중에게 종문 문주의 자리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앞으로 넌 네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모든 제자가 삼중을 보조하여 종문내의 모든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호소해야 한다. 신약문의 전승을 잘 이어 나갈 수 있게 다들 힘을 합쳐야 한다.”“외람되지만, 왜 삼중을 문주의 자리에 앉히시려는 겁니까? 아마 제자들이 그의 뜻에 따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최명의 목소리가 화면에서 울렸다.그러자 증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삼중은 어리기는 하지만 의도에서 보여준 천부적인 재능은 나 또한 거의 본 적이 없었다. 만약 그대로 성장한다면 나 또한 삼중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얼마 전에 진가부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앞으로 신약문에 재앙이 닥칠 것인데, 그 재앙으로 신약문 전체가 전멸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삼중은 재앙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약문의 전승도 이어갈 수 있다고 했었다.”그리고 영상은 이로써 사라졌고 모두 넋이 나갔다.영상 속 두 사람의 대화에는 드러난 소식이 너무 많고 놀라웠다.사람들은 영상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현우는 입술을 오므렸다.‘증조께서 나를 이렇게 생각하시는 줄은 몰랐어.’“전 평소에 확실히 진지하지 못한 모습만 하고 다녔습니다.”“하지만 이 일에 있어서 저는 그 어떠한 농도 거짓도 없습니다. 전에 공의존께서 의외의 사고를 당하면서 삼중은 용의자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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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결코 현우가 지나치게 착해서 이런 명령을 내린 건 아니다.난세 속에서 명철히 몸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천하를 구제할 수 있다면 실력과 인의의 표현이기도 하다.그동안 신약문은 왜 수많은 종문들 가운데서 지위가 초연할 수 있었겠는가?그 이유는 많은 사람을 구하고 치료했기 때문이다.이 사람들은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두 인정을 받아야 한다.신약문에 어려움이 있을 때 단 한마디면 팔방에서 원조하러 올 수 있다.그러므로 신약문의 강대함은 자신에게 구현된 것이 아니라 신약문에 대한 의존과 은혜를 품고 있는 성국 무자가 있기 때문이다.지금 대재앙은 지나갔지만, 성국의 각 세력들은 아직도 권력 다툼 중이다.신약문은 변함없이 우뚝 솟아 있으려면 결코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이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우세를 이용하여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치료해야 한다.사람을 구하는 것은 곧 자신을 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왕의존은 문주가 되고 나서 모든 사람에게 종문을 축소하라고 명령하였고 종문 대진은 줄곧 유지되어 그게 누구든 밖으로 막아버렸다.많은 사람이 치료를 구하려고 먼 길을 달려왔지만, 신약문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었다.신약문을 마지막 한 가닥 희망으로 여기는 많은 무자를 철저히 절망하게 했다.그래서 이러한 절망 속에서 신약문에 대한 증도 돋아나기 시작했다.신약문에 있어서 내가 너를 구하는 것은 은혜이고 너를 구하지 않는 것은 본분이다.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복잡해서 때로는 이렇게 이해하기 어렵다.비록 구한 사람들 중에도 일부 흉악무도한 무리들이 적지 않았다.앞에서는 감사해하고 뒤에서 냉담하기 그지없었다.신약문에 일이 생기면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고소해 하고 심지어 조용히 때를 기다리라기도 했다.그러나 그런 천성적으로 사악한 무리는 소수이다.현우는 이제 다시 인의의 이름으로 신약문을 뒤덮어 성국에게 신약문 인의의 이름을 알리려 한다.이렇듯 연심부든 다른 강력한 종문 세력이든 신약문에 손을 대려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그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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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경계가 없어지기 전에 성국은 바깥의 나라와 달리 300일을 1년으로 했었다.대재앙을 겪고 나서 성국 제군은 행방불명되고 진천궁은 와르르 무너졌으며 용위도 참무사도 사상자가 무수했다.진천궁과 성국 제군 같은 성국 통치자가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무자들은 음력이 아니라 새로운 페이지를 펼치기를 원했다.그래서 이번 새해는 성안 원년으로 되었다.신약진이 다시 사용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약문은 천하에 선포하였다.매일 신약문으로 와서 의사를 찾는 무자는 셀 수 없이 많다.이와 더불어 기타 산업도 모두 신흥하기 시작하여 점차 지난날 신약진의 번화를 회복하였다.점포와 주택 등도 팔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고 무자들이 서로 경쟁하며 값은 하늘로 치솟았다.이로 인해 신약문은 몇억 원에 가까운 중무석 수입을 얻게 되었다.현우는 신약진에 의사도 다양하게 파견했다.100명의 4급 의사, 10명의 5급 의사, 2명의 6급 의사, 그리고 1명의 7급 의존을 한 단위로 석 달에 한 번씩 교체하라고 명을 내렸다.원래 1분기에 현우는 최명 의존을 왕진시키려고 했었다.그러나 왕의존은 스스로 분발하여 천하의 무자를 위해 복지를 도모하겠다고 주동적으로 왕진에 나서려고 했다.현우는 거절하지 않고 그를 신약진으로 왕진 보냈다.그와 동시에 암암리에 일부 사람들을 찾아 시시각각 왕의존을 주시하게끔 하였다.그러나 왕의존은 7급 의존일 뿐만 아니라 진아경 강자이기 때문에 그를 주시하기는 확실히 어렵다.허공 부유도 그의 눈을 피해 갈 수 없다.그래서 현우는 잠시 더 좋은 방법이 없어 일단은 능이특에게 전음을 보냈다.통령에 아직 사람이 얼마나 남았는지 물어보고 그를 도와 왕의존의 행방을 주시할 수 있는지 물었다.원래 성국의 최강 정보기관이라고 하는 천기각도 이런 일을 할 수 있지만, 현우는 천기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믿지 않았다.능이특은 곧 답장을 보내왔다.현우에게 통령은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다고 하고 현우가 이미 신약문 문주가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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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현우의 말에 공가연은 감동했지만 의아하기도 했다.“해미와 약속을 했다고? 무슨 약속인데?”현우는 순간 멍해지면서 공가연의 반짝이는 시선을 보고 그녀가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스승님, 오해하지 마세요. 저와 해미 후배 그리고 정인 후배는 이미…….”“정인이 하고도 관련이 있어?”공가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현우를 바라보는 눈빛도 좀 달라졌다.현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스승님! 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해미 후배도 정인 후배도 저와 그렇고 그런 사이 아닙니다. 저한테는 처자식이 있는데, 제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시는 겁니까?”“미안하다. 내가 순간 오해했다. 계속 말해 보거라.”공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현우가 감정에 불충한 사람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그때 신약문 총 시련에서…….”현우는 그와 우해미, 그리고 염정인까지 세 사람이 한 약속을 알려 주었다.다만 현우와 우해미를 모두 난처하게 한 일은 숨겼다.그때 현우가 좀 비겁했던 건 사실이다.하지만 그도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그때 현우는 실력이 강하지 못하고 일이 급박하여 신분 지위와 실력이 상대적으로 약하지 않은 동료들을 끌어들여야 했다.그러나 변화는 항상 계획보다 빠르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한 차례의 대재앙은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그리고 지금 염정인은 행방불명되어 생사도 알 수 없다.위해미도 자신이 싫어하는 남자에게 시집가야 하는 상황이다.하지만 약속은 약속이다.만약 현우가 몰랐다면 아랑곳하지 않아도 용서할 만하다.그러나 이미 알게 된 이상 실력도 어느 정도 있으니 나서지 않을 수 없다.우해미를 불구덩이에서 구출해야 한다.“그래! 그럼, 같이 가자. 근데 본래 모습을 보여줄 작정이야?”공가연이 물었다.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신약문 문주의 신분으로 간다면 연심부와 선전포고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수라의 신분으로 가면 무슨 일이 있어도 수라가 짊어지면 그만이다.연심부는 수라가 신약문 문주라 천하에 폭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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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성질이 나태하고 나름 감상적이라 경사스러운 일을 보게 되면 자꾸 눈물부터 흘리는 편입니다. 오히려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으니 좋은 일에 폐를 끼치지 않습니다.”최명은 말을 마치고도 곧장 자리를 떠났다.다른 건 둘째 치고 연심부에 가기 싫은 건 사실이다.그는 연심부에 대해 내심 꺼리는 바가 있다.연심부와 전에 접촉한 적이 있는데 형언할 수 없는 음산한 기운이 있어 불편함을 느끼곤 했다.게다가 문주도 가지 않는 이상 더더욱 가고 싶지 않았다.유의존과 노의존은 눈을 마주치고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공가연의 말을 듣게 되었다.“해미는 제 휘하의 제자입니다. 제자의 좋은 일에 스승으로서 당연히 참석해야 합니다. 내일은 친정의 신분으로 해미를 보내러 가겠습니다.”문심은 원래 다소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공가연의 말을 그제야 다시 미소를 지었다.“그럼, 공의존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공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세 분은 오실 수 있습니까?”문심은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왕의존은 활짝 웃으며 심지어 비위를 맞추는 뉘앙스도 띠었다.“당연히 참석해야죠. 다만 소부주께 무엇을 선물해 드리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왕의존께서 왕림해 주신 것만으로도 최고의 선물입니다. 소부주께서 매우 기뻐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무슨 축하 선물을 드릴지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문심도 활짝 웃으며 말했다.유의존과 노의존은 잠시 생각하다가 함께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저도 참석하겠습니다.”“좋습니다. 그럼, 청첩장 잘 챙기시고 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문심은 임무를 완수하고 몸을 돌려 떠났다.왕의존은 특별히 문하 제자들에게 그를 신약문 밖으로 배웅해 드리라고 당부하였다.신약문을 나서자, 문심은 얼굴이 차가워졌다.“신약문 문주? 흥, 파렴치한 인간이야!”옆에 있던 왕의존 제자는 공손하게 말했다.“문심 장로의 말씀이 맞으십니다. 삼중은 오만방자한 인간으로서 언젠가는 울게 될 것입니다.”문심은 소매를 뿌리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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