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Bab 1081 - Bab 1090

1716 Bab

제1081화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있다.마침 초봄이라 햇살도 따뜻하고 바람도 약간 불어 그리 건조하지 않다.대재앙을 겪고 나서 만물이 다시 조용히 소생하고 있는 계절이다.이처럼 본래는 평안하고 화목한 모습이어야 한다. 하지만 멀리서 휩쓸고 온 붉은 억새가 모든 것을 핏빛으로 물들였다.붉은 억새가 지나가는 곳에는 흰 구름이 찢어져 산산조각 났다.푸르던 하늘도 마치 붉고 얇은 베일에 쓰인 듯했다.그렇게 한창 생기를 띠고 있던 화초들은 모두 피해를 보고 시들어 버렸다.게다가 울렁거리는 소리에 천지가 뒤흔들기 시작했다.영문을 모르는 사람이 듣게 된다면 아마 전고가 울리는 소리로 착각할지도 모른다.하지만 사실은 서현우의 심장이 벌떡벌떡 뛰는 소리일 뿐이다.서현우는 음속에 비견되는 속도로 질주했다. 그리고 서현우의 뒤에 있는 우해미는 혈살의 기운에 온몸이 떨릴 정도로 아팠다.마치 무수한 바늘이 시시각각 온몸 군데군데 찌르고 있는 듯했다.우해미는 강한 여인이기에 참을 능력 또한 매우 강한 편이다.그러나 혈살의 힘이 곧 뼛속까지 파고들려고 하자, 우해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통스러운 기색을 드러내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서…… 서현우……, 나 더 이상 견디기 힘들 것 같아…….”“거의 끝나가요. 조금만 더 참으면 돼요.”서현우는 냉담하게 대답했다.“정말 너무 아파서 그래. 못 참겠어……, 좀 멈추면 안 돼……?”“그럼, 천천히 할게요.”“안 돼……, 정말 너무 아파……!”서현우는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붉은 억새로 가득 찬 두 눈으로 보았다.처음에는 우해미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시선에 들어왔다.그리고 우해미를 지나쳐 허공에 검은 실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서현우는 핏빛 긴 칼을 손에 응집하여 단칼에 베어버렸다.푸-희미한 소리가 울리자, 그 검은 실은 서현우에게 잘려 마치 살아있는 물건처럼 발버둥 쳤다.하지만 결국 허공으로 다시 사라져 버렸다.같은 시간, 연심부에 무릎을 접고 앉아 있던 정진은 콧방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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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얼마나 지났는지 서현우는 천천히 깨어나기 시작했다.온 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것이 마치 꿈만 같다.서현우는 손을 들어 머리를 꾹꾹 눌렀다.머리가 아프고 무거운 것이 뭔가를 잊은 것만 같았다.심장은 찢어지듯 아프지만 엄청나게 빠르게 뛰고 있다.눈살을 찌푸리며 서현우는 힘겹게 일어나 숨을 두 번 크게 쉬고 서야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200여 미터 떨어진 큰 나무 아래에서 모닥불이 타오르고 있다.그리고 모닥불 가장자리에 공가연과 우해미가 앉아 있는다.불빛에 비친 두 사람의 얼굴은 요염하기 그지없었다.우해미는 이미 옷을 갈아입은 상태이다.“현우야, 괜찮아?”서현우가 깨어난 것을 느끼고 공가연은 즉시 입을 열었다.“스승님…….”서현우는 괴로운 모습은 드러내며 힘껏 머리를 문질렀다.“제가 뭘 했습니까?”공가연은 입을 벙긋거렸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우해미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다.그녀는 앵두처럼 붉은 입술을 꽉 깨물고 부끄러운 듯 얼굴에 홍조가 물들었다.서현우가 피를 토하고 기절하고 나서 우해미는 그의 생명이 위태로울까 봐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그리하여 두려움을 견뎌내면서 5급 의사 실력으로 일단은 치료부터 해주거나 부상 상태를 안정시키고 공가연이 오기를 기다리려 했다.그러나 서현우가 갑자기 몸을 돌려 우해미를 덮쳤을 뿐만 아니라…….서현우는 동작이 지나치게 빨랐고 혈살의 힘으로 우해미의 몸을 뚫고 들어가 혈까지 모두 막아버렸다.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우해미는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공가연이 마침 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다른 일도 일어났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현우는 만지지 말아야 할 곳을 만지고 우해미의 옷까지 찢어버렸다.우해미는 하마터면 서현우를 죽이려고 할 뻔했다.하도 계속 눈을 감고 의식이 없는 것 같아서 서현우를 가만히 놔둔 것이다.서현우는 인제 정신을 차렸는데, 그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다.“너 하마터면 해미 죽일 뻔했어.”공가연은 지나간 일을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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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해미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공가연은 아연실색하며 더 이상 생각할 겨를이 없어 손바닥으로 우해미의 어깨를 두드려 멀리 날려버렸다.그리고 즉시 영롱하고 투명하며 짙은 약 냄새를 풍기는 급이 낮지 않은 단약을 꺼내 서현우에게 먹였다.하지만 서현우는 도리어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저 괜찮습니다.”말하면서 서현우는 심장을 부여잡고 우해미를 바라보았다.“이러는 이유가 뭡니까?”서현우는 지금 겉으로 평온해 보이지만 실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다행히 심장 쪽에 신약문의 전승 향로가 있어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날아온 우해미의 검은 서현우의 심장을 뚫어버렸을 것이다.서현우의 현재 육신 강도로도 막을 수 없는 치명적인 일격이 분명하다.필경 우해미가 사용하는 장검은 비범한 칼이 아니다.이는 근 50개의 명문이 새겨진 절세의 신병이다.‘죽을 뻔했어!’서현우는 우해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나 이유를 묻자마자 서현우는 우해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우해미의 동공은 초점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마치 의식이 없는 꼭두각시 인형과 같았다.이때 우해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눈동자는 여전히 흩어진 상태로 어둡기 그지없었다.하지만 올라간 입꼬리에는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역시 수라는 뭔가 다르네요! 가장 치명적인 심장을 찔렀는데도 무사하네요?” “당신 정체가 뭡니까?”서현우는 동공이 움츠러들었다.‘설마…….’이 사람의 말투도 태도도 마치…….공가연은 영문을 알 수 없어 순간 멍해졌다.“만약 방금 제가 우해미에게 자폭하라고 했다면, 당신은 무사 했을까요?”우해미는 다시 입을 열었다.서현우의 두 눈에는 어느새 짙은 살기가 떠올랐다.지금의 우해미는 생경 강자이다.체내에 크고 웅장한 생기가 모여들고 있다.이러한 생기도 일종의 힘이다.다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생경의 강자는 모두 그 역할을 활용하지 못한다.사경 강자의 사기와 같은 것이다.진아경에 발을 들여놓으면 생기와 사기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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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공가연의 두 눈에는 걱정이 흘러나오고 있다.걱정스러운 눈빛에 서현우는 절로 마음이 따뜻해졌다.우해미도 비록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공가연의 제자이지만, 그녀의 마음속에서 서현우의 비중이 더 큰 것이 확실하다.만약 우해미를 구하는 대가로 서현우의 생명이 위태로워지면, 공가연은 우해미를 포기하고 서현우를 지킬 것이다.“저를 위해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한번 해 보고 싶습니다.”감동을 한 건 사실이지만 서현우에게도 자신만의 견지와 마지노선이 있다.서현우는 정진에게 통제되어 있는 우해미를 좌시할 수 없다.게다가 우해미는 잠재력이 있는 타고난 인재로서 불행만 당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우해미에게는 우씨 가문과 청우전도 있다.우씨 가문은 13족의 하나로서 일찍 성국의 정상에 우뚝 솟은 존재였다.일반인이 감히 우러러볼 수도 없는 그런 거대한 세력이었다.명심조도 13족 중에 그 어느 한 가문 앞에서도 모두 고개를 숙여야 했다.그들을 대할 때 황송하고 두려워해야 하며 명을 어기는 것도 미움을 사는 것도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지금의 13족은 대재앙을 겪으면서 손실이 틀림없이 막심할 것이다.그러나 13족의 하나로서 우씨 가문의 저력은 결코 능씨 가문, 허씨 가문들 보다 약하지 않을 것이다.그들이 잠시 몸을 숨긴 이유는 단지 휴양을 위해서다.어느 정도 시간을 주면 우씨 가문은 반드시 다시 일떠설 것이고 그 누구도 경솔하게 움직이지 못하게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우해미는 청우전 주인의 관문 제자이기도 하다.청우전 주인은 대쟁앙이 닥쳤을 때. 보천 대진에서 큰 피해를 보았다.하지만 청우전에 속해 있는 모든 이들은 여전히 주인을 존경하고 충성을 다하고 있다.청우전도 지금 조용히 몸을 숨기고 있지만, 우씨 가문처럼 바탕이 튼튼하여 정진은 감히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그렇지 않으면 정진의 야심으로 연심부는 일찍이 4부 7전 13족에게 손을 써서 성국을 제패했을 것이다.이렇게 중요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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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왼쪽 다리의 검은 실이 부식되고 몰아내고 나서 서현우는 오른쪽 다리로 바꿨다.그러고 나서 점점 오른손으로 기어오르게 되었다. 검은 실은 움츠러들고 나서 두 덩어리로 되었다.서현우의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이 드러났다.우해미는 눈꺼풀은 계속 움직이며 꼬불꼬불한 속눈썹도 끊임없이 떨렸다.곧 깨어날 것만 같아 보였다.서현우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묵묵히 말했다.“미안합니다. 모두 해미 씨를 살리기 위한 일이니, 마음에 두지 않을 거죠?”자기기만적인 생각하며 서현우는 이를 악물고 한 손은 위에 다른 한 손은 아래에 놓고 동시에 잡았다.키득-우해미는 두 눈을 번쩍 떴다.하지만 두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검은 실은 울부짖으며 우해미에게서 도망쳐 멀지 않은 곳에서 정진으로 변했다.그는 서현우를 원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는데, 유난히 두려워하는 기색도 역력했다.서현우 몸 주위의 붉은 안개는 혈살의 힘으로 응집된 것이다.수라 혈살의 힘은 너무 포악하고 무섭기 짝이 없다.정진은 만약 지금 도망가지 않는다면, 이 신념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신념은 강하게 수련할 수 있지만, 이 부분이 없어서는 안 된다.마치 무자가 강하게 자신을 수련할 수 있지만, 팔과 다리가 없어서는 안 되는 것과 같다.그것은 고치고 보완하기 어려운 거대한 결함이 될 것이다.신념의 결핍은 신체상의 결핍보다 더 심각하다.특히 정신 공법을 수련하는 무자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타격이다.그 결과는 정진을 벼락 끝으로 몰아낼지도 모른다.경지가 바닥까지 떨어지며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서현우, 너 반드시 후회하는 날이 올 거야!”정진은 히스테리를 부렸다.그리고 서현우의 혈살의 힘이 휩쓸기 전에 검은빛으로 변하여 사라져 버렸다.서현우는 고개를 저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너!!!”비명이 울려 퍼졌다.서현우가 고개를 돌렸을 때, 우해미의 아름다운 몸은 이미 운무에 휩싸여 잘 보이지 않았다.제 발에 저린 서현우는 두말없이 바로 도망쳤다.쏴-장막을 뚫고 이름 없는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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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피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서현우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피하지도 않았다.“죄송합니다만, 저에게는 처자식이 있습니다.”“알아.”“비록 인정하지 않지만, 이 세상에서 남자 수많은 처첩을 둔다는 건 아주 흔한 일인 것 같아.”“나는……, 단지…….”“사과가 늦어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너무 급한 상황이라 저는 해미 씨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그 이유가 뭔지 상관없어. 난 그냥 나와 결혼해 줄 수 있는지 궁금해.”우해미는 입술을 가볍게 오므리면서 볼은 때때로 가벼운 홍조에 물들었다.그녀, 태어나자마자 행운에 빛나는 여인, 아름다운 용모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없이 많은 남성의 구애를 받아온 그녀는 젊고 훌륭한 이들과 끊임없는 만남을 즐겼다. 비범한 신분과 거물들과의 인연도 결코 적지 않았다.그런데도 이처럼 남자에게 주도적으로 '청혼'과 같은 말을 한 적은 없었다. 우해미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실제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신념의 융합이 신체적인 융합보다 더욱 철저하게 이루어진다. 억제할 수 없는 감정으로 우해미의 마음은 서현우에게로 향해 갈수록 더욱 깊어졌다. 더불어, 다른 여자와 함께 남편을 모실 정도로 애정이 더해져 있었다!“네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너한테 시집갈게. 그 어떠한 후회도 없이 영원히 함께할게.”우해미는 두 눈이 초롱초롱 빛났지만, 진지함이 가득했다.“처자식이 있다고 해도 난 상관없어. 네 아내는 언니처럼 생각하고 딸은 내 친자식처럼 잘해줄 수 있어. 나는…….”“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우해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현우는 이미 고개를 저으며 말을 끊었다.순식간에 우해미의 곱고 붉은 얼굴은 창백해지고 핏기도 잃었다.그녀는 멍하니 서현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내가 별로야? 나 좀 봐주면 안 돼?”“아니요. 해미 씨는 제 아내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예쁩니다. 그리고 제 아내는 해미 씨가 이룬 성과를 평생 얻지 못할 겁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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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돌아가?”공가연은 멍해졌다.“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말이야?”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넌 지금 신약문 문주다!”공가연은 마음이 급해져 무거운 소리로 주의를 주었다.그러자 서현우는 씁쓸해하며 말했다.“문주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날도 얼마 없을 겁니다. 정진은 제가 수라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릴 겁니다. 성국 사람들이 일단 신약문 문주가 수라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신약문은 또다시 대재앙을 겪게 될 것입니다.” “신약문 제자들이 저의 신분을 알게 된다면, 저를 인정해 줄까요?”공가연은 말문이 막혔다.좀 지나더니 공가연은 포기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정진은 수라의 힘을 노리고 있다. 어쩌면 외부에 알리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예전에는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저는 정진의 한 가닥 신념을 죽일 뻔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지금 진아경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를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이상 더 이상 숨겨주지 않을 겁니다.”이 말은 공가연의 마지막 희망까지 모조리 불태워 버렸다.“스승님이야말로 신약문 문주 신분에 가장 걸맞습니다.”서현우는 문주 명패를 꺼내 공가연에게 건네주었다.“그럼, 신약문은 앞으로 스승님께 맡기겠습니다.”공가연은 질질 끌며 받지 않고 거듭 침묵을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그냥 나하고 같이 신약문으로 돌아가자. 난…….”공가연은 말하다가 또 다시 멈칫거렸다.서현우는 재촉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공가연의 눈에는 씁쓸함이 떠올랐다.“연심부는 실력이 강하고 왕의존 같은 내부자도 있어 조만간에 신약문에 손을 댈 것이다. 신약문은 아마 버티기 힘들 것이고 언젠가는……, 일단은 돌아가서 다시 얘기하자. 우리 따라가려는 제자들이 있는 지 한번 보자.”서현우는 이 말을 듣고 눈을 살짝 떴다.“설마 지금…….”“그래, 다 같이 너의 고향으로 가자.”공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서현우는 기뻐 마지 못했다.“좋습니다. 같이 신약문으로 돌아갑시다.”신약문의 제자들은 무력이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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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공가연이 막 입을 벌리려 하자, 유의존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왕의존께서 말씀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도 속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연심부 소부주 결혼식에서 공의존을 공격했나 봅니다!”“왕의존은 이미 연심부와 결탁하여 정진과 손을 잡았습니다! 신약문을 연심부에 신복하게끔 판을 치고 있었습니다!”공가연은 노발대발했다.그러자 노의존이 엄하게 소리쳤다.“그럼, 수라와 손을 잡은 공의존은 신약문을 무너뜨리려는 속셈이 아니었습니까? 소식이 일단 전해지기라도 하면 신약문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공가연은 말문이 막혔다.십여 년 전의 수라는 성국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살육을 일으켰는데, 그 큰 재난 속에서 죽은 사람은 범상치 않았다.세상 사람들은 모두 수라를 두려워한다.세상 사람들은 모두 수라를 미워한다.“수라, 너 대체 뭘 하려는 거야?”유의존은 서현우를 향해 소리쳤다.서현우는 모든 사람의 얼굴을 스치고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수라 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껏 신약문에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 적이 있습니까?”그러자 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서현우는 덧붙였다.“십여 년 전에 진연이라는 수라가 남긴 펼친 살육은 저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서현우이지 진연이 아닙니다. 같은 수라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다릅니다. 제가 수라라고 하여 저에게 진연이라는 태그를 달아야 합니까?”“흥!”유의존은 콧방귀를 뀌며 노여워했다.“수라는 그냥 수라다! 네가 언제 눈이 돌아갈지 어떻게 알아? 그때가 되면 신약문 전체가 없어질 것이다. 우리가 모두 죽게 될 것이 뻔하다. 죽이고 싶으면 지금 당장 죽여! 만약 그럴 수 없다면, 문주 문패와 옷을 상납하고 멀리 꺼져! 그리고 다시는 신약문 범위에 한 발자국도 들이지 마!”“신약문에서 꺼져!”홍태천이 즉시 소리쳤다.“신약문에서 꺼져!”유의존과 노의존 휘하의 제자들이 잇달아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다른 제자들은 비록 태도를 밝히지 않았지만 차갑고 꺼리는 눈빛이었다.“너희들…….”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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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신약문이 위험합니다!”“지원 바랍니다!”“공의존, 좀 만 버텨주세요! 제가 곧 가겠습니다!”“…….”신약문 호종 대진 밖에서 연심부 강자는 미친 듯이 공격하며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연마는 단지 자신의 강대한 육신의 힘으로 주먹을 끊임없이 휘날리며 호종 대진을 흔들었다.반등의 힘은 그에게 큰 작용이 없다.오히려 주먹이 떨어질 때마다 호종 대진이 동그라미의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게 한다.다른 강자들은 연마와 같은 강한 육신의 힘이 없다.하지만 각종 신병 이기 심지어 바탕 지보까지 사용하고 있다.호종 대진은 무석에 의지하는데, 무석은 눈에 보이는 속도로 소모되고 있다.일 초에 손실되는 무석을 산수가 보게 된다면 눈이 붉어지고 가슴이 미어질 것이다.공가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아직은 호종 대진이 버틸 수 있지만, 당장 상황으로 볼 때 호종 대진은 기껏해야 사흘을 더 버틸 수 있다.사흘이 지나면 무석이 소진돼 비호 역할을 잃게 된다.그때가 되면 신약문 수백 제자들은 10만 무자의 진공을 직시해야 한다.이런 무서운 현격한 수량 하에서 공가연은 물러날 자신이 없었다.하물며 다른 제자들은 더더욱 힘들지 않을까?“신약문의 운명이 다하였을까?”공가연은 이를 악물고 연심부에 대한 증오가 용솟음쳤다.“신약문 겁쟁이들아! 호종 대진이 있다고 너희들이 무사할 거 같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같아? 그냥 순순히 기어 나와서 항복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럼, 목숨은 살려줄 수 있어. 만약 계속 저항한다면, 호종 대진 뚫는 날이 너희들의 제삿날이 될 거야!”연마는 호종 대진을 공격하면서 큰 소리로 입을 열었다.목소리가 웅장하고 힘찬 것이 오랫동안 울려 퍼졌다.신약문 제자들은 놀라움과 노여움이 교차하여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10만 명의 무자들이 전진의 법을 구성하여 포위한 이상 그들은 도망갈 수도 없다.만약 호종 대진이 격파된다면 말로는 상상할 수 있다.지금 항복하고 목숨을 보전하는 건지 아니면 신약문과 함께 멸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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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갔다.굉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연마는 마치 지칠 줄 모르는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주먹으로 신약문의 호종 대진을 폭격하고 있다.이와 동시에 끊임없이 위협하고 회유하는 말들을 쏟아부었다.신약문 제자들의 취약해진 마음과 이미 끊어질 정도로 팽팽해진 신경을 동요시켰다.많은 신약문 제자는 사실 이미 항복할 생각이 있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4대 의존이 아직 견해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누가 감히 먼저 항복한다면 그것은 스승을 업신여기고 조상을 멸하는 짓이며 참살당해도 뭐라 할 것이 없다.하지만 그들은 정말 신약문을 따라 순장하고 싶지 않았다.적어도 모두 4급 의사로서 신약문을 떠나면 산수가 되더라도 의술로 아주 잘 살 수 있다.5급, 6급은 다른 종문 세가 앞에서는 더욱 귀빈으로 추앙받을 것이다.장래가 이처럼 밝은데, 어떻게 죽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모든 것을 보고 있으면서, 말하지 않는다.그리고 멀리 바라보았다.먼 곳에는 이미 많은 무자가 모였다.대부분은 구경이나 할까 해서 온 무자들이다.그들은 한편으로는 연심부가 갑자기 신약문을 공격하는 것에 놀라워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감개무량하거나 속으로 고소해 했다.연심부에서 온 무자도 그들에게 손을 대지 않고 그들이 지켜보도록 내버려두었다.심지어 그들이 지켜보기를 바라면서 연심부의 위엄을 선양하였다.구경하는 군중 중에는 소문을 듣고 지원하러 온 무자들이 적지 않다.그러나 그들은 연심부가 신약문을 공격하고 있는 것을 보고 분분히 안색이 변하더니 군중 속에 서서 감히 쉽게 머리를 내밀지 못했다.도의와 생명.이 두 가지가 눈앞에 펼쳐졌을 때 많은 사람이 후자를 선택한다.필경 살아야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고, 죽으면 모든 것이 부질없어진다.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공가연 등 네 명의 의존은 안색이 갈수록 보기 흉해졌다.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지원하러 온 무자가 한 명도 없을 리가 없다.그러나 지금까지는 한 사람도 감히 머리를 내밀지 못했다.이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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