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1761 - 챕터 1770

2285 챕터

제1761화

정인월은 한현진을 품에 안고 꽤 오랫동안 그녀를 위로했다. 한현진은 한참 동안을 훌쩍거리며 은연중에 강한서 흉을 봤다. “할머니에게 말해보렴. 한서가 아이 지우라고 데려온 거 맞지?”정인월이 이렇게 물으면 한현진은 울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강한서도 절 위해 그런 거예요. 아무래도 저희는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요...”정인월이 또 한현진에게 물었다. “현진아, 임신이 얼마나 큰일인데, 왜 이 할미한테 얘기하지 않은 거니?”그러면 한현진은 대답했다. “지난번에 갔을 때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들어가자마자 강한서와 가람 언니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한현진은 말끝을 흐리며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아마 강한서와 송가람이 한 얘기나 행동 때문에 한현진이 충격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정인월의 지팡이는 또다시 자기 의무를 다할 수밖에 없었다. 하도 매를 맞은 강한서는 나중에는 감각이 마비된 것 같았다. ‘이렇게 교활하고 폭력적인 여자를 대체 어떻게 임신까지 하게 한 거야?’‘나 정말 m 성향이었던 거야?’그는 정말이지 과거의 자신에게 엄지를 치켜올려 주고 싶어졌다. ‘용사네, 용사야.’한현진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야 정인월이 강한서에게 물었다. “한서야, 말해 보렴. 어쩔 생각이니?”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 “할머니께서 날을 정해주세요. 제가 선물을 준비해서 현진 씨 댁으로 결혼 허락받으러 갈게요.”정인월이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았다. 강한서는 그 눈빛에서 정인월이 하려는 말을 읽을 수 있었다. ‘네 놈이 어쩌다 인간다운 말을 하는구나.’“할머니, 저 저 인간이랑 결혼 안 해요.”한현진의 갑작스러운 한마디에 한성우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아니, 잠깐만. 오늘 이 모든 게 다 강한서가 결혼하겠다는 말을 꺼내게 하려고 그런 거 아니었어? 목적 달성이 눈앞에 있는데 왜 거절하는 거야?’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리고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정인월도 한현진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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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2화

강한서는 입술을 짓이기더니 한참 만에야 대답했다. “네. 할머니 말씀대로 할게요.”정인월이 한현진의 손을 잡아당기며 나지막이 말했다. “정말 쟤가 기억을 찾지 못하면 어쩌려고 그래.”한현진이 정인월을 다독였다. “할머니, 설사 강한서가 절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절 다시 사랑하게 만들 거예요. 안심하시고 증손주 볼 준비하고 계세요.”확신이 가득한 한현진의 말을 듣고 나서야 정인월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한현진은 애초부터 아이를 지울 생각 같은 건 없었다. 오늘 이 모든 건 차미주의 협박을 받은 한성우가 자신을 도운 한 편의 연극이었을 뿐이었다. 그녀가 강씨 가문의 저택에서 정인월에게 자기가 임신한 사실을 은근히 흘렸을 때부터 한현진의 계획은 시작된 것이다. 한현진이 대놓고 임신한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지만 신중한 정인월의 성격상 사람을 시켜 한현진을 지켜보게 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현진이 아이를 지우러 갔다는 사실에 정인월은 아마 깜짝 놀라 병원으로 달려올 것이었다. 강한서는 머리가 정상은 아닌데다 한현진에게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강한서를 누구보다 아끼는 정인월은 아무리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지라도 결국은 강한서의 뜻을 따를 것이었다. 그러니 한현진은 아이로 정인월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야만 했다. 그리고 강한서는, 한현진은 여전히 그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그녀는 강한서가 자기에 대해 전혀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기억을 잃었어도 특정 사람과의 모든 기억만을 잊어버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너무나도 이상한 상황이었다. 강한서가 돌아온 후 보여준 송가람에 대한 알 수 없는 무조건적인 신뢰는 특히나 이상한 부분이었다. 한현진은 그 모든 것을 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려면 강한서를 곁에 두어야만 기회가 있었다. 재혼은 그녀의 모든 계획 중 제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한 말 중, 한 마디만은 진심이었다. 결혼을 하더라도 강한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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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3화

정인월은 워낙 사리에 밝은 사람이었기에 한현진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네가 이렇게 꿍꿍이가 많은 애라는 걸 할미가 왜 예전엔 몰랐을까?”한현진이 씩 웃더니 다정하지만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전엔 한서가 저를 지켜줬잖아요. 이젠 제가 한서를 지켜줘야죠. 전에 할머니도 그러셨잖아요. 부부는 서로 감싸줘야 하는 거라고.”정인월의 눈빛이 따듯하게 빛났다. 그녀는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한서의 사람을 보는 눈에 모든 장점이 쏠린 모양이구나.”한현진이 그 말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했다. 강한서가 다시 병실로 돌아왔을 때 한현진은 이미 단정하게 옷을 입고 있었다. 몇 마디 더 당부한 정인월은 먼저 진씨와 함께 병실을 나섰다. 오늘따라 기분이 좋았던 정인월은 강씨 가문 자손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러 사찰에 가려고 했다. 한현진은 천천히 가방을 정리하고 있었고 강한서는 시간을 확인하며 물었다. “조금 서두르죠?”한현진은 여전히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움직였다. “못 기다리시겠으면 먼저 가요.”강한서는 어쩔 수 없이 입을 닫고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정리되지 않은 물건을 한현진에게 건넸다. 고맙다고 말한 한현진은 물건을 안에 넣어 정리하더니 갑자기 또 전부 쏟아버렸다. 그 행동에 강한서가 어리둥절해졌다. 한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무언가를 찾는 듯 가방을 뒤적거렸다. 조용히 있으려던 강한서는 한참을 찾으면서도 찾아봐 달라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한현진의 모습에 조금 불쾌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진심이길 바란다고 하지 않았어? 날 무시하면 내가 변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목소리를 가다듬은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 “뭐 찾아요?”한현진이 고개도 들지 않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목걸이요.”“무슨 목걸이요? 어떻게 생겼어요?”“실버 목걸이에요. 직사각형 모양의 펜던트가 있어요.”강한서가 병실 곳곳을 살피며 한현진을 도와 목걸이를 찾아보았다. 병실을 한 바퀴 다 둘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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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4화

병원, 특히 한주 병원 같은 대학병원은 늘 환자로 가득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두 사람 앞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안엔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환자복을 입은 사람, 진료를 보러 온 사람 그리고 의료진까지 있었다. 엘리베이터의 질서를 관리하는 직원이 재촉했다. “먼저 내리시고 타세요. 발 조심하시고요. 밀지 마세요.”엘리베이터에서 일부 사람이 내리자 한현진과 강한서는 뒤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밀려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워낙 사람이 많았던 터라 누군가 한현진을 밀쳤고 그로 인해 그녀가 휘청거리자 강한서가 얼른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큰 기에 다부진 몸매를 가진 강한서는 비록 잘생기긴 했지만 표정을 굳히고 있어 쉽게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를 풍겼다. 그러니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를 멀리했다. 그렇게 강한서는 자기 몸과 엘리베이터 벽을 이용해 한현진을 위해 좁지만 사람들에게 밀쳐지지 않을 작은 공간을 만들었다. 한현진은 강한서 앞에 서서 그를 마주 보며 살짝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자 그녀의 눈앞에는 강한서의 단단한 턱이 보였다. 문득 생각에 잠겼던 한현진이 손을 뻗어 강한서의 허리를 안았다. 강한서의 몸이 흠칫하더니 굳어버렸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현진의 손을 떼어내려 했다. 그러자 한현진은 더욱 힘을 실어 강한서를 꽉 안고 심지어 나지막이 그를 협박했다. “밀어내기만 해봐요. 변태라고 소리 지를 거야.”“...”강한서를 한현진을 힐끔 쳐다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엘리베이터에 CCTV 있어요. 누가 먼저 손을 댔는지는 한눈에 알 수 있어요.”그러자 한현진은 강한서의 손을 자기 가슴 앞에 가져다 댔다. 손바닥에서 전해오는 말랑한 느낌에 강한서는 움찔 몸을 떨었다. 강한서가 정신을 차렸을 때 한현진은 그를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그녀가 유유하게 말했다. “CCTV 있어요.”강한서가 바득 이를 갈았다. 그는 짜증스레 손을 빼내며 이를 악물고 속삭였다. “본인이 손해 보는 것쯤은 아무렇지 않은가 봐요.”한현진이 마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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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5화

“나 이제 서른이에요. 지금 안 낳으면 영원히 임신이 안 될지도 모르는데, 제가 조금 이기적이면 어때서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요?”“사업 성공하면 아이 갖자고 하더니, 졸업하고 지금까지 10년을 기다렸어요. 회사도 이제 제법 상황이 좋아졌는데 왜 아직도 아이를 못 낳게 하는 거예요?”“대체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거예요, 아니면 제가 싫은 거예요? 제가 싫은 거면 이혼해요. 아이는 제가 키울게요.”...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서른이 넘었는데 아직도 아이도 못 낳게 하다니, 남자가 너무 이기적이야.”“사업에 성공했으니 밖에 아이를 낳아 줄 사람이 있는 거겠지. 아니면 이 나이에 임신한 아내에게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하는 남자가 어딨어?”“그러게. 절대 사업하는 남자 뒷바라지해 주면 안 돼. 죽 쒀서 개 주는 격이라니까. 고생은 여자가 하고 남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와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잖아.”“너무 바보 같아. 이런데도 이혼을 안 하다니...”“이런 남자에게 와이프가 가당키나 해?”...주변에서 손가락질하는 소리를 듣는 강한서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어두운 얼굴로 다가가 한현진의 손을 잡아당겼다. “또 헛소리를 떠들면 그 입을 틀어막아 버릴 거예요.”그 말에 한현진의 울음소리가 뚝 멈췄다. 그러더니 그녀는 더 큰 소리로 통곡하기 시작했다. “무섭게 왜 그래요. 내가 복도 없지...”강한서는 말문이 턱 막혔다. “너무 하잖아. 서른이 넘어 아이를 갖는다는 게 사실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닌데, 무슨 태도가 저래?”“멀끔하게 생겨서는 말은 왜 꼬락서니로 하는 거야?”강한서가 바득 이를 갈았다. 그는 허리를 숙여 한현진이 바닥에 내팽개친 물건을 줍고 한현진의 손을 잡으며 이를 악물었다. “집에 가요.”한현진은 움직이지 않고 토끼 같은 눈을 뜨며 불쌍하게 말했다. “발 아파요.”모함을 당한 강한서는 분노가 치밀었다. 하지만 그가 한현진의 그 눈을 마주했을 때, 그는 도무지 조금의 화도 낼 수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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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6화

강한서는 당연히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한현진을 위로 고쳐 안았을 뿐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나지막이 웃었다. “뭘 무서워해요. 제가 정말 현진 씨를 떨어뜨릴 것도 아니고.”그제야 강한서가 자기를 놀리는 것이라는 걸 알아차린 한현진은 순간 화가 나 강한서를 두어 번 내리쳤다. 차미주가 집에서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세상에, 현진이 대박. 강한서가 현진이를 안고 오고 있어.”한성우가 턱으로 차미주의 머리를 누르며 그녀와 함께 아래층에 펼쳐진 장면을 쳐다보았다. “아니면 강한서가 왜 전에 형수님께 그렇게 꽉 잡혀있었겠어? 네 친구는 정말 대단한 여자라니까.”“야, 네 형이 그 병원 의사잖아. 현진이 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물어봐 달라고 해.”한성우가 말했다. “그건 못 물어보지. 남자든 여자든 무슨 상관이야. 양아들이면 싫어?”차미주가 입을 삐죽였다. “그건 아니지만, 난 이왕이면 딸이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정말 아들을 낳으면 당연히 똑같이 예뻐하지. 그냥 궁금해서 그래.”“넌 다른 거나 궁금해하지 그래? 내 자산이라던가, 부동산은 뭘 갖고 있는지, 차는 몇 대 있는지, 이런 거 말이야.”차미주는 어리둥절해졌다. “내가 왜 그걸 궁금해해? 내 것도 아닌데.”한성우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차미주의 귓가에 바짝 다가갔다. “지금은 네 것이 아니지만 하지만 네가 나와 결혼하게 되면, 나중엔 네 것이 되는 거잖아.”차미주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돌려 한성우를 훑어보았다. “그러면 말해 봐. 자산이 얼마나 있는데?”“말하자면 길어.”차미주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또 이 수작을 부리네.’계속 물어보라는 표정을 짓는 한성우의 표정을 보며 차미주는 말했다. “그래. 긴 얘기면 하지 마.”말을 마친 차미주는 그대로 고개를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 “...”한성우는 얼른 차미주를 쫓아갔다. “그러지 말고, 물어봐. 네가 물어보면 내가 얘기해 줄게.”차미주는 한성우를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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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7화

“당연히 내가 제작사로서 네 소원을 이뤄줄 수 있지. 하지만.”한성우가 뜸을 들이더니 차미주를 쳐다보았다. “넌 그래도 괜찮아? 그냥 자금을 많이 투자해서 작품 인기를 끌어올리는 거라도 괜찮겠어?”“당연히 안 괜찮지.”차미주가 입을 삐죽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마 엄마에게 엄청나게 비웃음당할 거야.”당시 엄마에게 저작권료를 제일 많이 벌어들이는 작가가 되겠다고 호언장담을 늘어놓았는데 만약 돈으로 그 성과를 거두게 된다면 부정행위와 다를 바가 없었다. 차미주는 그런 거짓뿐인 성과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오로지 실력으로 시상대에 올라 영광을 누리고 싶었다. 한성우가 피식 웃더니 차미주의 목을 감싸 안았다. “내가 널 몰라? 내가 돈으로 네 저작권을 샀다면 넌 아마 바로 나와 헤어지려고 했을 거야.”“이미 헤어졌거든?”차미주는 있는 힘껏 한성우의 손등을 쳐냈다. “계속 이렇게 나 누르지 마. 너 때문에 키가 작아지는 거야.”“그래?”한성우는 차미주의 귓가에 다가가 그녀의 귓불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아직 팔 하나밖에 안 올렸는데, 몸 전체로 눌러버리면 더 작아지는 거야?”순진한 차미주가 한성우의 말속에 숨겨진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쳤다. “어디 아픈 거야, 아니면 죽기라도 했어. 몸으로 날 누르겠다고? 내가 아무리 힘이 좋아도 널 어떻게 업고 병원에 가?”한성우가 멈칫하더니 피식 소리 내 웃었다. 그는 일렁이는 눈동자로 차미주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누가 너더러 업으래? 얼굴을 마주 보는 것일 수는 없는 거야?”‘얼굴을 마주 봐?’‘그럼 어떻게...’흠칫 몸을 떤 차미주는 그제야 한성우의 말을 이해했다. 순간 그녀의 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한성우는 마음이 간질거려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계속 음란한 대화를 이어 나갔다. “등을 돌리는 것도 괜찮아. 하지만 업을 필요는 없어. 그러면 너무 무겁잖아. 넌 그냥 엎드려... 읍—”한성우가 아직 말을 끝내기도 전에 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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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8화

민경하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 “대표님, 회사로 가실 건가요?”강한서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아니요. 먼저 한현진 씨를 댁으로 모시죠.”말을 마친 강한서가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이었다. “아름드리 쪽에 연락해서 청소 좀 해두라고 해요. 내일부터 우리 아름드리로 돌아갈 거예요.”‘우리?’‘임신하더니 이젠 따라다닐 필요도 없는 거야?’민경하는 한현진을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름드리로 돌아가서 살 거라는 강한서의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민경하는 한현진의 본가를 향해 운전했다. 본가에 도착하자 물건을 챙겨 차에서 내리려던 한현진은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내일 직접 데리러 와요. 만약 안 오면 저...”강한서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 “울고불고 난리 칠 거예요?”한현진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매력적인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강한서의 말 따위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임산부는 원래 감정 기복이 오르락내리락하거든요. 이해해 줘요.”말하며 한현진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강한서는 한현진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민경하에게 물었다. “한현진 씨는 전에도 저랬나요?”민경하가 헛기침하더니 대답했다. “지금은 많이 참으신 거예요. 전엔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화나게 하시면 안에서 문을 잠그고 대표님이 못 들어가게 하셨어요. 그래도 지금은 체벌은 안 하시잖아요.”“...”강한서는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제가 예전엔 그 정도로 자기 멋대로 하게 내버려뒀다는 건가요?”민경하가 속삭이듯 말했다. “남자라면 열에 아홉은 여자를 밝혀요. 사모님 외모를 좀 보세요. 그리고 대표님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대표님이라면 아쉽지 않을지.”“...”강한서는 오늘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떠올랐던 엉뚱한 기억 때문에 순간 조금 마음이 불편해졌다. “전 외모에 그다지 관심 없어요.”민경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무래도 최고의 미모를 가지신 분과 결혼하셨으니 당연히 외모엔 관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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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9화

“싸우시죠.”민경하가 말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는 사모님을 이기지 못하셨어요. 결국엔 선물을 사 들고 사모님을 달래셔야 했고요.”강한서는 또 말이 없어졌다. 하지만 잠시 후, 그는 또 참지 못하고 민경하에게 질문했다. “혹시 무슨 수단을 써서 저에게 결혼을 강요한 거 아니에요?”“그건 아니에요. 회장님께 찾아가 사모님이 아니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한 건 대표님이셨어요. 당시 사모님께서는 대학을 막 졸업하고 예전의 양아버지에게 정략결혼을 강요당하고 계셨고요. 결혼으로 이득을 본 건 오히려 대표님이라고 할 수 있죠. 아무래도 사모님께서는 대표님보다 많이 어리시잖아요. 보통의 연애를 하셨다면 아마 대표님 나이대의 분은 만날 일이 없으셨겠죠.”“고작 다섯 살이 많을 뿐인데, 제 나이대라뇨.”강한서는 어이가 없었다. 그러자 민경하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이건 사모님께서 하신 말씀이에요. 제가 한 말이 아니라.”그 말에 강한서는 더욱 불퉁해졌다. “내가 전에 얼마나 잘해줬는데, 나이가 많다고 싫어하는 거야.”“사모님은 그저 객관적인 사실을 진술하신 것뿐이지 대표님께서 나이가 많다는 얘기는 아니었어요. 다만 사모님 나이엔 대표님은 확실히 조금—”“됐어요. 닥쳐요.”강한서의 굳은 얼굴엔 우울함이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민경하는 핸들을 돌리며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강한서가 점차 건강을 회복함에 따라 그의 이성과 감정들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막 돌아왔을 때의 그는 한현진에 대해 알아가는 것조차 거부했었다. 이상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강한서는 한현진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다. 하지만 요즘은 점차 나아지는 것 같았다. 돌아온 뒤로 익숙한 사람과 일들을 많이 접촉했던 탓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모든 일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신호등을 기다리던 민경하는 줄곧 창밖을 보고 있는 강한서의 모습을 발견했다. 강한서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창밖엔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다. “대표님, 들어가서 보시겠어요?”강한서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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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0화

송가람은 기분이 퍽 좋은 듯 한현진을 보며 인사를 건넸다.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인사를 받고 아래층으로 향하려는 한현진을 송가람이 불러세웠다. “현진 씨.”한현진이 고개를 돌렸다. 송가람이 미소 짓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현진 씨, 옷 좀 골라줘요.”한현진은 어리둥절해졌다. 송가람이 말했다. “현진 씨 안목이 좋잖아요. 옷도 잘 입고. 내일 제가 뭐 입고 나가면 좋을지 봐줘요.”한현진은 송가람이 또 무슨 꿍꿍이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굳이 거절하지는 않았다. 송병천과 서해금은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었으니 한현진은 괜히 송가람과 완전히 사이가 틀어져 송병천을 난감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한현진은 송가람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송가람은 한현진을 자기 드레스룸으로 안내했다. 그녀의 전 드레스룸은 별장에서 제일 큰 방이었다. 당시엔 한현진이 송병천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집에 들어오기 전이라 송가람은 집안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먹고 입는 것을 포함한 전부를 송가람에게는 최고로 대접했다. 예를 들면 별장에서 볕이 제일 잘 들고 베란다가 제일 큰 방은 송가람 것이었다. 집에서 제일 큰 드레스룸도 송가람 것이었고 환경이 제일 좋은 서재도 송가람의 몫이었다. 한현진이 집으로 돌아온 후, 사실 송병천은 송가람에게 드레스룸을 비우라고 하고 싶었다. 그 드레스룸은 한현진의 방과 제일 가까웠기에 그녀에게 주는 것이 더 좋았기 때문이었다. 송가람에게는 드레스룸이 하나 더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옷을 놓기에도 충분한 공간이었다. 물론 송병천은 좋은 마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남자는 많은 부분을 두루 살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단지 그렇게 하면 편리하겠다고만 생각했겠지만 송가람 역시 같은 생각일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친딸을 집으로 데려오고 나서 양딸에게 주었던 물건을 줄인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그들이 송병천에게 뭐라고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송병천이 그 제의를 꺼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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