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한 송가람이 고개를 들자 그녀의 눈 앞에는 홍혜림과 서해금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서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송가람은 멍해졌다. 그녀는 서해금과 홍혜림이 왜 히비스커스 호텔에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한세 한식당에 있는거 아니었어?’홍혜림의 얼굴은 경멸로 가득 했다. 그녀는 웃는 듯 또 아닌 듯 한 표정으로 어두운 얼굴을 한 서해금을 힐끔 쳐다보았다. “따님은 병을 병원이 아니라 레스토랑에서 남자에게 진료 받나보죠? 아프다는 게 대체 열이 있다는 거예요, 아니면 그냥 몸이 달았다는 거예요? 심씨 가문과의 혼사를 원하지 않는 거였다면 직접 얘기하시지 이렇게 제 조카가 바보처럼 기다리게 속일 필요는 없었을 텐데요.”너무 직설적으로 내뱉은 말이라 서해금의 얼굴이 바로 차갑게 가라앉았다. 서해금이 끓어오르는 분노를 누르며 막 입을 열려는데 송가람 옆에 서 있던 강한서가 먼저 앞으로 나섰다. “사모님, 예의를 지키시죠. 가람이는 그저 저에게 해장국을 가져왔을 뿐이예요. 함부로 남의 명성을 더럽히지 마세요.”그 말에 송가람이 멈칫했다. 애틋한 기분이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 ‘한서 오빠가 내 편을 들어줬어. 역시 오빠도 날 좋아하고 있었던 거야.’하지만 그 말을 들은 서해금의 심장은 쿵, 내려앉았다. 만약 조금 전 서해금이 먼저 입을 열었다면 그녀는 송가람이 이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그럴싸한 핑계를 대줬을 것이다. 하지만 강한서의 말 한 마디로 송가람이 꾀병을 부린 일은 기정 사실이 되어버렸다. 역시, 강한서의 말을 들은 홍혜림은 경멸의 감정이 조금 더 짙어졌다. “좋네요. 우리는 여기서 기다리라고 하고 본인은 아픈 척 애인을 챙겨주러 갔다니. 서 대표님, 이게 바로 대표님이 말한 성의라는 건가요?”서해금이 분노를 억지로 누르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사모님, 가람이는 정말 병원에 진료 받으러 갔었어요. 아마 한서가 숙취 때문에 가람이에게 해장국을 가져오라고 심부름을 시킨 것 같아요. 저희 두 집안은 예전부터 가깝게 지냈었잖아요.
최신 업데이트 : 2024-12-0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